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설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는 서울로 올라가서 오랜만에 보는 친척들과 푸짐한 밥상 앞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왔는데요.

올해는 기해년, 돼지의 해라고 해요. 그래서인지 곳곳에서 '돼지'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아요. EBS에서는 돼지의 해를 맞아 '2019년 신년특집 다큐프라임 - 돼지전' 설 연휴에 방영하였답니다.

'돼지전'은 가장 오래된 가축 중 하나인 돼지가 인류 각 문화권에서 가지는 다양한 의미를 조명하고 지역별 돼지고기 요리를 소개하는 특집다큐인데요.

 

총 3부로 구성된 다큐 중 3부 '돼지, 다시 날다'에서는 자취를 감춰가는 토종 재래돼지를 집중 조명하였습니다. 여기서 음식문화칼럼리스트 최원준 선생님 부산의 토종 음식 돼지국밥을 소개해주셨습니다.

 

▲EBS 다큐프라임 '돼지전' 편에서 활약 중인 최원준 선생님. (사진 = EBS)

 

 

최원준 선생님이 쓰신 47가지 음식으로 전하는 부산 이야기,

음식 인문학 도서 『부산 탐식 프로젝트』에서는

돼지국밥을 이렇게 소개하기도 해요.

 

부산돼지국밥의 원조는 오래전 부산, 경남에서 먹어왔던 국물이 맑은 고깃국이었다. 살코기만으로 국물을 내고 무와 고춧가루 파 등을 넣고 끓여낸, 맑고 시원한 국으로 먹어왔던 것.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부산에 정착한 피란민들에 의해 여러 지역의 음식문화가 섞이면서 국밥에 돼지대가리와 내장 등 돼지 부산
물을 섞고 사골로 육수를 내는 등 현재의 부산식 ‘돼지국밥’ 형태로 변형되어왔다.
또한 부산의 산업화 과정과 장터문화가 섞이면서 식사시간을 줄이기 위해 국에 밥을 말고, 그 위에 정구지, 마늘, 땡초, 양파, 김치등 반찬을 한데 섞어, 간소하고 급하게 ‘허벅허벅’ 퍼먹는 형태의 식문화로 변화과정을 거쳐 온 것이다. 그러하기에 부산의 돼지국밥은각 지역의 음식문화를 반영하여 완성됐다. 이는 부산이 토박이보다 타지에서 유입된 이주민들에 의해 형성된 도시이기 때문이다.

_p.254 「부산의 소울푸드, 돼지국밥」 중에서


돼지국밥 이외에도 밀면, 양곱창, 고래고기 등

음식문화 칼럼리스트 최원준 선생님이 들려주는 맛있는 부산 음식 인문학 이야기를

『부산 탐식 프로젝트: 맛있는 음식 인문학』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EBS 다큐 프라임 - 돼지전 바로 보러 가기

 

부산 탐식 프로젝트 - 10점
최원준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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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탐식 프로젝트』의 저자 최원준 선생님
부산 KBS 아침마당 1월 18일 자
방송에 나오셔서

부산과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부산음식 이야기
- 최원준

 

맛집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진짜 맛집’에 목말라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이자 맛 칼럼니스트인 최원준 씨.
그는 오래 전부터 부산이 가진 역사와 그 역사에 얽힌 부산 음식을 취재하고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지속해왔다.우리가 먹고 있는 부산음식 뒤에 숨겨졌던 매력!
부산이 가진 지리적 요건과 동네가 가진 이야기가 버무려진 음식 이야기!
돼지국밥은 왜 가게 마다 국물의 농도가 다른지,
밀면은 왜 만들어졌는지,
곰장어는 왜 부산에서 유명해졌는지. 음식에 처음 ‘착한’ 이라는 관용어구를 붙인
최원준 씨가 들려주는 ‘부산음식 이야기’를 만나보자. 

(KBS 아침마당 부산 홈페이지 - 방송내용 소개)

 

 

 

최원준 이하 최: 안녕하세요 최원준입니다.

 

앵커: 네, 최원준 선생님 반갑습니다. 부산의 음식문화에 대해 많이 소개를 하시기 때문에, 잘 아실 거 같은데 부산 음식 하면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 부산 음식은 참 재미납니다. 부산은 원래 이주민의 도시인데, 그러다 보니까 해방공간이라든지, 한국전쟁 피난공간이라든지, 산업화 시대에 여러 지역에서 부산으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정착하면서 부산 사람이 되었는데, 몸만 오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그 지역에서 먹던 고향 음식도 가져오게 되는데 이 음식들이 부산에서 다 함께 먹고 융합하고 하는 과정에서 부산 음식이 됩니다. 어떻게 보면 향토음식이라는 게 부산에는 잘 없습니다.

 

앵커: 부산의 역사를 잘 품고 있는 음식은 뭐가 있을?

 

: 대표적으로 일제강점기를 중심으로 하자면 부산 어묵입니다. 아마 어묵은 우리 부산 부평 시장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건데 일본의 음식문화가 온 것입니다. 피난시절 때는 돼지국밥과 밀면이 탄생했는데, 돼지국밥 같은 경우는 한국전쟁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변해오고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밀면 같은 경우에는 이북에 있던 피난민들이 고향에 있는 냉면을 메밀이 없어 밀가루로 만든 음식이죠. 어떻게 보면 '대체'된 음식이죠. 짝퉁 같은 음식인데 지금은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입니다.

 

앵커: 이 부산의 음식들을 모아서 책을 내셨는데, 어떤 책입니까?

 

: 『부산 탐식 프로젝트라는 책인데요, 탐의 뜻이 탐구할 탐(探)이에요. 부산의 음식을 탐구한다는 뜻의 책입니다. 신문사에 2년 동안 연재한 80여 가지 부산의 음식 중에 47가지를 추려서 책을 만들었습니다.

 

 

앵커: 정말 다양한 음식을 소개해주셨는데, 직접 가서 맛보고 사진촬영도 직접 하신 거죠?

 

: 네.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사진 기사와 대동했었어요. 근데 아무래도 취재를 하다 보면 하루 종일 구석구석 다녀야 하다 보니까 저 나름대로 혼자 사진과 함께 기록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책 속에 음식47가지 정도라고 하셨는데 그 선정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 신문에 연재 한 모든 게 저한테는 중요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부산을 대표하고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식재료와 음식을 골라서 선별했습니다.

 

 

앵커: 부산이 고향이신 거에요?


: 부산에서 나서 지금까지 부산에서 살고 있는데요, 서울에서 언론 일을 할 때 몇 년 빼고는 계속 부산에서 살고 있습니다. 부산에 빚을 많이 졌지요. 동래 출신입니다.

 

앵커: 취재하러 다녀보신 곳 중에 여긴 참 기억에 남는다고 하는 곳이 있을까요?

 

최: 낙동 하구 명지에 가면 어부들에게 생선을 받아서 직접 장만하는, 간판도 없이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작은 횟집이 있어요. 거기 가면 계절별로 다른 생선으로 회를 맛볼 수 있어요. 봄에는 도다리 숭어, 여름은 농어, 가을에는, 망둥어 전어 등. 독특한 거는 명지식으로 회를 장만하는 거예요. (앵커: 명지식이 뭔가요?) 예를 들자면 전어를 잘게 썰지 않고 3~4등분으로 크게 썰어서 된장 찍어서 먹어요. 그러면 육즙이 쫙 나와요. 어부들이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망둥어는 물김과 함께 무쳐서 먹는데 감칠맛이 좋습니다. 

 

앵커: 맛집 선정 노하우가 있나요?

 

최: 음식이 가장 부산다워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어느 한 마을에서 즐겨 먹는, 특정 지역에서만 즐겨 먹는그런 곳에서 먹고 소개를 합니다.

 

 

앵커: 이 계절에 가장 맛있는 별미를 추천해주세요. 지금 오늘 먹을 수 있는 제철 음식을 알려주세요. 말하면서도 군침이 도네요.

 

최: 부산에는 다양한 음식들이 철마다 있지만, 제주도 방어 못지않게 다대포 방어가 식감도 좋고 맛있습니다. 다대포는 조류가 거칠어서 그 지영에서 나는 방어들은 육질이 아주 탄탄합니다. 지금 먹으면 가장 맛있습니다.

 

앵커: 오늘 바로 점심으로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웃음) 부산을 정말 잘 표현한 음식을 꼽자면 뭐가 있을까요? 앵커: 부산을 딱 대표할 수 있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최: 봄에 낙동강 하구 지역에 웅어라고 있어요. 옛날부터 임금님께 진상했던 생선입니다. 서해나 남해 강 하구에 갈대가 많은 곳에 알을 낳는 생선입니다.

 

앵커: 부산을 딱 대표할 수 있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최: '돼지국밥'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돼지국밥은 우리 부산 사람들의 정체성과 가장 잘 합일되는 음식입니다. 부산은 이주민들이 정착해서 부산 사람이 된 도시입니다. 그래서 여러 곳에서 타지에 오신 곳들이 자신들의 음식문화를 가지고 오게 되는데, 돼지국밥에서 그 특징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거 같아요. 어떤 데는 맑은 국물이고, 또 다른 데는 진한 육수를 쓰기도 하고. 양념도 다양하게 볼 수 있어요.

