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청년이 힘든 세상, 좀 삐딱하면 안됩니까

지역 중견시인 최정란 신작, 4년 만에 내놓은 '사슴목발 애인'

 

 

 

(중략)"여성은 이래야 해"란 사회 통념에 갑갑함을 느낀 소녀는 치마를 두 번 접어올리는 소심한 반항으로 숨통을 틔운다. 가족을 위해 먼 이국땅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소녀는 현지 귀족의 구애를 뿌리치고 제 삶을 살겠다고 한다. 시인은 그녀들에게 남들과 똑같이 살지 않는 데 두려움을 느끼지 말라고 말한다.

 

최 시인은 희망을 잃은 청년도 안쓰럽게 바라본다. 취업의 노예가 되어버린 청년에게 어른들은 여전히 "요즘 젊은 것들은 고생을 몰라"라고 비아냥거린다. 시인은 청년에게 완벽함을 요구하기보다 미완인 그들을 있는 그대로 봐주길 바란다.

 

황정산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을 "불량 벽돌의 성장기 같다. 시인이 어린 날 겪었을 성장담과 요즘 청소년들이 겪어야 할 방황의 시차가 한 권의 시집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시인 역시 이를 인정했다. 그는 "여성과 청년의 통과의례가 너무 힘든 세상이 되어 버렸다. 진정성을 가지고 쓴 시의 실마리를 풀어헤치면 이 시대가 나오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집에 수록된 '바나나 속이기'는 제7회 시산맥작품상 수상작이다. (중략)

 

2016-11-07 | 김현주 기자 | 국제신문

원문읽기

 

 

'… 쓸, 데 없는 말은 참 쓸쓸해/사다리도 없이 소녀들이 하늘로 올라가고/허리를 두 번 접어 올려도 치마는/여전히 길어, 손가락은 언제 자라나/함께여서 외롭다고 왜 아무도/가르쳐주지 않을까' ('가젤학교' 중)

'… 정말 몹쓸 여자가 될 수 있는데/몹쓸 여자가 되기 위해서는/야금야금 갉아먹을 기름진 시간이 필요하네/몹쓸 여자가 되기 위해서는 딱딱한 시선 앞에서도/흔들리지 않는 송곳니가 필요하네…' ('화양연화' 중)

'왕자가 결혼해 달래요 … 허락하면 나는 왕자의 세 번째 아내가 될 거예요 그렇지만 나는 누구의 아내도 되고 싶지 않아요 … 이 삶에서 나는 아내 따위 되지 않아요…'('아부다비에서 온 편지2' 중)

 

 

최정란 선생님의 책 '사슴목발 애인'에 관련한 기사가 났네요. ^^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슴목발 애인 - 10점
최정란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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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6.11.10 10: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 한번 더 최정란 선생님의 시산맥작품상 수상을 축하드려요!

 

친절한 인생

 

처음 바닥에 패대기쳐졌을 때 알았어야 했어
삶은 내게 친절하지 않을 거라는 것

누가 백일홍의 발목을 거는지 걸핏하면 엎어지지
개구리처럼 바닥에 엎드려 알게 되지

허방은 지하주차장 경사로에 숨어 있고
허방은 꽃속에서 나풀거리며 날아오르고

이번 생은 발에 안 맞는 빨간 뾰족 구두
이번 생은 킬힐에 안 맞는 평발

그렇다고 내가 삶에게 불친절할 필요는 없잖아
백일홍에게는 백일홍의 하늘이 있으니까

<원문 전체>

 

티베트의 오체투지는 내 안의 신을 만나는 방식이다. 온몸 내던져 엎드리는 일은 존재에 향한, 가장 친절한 방식이 아닐까. 발끝부터 이마까지 바닥에 닿고서야 하늘의 높이와 깊이를 이해한다. 그 수행은 결국 자기 발에 맞는 신발을 찾는 일이기도 하다. 넘어지고 다치고 멍드는 일, 그 반복으로 우리는 자기만의 하늘을 발견할 수 있으니. 경쟁을 넘어 불친절에 친절해지는 것이 공부다.

