『지리로 보는 세계정세』 _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30년

세상은 더 평화로워졌는가?

개방적이고 경계가 없으며 국가들이 상호 연결된 세계의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는 이제 초강대국의 경쟁, 포퓰리스트 지도자의 부상 및 초국가주의의 부상으로 인해 세계가 파멸에 가까워지는 것으로 보는 비관주의로 대체되었다.

지리로 보는 세계정세는 급변하는 현대의 세계정세 흐름을 현실주의와 지정학적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자인 저자 아이만 라쉬단 웡은 세상의 분쟁을 이해하기 위해 권력, 지리 그리고 정체성이라는 변수에 기초한 세 가지 열쇠를 제시한다. 저자의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국가 간의 갈등과 협력의 원인을 사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저자가 말레이시아 국적의 지정학 연구자라는 사실에는 큰 의의가 있다. 지금까지 지정학과 국제 관계는 대개 서구의 관점에서 논의되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제3세계의 시각으로 세계정세를 분석한다. 이는 독자에게 기존의 논의와는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볼 기회를 선사한다.

 

▶ 현실주의자가 세계분쟁을 읽는 세 가지 열쇠

권력, 지리, 정체성

저자는 자신을 현실주의자라고 정의하며 기존의 세계정치 분위기를 이끌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자유주의는 이상주의와 연결되어 있지만 2010년대 이래로 세계경제의 침체를 탈피하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고, 대중은 그들의 이상에 대한 희망을 잃었다.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강조하는 현실주의자들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커진 것이 요즘의 세계정세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리고 자신을 비롯한 현실주의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 키워드로 권력과 지리, 정체성을 제시한다.

첫 번째, 권력이다. 왜 국가들은 권력에 그렇게 많은 관심을 쏟는가? 권력은 모두가 부인할 수 없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이고, 강자의 존재에서 오는 불안정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안위를 보전할 목적으로 권력을 추구할 동기를 부여한다. 강자가 되는 데 실패한 국가들은 그들의 안전을 위해 힘의 균형에 의지한다. 군사력과 경제력을 발전시켜 국력을 기르거나 주변 국가와 동맹을 맺는다는 당연한 이치이다. 예를 들어 북한은 강대국들과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집요하게 핵무기를 개발한다. 이것은 언뜻 선악의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현실주의자들은 이를 단호히 부정한다.

두 번째, 지리이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모든 국가는 육지나 수역을 포함하는 영토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벽이 없는 세상에서도 지리학은 무시할 수 없다. 평지가 있고 고지대로 보호되지 않는 국가는 고지대에 위치한 국가보다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것과 같은 지리적 한계를 파악해야 세계가 더욱 뚜렷이 보인다.

세 번째, 정체성이다. 국가가 개인으로 구성되는 이상, 인간의 정체성은 국가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포퓰리즘이 존재감을 과시하는 요즘, 국가들은 정체성 혼돈에 직면함과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정체성을 인정받기 원한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여전한 앙숙이고 영국은 EU에서 탈퇴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외칠 때, 홍콩은 피를 흘리고 있다. 앞으로의 세계정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국과 그 속의 개인이 정의하는 정체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

 

▶ 새롭게 떠오르는 현실의 발현

우주, 사이버, 증오, 환경의 정치학

저자는 이 책에서 국제문제에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정치학을 전한다. 언급하고 있는 것은 우주 정치학, 사이버 정치학, 증오 정치학, 환경 정치학의 네 가지이지만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영원히 확장될 국제문제와 새로운 정치학에 대해 생각해봄 직하다.

우주 정치학은 우주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패권다툼과 관계된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냉전시기의 소련은 최초의 인공위성을 만들고 유리 가가린을 우주로 보냈으며, 미국은 달에 깃발을 꽂았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재정의 낭비라고 생각하지만 우주경쟁은 이미 자를 대고 줄을 긋기 시작한 지정학의 연장선에 있다.

사이버 정치학은 사이버 공포증에서 비롯된다. 정치와 국가의 안보에 있어 정보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에 모든 국가는 사이버 스파이에 대해 매우 경계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2019년을 기점으로 미국·호주·뉴질랜드·일본·대만 등 중국의 적으로 볼 수 있는 국가들이 화웨이를 차단했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증오 정치학은 대개 우파 포퓰리즘과 관련이 있다. 우파 포퓰리즘은 정체성을 지키려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이민에 대항한다. 현대의 사람들은 테러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할 만큼, 증오는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환경 정치학의 가장 큰 쟁점은 되는 것은 환경에 대한 책임 배분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유엔은 일찍이 1992년에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을 제정하며 온실가스를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목했지만 강대국 간의 상대적 이해득실에 대한 문제는 이 의제가 구현되기 어렵게 만든다.

다양한 사진 자료와 지도 활용

▶ 한 권으로 읽는 세계정세의 현주소

말레이시아 국제 전문가가 지리학으로 읽어내는 40여 개 나라 이야기

아이만 라쉬단 웡은 현재의 세계정세와 그 배경이 되는 이야기를 누구나 읽기 쉽게 풀어낸다. 사진 자료나 지도 또한 풍부하게 활용하여 이해를 돕는다. 서술의 공간적 범위는 전 세계 40여 개국을 아우르고, 그 내용은 전쟁과 분쟁, 국가안보, 군사력, 강대국 간 경쟁, 육상 및 해상 분쟁과 같은 하이폴리틱스(high politics)부터 무역 및 투자, 인프라와 연계성, 사상과 문화, 대중문화와 소프트파워, 인권과 개인의 안전 등의 로폴리틱스(low politics)까지 모두 포함한다.

이 책은 세계정세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면서도 각 장이 대개 한 나라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용을 골라 보아도 좋을 것이다. 국제 정치사에 입문하고 싶거나 어렵지 않은 책을 찾고 있다면 지리로 보는 세계정세를 추천한다.

 

 

책속으로

본문 p.74

P. 74 초국가주의 모델은 보다 단결된 유럽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국가의 정체성을 대체할 초국가적 정체성을 바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P. 82 우리에게는 영원한 동맹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 우리의 이익만이 영원하고 영속적인 것이며, 그 이익을 따라가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다라는 말은, 특히 영국의 파머스턴(Palmerston) 백작이 1848년에 한 말이다. EU를 떠나기로 한 영국의 행동은 다시 한번 영국의 실용주의를 입증하였다.