 

 

앵커: 음식을 어떻게 표현하시나요? 아무래도 시인이시다 보니까 본인만의 표현 방법이 있으신가요?

 

최: 제가 아무래도 시를 쓰다 보니까. 다양한 표현 방법이 있다고 해요. ‘착한이라는 관용어구를 처음으로 쓴 게 저입니다. 그렇듯이 제 표현에 의태어 의성어가 많아요. 형용사들을 많이 활용하다 보니까 풍성하게 표현되는 부분들이 있는 거 같아요.

 

(최원준(56). 시인, 맛 칼럼리스트)

 

 

KBS 아침마당 부산- <부산 탐식 프로젝트>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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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개 2019.01.21 1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최원준 선생님을 티비에서 뵙다니요~ 반갑네요^^

  2. 동글동글봄 2019.01.25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아침마당까지 진출하셨네요

 

최원준. 시인이자 음식문화칼럼니스트. 1987년 부산의 대표 무크지 『지평』으로 등단했으며, 1995년 시 월간지 『심상』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북망』 이 있다. 부산학과 현장 인문학을 중심으로 강좌, 저술, 연구 활동으로 각계각층의 부산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 문화기획자이기도 하다. 다양한 매체에 칼럼, 방송, 강좌 활동 등으로 음식 인문학과 음식 문화사의 대중화에 노력하고 있다. 음식 관련 저서로 『음식으로 부산 현대사를 맛보다』, 『이야기 숟가락 스토리 젓가락』등이 있다. 또한 ‘부산광역시 맛집 선정위원회’ 선정위원, ‘푸드스토리 인 부산’ 공모전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맛칼럼리스트가 아닌 음식 문화칼럼리스트로서 미식도시 부산의 음식문화 발전에 힘을 보태는 사람이다.
맛있는 음식 인문학 『부산 탐식 프로젝트』의 최원준 작가와의 인터뷰.

 

 

△ 부산 동구 상해거리에 선 최원준 작가님 (출처: 국제신문)

 

부산 탐식 프로젝트를 출간한 지 2달이 지났는데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하는 일은 그대로 하고 있어요. 시 쓰고 신문 연재하고 강의 나가고 그런 것들은 계속하고 있고, 책 관련한 일에 대해서는 오늘처럼 인터뷰도 하고 있고, 음식 관련해서 새로운 창작 글들도 쓰고 있어요. 또 이번에 동의대학교 평생학습교육원에서 하는 강의가 하나 개설되는데 강의 관련해서 커리큘럼도 짜고 있어요.

 

북망이후 거의 10년 만에 부산 탐식 프로젝트를 내셨는데요. 음식 인문학 도서를 저술하시게 된 배경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출판하게 된 배경에 특별한 계기라든가, 사연이 있었을까요?

 

가족, 친구와 함께 있으면 편하고 행복하듯이, 부산이 어떤 곳인지 부산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면 편하고 행복해져요. "강아지도 자기 집에서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 지역을 잘 알아야 홈 어드밴티지가 되는 거죠. 수구초심(首丘初心). '여우는 죽을 때 고향을 보고 죽는다'는 것처럼 고향은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잖아요? 이런 생각들이 부산을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부산은 이주민의 도시이며 문화 다양성의 도시라는 것을 공부하면서 느꼈어요.

부산은 3대째 토박이가 잘 없어요.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 머물러 있던 타지인들, 해외 귀향 동포, 6.25 피난민들 또 산업도시가 되면서 제주도 해녀들, 신발공장 같은 직장을 따라서 온 사람들. 이런 이주민들이 고향의 관습을 물려받고 그 지역 음식, 풍습, 문화들을 부산화시키는 과정을 보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부산에 메밀이 없어서 이북에 있던 냉면 대신 밀면이 탄생한 것처럼 부산은 열악했던 시절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을 먹여주고 재워준 도시라는 걸 더 잘 알게 되었고, 먹는 것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고 음식은 '시대를 담는 그릇' 이자 '지역을 읽는 텍스트'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시뿐만 아니라 음식 인문학 이야기도 쓰게 되었어요.

 

시인으로서 시를 쓰며 독자들과 소통하는 것과 음식문화 칼럼리스트로서 음식문화를 독자들에게 알리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일 것 같습니다.

 

시는 평생 짊고 가야 할 나의 천직 같은 숙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시는 순수 창작으로 나의 사상이나 철학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고 만들어 내는 부분의 영역이 무궁무진하고 자신을 잘 나타낼 수 있지만 아무래도 독자와의 소통영역은 그렇게 넓지 않아요. 반면에 음식문화로 소통하는 것은 영역이 넓어요. 식문화처럼 접근하는 방법이 다양한 분야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음식을 만드는 레시피에 대한 궁금증, 건강에 대한 관심 크게는 한 음식의 문화·역사적 배경이 궁금해지는 단계까지 사람들의 시각과 관심의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흥미로운 결과물이 나오는 게 음식문화죠.

 

책을 쓰시다 보면 아무래도 작가님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음식이 생길 것 같습니다. 특히 기록해 놓으신 걸 책으로 옮겨 쓰면서 그 당시의 기억이나 추억 같은 것이 많이 생각나셨을 것 같은데 어느 음식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으십니까?

 

기장 지역하고 강서구 지역의 식당이나 음식들이 많이 기억에 남는 게 그 지역은 저도 경험해보진 못한 음식들이 많았어요. 그중에서 기장 같은 경우는 산에 있는 이파리와 바다에 있는 물풀을 쌈 싸 먹는 '음식 산호자 쌈밥''까막사리', '진두바리', '개맹이' 같이 생소한 재료들이 많았고, 강서지역에는 낙동강 명지지역이 다양한 음식이 많은데 거기에는 명지식 방식이 있어요. 특히 '꼬시래기쌈회'같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음식들이 기억에 남아요. 여타 생선회처럼 채소에 회를 얹어 쌈을 싸 먹는 방식이 아니라, 꼬시래기를 통째 포를 떠서 넓게 편 후, 그 위에 밥과 양념, 땡초, 마늘 등속을 올려 싸 먹는 음식이에요. 쉽게 말하자면 채소로 쌈을 싸는 것이 아니라, 포 뜬 생선회로 쌈을 싸는 방식이죠.

 

 

 꼬시래기쌈회 (출처: 국제신문)

 

 

개인적으로 4<구석구석 골목골목, 부산의 맛>을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다른 지역 음식보다 더 친숙하고 흥미롭게 느껴졌는데요 특히 밀면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골목 음식 중에 밀면이나 돼지국밥 말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음식이 더 있을까요?

 

사실은 골목 음식이 없어진 것들이 많아요. 옛날에는 부산 아지매들이 새벽에 이고 다니면서 "재첩국 사이소" 하면서 부산의 아침을 깨웠어요. 대표적인 것이 다른 지역에는 없는 이런 재첩국이에요. 지금은 거의 마트에서 사 먹죠. 또 어묵들이 있어요. 옛날에는 겨울에 골목마다 어묵탕을 팔았어요. 요즘에는 많이 없어져서 안타깝지만 퇴근하면서 오다가다 먹는 부산에서는 흔히 늘 볼 수 있는 풍경이었어요.

 

 

최근에는 <골목식당>, <수요미식회> 같은 맛집 소개나 골목 식당 소생 프로젝트 프로그램들이 인기인데요. 작가님도 즐겨보시나요?

 

즐겨보지는 않아요. 방송과 언론의 음식 자체의 맛을 중심으로 하는 것과는 저는 목적 자체가 달라요. 저는 문화를 음식을 통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제가 하는 부분이고 방송, 언론에서 하는 부분은 맛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부분이죠. 저는 맛 칼럼리스트가 아니고 그 지역의 문화나 역사를 알리는 음식 문화칼럼리스트라고 설명할 수 있어요. 제가 하는 일은 문화인류학 같은 학문적 분야의 음식 자체가 목적이 아닌 음식을 수반으로 해서 인문학을 반영하는 것이죠. 물론 음식 프로그램을 아예 안 보는 건 아니지만 굳이 찾아서 보지는 않아요. 그런 방송들이 저의 텍스트가 되지는 못해요.

 

음식과 삶은 이어지듯이 삶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음식 자체보다 어떤 사람과 음식을 먹는 것도 참 중요할 것 같은데 최원준 작가님은 보통 누구랑 자주 맛집 탐방을 하시나요?

 

음식은 술을 포함해서 6가지 정도를 가려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사람과 좋은 기분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하는 자리가 제일 좋아요. 술도 좋은 사람하고 같이 먹는 게 제일 좋은 거죠.