- 부산일보 <맛있는 시> 소개글 中 일부 

 

2016-10-25 | 김수우 시인 | 부산일보
원문읽기

 

사슴목발 애인 - 10점
최정란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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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목발 애인'의 수록 시 시산맥작품상 수상

 

최근에 출간된 최정란 시인의  「사슴목발 애인」에 수록된 <바나나 죽이기>라는

시가 시산맥작품상을 수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짝짝짝-(축하의 박수)

 

 

심사위원들은 "최정란의 '바나나 속이기'는 애인과 나의 불균형한 관계 맺음을 직시하고 '나'를 발견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긴요한 대상으로 바나나를 설정했다"며 "성적 메타포를 통해 사랑의 한 방식을 보여주며 시적 성취에 도달한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 심사평 中 일부(출처: 광주일보)

2016-10-18 | 박성천 기자 | 광주일보

원문읽기

 

「사슴목발 애인」에는 이 밖에도 좋은 시가 정말 많은데요.

온수 편집자님의 정성 가득한 포스팅 절망을 사랑으로 포용하다-최정란 시인『사슴목발 애인』(책소개)을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노끈이나 나무에 매달아 놓으면 오래 간단다
그 말 믿지는 않지만, 늦은 오후
 
바나나 한 송아리를 묶어두기 위해서
나무를 찾다가
바나나 한 송아리를 박아두기 위해서
못을 찾다가
바나나 한 송아리를 매달아두기 위해서
망치를 찾다가
 
망치를 든 채 전화를 받는다
망치를 든 채 안부를 묻고
망치를 든 채 수다를 떨다가
왜 손에 망치를 들고 있을까, 잊는다
왜 못 하나가 거기 있을까, 잊는다
 
대화에 열중하느라
무심코 가장 날카로운 말로 애인의 가슴 깊이 대못을 박는다
손에 망치와 못이 있으므로
어딘가에는 박아야 하므로
  
                           - 최정란, 「바나나 죽이기」 中 일부(시집 '
사슴목발 애인' 수록시)

 

 

사슴목발 애인 - 10점
최정란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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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디자이너 2016.10.25 0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축하드려요.

  2. 온수 2016.10.25 0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 축하드립니다^^

  3. BlogIcon 단디SJ 2016.10.26 1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 )

가을 같은 시집이 나왔습니다. 차갑다가도 따뜻하고 따뜻하다가도 쓸쓸한.

그러나 결국 사랑으로 사랑으로.

시인의 붉은 마음을 시집에 담았습니다.





▶ 사슴목발을 짚고 걷듯이 조금씩 미완성인 사람들

그들에게 애인의 칭호를 붙이며 절망을 사랑으로 포용하다



생동감 있는 시적 언어로 삶의 비애와 희망을 탐구해온 최정란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사슴목발 애인』이 출간됐다. 시인은 절망스러운 현실일수록 약한 사람들끼리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랑만이 절망에서 우리를 구원할 수 있듯이, 우리는 조금씩 부족하고 삶에 나아가기 위해서는 목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집 제목이 『사슴목발 애인』인 것도 사슴목발을 짚고 걷듯이 미완성인 우리가 서로에게 애인처럼 사랑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노래를 틀어놓고 열심히 춤을 추지만 “한없이 얇아진 풍선인형의 고독”(「댄싱 퀸」)을 느끼는 소녀들,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이 지루한 별에 다녀간 것을 증명하는”(「불란서 인형」 노년의 할머니, 노량진에서 “공부만 하다 죽을지도”(「노량진」) 모른다고 외치는 취업 준비생들. 시인은 현실의 절망 앞에 놓인 사람들을 쉽게 지나치지 않고 정성스럽게 이번 시집에 담았다. 절망 대신 희망을 이야기하는 시인에게 황정산 평론가는 “절름거리는 절망 속에서 엇박자의 희망을 향해 가는 시인의 발이 간절하고 아름답다”라고 말한다.



절며 끌며 너에게 가네

발꿈치가 땅에 닿지 않는 봄

또각또각 추를 흔들며 울고 가는

엇박자의 시간 속으로

뼈가 부러진 꽃들이 떨어지네

깁스 속에 가둔 순결한 발이

진흙도 모래도 아스팔트도

때 묻은 땅이라고는 모르는 것처럼

최초의 구름 위를 걸어가네


-「사슴목발」부분


 



▶ 방황하는 청춘들의 슬픔을 시로 다독이다



시인은 청춘들의 어두운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시에 담아 위로를 전한다. 개인이 성장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해 방황하는 건 당연한 순리일 수 있다. 점점 혼란스러워지는 사회에서 청춘들의 방황은 쉽게 허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사회는 청춘들에게 정체성을 확립하기도 전에 자기 자신을 증명하는 무엇이 서둘러 되라고 재촉한다. 청춘들은 고민한다. “나는 어떻게 나를 증명할 수 있을까”(「신분증」), 현실은 가혹하게도 취업도 결혼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시인은 청춘들의 방황과 정체성 상실을 부정하기보다 또 하나의 길을 찾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믿으며 청춘들의 슬픔을 시로 다독인다.