P. 121 우크라이나리틀 러시아사이의 정체성 충돌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지정학에서 그 흔적을 계속 남길 것이다.

P. 203 하지만 이 힘의 게임에서 항상 지는 쪽에 있는 사람은 대중들일 것이다. 얼음과 불의 노래에서 바리스가 말한 바와 같이, “고귀한 영주들이 왕위 계승권을 행사할 때, 왜 항상 가장 고통받는 사람은 죄 없는 사람들인가?”라는 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P. 260 말로는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 모두 중국 민족을 건설하고 싶어 하지만, ‘중국이라는 발상은 이를 둘러싼 다른 민족들에 대한 한족의 패권주의다. 이러한 현실이 다른 민족들로 하여금 분리를 위한 투쟁을 계속 이어가도록 하고 있다.

P. 361 현대 자유주의의 맥락에서 자유는 공공영역과 민간영역의 차이를 고려한다. 어떤 사람에게 더 이상 비밀이 없으면, 그에게는 더 이상 사생활이 없다. 이러한 상황은 미래주의자들이 많이 두려워하는 전체주의 통치를 가능하게 한다.

 

 

저자 소개

아이만 라쉬단 웡Ayman Rashdan Wong

말레이시아 국립대 국제관계학과에서 학사과정을, 말레이 대학 전략 및 방위 학과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한 이후 열정적으로 지정학 연구에 몰두해 왔다. 그는 20217월 현재 17만 명의 팔로워가 있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지정학적 관점에서 시사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비록 연방정부를 위해 일하는 행정관료이자 외교관으로 잘 알려 있지만, 조지 프리드먼이나 로버트 캐플란처럼 인문학 분야에 대해 논평을 하는 독립된 지정학 분석가로 알려지기를 더 선호한다. 지정학 외에도, 다양한 언어에 대한 애호가이다.

 

역자 소개

정상천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1대학(팡테옹소르본느)에서 역사학 석사(DEA)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상공부와 통상산업부에서 근무했고 1998년부터 외교통상부에서 15년간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한국과 프랑스 관계 연구에 매진했다. 이후 다시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재직하였으며, 현재는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일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아시아적 관점에서 바라본 한불통상 관계(파리 출간), 불교 신자가 쓴 어느 프랑스 신부의 삶, 나폴레옹도 모르는 한-프랑스 이야기, 한국과 프랑스, 130년간의 교류,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가 있고, 역서로 벽이 없는 세계, 15세기 동남아 무역왕국 말라카가 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문

 

1.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30

2. 권력

3. 지리

4. 정체성

5. 미국

6. 멕시코

7. 유럽

8. 영국

9.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10. 스페인

11. 이탈리아

12. 러시아

13. 우크라이나

14. 중동

15. 이스라엘

16. 이집트

17. 사우디아라비아

18. 이란

19. 터키

20. 리비아

21. 수단

22. 북동아프리카(Horn of Africa)

23. 예멘

24. 시리아

25. 쿠르디스탄

26. 레바논

27. 이라크

28. 오만

29. 아프가니스탄

30. 인도와 파키스탄

31. 중국

32. 신장

33. 홍콩

34. 대만

35. 일본

36. 인도-태평양

37. 한국

38. 북한

39. 남미

40. 아프리카

41. 동남아시아

42. 미얀마

43. 필리핀

44. 태국

45. 인도네시아

46. 말레이시아

47. 우주정치학(Astropolitics)

48. 사이버 정치학

49. 증오 정치학

50. 환경 정치학

 

저자 인터뷰

참고문헌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ㅣ정상천 번역ㅣ384쪽ㅣ
148*220ㅣ9788965457411ㅣ22,000원ㅣ2021년 8월 27일

급변하는 현대의 세계정세 흐름을 현실주의와 지정학적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자인 저자 아이만 라쉬단 웡은 세상의 분쟁을 이해하기 위해 ‘권력, 지리 그리고 정체성’이라는 변수에 기초한 세 가지 열쇠를 제시한다. 저자의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국가 간의 갈등과 협력의 원인을 사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저자가 말레이시아 국적의 지정학 연구자라는 사실에는 큰 의의가 있다. 지금까지 지정학과 국제 관계는 대개 서구의 관점에서 논의되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제3세계의 시각으로 세계정세를 분석한다. 이는 독자에게 기존의 논의와는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볼 기회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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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로 보는 세계정세

급변하는 현대의 세계정세 흐름을 현실주의와 지정학적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자인 저자 아이만 라쉬단 웡은 세상의 분쟁을 이해하기 위해 ‘권력, 지리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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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급변하는 현대의 세계정세 흐름을 현실주의와 지정학적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을 현실주의자라고 정의하며 기존의 세계정치 분위기를 이끌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자유주의는 이상주의와 연결돼 있지만 2010년대 이래로 세계경제의 침체를 탈피하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고, 대중은 그들의 이상에 대한 희망을 잃었다. 이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강조하는 현실주의자들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커진 것이 요즘의 세계정세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러면서 현실주의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 키워드로 '권력'과 '지리', '정체성'을 제시한다.

첫 번째, 권력이다. 왜 국가들은 권력에 그렇게 많은 관심을 쏟는가. 권력은 모두가 부인할 수 없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이고, 강자의 존재에서 오는 불안정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안위를 보전할 목적으로 권력을 추구할 동기를 부여한다. 강자가 되는 데 실패한 국가들은 그들의 안전을 위해 힘의 균형에 의지한다. 군사력과 경제력을 발전시켜 국력을 기르거나 주변 국가와 동맹을 맺는다. 예를 들어 북한은 강대국들과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집요하게 핵무기를 개발한다. 이것은 언뜻 선악의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현실주의자들은 이를 단호히 부정한다.