저는 안 맞는 사람하고는 술을 안 먹고 기분 안 좋을 때는 술을 안 먹어요. 또 목적을 가진 술은 안 먹어요. 예를 들어 접대하거나 받는다든지 또 술이 맹목적으로 되는 해장술, 밥과 함께 먹는 반주도 안 하고 혼자서도 안 먹어요. 이런 것들은 건강에도 안 좋다고 생각해요. (웃음) 이런 여러 가지가 이유가 있는데 음식도 마찬가지예요. 참 좋아하는 사람과 좋은 기분을 가지고 즐겁게 먹는 음식이 최고예요.

 

음식은 역사와 문화, 관습적 색채까지 이해할 수가 있는 '시대를 담는 그릇'이자 부산 음식은 '부산을 읽는 텍스트'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나름 꼼꼼히 읽고 또 작가님의 머리말도 참고해보니 돼지국밥과 밀면이 그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 같은데 부산의 문화 다양성을 잘 나타내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네, 맞아요. 가장 부산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밀면하고 돼지국밥이에요.

특히 어묵 같은 경우가 문화 다양성이 많이 나타나요. 햄버거는 몽골에서부터 시작됐어요. 징기즈칸이 유라시아를 정복할 때 몽골인들이 말이 달려가는 속도만큼 면적이 넓어졌는데. 이런 기동성은 말에서 식사하는 몽골인들의 식사 습관에 잘 나타나 있어요. 몽골사람들은 밥 먹고 자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육포를 만들어 먹었어요. 휴대하고 다니다가 더운물에 조금 풀어서 먹는 거죠. 조리할 필요도 없으면서 수분을 빼서 가볍지만, 영양분은 농축되어있어 활동하기엔 전혀 지장이 없죠. 이런 몽골인들의 식사 습관을 본 상인들이 독일 함부르크까지 전파되게 되는데 그렇게 변천되어 패티가 만들어지고 함부르크 스테이크가 되었어요. 이후로 주로 신대륙과 미국으로 넘어가는 상인들이 많이 먹으면서 미국에서 패스트푸드 햄버거가 탄생하게 되고 또다시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일본, 한국, 중국까지 다시 돌아온 거죠. 이처럼 음식은 움직이는데 우리 어묵 같은 경우가 그런 문화 다양성을 잘 볼 수 있어요. 일본에 있는 가마부코에서 시작되어서 그것이 우리 방식대로 바뀐 것이 부산어묵이에요. 동아시아의 문화권에서 어묵과 비슷한 생선수편 같은 여러 문화들이 합쳐지면서 부산어묵이 탄생이 됐죠.

 

△ 문화다양성이 잘 나타나는 <부산 어묵> (출처: 국제신문)

 

초량외국인 거리의 러시아, 우즈베키스탄의 양고기 요리나 필리핀 요리 <탑실록> 같은 글로벌푸드도 매우 흥미롭게 읽었는데요. 이처럼 문화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수용하고 교류되는 데 이런 글로벌 푸드가 부산의 식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부산은 다문화를 수용하기 문제가 없는 곳이에요. 오래전부터 많은 인종과 많은 문화, 다양한 세력들이 들어왔고 개방하며 수용한 지역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있는 음식문화도 거리낌 없이 수용할 수 있는 곳이 부산인데, 대표적인 것이 외국인 거리의 음식들이에요. 필요에 의해 받아들이고 현대화되는 과정을 다 거쳐서 햄버거가 되듯이 일본 같은 경우도 포크커틀릿이 돈가스가 되고 김치가 기무치가 되고 커리가 카레가 되는 과정이 있었듯이 부산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죠. 그 대표적인 것들이 화교들의 집밥이에요. 음식이 약간 짜고 강한 양념으로 간이 쌔듯이 부산지역에 살면서 입맛에 길들어진 거죠. 또 고향의 음식문화를 반영하기 때문에 현지화되죠. 이렇게 글로벌 푸드를 받아들였기에 오랜 세월이 거치면 우리 부산의 새로운 음식이 탄생하리라 생각을 해요.

 

미식도시 부산의 음식문화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는 작가님은 부산지역 이외에 문화의 대중화에도 힘쓰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 지금 국제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부분이 '그 고장 소울푸드'에요. 다른 지역에서는 잘 모르지만, 그 고장에서는 반찬같이 익숙하고 그 고장에만 있는 모든 문화나 삶의 패턴이 녹여져 있는 음식들 말이죠. 작년부터 쓰기 시작했으니 지금 횟수로 2년째 글을 쓰고 있어요. 전국화가 안 된 그 지역마다의 소울푸드를 기록하고 있죠. 전국화가 된 음식 중에서도 중요한 음식은 꼭 넣기도 해요. 예를 들어 홍어는 전국화가 되었지만, 전라도 지역의 중요한 음식이고 홍어삼합같은 특수성이 있죠. 장흥에서 키조개랑 홍어를 먹듯이 향토음식들 중에서 그 지역의 문화나 생활을 잘 나타내는 음식들을 기록하고 있어요.

 

부산 탐식 프로젝트에서 작가님은 묵묵하게 그곳에 있는 음식사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셀 수 없이 SNS에서 화려한 맛집을 공유하며 자주 찾는데요. 혹시 SNS로 맛집을 찾는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젊은 사람들은 음식을 문화로 간주해 음식을 먹을 때도 그냥 먹는 것이 아닌 '어떻게 먹을까'에 대해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 가치관과 문화적 관점은 좋지만, 지나치게 먹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은 문제인 것 같아요. "이 음식은 어떻게 해서 맛있다." 같이 너무 음식 자체 집중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죠. 음식문화는 사람과 사회를 투영하는 방법으로 생각해야지 오로지 음식 자체를 문화화하는 것은 위험한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이 음식과 사회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봄 도다리, 가을 전어 등 제철 음식이라는 말이 있는데, 겨울에 먹으면 좋을 부산에 음식을 추천해주신다면 어떤 것이 좋을까요?

 

요새는 다대포 방어가 식감도 좋고 맛있어요. 조류가 거칠어서 다대포 방어가 육질이 아주 탄탄하죠. 제철이니깐 방어 한번 먹어보세요. (웃음)

 

마지막으로, 부산 탐식 프로젝트을 어떠한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지 부산 탐식 프로젝트』를 만난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한번 쭉 읽고 버리는 책이 아니고 가까운 데 꽂아놓고 두고두고 음식을 대할 때마다 한 장을 읽어보고, 아니면 음식을 먹은 뒤에 집에 와서 한 장을 읽어볼 수 있는 책으로 늘 곁에 두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음식'으로 '부산'을 공부한다는 다짐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인터뷰가 끝난 후 최원준 작가님과 따뜻한 추어탕 한그릇을 먹으면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처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많이 부족했지만, 질문 하나하나 귀 기울여주시고 답변해주신 최원준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고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뵙고 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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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개 2019.01.25 0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찬 인터뷰네요! 잘 읽었습니다^^ 부산 탐식 프로젝트가 오랫동안 사랑받길~~

  2. BlogIcon 실버_ 2019.01.25 09: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담당 편집자도 미처 몰랐던, 최원준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들을 알 수 있었던 깊은 인터뷰인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

<부산 탐식 프로젝트>의 저자, 최원준 선생님께서
부산 KBS 아침마당 <별난 사람, 별난 인생> 코너에 출연하신다고 합니다.
녹화는 이미 어제 다 마치셨구요^^
방송 날짜는 1월 18일 금요일, 8시 25분입니다!
(최원준 선생님은 9시쯤 등장하실 것 같다고 합니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부산음식 이야기'라는 주제로
<부산 탐식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부산의 맛과 멋에 대해 알려주신다고 하니,

부산의 맛과 멋에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시청 부탁드려요 :)

 

부산 탐식 프로젝트: 맛있는 음식 인문학

최원준│288쪽│2018년 11월 15일│18,000원

항구도시로서,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거처로서 격동기를 거친 부산의 사회와 문화, 사람, 역사를 음식을 통해 담은 음식 인문학서.
부산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 중심에 위치해 있었다. 때문에 일제강점기 부산 사람들의 식탁에는 일본 식문화가 넘나들었고, 6.25 전쟁 당시에는 여러 지역의 피란 이주민들의 식문화가 수용되었다. 그 결과 현재까지도 다양한 지역 출신의 사람과 식문화가 뒤섞여 형성된 독특한 음식들이 많이 남아 있다. 시인이자 음식문화 칼럼니스트인 최원준은 이러한 부산의 음식을 통하여 사람, 역사, 문화를 탐구했고, 그 ‘탐식(探食)’ 과정을 『부산 탐식 프로젝트』에 담아냈다.

 

부산 탐식 프로젝트 - 10점
최원준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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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준 지음 | 산지니 펴냄

 

부산은 수용과 개방의 도시다. 문물 교류의 제1선인 항구가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론 비극의 장소다. 조선시대에는 왜군과의 격전지였고, 한국전쟁 때는 전국의 피란민과 유엔 연합군이 모여든 곳이었다. 그 과정에서 동서(東西) 문물이 부산항으로 흘러들었다. 전후(戰後)의 애환과 미항(美港)의 낭만이 밀물, 썰물처럼 드나들었다.
  