서 있는 자리가

틀린 골목 틀린 문 앞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의심해볼 생각을 왜 안 했을까


젖 먹던 힘까지 용을 쓰며

다른 골목에서 다른 대문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는 삶이 있다.


-「영희네 집」 부분

 


 

▶ 환상과 절망 사이, 그래도 희망을 만들어내다



시인은 절망의 현실을 감추는 환상을 경계한다. “허락하면 나는 왕자의 세 번째 아내가 될 거예요 그렇지만 나는 누구의 아내도 되고 싶지 않아요”(「아부다비에서 온 편지 2」)라고 말하듯, 왕자가 와서 결혼해달라는 꿈같은 환상을 믿지 않는다. 


환상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하고 사람들을 더 큰 절망으로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시인은 나지막하게 말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의 비애 속에도 서로가 연대하고 사랑한다면 희망은 만들어낼 수 있다.



남극기지를 세운 기념으로

교환학생 펭귄이

온대마을 기숙사에 도착했을 때

룸메이트였던 나는

극세사 이불 세트를 펭귄의 침대에 깔아주었다


-「펭귄표 지우개」부분


 



지은이 최정란


경북 상주 출생. 계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동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수료. 

2003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여우장갑』, 『입술거울』이 있다. cjr105@hanmail.net









산지니시인선 007

사슴목발 애인

 

최정란 지음 | 46판 양장 | 11,000원 | 978-89-6545-375-8 03810


생동감 있는 시적 언어로 삶의 비애와 희망을 탐구해온 최정란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사슴목발 애인』이 출간됐다. 시인은 절망스러운 현실일수록 약한 사람들끼리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랑만이 절망에서 우리를 구원할 수 있듯이, 우리는 조금씩 부족하고 삶에 나아가기 위해서는 목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슴목발 애인 - 10점
최정란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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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별과우물 2016.10.18 1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용해주신 "다른 골목에서 다른 대문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는 삶이 있다"는
    부분이 인상적인 것 같아요. 표지가 예쁜 색으로 나와서 좋네요 ^^

  2. 온수 2016.10.20 09: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제목이랑 표지 색깔이 잘 어울리네요^^

  3. BlogIcon 단디SJ 2016.10.26 1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깊어가는 가을에 딱! 어울리는 시집이 아닐까~

지역의 삶을 섬세하게 대면한다

‘다시 지역’은 오랜 동어반복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무크지 ‘5·7문학’은 지역이야말로 전 지구적인 위기를 감지하는 곳이며 놓을 수 없는 희망을 건져 올리는 곳이라 말한다.

‘5·7문학’은 현금의 문학 지형에서 지금-이곳의 문학이 갈 길을 찾고자 창간되었다. 로컬은 들여다보고 느낄수록 그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양상이 선명해지는 지점이다. ‘5·7문학’은 공허한 담론의 재생산이 아니라, 로컬의 특수하고 구체적인 삶의 진경을 표현하고 재현하는 문학적 실천을 천명한다. 창간호에 모인 지역의 대표적 시인·소설가·문학평론가 20인은 오늘날 지역에서 펼쳐지는 삶의 수많은 결들을 섬세하게 대면한다.




1980년대 이후, 지금-이곳의 문학이 갈 길

무크지 ‘5·7문학’이 우연에 가까운 계기로 영감을 얻게 된 ‘5·7문학협의회’는 1980년대에 부산에서 요산 김정한 선생을 필두로 결성되어 진보적인 민족문학의 복원, 문학운동의 탈중앙화를 이끌었던 단체이다. 허나 ‘5·7문학’은 과거의 상징을 절취하여 그에 기대고자 하지 않는다. 87체제 이후의 문학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질 때, 협의회의 문학운동에서 다시 건져내어야 할 가치들이 있음을 인지할 뿐이다.

‘5·7문학’의 편집위원들은 지역의 구체적인 삶에 착목하지만 로컬을 더욱 복잡다단하게 만드는 국가와 세계의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지금-이곳의 문학을 구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구모룡 문학평론가는 “세계화라는 추상관념과 자본의 스펙터클이 보다 복잡해진 지역의 문제에 대한 착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구체를 놓치고 추상과 관념을 경배하는 문학은 자기도 모르게 세계의 속박을 용인”한다는 것이다.