두 번째는 지리이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모든 국가는 육지나 수역을 포함하는 영토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벽이 없는 세상에서도 지리학은 무시할 수 없다. 평지가 있고 고지대로 보호되지 않는 국가는 고지대에 위치한 국가보다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것과 같은 지리적 한계를 파악해야 세계가 더욱 뚜렷이 보인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정체성이다. 국가가 개인으로 구성되는 이상, 인간의 정체성은 국가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포퓰리즘이 존재감을 과시하는 요즘, 국가들은 정체성 혼돈에 직면함과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정체성을 인정받기 원한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여전한 앙숙이고 영국은 EU에서 탈퇴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외칠 때, 홍콩은 피를 흘리고 있다. 앞으로의 세계정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국과 그 속의 개인이 정의하는 정체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

이 책은 세계정세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면서도 각 장이 대개 한 나라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내용을 골라 보면 된다. 사진 자료나 지도 또한 풍부하게 활용해 이해도 잘 되고 읽기도 쉽다. 384쪽, 2만2천원. (매일신문)

 

원문 읽기

 

[책] 세계 정세 흐름 읽는 세 가지 열쇠 ‘권력’, ‘지리’, ‘정체성’

저자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로 '권력', '지리',...

news.imaeil.com

 

 

 

'지리로 보는 세계정세'는 급변하는 현대 세계정세 흐름을 40여개 국가별로 나눠 현실주의와 지정학적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 연구자인 아이만 라쉬단 웡이다. 지금까지 지정학과 국제 관계는 대체로 서구 관점에서 논의됐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제3세계 시각으로 세계정세를 분석한다.

저자는 세계정세를 이해하기 위해 '권력 지리 정체성'이라는 변수에 기초한 3가지 열쇠를 제시한다.

그는 자신을 현실주의자라고 정의하며 기존 세계정치를 이끌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자유주의는 이상주의와 연결돼 있지만 2010년대 이래로 세계경제 침체를 탈피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강조하는 현실주의자들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커진 것이 요즘의 세계정세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리고 자신을 비롯한 현실주의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 키워드로 '권력 지리 정체성'을 제시한다.

첫째, 권력은 모두가 부인할 수 없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다. 강자가 되는 데 실패한 국가들은 그들의 안전을 위해 힘의 균형에 의지한다. 군사력과 경제력을 발전시켜 국력을 기르거나 주변 국가와 동맹을 맺는다.

둘째, 모든 국가는 육지나 수역을 포함하는 영토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지리학은 무시할 수 없다. 평지에 있고 고지대로 보호되지 않는 국가는 고지대에 위치한 국가보다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것과 같은 지리적 한계를 파악해야 세계정세가 더욱 분명하게 보인다.

셋째, 국가가 개인으로 구성되는 만큼 인간의 정체성은 국가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의 세계정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국과 그 속의 개인이 정의하는 정체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

각 장이 하나의 국가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독자들은 평소 관심이 있던 국가 위주로 읽는 것도 좋을 법하다. 사진 지도 등 자료들을 풍부하게 제시하는 것도 장점이다. (내일신문)

 

원문 읽기

 

[오늘의 책 | 지리로 보는 세계정세] 권력·지리·정체성으로 읽는 국가들

 

www.naeil.com

 

 

 

평지가 있고 고지대로 보호되지 않는 국가는 고지대에 위치한 국가보다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책 ‘지리로 보는 세계정세’(산지니)는 급변하는 현대의 세계정세 흐름을 현실주의와 지정학적 관점으로 설명한다.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자인 저자 아이만 라쉬단 웡은 이 책에서 현재의 세계정세와 그 배경이 되는 이야기를 누구나 읽기 쉽게 풀어낸다. 사진 자료와 지도도 풍부하게 활용해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자신을 현실주의자라고 정의하며 기존의 세계정치 분위기를 이끌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현실주의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 키워드로 권력, 지리, 정체성을 제시한다. 지금까지 지정학과 국제 관계는 대개 서구의 관점에서 논의됐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제3세계의 시각으로 세계정세를 분석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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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지리로 보는 세계정세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평지가 있고 고지대로 보호되지 않는 국가는 고지대에 위치한 국가보다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www.newsis.com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정상천 옮김. 말레이시아 외교관이자 지정학자인 저자가 급변하는 현대의 세계 정세 흐름을 현실주의와 지정학적 관점으로 설명했다. 그동안 지정학과 국가 관계가 서구의 관점으로 논의되었다면, 이 책은 말레이시아 국적의 저자가 제3세계의 시각으로 세계 정세를 분석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세상의 분쟁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권력, 지리, 정체성을 제시한다. 서술 범위는 전 세계 40여 개국을 아우르고 있다. 국가별로 목차를 구성해 관심 가는 국가 위주로 골라 읽을 수 있다. 산지니·384쪽·2만2,000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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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내가 늙어버린 여름 외

△내가 늙어버린 여름 이자벨 드 쿠르티브롱 지음. 양영란 옮김. 여성문학, 페미니즘으로 인정받는 학자인 저자가 어느 여름 통제할 수 없는 '늙음'을 맞닥뜨리고, 자신을 성찰한 이야기를 들려

ww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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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로 보는 세계정세

급변하는 현대의 세계정세 흐름을 현실주의와 지정학적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자인 저자 아이만 라쉬단 웡은 세상의 분쟁을 이해하기 위해 ‘권력, 지리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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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잘 보내셨나요?