그 회오리 속에서 부산을 대표하는 멋과 맛이 태어났다. 전통을 지키려는 내력, 융합을 지향하는 정열이 어우러졌다. 쫀득한 곰장어, 고소한 돼지국밥, 담백한 밀면, 한입 베어 물고픈 부산어묵의 풍미가 떠오른다. 공교롭게도 하나같이 이 맵고 싸늘한 겨울에 입맛 당기는 요리들이다. 그게 바로 이 책을 쓴 시인의 식도락(食道樂) 필법이자,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짭조름한 글맛이다.
  
목월(木月)이 창간한 정통 시지(詩誌) 《심상(心象)》 신인상을 받고 문단에 나온 저자는 부산 향토음식의 역사와 뿌리와 배경을, 페이지에 한 상 가득 차려 놓는다. 재첩·방게·복국·장떡·고등어회·고래고기·산성막걸리 등 총 47가지 음식을 지역에 따라 ‘낙동강·기장·원도심·골목’으로 분류, 4부로 엮었다. 주 메뉴는 사람, 문화, 이야기다. 후식은 조리법 정도다. 인공감미료 같은 맛집 정보는 없다. 이 책은 생활정보지가 아닌 ‘인문학 서적’을 지향한다. 부산의 맛과 멋을 깊숙이 탐식(探食), 탐사(探査)하는 ‘미식 해저터널’이다.
  
저자는 “‘음식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다. 그 시대의 음식과 음식재료, 음식문화로 당시의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과 생활습속까지도 읽어낼 수 있다”며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피폐했던 근현대사의 격변기 속 ‘부산’은, 늘 사람들에게 마음 따뜻하고 착한 음식을 제공해 주었다. 널리 함께 먹는 ‘공유의 음식’이고 넉넉하게 베푸는 ‘배려의 음식’이었다”고 썼다. ‘음식의 문화인류학’으로 부산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여행이 지금 시작된다.

 

 

월간조선 신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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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신 시인이자 음식문화 칼럼니스트인 최원준이 부산 곳곳 47가지 탐식 이야기를 담은 <부산 탐식 프로젝트>를 출간했다. ‘돼지국밥은 어떻게 부산의 소울푸드가 되었을까?’ ‘밀면은 왜 공유와 배려의 음식일까?’ 등 부산 음식을 통해 사람과 역사, 문화를 깊고 진솔하게 탐구한, 맛있게 읽히는 음식 인문학 책이다.
최원준, 산지니.

 

여성조선 전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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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탐식 프로젝트ㅣ최원준ㅣ 산지니ㅣ1만8000원

 

 

돼지국밥은 어떻게 부산의 소울푸드가 됐을까 
   
      요즘 사람들에게 부산은 미식의 도시다. 음식점과 관광지를 찾아헤매는 TV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방문지가 부산이다. 미디어에 널리 알려진 부산 음식점 목록만 꿰어도 책 한 권이 나올 정도다. 그래서인지 부산 맛집을 소개하는 책도 많다. 그러나 왜 부산이 미식의 도시가 되었는지 해설해주는 책은 드물다.
   
   ‘부산 탐식 프로젝트’는 부산을 탐구하는 음식문화칼럼니스트 최원준이 쓴 책이다. 그는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더 행복해진다”는 신념을 가지고 부산의 역사·문화를 샅샅이 탐구해왔다. 부산을 구성하는 많은 문화적 요소 중 음식은 지역의 역사, 자연환경과 그곳에서 사는 사람, 사람들이 만들어낸 사회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음식을 탐구하면서 지역을 들여다보는 탐식(探食)가로서 그는 부산에 흩어진 음식 이야기를 한데 모았다.
   
   돼지국밥은 어떻게 부산의 소울푸드가 됐을까. 밀면은 왜 공유와 배려의 음식일까. 47가지 음식 이야기를 통해 부산을 느리고 깊이 여행할 수 있다.

 

 

주간조선 김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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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하면 어떤 음식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음식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을텐데요. 그 음식들은 왜, 언제부터 부산을 대표하게 되었을까요? 11월의 마지막날 산지니X공간에서는 최원준 선생님을 모시고 음식에 담긴 부산의 역사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 인문학당은 감사 인사로 시작됐습니다. 최원준 작가님께선 '게으른 천성탓'에 담당 편집자와 산지니 강수걸 대표님이 아니었다면 아마 올해 안에 책을 발간하지 못했을 거라며 두분께 감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평소와 달리 금요일에 진행된 행사라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불금'에 시간을 내주신 모든 청중께도 감사인사를 보냈습니다. 

 

 

최원준 선생님께선 강연을 시작하며 '음식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라 표현하셨습니다. 인간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선 '의식주'가 필수입니다. '먹다'라는 행위는 태어나서부터 죽을때까지 멈출 수 없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의식주를 따라가다 보면 당대를 살았던 인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평소 음식에 관심이 많으셨던 최원준 작가님은 음식을 따라 역사를 되돌아보셨다고 합니다.

 

 

부산의 맛 문화를 탐구하기 전, 로마와 일본 등 전 세계의 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눴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일본의 와쇼쿠입니다. 세계무형유산 중 하나인 일본의 '와쇼쿠'는 일본의 공동체적 생활 풍습을 잘 보여줍니다. 지리적 요건이 열악했던 일본은 서로 뭉치지 않으면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서로 가진 것을 나누어 먹었던 풍습이 '와쇼쿠'라는 형태로 남아 세계 유산이 된 것입니다. 최원준 작가님께서는 일본의 '와쇼쿠'는 음식 자체의 가치보다 그 속에 있는 공동체적 풍습을 남기기 위해 세계유산이 되었다고 표현하셨습니다.

 

 

전 세계 식문화를 알아봤으니, 본격적으로 부산의 식문화를 알아봐야겠죠? 최원준 작가님께서는 부산 문화란 '타지에서 부산에 정착한 사람들이 서로 만들어낸 문화'라 표현하셨습니다. 6.25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은 다양한 지역사람을 수용했습니다.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당연히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충돌만으론 문화가 형성되지 않죠. 당시 부산에 모였던 사람들은 '나'를 인정받기 위해 '너'를 인정하며 서로의 문화를 융합해갔습니다.  

 

 

 

다양한 문화의 수용은 부산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어디서 본듯하지만 어디에도 없고, 익숙하지만 낯선 부산의 문화는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교수님께서는 다양한 문화를 한데 넣고 끓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 꼭, 가마솥에 재료를 넣고 끓여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낸 것과 닮아, '부산(釜山)'이란 이름에 꼭 걸맞다고 하셨습니다.

 

釜 : 가마 부

 

 

 

돼지국밥부터 재첩국까지 부산의 음식을 최원준 선생님께서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돌아보며 강연은 마무리됐습니다. 인간의 순간을 엮은 것을 '역사'라고 부르듯, 하루의 음식을 엮은 것도 '역사'이지 않을까요? 오늘 먹은 돼지국밥 하나에 담긴 문화와 역사에 대해 알 수 있었던 흥미로운 인문학당이었습니다.

 

 

저는 하루 중에서 점심시간을 제일 기다리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나름의 소울푸드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으신 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숨겨진 부산의 먹거리와 먹거리 속 이야기가 궁금한 당신께 『부산 탐식 프로젝트』를 추천해드립니다:)

 

 

부산 탐식 프로젝트 -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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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시대 담는 그릇…인문의 시선으로 부산 음식문화 캐냈다”

본지 연재 ‘부산탐식프로젝트’ 책으로 펴낸 최원준 시인

 

- 2016년부터 2년간 76회 맛여행
- 낙동강·기장음식 ‘집요한’ 발굴
- 화교밥상 등 원도심의 맛 우려내
- 독특한 로컬푸드 상세히 소개

- “피란 때 나눠먹던 값싼 밀면처럼
- 공유와 배려의 음식 많은 부산
- 수용·개방 등 지역 기질 보여줘”

 

프로젝트 이름은 ‘부산탐식’으로 하기로 했다. ‘탐’ 자는 탐낼 탐(貪) 대신 찾을 탐, 탐구할 탐의 ‘探’을 쓰기로 했다. 부산 음식문화를 ‘탐구’한다는 뜻을 담고자 했다.

 

‘부산탐식프로젝트’의 저자 최원준(왼쪽) 음식문화 칼럼니스트가 부산 동구 상해거리 ‘완챠이(灣菜)’ 정춘화 대표와 찡장로우스, 멘보샤, 동파육을 놓고 이야기하고 있다. 완챠이는 ‘부산탐식프로젝트’에서 화교 음식이 부산화된 사연을 살핀 ‘화교밥상’ 편 취재를 도운 인연이 있다. 서순용 선임 기자

 


음식을 탐구한다는 뜻의 ‘探食’(탐식)이 아닌 음식을 탐낸다는 뜻의 貪食(탐식)으로 독자가 받아들일 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렇게 돼도 할 수 없고 이 시대에 그게 꼭 나쁜 일도 아니다. 취재와 집필을 맡은 프로젝트 총책은 부산의 중요한 음식문화 칼럼니스트 최원준 시인. 그렇게 ‘부산탐식프로젝트’는 닻을 올렸다.