최영철 시인은 “지역은 기회”라고 말하며 “지역이라는 공간에 인간과 세계가 안고 있는 제 문제가 있고 답도 있”다고 역설한다. “정신없이 대세에 휩쓸려가는 중심”과 달리, 시인에게 지역은 “피상적인 관념이 아닌 실체요 구체라는 점에서 (…) 처음을 되묻고 현재의 당면한 문제를 감지하고 돌파하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강동수 소설가는 오늘의 문학이 “시대의 현실과 유리돼 있다는 느낌, 우리 시대의 화두를 회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지금은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우리 시대의 문제를 다시 관찰하고 오늘의 화법에 맞게 발언해야 할 때”이다.




만물에게 열려 있는 ‘주막’ 같은 시

<특집> 5·7의 작가 - 최영철 편

무크지 ‘5·7문학’ 창간호의 특집 작가는 시인 최영철이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외 4편에서 시인은 특유의 유연함으로 어둠을 직면하며 ‘웃픈’ 현실을 관통한다.

최영철 시인이 가장 최근에 펴낸 시집 3종을 중심으로 한 작가론 「만물이 공존하는 공동체 지향」에서 허정 문학평론가는 ‘시가 현실 속에 있어야 한다’는 시인의 시적 지향이 자연, 사물, 무생물 등 “현실과 무연해 보이는 것까지 끌어안는 양상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데 주목한다. 최영철 시인에게 있어 시는 “마지막 남은 재로 흐릿한, 문질러진 자국”이며 동시에 “만만한 주막거리”(「한때 시」)이다. 허정 평론가는 최영철 시인의 시를 만물에게 열려 있어 ‘아무나들’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읽어내며, 무효용성에 뿌리를 둔 시의 힘을 되새기게 한다.



신작 시·소설

신작 시와 소설 부문에는 지역의 대표적 작가 16인의 작품이 모였다. 시 부문에는 조성래, 조향미, 성선경, 이응인, 성윤석, 서규정, 고증식, 박서영, 표성배, 조말선, 최정란 시인의 신작 총 22편이 실렸고, 소설 부문에서는 조갑상의 「물구나무 서는 아이」, 강동수의 「언더 더 씨」, 정영선의 「치약거품을 물고 하는 대답」, 허택의 「어깨를 내리다」를 만날 수 있다.

한자리에 모인 지역 작가들의 목소리는 부산·경남 문단 내에 얼마나 다양한 시각이 공존하는지를 보여준다. 각각의 목소리를 하나로 뭉뚱그릴 수 없음에도 분명한 것은, 이들 작품들이 더욱 굴절되고, 두터워지고, 복잡해진 낱낱의 장소와 사람들의 삶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5·7 작가론: 윤정규와 범죄소설 - 『얼굴 없는 전쟁』 읽기

요산 김정한은 부산의 소설가들에게 강력한 연합의 구심이 되어온 인물이다. 하지만 요산 선생이 오늘날까지 결속과 유대를 촉구하는 정치적 힘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은 그를 기억하고 증언해온 후배 작가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성욱 평론가는 요산 김정한의 ‘2인자’였던 의인(宜人) 윤정규 작가에 주목해 그의 마지막 작품 『얼굴 없는 전쟁』을 범죄소설로 독해했다.


80년대의 부산 경남의 지역문학운동:

‘부산·경남젊은시인회의’에 대하여

‘부산·경남젊은시인회의’는 1986년에 원래 한 뿌리였던 부산·경남 시인들의 길트기를 위해 결성되어 약 10년간 활동했던 단체이다. 뜨거운 애정으로 부산·경남지역 곳곳을 누비던 활동의 발자취를 울산 지역 간사로 활동했던 안성길 시인이 재구성했다.

“한두 시간이면 오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인데 경남과 부산의 젊은 시인들이 너무 따로 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벚꽃 피는 4월에 진해에서 한 번 모입시다”라는 정다운 제안이 씨가 되어 결성된 ‘부산·경남젊은시인회의’의 첫 모임에는 30여 명의 젊은 시인들과 20여 명의 선배 시인들이 함께했다. 이후 회지 <시인회의>와 지역문학 보고대회 등을 열며 젊은시인회의는 지역의 현안들, 노동, 교육, 서민 등의 문제를 문학으로 껴안고자 했다. 부산·경남은 물론 경북, 호남과 연대해 90년대 초반 지역문학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지렛대 역할을 담당한 ‘시인회의’를 기억하는 것은 오늘날 연대와 소통의 가능성을 찾는 데 이바지하는 소중한 일이다.