올해 추석은 만남을 최소화해서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차례도 간소하고 조용하게 지냈습니다. 친척들과 차례상 사진만 주고받았고, 전화로 명절 인사를 대신했습니다. 성묘를 하러 가는 인원도 최소화했죠. 멀리서 오는 손님을 맞이할 준비가 필요 없었던 어색한 추석이었습니다. 접촉과 만남이 절제되는 명절은 올해로 끝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맑은 하늘 한적한 성묘 길

 

 

연휴가 길었지만 어디론가 갈 수 없었기에 가족과 함께 집콕했습니다.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었는데요. 이번 추석에는 산지니가 7월 출간한 벽이없는 세계를 봤습니다. 지정학적 관점에서 국제정치를 해설한 책인데요, 추석 직전 남캅카스의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싸고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무력 충돌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읽게 됐습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무력충돌은 올해 7월에도 있었지만, 군인 징집령을 발령할 정도 아니었는데요, 10월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는 전투는 1994년 충돌 이후 가장 큰 교전 양상으로 격상되고 있다고 합니다. 유럽연합은 즉각적인 휴전과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벽이없는 세계』 , 44쪽

 

사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갈등은 민족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은 러시아의 무리한 이주정책으로 비롯됐습니다. 이주정책으로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주민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아르메니아계 세력이 소련 개혁 개방 정책 시기인 1980년대 말, 아르메니아와 통합을 요구하면서 영토분쟁이 시작됐습니다.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르메니아인들이 장악하여 독립을 선언했지만, 국제사회는 승인하지 않고,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아르메니아인의 자치권만을 인정하는 특수한 공간이 됐죠. 현재로서는 양국의 인접국인 러시아, 터키, 이란 등 국제관계의 이해가 얽혀서 영토분쟁에 대한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사일까지 발포하여 민간인 사망자가 늘고 있습니다. 무력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는 나오지 않길 바라며, 양측 모두 대화를 통한 해결책 모색에 나서기를 바랍니다. 바이러스와의 싸움에 더해 무력 충돌 소식까지... 더 없이 마음이 무거워진 명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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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이 없는 세계 / 아이만 라쉬단 웡 / 정상천 / 산지니]

실타래처럼 얽힌 국제 정치를 심도 있게 분석한 책 <벽이 없는 세계>가 출간됐습니다.

말레이시아 외교관이자 지정학 분석가인 아이만 라쉬단 웡이 집필하고, 다년간 외교관으로 근무하며 세계 정세에 밝은 정상천이 번역했습니다.

책은 50가지 국제 현안을 지정학의 세 가지 주요 열쇠인 권력과 지정학, 정체성을 토대로 풀어내고,

세계 주요국의 정세를 기존의 서구의 시각이 아닌 제3의 새로운 측면에서 분석하는데요.

강대국에 둘러쌓인 한반도의 정세에 대해서는 "북한은 중국으로 기울어 있고, 남한은 미국과 동맹국인 일본에 기대어 있는 현재 상황은 각국의 이익에 좀 더 부합하는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은 한국의 통일을 촉진할 어떠한 동기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 영상취재:유병철, 영상편집:장상진>

 

정진오 기자

 

 

[OBS뉴스 원문 보기

 


벽이 없는 세계 - 10점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정상천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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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국제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벽이 없는 세계』

인턴 이승은

 

최근 문 정부가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했다. 코로나 19를 극복하기 위한 타개책이다. 한국 외에도 다수의 국가가 코로나 19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19는 국가 단위의 재난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대로 부상하기 위한 열쇠가 되기도 한다. 이를 극복해내는 국가야말로 차세대 국제정치의 선두주자가 될 테다.

왜 우리는 국제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개인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 같은 세계는 우리 삶의 사소한 것까지 숨결을 불어 넣었다. 가령 먼 나라 미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름값이 폭등하기도 하니, 국제정치는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생각해보라. 우리들 대부분은 현재 평화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를 검색하는 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에 음식 사진이나 여행 경험을 공유할 기회도 있다. 그러한 번영은 안전한 환경이 보장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혜택들은 만약에 정부가 국제 분쟁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질 수 있다.

―『벽이 없는 세계』 서문 중 일부

 

국제정치는 마치 거대한 인간관계와 같다. 그들은 실리를 쫓아 움직이기에 국익을 위해서라면 어제의 적과 오늘의 동지가 될 수 있지만, 때론 타민족에 대한 반감 하나로 국가 전체가 움직이기도 한다. 이성과 감정이 혼재된 이들은, 지구를 지배하는 거인이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도 여실하게 드러난다. 세계 속에선 아시아라는 이름 아래 중국과 일본을 끌어안지만 막상 그들과 마주하면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니. 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인의 축제에서 우리의 모습이 그러하지 않았는가.

 

『벽이 없는 세계』는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세계를 면밀한 시각으로 저술하고 있다. 보통 정치학·지정학을 다루는 책들이 미국, 러시아, 중국 등 패권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정세를 살핀 것에 비해 『벽이 없는 세계』는 중심과 변방을 한데 아우르고 있는 연결고리에 초점을 둔다. 이로 인해 독자는 국제정치에 밀도 있는 접근을 하게 된다. 세계는 단순한 이유로 완성되지 않는다. 지리와 주변국과의 관계, 혹은 운까지 현재를 완성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

수많은 원인으로 완성된 현재의 국제정치를 해독하기 위하여 책은 세 가지 열쇠를 독자에게 건네준다. 이는 권력, 지정학, 정체성 정치학, 총 3가지로 세계정세를 해독할 주요 키워드가 된다. 세 키워드는 책을 넘어서 2020년 현 정세의 흐름을 살피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중 저자가 거듭해서 강조하는 것은 ‘지리’이다. 땅이 없으면 국가 또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리는 국가를 보호하기도 하고 위협하기도 한다. 약소국이더라도 지정학적 이점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는 강대국에 대항할 무기가 된다. 역으로 강대국임에도 지리적 약점으로 인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패를 내어줄 때도 있다. 지리는, 운명이다.

 

싸우는 운명은 운명을 거부한다는 의미입니다. 변화하는 운명은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입니다.

지리적 맥락에서, 지리적 운명을 거부하는 국가들은 지리적 현실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그들의 능력과 역량을 넘어 행동하는 국가들입니다. 반면에, 운명을 바꾸는 국가들은 그들의 강점과 약점에 기초하여 지정학을 만들어 내는 국가입니다.

―『벽이 없는 세계』 저자 인터뷰 중 일부

 

국가는 절대 홀로 존립하지 못한다. 세계와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성장할 수 있다. 고립은, 죽음을 야기할 뿐이다. 전우와 적이 공존하는 이 전쟁터 속에 꼭 최강의 무기를 지닐 필요는 없다.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무기만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 약소국이 패권국을 상대로 거래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한 점에 있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하던가. 중요한 것은, 쥐에게도 자신을 보호할 이빨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벽이 없는 세계』는 멀리 보는 책이다. 패권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 중동, 동남아까지 넓고 공정한 눈으로 정세를 파고든다. 책은 여러 국가의 전략을 날카롭게 파악하여 그것의 득실을 추려낸다. 그러나 그곳에 저자의 견해는 교묘하게 빠져있다. 미래를 향한 모든 판단은, 오로지 독자만의 영역인 것이다.