 

2016년 1월 6일 자 국제신문에 부산탐식프로젝트 ‘제1회 낙동김, 변화무쌍 물김’을 시작할 때만 해도 매주 신문 전면에 연재하는 이 프로젝트가 2년 동안 무려 76회(최종회 2017년 12월 27일 에필로그)에 걸친 장정을 펼치리라고는 많은 사람이 예상치 못했다. 음식문화 칼럼니스트이자 시인 최원준의 ‘부산탐식프로젝트’가 마침내 같은 제목의 책(산지니 펴냄)으로 묶여 독자 곁으로 새롭게 왔다. 책의 부제는 ‘맛있는 음식 인문학’이다.

 

저자 최원준 시인을 만나 ‘부산탐식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를 나물 캐듯 캐물었다. 그를 만난 장소는 ‘부산탐식프로젝트’의 ‘화교 밥상’ 편(국제신문에는 2016년 7월 13일 자에 ‘부산의 화교 밥상’으로 실림) 취재에 큰 도움을 준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맞은편 상해거리의 명물 중화 음식점 ‘완챠이(灣菜·대표 정춘화)였다.

 

‘부산탐식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단행본 ‘부산탐식프로젝트’ 발간이라는 결실을 거둔 최원준 시인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관련된 자료나 책자를 꽤 찾아봤는데, 음식인문학이라는 관점과 음식의 문화인류학이라는 지향을 갖고, 부산지역의 음식과 음식문화에 접근한 책은 ‘부산탐식프로젝트’가 실질적으로 처음이 아닐까 하는 결론에 닿았다.” 그는 “그런 점에서 무척 뿌듯하고 계기를 마련해준 국제신문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산탐식프로젝트’에서 줄기차게 강조했다. “음식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다.” 음식과 음식문화를 들여다보면 그 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환경, 생활 습속의 특징이 잘 보인다는 지론이다. ‘부산탐식프로젝트’라는 책은 부산을 중심에 놓고, 바로 이런 지론을 촘촘히 증명해가는 ‘거방하게’ 잘 차린 잔칫상이다.

 

‘부산탐식프로젝트’에서 바다와 강이 만나 기수지역을 형성하는 낙동강 유역(낙동김, 명지대파, 재첩, 하단포 웅어, 갈미조개, 전어, 도다리, 큰구슬우렁이, 구포국수, 청게, 다대포방어, 대구 등), 바다를 품은 어촌·농촌 공동체 기장(산호자 멸치젓갈 쌈밥, 방게, 기장우묵, 메뚜기볶음, 미역설치와 몰설치, 매집찜, 대변 멸치, 철마 한우, 앙장구 등)은 독특하고 특별하고 상세하게 소개된다. 숨어 있기도 하고 잊히기도 한 이 지역 음식이 거의 ‘복권’되는 수준이다.

 

최원준 시인은 폭넓고, 오래되고, 끈끈한 이 분야의 인적 네트워크를 가동해 낙동강 강가 지역과 기장을 ‘집요하게’ 취재해 책에 실었다. 그는 “부산의 ‘로컬푸드’가 어떤 자연환경에서 탄생하고 자리 잡았는지, 어떤 사회·경제·인문적 상황에서 부산 전역으로 퍼져가거나 퍼져나가지 못했는지, 그 안에 담긴 부산 사람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는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음식인문학 영역을 지역에서 개척하고 탐구하는 전문가로서 저자의 관찰과 통찰이 빛나는 대목은 책의 ‘제3부 역사를 품은 곳, 원도심의 맛’과 ‘제4부 구석구석 골목골목, 부산의 맛’에서도 사골 육수처럼 듬뿍 우러난다. 부산어묵, 두투, 화교밥상, 초량외국인거리 중앙아시아·필리핀 요리, 해녀촌, 초량돼지갈비, 자갈치시장 고래고기, 복국, 밀면, 아귀 그리고 신문 연재 당시 부산 독자들에게서 유난히 뜨거운 사랑을 받은 선어회 등이 여기서 등장한다.

 

상해거리에 선 최원준 저자.

“부산은 한반도 남단의 해양을 ‘국경’으로 한 고장이라 해양문화 수용이 활발했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때는 도시 규모가 폭발하듯 팽창하고, 그 뒤 산업화시대에는 영남, 호남, 제주 등지에서 인구가 급격히 유입돼요. 그런데 부산은 그런 빠른 팽창과 급속한 다양화를 받아낼 만큼 음식 재료가 풍부하지는 않았거든요.” 이런 바탕에서 부산 음식문화의 특징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이북에서 부산으로 피란 온 사람들이 이북 냉면을 만들려 해도 재료인 메밀이 없거든요. 그러니 원조물자로 공급된 밀가루로 냉면의 대체 음식을 만들었는데 그게 밀면이죠. 밀면은 냉면보다 훨씬 싸니까 서로 나누어 먹습니다. 먹장어, 돼지국밥 등등 오늘날 부산을 대표하는 숱한 음식이 그와 비슷한 형성 과정을 거칩니다.”

 

여기서 저자 특유의 부산 음식에 관한 음식인문학적 통찰이 나온다. “부산 음식 상당수는 비록 이렇게 어렵던 시절 ‘차선의 음식’ ‘대체의 음식’으로 형성됐지만, 이는 동시에 널리 함께 먹는 ‘공유의 음식’이고 넉넉히 베푸는 ‘배려의 음식’을 뜻하죠. 수용성과 개방성이라는 부산의 기질과도 깊은 연관이 있고요.”

 

그는 말했다. “하다 보니 부산에서 음식문화를 인문의 시선으로 공부하고 글로 쓰는 드문 음식문화 칼럼니스트라는 자리에 서게 됐음을 책을 내면서 거듭 절감했다. 2000년대 초 부산일보에 음식 글을 연재할 때 ‘가격이 착하다’는 표현을 내가 만들어 한국에서 처음으로 썼는데, 그 표현이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도 목격했다. 음식에 관한 글을 쓴다는 일이 얼마나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신중해야 하는지 자꾸 느끼게 된다.” 그는 “음식이라는 거울로 부산을 비춰보는 음식인문학이 깊어지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신발 끈을 조여 매겠다”고 다짐했다.

 

 

국제신문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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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자, 해당 지역을 읽어내는 텍스트이다. 당대의 음식과 음식 문화로 그 시대의 정치·경제·문화를 통찰할 수가 있고, 한 지역의 지역사와 사회상, 지역 사람들의 기질까지 이해할 수 있다.

 

부산이란 지역을 알기에 가장 적합한 음식 중 하나가 돼지국밥이다. 부산 돼지국밥을 먹다 보면 의문점이 하나 생긴다. 국밥이라면서 밥을 따로 차려 내는 따로국밥이나 국수나 우동을 넣어주는 돼지국수, 순대를 가득 넣어주는 순대국밥이 모두 '부산 돼지국밥'으로 통칭되어 불리고 있다. 왜 그럴까?

 

부산은 말 그대로 질곡의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견뎌낸 곳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공간, 한국전쟁과 임시수도 시절을 지나오며, 수많은 사람이 고향을 떠나 부산에 정착했던 이주민의 도시이다. 이 때문에 팔도의 관습과 문화와 음식들이 한데 모여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타지에서 신산한 시절을 함께했기에 서로 이해하고 끌어안고 함께하는 문화가 생겨났는데, 이것이 오늘날 부산 사람들 기저에 흐르는 '부산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는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지역의 음식을 수용·공유하는 과정 속에 부산 음식이 존재한다. 같은 값이면 많은 양으로 여럿이 나눠 먹게 하고, 한 사람 먹을 가격으로 둘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부산 음식이다. 그래서 부산의 다종다양한 음식 저변에는 '공유'와 '배려'라는 공동체적 특징이 잘 발현되어 있다.

 

부산(釜山)은 한자 이름에서 보듯 '가마솥의 도시'다. 모든 지역의 음식이 부산이라는 가마솥에 들어가기만 하면, 한데 펄펄 끓다가 개성 있는 부산 음식으로 재탄생한다. 이런 관점으로 부산을 이해할 수 있는 47가지 부산 음식과 식재료를 깊이 들여다본 책이 '부산 탐식 프로젝트'(산지니)이다.

 

조선일보 최원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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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탐식 프로젝트(최원준 지음·산지니)=돼지국밥, 밀면….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을 거치며 부산엔 각지 음식이 뒤섞인 독특한 식문화가 발달했다. 부산 출신 시인이 쓴 사회학적 고향음식 탐방기. 1만8000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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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탐식 프로젝트ㅣ최원준 지음ㅣ산지니ㅣ288쪽

 

■부산 탐식 프로젝트

 

'돼지국밥은 어떻게 부산의 소울푸드가 되었을까?' '밀면은 왜 공유와 배려의 음식일까?' 시인이자 음식문화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47가지 부산 음식을 통해 부산의 사람과 역사, 문화를 탐구한 음식 인문학서. 낙동강에서 출발해 기장, 원도심을 거쳐 곳곳의 골목까지 부산의 진짜 '맛'을 찾아서 훌쩍 떠난다.