무크지 5.7 문학의 의의와 앞으로의 발전 방안

5·7문학이 다시 소환하는 ‘지역(local)’은 많은 전회와 변곡을 힘겹게 거치며 여러 의미를 누적해왔다. 이제 로컬은 보편, 균일, 스펙터클, 평면화, 추상화를 거부한다. 서문에서 편집위원들은 5·7문학의 발간이 “단지 작고 단순한 것들을 예찬하려는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고 밝힌다.

아울러 [5·7문학은] 다양성과 차이를 말하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이미 이항대립의 게임도 훌쩍 벗어나 있으므로 ‘지방주의’나 ‘비판적 지방주의’로 환원되길 원치 않는다. 공허한 담론의 재생산이 아니라 로컬의 특수하고 구체적인 삶의 진경을 표현하고 재현하는 문학적 실천을 천명한다. 그러므로 ‘다시 지역’이라는 우리의 소박한 전언은, 귀환장정이 부는 휘파람같이 가볍지만 않다. 앞으로 문학적 수행과 실천을 통해 조급하지 않는 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무크지 ‘5·7문학’을 발간하며」 중에서

5·7문학이 오늘날의 문학지평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다른 지역에서도 지금-여기가 원하는 문학을 향해 가는 길에 함께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편집위원의 말


차례



다시 지역이다: 5·7문학 무크 1

5·7문학 편집위원 엮음 | 필자: 강동수, 고증식, 구모룡, 박서영, 서규정, 성선경, 성윤석, 안성길, 이응인, 전성욱, 정영선, 조갑상, 조말선, 조성래, 조향미, 최영철, 최정란, 표성배, 허정, 허택 | 신국판 260쪽 | 13,000원

2016년 5월 7일 | 978-89-6545-353-6 03810

로컬은 들여다보고 느낄수록 그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양상이 선명해지는 지점이다. 공허한 담론의 재생산이 아니라 로컬의 특수하고 구체적인 삶의 진경을 표현하고 재현하는 문학적 실천을 천명한다. 창간호에 모인 지역의 대표적 시인·소설가·문학평론가 20인은 오늘날 지역에서 펼쳐지는 삶의 수많은 결들을 섬세하게 대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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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별과우물 2016.05.20 0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0년대의 부산·경남젊은시인회의 사진을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

  2. 온수 2016.05.20 0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미 있는 출간입니다^^

  3. BlogIcon 단디SJ 2016.05.20 0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5.7문학 무크의 시작이 지역문학에 큰 의미를 가지는 것 같아요. 조금씩 성장해서 정기 간행물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안녕하세요. 잠홍 편집자입니다.


나뭇잎의 연두색이 점점 선명해지는 걸 보니 이제 여름이 오는구나 싶은데요.

새 계절과 함께 그동안 많은 독자 분들께서 기다려주신 책이 출간됩니다. 

기획 단계에서 맛보기로 보여드렸던 바로 그 책!

(관련글: 따사로운 봄날, 부산 대표 문인들이 산지니 사무실에 모인 이유는?! ) 


바로 5·7문학 무크 창간호입니다. 



다시 지역이다 라는 제목의 창간호에서는 

5·7문학 무크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 

그리고 물론 부산·경남 대표 문인 16인의 신작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특집에서는 최영철 시인의 신작을 만나보실 수 있고

시 부문에는 조성래, 조향미, 성선경, 이응인, 성윤석, 서규정, 고증식, 박서영, 표성배, 조말선, 최정란 시인의 신작 총 22편이 실렸으며

소설 부문에는 조갑상의 물구나무 서는 아이, 강동수의 언더 더 씨, 정영선의 치약거품을 물고 하는 대답, 허택의 어깨를 내리다가 수록되었습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날, 함께해주시면 더욱 즐겁겠지요 ^^

창간 기념회에 오셔서 따끈따끈한 책을 바로 읽어보세요! 


일시 : 2016년 5월 12일(목) 오후 6시 30분

장소 : 러닝스퀘어 서면점 (동보플라자 맞은편 모닝글로리 3층)

주최: 5・7문학 편집위원 

구모룡 (문학평론가), 최영철 (시인), 강동수 (소설가)

문의 : 러닝스퀘어 051-816-9610



5・7 문학 무크

로컬은 들여다보고 느낄수록 그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양상이 선명해지는 지점입니다. 