이 책의 독자의 역할은 자신의 조국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국민이라면 말레이시아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방향을 떠올려내야 한다. 국가는 국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국가가 올바른 길로 부상할 때 당신의 삶이 지켜진다.

우리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아래 많은 문제를 품고 있다. 넓게는 오랫동안 지속해왔던 북한 문제가 존재하고, 좁게는 현재 뉴스를 뜨겁게 달구는 부동산 문제, 부산 침수 이재민 발생 등이 존재한다. 이것들은 단순히 우리나라 안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이것들을 해결하는 것이 세계롤 나아가는 기로가 될 것이고, 또 세계의 문제를 해결함이 우리나라 내부 문제 해결에 대한 단서가 될 것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한 공동입장 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속담에 있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것이 한국의 운명이다. 그것은 "두 마리 코끼리가 싸우면 중간에 낀 쥐사슴은 밟혀 죽는다"라는 말레이시아 속담과도 비슷하다. 한반도의 지리적 상황이 말레이반도와 똑같이 보이는가?

지리는 운명이다. 같은 지리는 같은 역사적 경험을 형성한다. 따라서 그것은 같은 지정학적 의식을 생산하게 된다.

―『벽이 없는 세계』 44장 바람직하지 않은 한국의 통일 중 일부

 

대한민국 역시 세계로 발을 뻗은 지 오래임에도, 여전히 그 시각은 패권주의 국가나 인접 국가에 머물러 있다. 세계는 넓고, 변화무쌍하다.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국가에 한정된 것이 아닌, 국민인 우리에게도 포함되는 사항이다. 우리 또한 이 변화에서 생존할 필요가 있음으로.

타국의 정치를 비판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행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국제정치를 보는 눈은 이해에서 시작된다. 세계는 벽이 없다.

 


 

 

벽이 없는 세계 - 10점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정상천 옮김/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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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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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턴 이승은입니다

빗속에서 7월이 끝나감에 따라 아쉽게도 제 인턴 기간 역시 마지막을 향해 가는데요.

마른 땅이 목을 적시는 빗소리와 함께 제 맘을 사로잡은 책 한 권이 있었답니다!

 


여러분은 평소에 국제 정치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저는 영 정치에 어두워서, '이 책을 잘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어요.

(평소에 공부 좀 해둘 걸 그랬어요…!)

아마 저처럼 '정치'라는 단어에 막연하게 두려워하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러나 『벽이 없는 세계』는 말 그대로

독자와 정치학·지정학 사이의 벽을 허물어주는 책이랍니다!

 

책을 즐겁게 읽고, 역자이신 정상천 선생님과 인터뷰할 기회까지 생겼는데요!

비록 서면 인터뷰였지만, 정상천 선생님께선 제 질문에

친절하고 꼼꼼하게 대답해주셨답니다.

(저도 이제 조금은 지정학에 밝아지는 기분…!)

 

인터뷰에 응해주신 정상천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인터뷰를 보도록 할까요?


 

Q. 그동안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하고 번역하셨는데, 이번에 『벽이 없는 세계』를 번역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작년에 3.1 독립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를 펴낸 바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애국 출판사(Patriot Publishing. Co.)에서 제 책에 대한 관심을 보였고, 올해 10월에 말레이어로 현지에서 출판될 예정입니다. 이에 산지니의 권유로 그쪽 출판사 책 중 하나를 번역하게 되었고, 제가 관심이 있는 국제정치 관련 책인 ‘벽이 없는 세계’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말레이시아 외교관이 집필한 책인 만큼, 말레이시아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성향을 드러낸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번역하는 과정에서 느낀, 다른 지정학책들과는 다른 이 책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나요?

A. 우리나라에 있는 대부분의 정치학·지정학 관련 책들은 미국이나 유럽 중심의 시각에서 서술된 것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 분야가 강대국들의 세계관이나 힘의 논리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 호주로 구성된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과 같이,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 국가들도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며 이제 명실상부하게 중견국으로 부상한 우리나라도 서구의 시각이 아닌 우리의 시각으로 국제정치를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아세안 국가들과의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고, 아세안 국가 중의 하나인 말레이시아의 지정학 연구자가 제3의 시각에서 바라본 국제정치에 대한 분석은 기존의 책들과 차별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아세안이 자칫 강대국에 의해 주변으로 밀려나는 것을 막고, 국제적 이슈에 대해 아세안 차원의 적극적 대응을 모색하기 위한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벽이 없는 세계』 역자 정상천 선생님

 

Q. 저자 아이만 라쉬단 웡의 날카로운 견해는 제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찌르는 듯하여 책을 읽으며 많은 반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번역하시면서, 저자의 생각에 감탄하셨거나, 크게 공감하신 부분이 존재하시나요?

A. 저자가 책에서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있는 ‘지리는 운명이다(Geography is destiny)'라는 표현은 저도 아주 공감하는 말입니다. 이는 미, 일, 중, 러 4대 강국들에 둘러싸여 있는 한반도의 운명을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남북한이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없애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만들고자 합의하여도 주변 4대 강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제44장 ’바람직하지 않은 한국의 통일‘에도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Q. 한국인인 만큼, 저자의 한국에 대한 시선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는 “남북한을 막론하고, 한국인들은 꿈을 크게 꾸는 경향이 있다.”라는 구절이 존재하는데, 이에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저는 한국인이 현실적일지언정,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았거든요.