 

 

부산일보 백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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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 인문학

 

부산 탐식 프로젝트 •

 

최원준 지음

 

 

 

▶ ‘돼지국밥은 어떻게 부산의 소울푸드가 되었을까? 

밀면은 왜 공유와 배려의 음식일까?’

47가지 음식으로 전하는 부산 이야기

 

부산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 중심에 위치해 있었다. 때문에 일제강점기 부산 사람들의 식탁에는 일본 식문화가 넘나들었고, 6.25 전쟁 당시에는 여러 지역의 피란 이주민들의 식문화가 수용되었다. 그 결과 현재까지도 다양한 지역 출신의 사람과 식문화가 뒤섞여 형성된 독특한 음식들이 많이 남아 있다. 시인이자 음식문화 칼럼니스트인 최원준은 이러한 부산의 음식을 통하여 사람, 역사, 문화를 탐구했고, 그 ‘탐식(探食)’ 과정을 『부산 탐식 프로젝트』에 담아냈다.


 

 

 

▶ 낙동강, 기장, 원도심, 골목까지

부산의 진짜 ‘맛’을 찾아서

 

『부산 탐식 프로젝트』의 저자 최원준은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더 행복해진다”라는 신념을 가진 부산 사람이다. 한때 질풍노도의 젊은 시인이었던 그는 무작정 부산의 구석구석을 오래도록 걸어 다니던 날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곳곳에 산재해 있던 음식 속 부산의 역사와 사회상, 문화일반을 접하게 되었고, 이를 독자와 공유하기 위해 글로 쓰게 되었다. 지금은 다양한 매체에 칼럼, 방송, 강좌 활동 등으로 음식인문학과 음식문화사의 대중화에 노력하고 있는 음식문화칼럼니스트로서 자리매김하였다.


저자는 언제나 그랬듯 여행하듯 부산을 떠돌며 음식을 탐구(탐식探食)한다. 본서에서는 그렇게 탐구한 총 47가지 음식을 지역에 따라 ‘낙동강, 기장, 원도심, 골목’ 총 4부로 엮었다. 낙동강 지역에서는 강과 바다가 뒤섞인 물에서 자라 기막힌 맛을 내는 낙동김과 구포시장의 명물 구포국수를, 기장 지역에서는 바다의 향긋함을 품은 설치와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철마한우를 만난다.


또한 원도심권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에 의해 탄생한 서민음식들을 소개한다. 두투, 양곱창 등 시대의 흐름에 어쩔 수 없이 탄생했지만,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음식들의 이야기는 부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서글펐던 역사까지 품는다. 그 외에도 원래 부산 음식이 아니었던 밀면, 돼지국밥이 어떻게 부산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 그 속에 담긴 음식의 탄생배경, 전래 과정, 조리법 등을 소개한다.
 

 


▶ SNS를 수놓는 화려한 ‘맛집’ 대신

묵묵하게 거기 있던 ‘음식’과 ‘사람’에 주목하다

 

최원준은 항상 거기, 묵묵히 있었던 부산의 음식과 사람에 주목한다. 그는 탐식가(探食家)답게 지역, 음식, 이야기와 역사를 두루 살피며, 온몸으로 음식을 맛본다. 그리고 그 속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지역민과 함께 먹고 마시고 떠들며 체득한 저자의 이야기 속에는 로컬푸드와 지역의 정체성, 문화가 담겨 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다 보면, 그곳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식구가 된 듯, 따뜻해진다.


이 책에는 ‘맛집’ 정보는 없다. 그러나 음식과 관련된 문화와 사람, 사회학적 부문을 함께 조명한 ‘맛나는 글’이 있다. 항구도시로서,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거처로서 격동기를 거친 부산의 사회와 문화, 사람, 역사를 음식을 통해 담은 ‘음식 인문학’ 도서인 것이다.  

 

 

 

『부산 탐식 프로젝트』와 함께 따뜻한 ‘부산’의 맛을 찾아

함께 ‘슬로우 여행’을 떠나보자.

 

 

 

 

책속으로 / 밑줄긋기

                                              

 

 

저자소개

 

최원준 

시인이자 음식문화칼럼니스트.
1987년 부산의 대표 무크지 『지평』으로 등단했으며, 1995년 시 월간지 『심상』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오늘도 헛도는 카세트테이프』, 『금빛 미르나무 숲』, 『북망』이 있다. 문화공간 ‘수이재’ 대표로서 부산학과 현장인문학을 중심으로 강좌, 저술, 연구 활동으로 각계각층의 부산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 문화기획자이기도 하다.

부산 구석구석을 거닐며 탐식(探食)하는 것을 좋아하는 음식문화칼럼니스트로서 다양한 매체에 칼럼, 방송, 강좌 활동 등으로 음식인문학과 음식문화사의 대중화에 노력하고 있다. 음식 관련 저서로 『음식으로 부산현대사를 맛보다』, 『이야기 숟가락 스토리 젓가락』(편저) 등이 있다. 또한 ‘부산광역시 식품진흥기금 운용심의위원회’ 운용심의위원과 ‘부산광역시 맛집 선정위원회’ 선정위원, 부산광역시 주최 ‘푸드스토리 인 부산’ 공모전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미식도시 부산의 음식문화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목차

 

 

 

부산 탐식 프로젝트 - 10점
최원준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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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도시 인문학당' 출판도시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입니다. 2014년부터 시작되어, 다양한 분야의 석학, 문화계 인사의 깊이 있는 강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산지니출판사는 2016, 2017년에 이어 올해도 참석하게 되었는데요. 3개의 강좌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어떤 강좌가 있는지 함께 보실까요?

 

 

① 헌책단골손님 이반 일리치를 소개합니다

 

 강사

일시 

장소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8월 21일(화)

오후 6시 30분

산지니x공간 

 

이반 일리치의 책을 통해 '생활'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본다. 건강한 생활 리듬을 찾는 것, 일하고 돈을 버는 것과 자신의 생활에 균형을 맞추는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② 당신의 리틀 포레스트에 대하여

 

강사 

일시 

 장소

 

  

   조혜원

   작가

 

 9월 20일(목)

오후 6시 30분

 산지니X공간 


서른을 훌쩍 넘겨 서울 생활을 접고, 아무 연고도 없는 외딴 산골에 용감하게 첫발을 내디딘 작가 조혜원과 함께 자연에서 찾은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③ 부산미식회: 맛을 통해 부산을 돌아보다

 

강사 

일시 

 장소

 

   최원준

   시인, 맛 칼럼니스트

 

   11월 30일(금)

오후 6시

 산지니x공간


지역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것 중 하나인 토속음식은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하기도 한다. 부산 음식들의 전래 과정과 역사에 대해서 알아본다.​
 


 

*산지니x공간 주소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97 스카이비즈 A동 710

 

 

 

 

 

*신청은 아래 링크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inmunclub.org/pub2018/2104

                (↑인문학당 홈페이지 바로가기 클릭!)

 

 

빡빡한 일상에 인문학 강연으로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강연에서 만나요 :)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 10점
윤성근 지음/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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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8.08.17 1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두 재미난 강연이 되겠네요

영남일보 <푸드로드 부산편-하>에 『부산을 맛보다』의 저자

박종호 기자님이 등장하셨습니다. 관련 내용을 발췌합니다.



음식으로 세상과 통하는 박종호 기자
24년차 내공…토종 먹거리·맛집 탐사
어묵 레시피 등 스토리텔링 작업 열심


◆부산 대표 음식전문기자 박종호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전문기자 박종호(49).

현재 부산일보 라이프부 부장이다. 식생식사(食生食死), 음식에 살고 음식에 죽는다. 편집보다는 식탁에서 글을 구상하길 더 즐긴다. 좀 엉뚱한 구석이 엿보이는 표정. 음식 얘기만 나오면 눈빛이 강렬해진다. 

그는 대구에서 찾아간 기자를 살갑게 대해주었다. 식객열전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 대구와 부산 사이에 푸드정보를 공유하는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최원준 시인과는 음식을 촉매로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최 시인은 식재료의 유래, 박 부장은 식당의 족보를 캐고 있다. 둘이 모이면 ‘부산음식지리지’가 완성될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책광이었다. 외할머니는 이런 손자를 보고는 “어떻게 된 애가 방구석에만 있느냐”고 신기해 했단다. 1992년 부산일보에 기자로 입사했다.

2008~2012년 작정하고 지역 먹거리 탐사에 나선다. 음식에 빙의가 됐다. 부산·경남지방의 음식을 소개하는 일을 5년간 했다. 어느 날 그 흔적을 책으로 내고 싶어 일을 저질렀다. 2011년 ‘부산을 맛보다’(산지니)라는 책을 출판했다. 부산의 언론인이 낸 첫 ‘부산음식 해부서’라고 보면 된다. 2013년에는 이 책의 일본어판 ‘釜山を食べよう’를 일본에서 발행했다. 활동의 외연이 확장됐다. 