A. 보는 시각에 따라 각자의 의견이 다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외교부에 15년간 근무해본 제 경험으로 미뤄볼 때 한국인들은 매우 꿈을 크게 꾸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이 제시한 우리나라의 외교안보 비전인 ‘동북아균형자론’, 이명박 대통령이 ‘신아시아 외교구상’,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을 살펴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그러한 꿈들이 실현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만, 분단된 한반도에서 남한 단독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내용들입니다. 소위 ‘잃어버린 연결고리(missing link)'인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가 구축되었을 때만이 실현 가능한 꿈들입니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께서 보수층의 많은 비난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대화와 협력의 무대로 나오도록 설득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잘 아시죠? 그렇게 되도록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이 많이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Q. 저자는 국제 정치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요소로 권력, 지정학, 정체성 정치학 3가지를 꼽았습니다. 선생님께서 보시기에 이 외에 국제 정치를 이해함에 있어 도움 되는 요소가 더 있나요?

A. 저자가 언급한 지정학의 세 가지 주요 열쇠 ‘권력(power), 지정학(geopolitics), 그리고 정체성(identity)’으로 대부분의 국제 정치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외교부에 근무했던 경험으로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문화(culture)'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한류로 대변되는 K-pop, K-food, K-sport, K-beauty(화장품), K-방역 등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전 세계에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 맞추어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국제정치가 하드 파워(hard power)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독자 여러분들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벽이 없는 세계』 역자 정상천 선생님

 

Q. 책 내에서 트럼프의 정치에 관한 언급이 나옵니다. 2018년을 지난 2020년 오늘날에도 트럼프의 정치는 뜨거운 화두인데요. 그의 극단적이고 강한 언행에 따라 트럼프식 정치는 호불호가 많이 갈립니다. 선생님께서 보시기엔 그의 정책과 행보는 어떠한가요?

A. 책에도 트럼프식 정치(Trumpolitics)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고도의 계산된 정치적 행동으로 보기도 하고, 정치를 잘 모르는 부동산업자 출신의 대통령이 인기 영합적으로 모든 것을 비즈니스 측면에서 다루고 있다는 상반된 평가가 있습니다. 어쨌든 그는 미국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미국인들이 바라던 가려운 데를 긁어 준 것이지요. 미국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과도한 대외 개입을 축소하고, 그동안 미국의 정치를 좌지우지했던 딥스테이트(deep state)의 영향력에 탈피하고자 하였습니다. 일부는 효과를 거두었습니다만, 일부는 많은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그동안 미국이 표방했던 ‘자유 세계의 수호자’, ‘민주진영의 지도자’, ‘자유무역을 통한 세계 경제의 진흥’ 등의 표어들이 사라지고, 미국을 믿고 따르던 나라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준 것이 사실입니다.
2009년 11월 미국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공들여 성사시킨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유엔에 통보하였고, 2020년 7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의 꼭두각시라는 비난과 함께 탈퇴를 공식 통보하였습니다. 어쩌면 그동안 관세장벽을 낮추어서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였던 세계무역기구(WTO)에서의 탈퇴도 선언할지 모릅니다. 2001년 12월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어서 미국의 턱밑에까지 쫒아왔으니까요.
아무튼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미국의 외교정책과는 180도 상이한, 상식을 타파하는 외교 노선을 추구하여 많은 자유우방 국가들에게 불안과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을 일으키게 하고 있습니다. 금년 11월에 있을 미국의 대선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Q. 2016년, 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 중 하나가 ‘브렉시트’였습니다. 당시 저는 영국이 무지몽매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통해 이 선택 또한 영국이 자신의 득실을 계산한 행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브렉시트는 EU 내부의 고질적인 문제를 조명하는 사건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영국으로 하여금 여러 사회 문제의 진통에 시달리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요. 선생님께서는 브렉시트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요즘의 국제정치를 보면 상식을 깨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예측불허의 안개 속을 걷는 기분입니다. 브렉시트도 그중의 하나이지요. 대부분의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절대로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리라고 예측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도 그중의 한사람이었으니까요.
영국의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트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경제란 것은 벽을 허물어야 성장하는 것이니까요. 벽을 쌓고 고립주의를 택하는 것은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의 붕괴’와 같은 맥락입니다. 과거 영국이 드골의 반대로 유럽연합에도 늦게 합류하였고, 유로화 체제에도 동참하지 않고 영국의 파운드화를 고집한 것도 지금의 브렉시트와 연계되어 있는 영국의 ‘정체성’ 지키기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EU라는 거대 집합체에 정치, 사법 권한까지 위임하고 이에 종속되는 것은 자존심 강한 영국사람들이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동유럽 국가들의 EU 가입으로 이들에 대한 혜택은 늘어나고, 영국에서의 일자리는 빼앗기고 있다는 인식이 영국인들 사이에 자리 잡았던 것이지요. 결국 브렉시트도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국민들이 찬성함으로서 결정된 것이니 이에 따라야 하겠지요.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 독자 여러분들도 잘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Q. 국가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여쭙고 싶습니다. ‘동아시아’란 집합 속에서 중국을 떠올리면 가깝게 느껴지지만 ‘세계’로 집합의 범위를 넓히게 되면 오히려 중국보단 미국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데요. 한국인은 미국과 중국 두 강국 중 어떤 나라를 더 친밀하게 여기며, 그 기반에는 어떠한 ‘국가 정체성’이 존재하는지 궁금합니다.

A. 이 문제 역시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를 것 같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대한민국이 탄생한 이후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미국과 서구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보다는 미국이 더 가깝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지금도 한-미 동맹은 있지만, 한-중 동맹 관계가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은 수천 년간의 교류를 통해 성장해 온 가까운 이웃이며, 한자와 유교 문화권에 속해 있기 때문에 한국인들의 의식의 내면에는 동양적 사고와 세계관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외교관으로 해외에서 근무할 때 비록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였지만, 중국이나 일본 심지어 아세안 국가의 외교관들이 더 친밀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미국과 중국 모두 우리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국가들입니다. ‘국가 정체성’이란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 국가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이 새로운 국가 정체성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립, 실리외교’가 핵심입니다.

 

 

Q. 책을 번역하면서, 선생님께서 생각하신 외교 방향이 궁금합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에 비해 국제 정세에 있어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보다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측됩니다. 선생님의 견해는 어떠한가요?

A.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 12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위상은 우리가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이제 전 세계인들이 인정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얼마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서 G7 회의에 한국, 러시아, 인도 등 5개국을 추가하자는 의견을 낸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분단으로 우리의 국력이 분산되어 있지만, 한민족 전체로 볼 때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의 창이 열려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젊은이들과 정책담당자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마음껏 포부를 펼칠 날이 올 것으로 믿습니다. 