2013년에는 후배인 김종열 기자와 함께 ‘규슈 백년의 맛’을 출간했다. 일본에서는 대를 이어서 100년 넘게 이어가는 맛집(老鋪·시니세)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걱정이 됐다. 우리나라는 한식의 전통이 급격히 사라지며 오래된 빵집이 대형 프랜차이즈에 밀려 문을 닫고 있었다. 

“음식점이나 커피집까지 프랜차이즈화되고 있다. 개성은 사라지고 맛은 획일화되고 있다. 전국 어디를 가도 똑같은 간판에 똑같은 맛이라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이런 면에서 일본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의 교훈을 주고 있다.” 

규슈 백년의 맛은 규슈의 음식과 오래된 맛집에 주목했다. 규슈는 일본에서도 향토 요리가 다양하고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다. 규슈만큼 가까우면서 배우기 좋은 곳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규슈의 100년 명가를 취재하며 벽장 속에 꼭꼭 숨겨놓은 이야기를 들춰낼 수 있었다. 100년 넘게 이어온 비전의 노하우는 우리나라 자영업자에게는 금과옥조의 교훈이다. 

2014년 말 맛, 여행, 레저 등 먹고 노는 일을 주로 다루는 라이프부 부장이 된다. 가끔 맛집 기사를 쓰면서 주로 데스크를 보고 있다. 또 ‘박종호의 음식만사’라는, 음식으로 세상사를 논하는 기명 칼럼을 한 달에 한 번꼴로 쓰고 있다. 또한 네이버 푸드블로거(빈라면)로도 활동한다.

부장이 되니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추진할 수 있어서 좋단다. 2015년에는 부산에서 생산되는 먹거리인 부산어묵, 고등어, 명란 레시피 공모전을 열어 당선된 레시피를 바탕으로 웹툰을 연재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음식에 스토리를 입히는 작업이다. 갈수록 수산물 먹기를 꺼리는 아이들의 입맛을 수산물에 친근하게 만들고 싶어서 웹툰을 이용했다. 올해에도 삼진어묵 레시피 공모전을 열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가 있다. 위생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하는 칼럼을 쓴 영향으로 문을 닫은 집까지 생겨났다. 본분을 다한 일이었지만 지금껏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남을 비판하는 일은 쉽지 않고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자기 식당을 신문에 내달라는 민원도 적잖게 들어온다. 하지만 정작 실제로 취재하고 싶은 집은 거절당하기 일쑤다. 이런 집을 어떻게 설득시켜서 취재에 응하게 하느냐가 그의 최근 화두다.

그는 “음식은 나누는 것”이라고 믿는다. 

“맛집 기자로 이름이 났지만 음식만이 세상에서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클래식 음악을 무척 사랑했던 한 선배가 했던 이야기인데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요즘 음식은 물론 미술, 음악, 문학, 영화 등 이 세상의 즐거움을 가능하면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품으려고 노력한다. 조만간 박 부장과 최 시인, 두 식객을 대구로 초대해 숨어 있는 식당스토리를 들려주고 싶다. 


이춘호 | 영남일보 | 2016-05-20

원문 읽기

부산을 맛보다 - 10점
박종호 지음/산지니

규슈, 백년의 맛 - 10점
박종호.김종열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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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6.05.23 0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 집 근처에 단팥죽/팥빙수 집이 있는데, 거기에도 박종호 기자님의 기사가 떡하니 붙어 있더라고요. 부산의 맛집이라 소문난 곳 중에 박종호 기자님이 다녀가신 곳이라면 왠지 믿음이 가는~ ㅎㅎㅎ

  2. BlogIcon 별과우물 2016.05.23 0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에 웹툰까지, 정말 맛집을 사랑하시는 분 같네요 ㅎㅎ 사진 속 음식점도 몹시 궁금합니다. 맛있어보여요!

  3. BlogIcon 온수 2016.05.24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제가 가는 단골집에도 박종호 기자님 기사가 떡하니 있었어요^^ 빈라면의 활약이 대단한 듯해요!

최원준 시인의 부산일보 연재글 [최원준의 '주유천하']
이번 주 주인공은
 『감꽃 떨어질 때』의 저자 정형남 선생님이십니다.

감꽃 떨어질 때의 영광독서토론회를 마무리하며 
시원한 창으로 소설의 한 부분을 낭독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역시나 최원준 시인님과의 만남에서도 창이 빠지지 않았나 봅니다 ^^ 


보성 정형남의 서재


▲ 서재는 제자백가(諸子百家)가 다녀가고 백가쟁명(百家爭鳴)이 난무하는 곳. 그리하여 천 가지의 생각과 만 가지의 말이 발효되고 끓어 넘친다. 사진은 정형남 작가의 서재에서 작가와 필자가 판소리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 최원준 시인 제공

'그때 나는 연속 사진 컷을 누를 수밖에 없었다. 전남 보성군 조성면에 있는 소설가 정형남 선생의 집이었다. 우리는 부산에서 마산을 거쳐 순천을 훑어가면서 곳곳의 막걸리 맛을 순례했고 그로 인한 취기에 몸을 편하게 실었다. 그것의 절정이었던가, 이슥한 밤까지 통음한 다음 날 아침에 드디어 토방의 한쪽에 있는 북에 눈길이 갔던 것이다. 아슴한 기억으로는 한쪽은 개가죽이고, 다른 쪽은 소가죽이어서 이를테면 개도 짖고 소도 음메하고 우는 그런 북이었다. 최원준 형이 그 북을 쳐대기 시작했다. 북소리는 느리고 빠르게 둥기덩 울리고, 그 장단을 따라 영판 고개를 주억거리고 흔들며 고소한 흥을 자아내는 원준 형의 모습이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 없었다.'(최학림의 산문집 '문학을 탐하다'중에서)

남도의 그윽한 소설가 정형남 
토굴 같은 서재에 묻혀 
세월 이기고 창작에만 몰두 

주인장 마음을 닮은 풍광 
늘 열려 있는 '방담의 장소'라 
'제자백가'들 부담 없이 다녀가


아마도 판소리 '춘향가' 중의 '쑥대머리'인 것 같다. 국창 임방울 선생이 생전에 즐겨 부르던 소리로, 아침나절 정형남 작가는 '쑥~대~머리~.'구수하게 소리 한 소절 뽑아내고 있었고, 필자는 흥에 취해 '두둥~'북을 타며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밤새 서재에서 마신 막걸리가, 뱃속에서 제대로 도도하게 익어가는 와중이었다. 그날 정형남 작가의 '쑥대머리'는 걸쭉하기 이를 데 없는 절창(絶唱)이었다. 소리가 길~게 길을 이끄니, 북이 뒤따르며 한판 춤이 어우러지는, '무아지경의 절정'을 경험한 것이다.



'어산재'에서는 그리운 사람들이 줄줄이 소환되어 어우러진다.
소설가 정형남. 전남 완도 조약도에 태를 묻은 남도의 그윽한 사람. 30여 년의 부산 생활을 접고 귀향하던 중, 보성에 눌러앉은 지 7년째 쯤 됐겠다. 자연과 동하며 소설이나 맘껏 써 볼 심산으로 '말(語)하는 산'이 버티고 있는 집 '어산재(語山齋)'를 짓고, 지척인 고향 쪽으로 창을 내고 살고 있다.

이후로 본격적인 장편소설을 두 권이나 펴냈다. 젊었을 때 '장돌뱅이' 마냥 해볼 것 다 해보고, 가볼 것 다 돌아보며 전국을 주유(舟遊)한 탓에, 이제는 조용히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됐다고. 그 후로 토굴 같은 서재, '어산재'에서 면벽안거(面壁安居) 중이다.

"하루에 원고지 3장만 써부러. 그럼 한 달이면 백여 장이 되제~? 그러다 보면 소설 한 편이 나오는 거여. 소설가는 게으르면 못 쓰는 법이여. 장편 굵은 놈으로 뽑아낼라먼 부지런해야 혀. 글고 나가 평생을 일기를 쓰는디, 이게 소설의 단초가 돼야. 소설은 기록 문학이라 하잖어. 늘 기록하고 꾸준히 쓰는 버릇을 들여야 하는 거라."

작년 펴낸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도 이 '어산재'에서 작업을 끝냈다. 항일 의병에 가담하고, 한국전쟁 소용돌이 속 빨치산으로 '이데올로기에 희생'되는 한 남자. 그 남자의 부인과 딸로, 집을 지키며 꿋꿋하게 살아간 두 모녀의 일생을 그려냈다. 

이 모녀를 상징하는 피사체가 감나무다. 한 집안을 묵묵히 지켜낸 여인과, 집을 지키고 선 감나무는 '지킴이'라는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하여, 시집간 딸은 집안의 내력이 서로 다른, 친정과 시댁의 '감꽃 맛'을 구분해내는 것이다.

'내가 친정을 찾은 것은 감꽃이 떨어질 때였다. 이상하였다. 친정 감나무에 열린 감꽃과 시댁 감나무에서 떨어진 감꽃 맛이 그렇게 다를 수가 없었다. 달착지근하면서도 입술 위에 떫은 여운이 감도는 맛. 나는 친정집에 들어서자마자 감꽃부터 주웠다.'(정형남의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 중에서) 

집과 땅은 그곳에 사는 사람의 성정을 닮는다고 했던가? 감꽃마저 그 맛이 다를진대, 사람의 생각과 삶은 오죽했을까? 그래서 '어산재'는 남도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닮고, 그 주인장의 마음을 닮아, 소설집 두 권의 이야기를 산처럼 쌓아놓고 있는 것이다.

어느 해인가, 비가 질척이던 겨울. 일단의 무리가 따뜻한 온돌의 그리움에 못 이겨 '어산재'로 난입을 한다. 양손에는 막걸리를 잔뜩 들고 통영의 싱싱한 해산물들도 허리에 꿰차고 말이다. 갑작스러운 무뢰배의 방문에 뒤늦게 서재 아궁이에 불길이 들어가는데, 온갖 방법을 써도 좀체 온돌은 데워지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급기야 가당찮은 일을 모의하는데, 분서(焚書)를 감행한 것. 서재에 잘 꽂혀있던 무르익은 시집들을 훑어보다가, 가장 따뜻해 보이는 시집들을 아궁이에게 공양하기로 한 것이다. 

'쩝쩝 입맛을 다시던 아궁이놈이요, 이 맛이로구나, 무릎 치며 펄펄 끓는데요, 활활~ 제 몸 태우기 시작하는데요, 세상사 삼라만상 다 읽어내고요, 산길물길 다 짚어 길을 내는데요, 붉은 혓바닥은 경구 읊듯 넘실거리고요, 뜨거운 불길은 서재의 모든 시집들 다 깨우는데요, 몸을 태운 시집들이 일시에 입을 맞춰 게송을 하는데요,'(졸시 '시집아궁이' 중에서)

이렇게 시집으로 몸을 덥힌 서재에서 우리는 밤새 '막걸리파 문인들의 거두' 정형남 작가를 좌장으로, 문학과 개똥철학과 막걸리로 비 오는 겨울밤을 견뎌낸 것이다. 이처럼 정형남 작가의 서재는 사람들에게 늘 열려있는 방담(放談)의 장소이다. 하여 제자백가(諸子百家)가 다녀가고 백가쟁명(百家爭鳴)이 난무하는 곳이기도 하다. 

서재는 정신적 경운(耕耘)과 철학적 수확을 이루는 곳. 때문에 복잡다단한 논리가 간결하게 정리되기도 하고, 질서정연한 철학이 수만 갈래 잔물결로 흩어지며, 제각각의 생각으로 떠돌아다니기도 한다. 

그래서 서재는 불가마 같은 것. 천 가지의 생각과 만 가지의 말이 발효되고 끓어 넘친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문장과 말씀이 술처럼 '뽀글뽀글~'익어 가면, 궁극의 이치와 그리운 사람들이 줄줄이 소환되고, 질펀하게 회자되고, 거방하게 어우러진다. 

정형남 작가와 서재에서 막걸리를 마신다. 막걸리는 제 지역의 정서를 가장 잘 반영하는 음식. 그 지역의 산과 강과 들판을 두루 거치며 어우러지는 물과, 그곳 땅의 영양분을 먹고 자란 곡식과, 햇볕과 바람이 함께 발효 과정을 거쳐야 지역의 막걸리가 익어간다. 말씀으로 발효되고 문장으로 끓어 넘치는 서재와 다름 아닌 것이다.

막걸리가 조성면 대곡리의 바람 소리를 닮아 청량하게 흔들린다. 오호라! 어느결에 막걸리 한 잔이, 어산제의 책 한 권으로 일어나 죽비소리로 '탁~!' 때린다. 그 한 잔이 삶의 나태함을 꾸짖고 맑은 정신을 일깨운다. 그렇기에 서재의 막걸리가 익을수록, 정형남 작가의 '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도 점점 깊어가는 것일 게다. cowejoo@hanmail.net


최원준 시인 ㅣ부산일보ㅣ2015-02-04

원문 읽기

감꽃 떨어질 때 - 10점
정형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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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탐하다, 우리 지금 만나!

 

 문학(文學) [명사]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 또는 그런 작품.

탐하다(貪--) [동사] 어떤 것을 가지거나 차지하고 싶어 지나치게 욕심을 내다.

 
문학을 탐하다. 이 제목은 사전적 의미로 풀어본다면 참으로 묘한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학을 탐한다는 이 말을 곱씹으면 문학이란 사상과 감정을 언어로 또는 작품으로 만들어낸다는 뜻이고, 탐하다는 말은 그런 문학을 갖고 싶어 안달내는 누군가의 모습을 떠오르게 만들기 때문이지요. 이런 문학을 탐내는 첫 번째 누군가는 단연 이 글을 집필한 최학림 문학기자요, 두 번째는 바로 이 책을 읽게 될 당신이 되지 않을까요?

 

최학림 기자가 문학 기자가 되기까지 과정은 꼬박 10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문학 기자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부산일보>에 입사해서 여러 과정을 거쳐 문학기자가 된 최학림. 그가 만난 작가들의 이야기들이 여기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문학을 탐하다』는 세 가지 파트로 나눠지고 또 그 한 파트 한 파트 안에는 각각 여섯 명의 작가들이 숨 쉬고 있습니다. 즉, 이 책 한 권으로 독자들은 총 18명의 작가들을 만나보는 셈이지요. 얼마나 매력적인 이야기입니까? 책 한 권으로 18명의 작가를 만날 수 있다니! 또한 최학림 기자는 작가와 있었던 에피소드를 통해, 작가와 독자의 심리적 거리를 좁혀주고 있습니다. 최학림 기자가 풀어놓는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그가 들려준 작가들에게 호기심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들의 작품이 읽고 싶어집니다. 이 책을 통해 작가와 독자는 작품 밖에서 미리 만나게 되지요. 그렇게 보면,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문학을 탐하다』의 위치가 아닐까 싶네요.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정태규 소설가, 최영철 시인, 조갑상 소설가, 이복구 소설가, 유홍준 시인.

제가 처음 『문학을 탐하다』를 접했을 때 이 책 안에는 생소한 작가들이 많았습니다. 특히나 문학을 멀리하는 독자층이라면 처음 들어보는 작가의 이름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저도 처음 보는 작가들이 대부분이였어요.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존재감이 분명한 이 작가들은 이 책을 뚫고 나옵니다. 대담하게 독자의 앞에 걸어 나와 묻습니다.

 

“자, 이제 어떻게 하겠어요?”

 

그러면 독자는 작품이라는 몸에 걸쳐진 『문학을 탐하다』라는 옷을 보고 그 안에 감춰진 속살을 생각해봅니다. 옷 속으로 비친 속살을 보며 그 안을 가늠해봅니다. 그러다 호기심이 이는 순간 이 책을, 그리고 이 책 안에서 소개하고 있는 작품들을 손에 집어든 당신을 발견하게 되겠지요. 아니면 저처럼 이미 작품들을 펼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구요.

『문학을 탐하다』를 읽다보면 최학림 기자가 얼마나 문학에 애정이 있는 사람인지 느껴지실거예요. 최학림, 그는 진정으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문학을 애정의 대상으로 보고, 그 작가들과 작품들을 만나 자신의 글쓰기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최학림 기자의 눈을 통해 18인의 작가를 엿볼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지요. 그렇기에 작가들이 멀게 느껴져서, 혹은 작품을 어렵다며 책 읽기를 멀리하는 그대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대들에게는 이 책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작가, 작품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거예요. 이건 마치 소개팅하는 기분일지도 몰라요. (두근두근)

소설가 이복구, 시인 김언희, 시인 최영철, 시인 유홍준, 소설가 김곰치, 시인 엄국현, 소설가 조갑상, 시인 신진, 시인 성선경, 소설가 정영선, 시인 박태일, 소설가 강동수, 소설가 정태규, 시인 조말선, 시조 시인 박권숙, 소설가 이상섭, 시인 정영태, 시인 최원준.

나른한 오늘 오후.

18명의 작가들과 유쾌한 만남을 가져보시지 않겠어요?

 

 

- 마하 올림

 

 

문학을 탐하다 - 10점
최학림 지음/산지니

『문학을 탐하다』는 2014 '원북원부산운동' 후보 도서입니다.
책 읽는 부산을 만드는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2014 원북원도서 올해의 책 투표하러 가기>> http://www.siminlib.go.kr/onebookone2/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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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복라면 2014.01.27 14: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 속 홍조와 하트가 무척 인상적이네요ㅋㅋ 애정 넘치는 글 잘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