 

Q. 현 추세와 관련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국제 정치는 지정학, 권력 등 다양한 영향 속에서 성장하고 변화해나가는데요. ‘코로나’라는 팬데믹이 지구를 휩쓴 지금, 국제 정치와 관련하여 ‘코로나’는 어떤 새로운 요소로 작용하게 될지 선생님의 견해를 여쭙고 싶습니다.

A. 코로나로 인해 앞으로의 모든 삶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예측됩니다. 과거처럼 마음 놓고 해외여행을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 사이의, 그리고 국가 간의 벽이 높아질 것입니다. 점점 높아져 가고 있는 벽을 허무는 것이 이번 번역서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국제정치의 실상을 바로 알고 이에 대응하자는 것이지요.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하드웨어 경제에서 소프트웨어 경제로 모든 것이 변하고 있고, 앞으로 이것이 새로운 뉴노멀(New Normal)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추세에 빨리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Q. 저자는 조국인 말레이시아를 성장 가능성이 있는 나라로 꼽았는데요. 그 외에도 다른 성장 가능성을 품은 나라가 다수 존재하리라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안목으로 보셨을 때,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나라는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제가 볼 때 인도가 가장 유력합니다. 인구 규모나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후보 국가입니다. 인도 다음으로는 인도네시아가 유력하다고 봅니다. 인구가 2억 7천만으로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고, 천연자원도 풍부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와 자원협력을 한 역사도 오래되었습니다. 결국 인구 숫자가 국력의 척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Q. 다음 작품이나 혹은 번역 계획이 있으시다면, 살짝 알려주실 수 있나요?

A.  최근 말레이시아 애국 출판사에서 발간한 『위대한 말레이 왕들의 연대기』에 대한 번역을 마쳤습니다. 아마 8월이나 9월경에 한국의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떠한 책이 저와 인연이 되어 출간될지 저 역시 궁금합니다. 제가 새로운 작품을 낸다면 저의 전공과 관련된 국제관계나 역사 관련 작품이 될 것입니다. 미력하지만 저의 이러한 활동을 통해 인문학의 르네상스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벽이 없는 세계』와 정상천 선생님 인터뷰를 통해

세계정세를 보는 시각이 넓어질 수 있었어요.

제가 선생님께 드린 질문에 여러분의 생각도 대답해보시면서

포스팅을 본다면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기름 유가는 왜 폭등한 걸까?'

'아베 총리는 왜 저렇게 행동하는 걸까?'

'21세기에 왜 여전히 독재 국가가 존재할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한 길 모른다고, 국제 정치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알다가도 모르겠는 것이 정치지만,

『벽이 없는 세계』는 퍼즐을 맞추듯 그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주어

좀 더 알기 쉽게 접할 수 있어요.

 

코로나로 인해 혼란스러운 세계,

『벽이 없는 세계』로 우리가 나아가야할 길을 파악해보도록 해요.

 

 

벽이 없는 세계 - 10점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정상천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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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iteu 2020.07.28 1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의 번역책 잘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열독을 부탁드립니다 ^^

국경 없는 세계에 필요한 지정학 전략

 벽이 없는 세계 

 

 


▶ 복잡한 국제 정세를 이해하기 위한 열쇠, 지정학 전략
  책은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의 붕괴와 포퓰리즘 부상을 필두로 한 50개의 주요 이슈를 통해 국제 정치 현안을 다룬다. 현재 국제 정치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분쟁과 기술 패권 다툼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양국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거대한 전쟁으로 치닫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점점 벽을 쌓아가는 상황이다. 이 책은 이러한 복잡다단한 국제 정치 현상을 심도 깊게 분석하고 지정학의 세 가지 주요 열쇠인 권력(power), 지정학(geopolitics), 그리고 정체성(identity) 등을 오늘날 국제 정치의 주요 현안과 관련시켜 풀어낸다.

지금까지 지정학과 국제 관계는 대개 서구의 관점에서 논의되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아이만 라쉬단 웡은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 연구자로, 미국, 중국, 터키, 러시아 등 세계 주요국의 지정학 전략을 통한 국제 정세를, 서구의 시각에서 벗어난 새로운 측면에서 분석한다. 말레이시아 외교관이 본 지정학 전략은 한국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줄 것이다.

 

▶ 국제 정치를 해석하는 나침판: 권력, 지리학, 정체성
자는 이 책에서 국제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서 권력, 지리학, 정체성의 요소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 권력의 축과 이동, 힘의 균형에 대해 설명한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제법이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강대국의 이익을 옹호하는 데 흔히 사용된다. 예를 들어,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전 세계가 이 사건을 비난했고, 일부 국가들은 더 폭력적인 수단으로 이라크를 징벌했다. 반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는 어떤 나라가 미국을 벌할 수 있었는가? 강자만이 살아남는 국제 정치에서는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국가와 연합세력을 구축해야 한다.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친구도 없듯”이, 권력과 힘의 이동을 파악하고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두 번째, “지리는 운명이다”라고 할 정도로 각국의 지리적 요건을 이해하는 것이다. 모든 국가는 지리적 배경이 있다. 인접 국가들은 비인접 국가보다 더 위협적이고, 종종 내륙의 이웃 국가들이 해상의 이웃 국가들보다 더 위협적이기도 하다. 지리적 근접성으로 인해 프랑스와 독일은 서로에게 매우 적대적이었고, 결국 이로 인해 두 번의 세계대전이 발발하였다. 즉, 외교 정책과 전략을 수립에 있어서는 가치뿐만이 아니라 지정학적인 요소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세 번째, 정체성이다. 정체성은 지정학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럽 국가의 일원이 되고자 했다가 이슬람 의식을 가진 국가로 바뀐 터키의 정체성 변화는 그들의 정치적 나침판을 유럽에서 중동으로 바꿈으로써 지전략의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은 서방 문화의 핵심국가이고, 러시아는 동방정교, 중국은 중화문화, 인도는 힌두의 핵심국가이다. 반면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이슬람들의 국가는 그들 문화권에 중심 국가가 없어 중심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분쟁을 하고 있다. 앞으로 국제 정치는 각 문화권의 중심 국가들의 정체성 확립과 핵심국가가 되기 위한 투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 강국들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운명
책에서는 또한 강국에 둘러싸여 있는 한반도의 정세에 관해서도 언급한다. 특히  「트럼프식 정치」, 「바람직하지 않은 한국의 통일」, 「김정은과 핵 벼랑끝 전술」, 「미스터 선샤인, 문재인 대통령」, 「일본 되찾기」 등은 한반도의 미래와 동북아 정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이다.
저자는 햇볕정책을 추진한 김대중 대통령부터 현재 문재인 대통령까지 북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짚어본다. 또한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지도자의 만남에 대해 분석하면서 둘의 만남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조급한 기대이며, 김정은은 서방 국가들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조금 냉정하게, 한반도는 700년간 세 개의 왕국으로 분할되어 있었고 이에 비추어볼 때 70년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이라고 말한다.

 

▶ 국제 정세와 정치를 역사와 함께 쉽고 간결하게
‘벽
이 없는 세계’에는 강대국들뿐만 아니라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 비교적 조명 받지 못한 아시아의 여러 나라도 포함된다. 이 책을 읽으면 필리핀은 왜 중국에 적대적인 지, 베트남은 왜 중국과 애증의 관계인지, 북극 주변국가로 구성된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에 왜 적도 근처에 있는 싱가포르가 참여하는지 쉽게 이해가 된다.
국제 정세와 정치를 다루고 있지만, 독자는 선호에 따라 책에 담긴 50개의 주요 이슈 중 가장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적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오늘날 국제 정치 현상을 과거의 역사적 연원에 대한 설명에 기초하여 분석해놓았기 때문에, 국제 정치, 외교, 국제 관계를 공부하는 대학생과 청소년에게도 외교정치를 이해하는 입문서가 될 수 있으며, 시사문제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첫문장

2018년에 국제관계 학자들과 대외정책 결정자들 사이에 철저하게 논의되고 논쟁되었던 한 가지 이슈는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붕괴였다.

 

책속으로/ 밑줄긋기

P.29  결론적으로, 오늘날 강자의 부상은 국민들에게 혜택을 준다고 알려진 자유주의적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해 국민들이 느끼는 좌절감에 뿌리를 두고 있다. 민주주의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할 때, 독재주의가 대안으로 부상한다.
 
P.33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들의 한 가지 중요한 실수는 그들이 현실보다는 아이디어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당위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혼동하고 있으며 현실이 그들의 이상과 일치하지 않을 때에는 적응할 수 없다. 그들은 현실을 바꾸려고 노력하였으나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인류는 기존의 국제 정치를 만들었던 자연의 법칙을 결코 바꿀 수 없기 때문에, 현실을 바꾸려는 노력은 결국 물거품으로 끝날 것이다.
  
P.73   미국과 중국 사이의 충돌 지역은 냉전시기와 똑같은데, 이는 이들 강대국들의 위치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외부에서 밀어붙이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내부에서 밀어붙이고 있다. 양자는 서로 상대방을 유라시아 장기판에서 없애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것이 좋든 싫든, 두 진영 간에 있는 국가들은 그들의 힘 싸움에 끼어 있다.

P.149  신장(Xinjiang)이 없다고 상상한다면, 중국의 양 대양 전략은 어떻게 작동될 수 있을까? 신장 통치권 문제는 중국에게 생사의 문제이다. 따라서 신장 문제는 중국에게 매우 민감하고,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안이다. 위그르족에 대한 인종청소 주장이 사실이든, 또는 범터키주의(터키와 위구르) 감정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려고 하는 터키나, 내외부에서 중국을 방해하려는 일본과 같은 이해 관계국들이 만들어 낸 것이든, 중국은 결코 신장 문제에 대해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이 문제는 중국이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는 위구르 정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식을 찾을 때까지 중국을 괴롭힐 것이다.

 


저자소개

아이만 라쉬단 웡Ayman Rashdan Wong


레이시아 국립대 국제관계학과에서 학사과정을, 말레이 대학 전략 및 방위 학과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한 이후 열정적으로 지정학 연구에 몰두해 왔다. 그는 2020년 2월 현재 13만 명의 팔로워가 있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지정학적 관점에서 시사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비록 연방정부를 위해 일하는 행정관료이자 외교관으로 잘 알려 있지만, 조지 프리드먼이나 로버트 캐플란처럼 인문학 분야에 대해 논평을 하는 독립된 지정학 분석가로 알려지기를 더 선호한다. 지정학 외에도, 다양한 언어에 대한 애호가이다.

 

역자소개

정상천


북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1대학(팡테옹소르본느)에서 역사학 석사(DEA)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상공부와 통상산업부에서 근무했고 1998년부터 외교통상부에서 15년간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한국과 프랑스 관계 연구에 매진했다. 이후 다시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쳐 현재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재직 중이다.
대표 저서로 『아시아적 관점에서 바라본 한불통상관계』(파리 출간), 『불교 신자가 쓴 어느 프랑스 신부의 삶』, 『나폴레옹도 모르는 한-프랑스 이야기』, 『한국과 프랑스, 130년간의 교류』,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가 있다. 

 


 

 

 

목차


 

 

벽이 없는 세계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정상천 옮김/304쪽/148*220/978-89-6545-662-9 03330/20,000원/2020년 7월 15일

 이 책은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의 붕괴와 포퓰리즘 부상을 필두로 한 50개의 주요 이슈를 통해 국제 정치 현안을 다룬다. 현재 국제 정치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분쟁과 기술 패권 다툼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양국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거대한 전쟁으로 치닫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점점 벽을 쌓아가는 상황이다. 이 책은 이러한 복잡다단한 국제 정치 현상을 심도 깊게 분석하고 지정학의 세 가지 주요 열쇠인 권력(power), 지정학(geopolitics), 그리고 정체성(identity) 등을 오늘날 국제 정치의 주요 현안과 관련시켜 풀어낸다.

 

벽이 없는 세계 - 10점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정상천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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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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