공허한 담론의 재생산이 아니라 

로컬의 특수하고 구체적인 삶의 진경을 표현하고 재현하는 문학적 실천을 천명합니다.


편집위원의 말

구모룡 문학평론가

“보다 섬세하게 삶을 대면하려는 노력”

지역의 구체적인 삶에 착목하지만 로컬을 더욱 복잡다단하게 만드는 국가와 세계의 문제에 대한 인식이 커져야 합니다.

최영철 시인

“지역은 기회”

전지구적인 위기를 감지하는 곳도 여기고 그래도 놓을 수 없는 희망을 건져올리는 곳도 바로 지금 여기입니다.

강동수 소설가

“우리 시대의 화법에 맞는 새로운 리얼리즘 문학의 전형을 찾자”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우리 시대의 문제를 다시 관찰하고 오늘의 화법에 맞게 발언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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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디자이너 2016.05.03 2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 무크지 원고를 받았을 때 57이 무슨 뜻일까 궁금했는데
    이제 알지요.^^
    귀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무크지 제목으로 이보다 적합한 숫자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38이나 99 이런 숫자였다면...

  2. BlogIcon 별과우물 2016.05.04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부터 기념회까지 쭉쭉 진행이 되네요.
    기념회에서 어떤 좋은 말씀들을 해주실 지 기대가 됩니다!

문학평론가 구모룡 교수의 최신작은 시 평론집『은유를 넘어서』입니다.

"많은 시인들은 필생의 과업을 은유로 생각한다"고 시인(!)하는 이로써

이런 제목의 책을 낸 데에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지난 화요일에 열렸던 저자와의 만남에서 탐색해 볼 수 있었습니다. 


바야흐로 장미의 계절. 지인분들께서 축하 화환도 준비해주셨어요.


행사 전 주부터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있어 

행사를 진행해도 될지 걱정스러웠지만, 많은 분들께서 참석하셨습니다 :) 



이 날 행사는 『은유를 넘어서』에 등장하는 작가 최정란 시인과

문학을 탐하다의 저자인 최학림 부산일보 기자와의 대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최정란 시인은 "시와 시인 자체가 소통이 되지 않고, 또 시와 독자가 소통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시와 독자가 소통되지 않는 그 이면에 평론가의 역할이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대담을 여셨습니다. 또 구모룡 교수가 '미래파'와 '극서정시'라는 두 극단이 아닌 그 사이에 있어 평론가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시들을 다루고 있는 점에 주목하셨습니다. 

이에 구모룡 평론가는 "양끝만 보이는" 진자운동이 아니라 "이 사이에 무수한 궤적들"이 있기에 그 "구체적인 궤적들을 추적"하고자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학림 기자는 구 교수의 글에서 "은유의 도서관에서 나와 진실 속으로 나아가자. 시쓰기는 자신의 바깥으로 나가는 과정이다"라는 부분을 인용하며 제목의 의미에 대해 물으셨는데요.


구모룡 평론가는 "영어로 하면 실존이란 existence입니다. 그런데 existence의 ex가 바깥이란 듯이거든요. 실존은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는 것입니다."라며 말문을 트셨습니다. 

아래에 이어지는 답변에서 '은유를 넘어선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까요?


"사실 언어가 은유죠. 그런데 많은 이론가들이 시는 은유라 말하거든요. 실존의 욕구라는 것은 외부기 때문에 들어가기 위해서 바깥의 사물에 대해 은유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이건 어떻게 보면 굉장한 동일성의 확대재생산일 수 있다는 거죠. 

은유를 넘어선다는 건 단지 언어의 차원이 아닙니다. 주체의 문제인데, 서정시인이 가장 먼저 극복해야될 게 나르시시즘입니다. 시인이 자기 이야기 속에 갇혀 있으면 안됩니다."





이에 대해 최정란 시인이 "나약한 시인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며 웃자 


구모룡 평론가는 "시인은 나약하지 않다"며 

오히려 "자기만의 고통이 아니고 타자들의 고통"에 대해 말하는 시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리얼리즘 시과 서정시, 일상시와 정치시, 생태시 등 여러 구분을 넘어서

그동안 많은 시인들은 우리 사회에서 '잠수함의 토끼' 역할을 해 왔습니다.

용산 참사에서 4대강 사업, 세월호 사건까지, 

시인들의 방식으로 낮은 곳에서, 약한 이들과 함께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두운 시대에 '문학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시와 시인에게 세상을 변화하기를 주문하는 것은, 그만큼

시의 힘을 믿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유를 넘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겠지만

시, 그리고 시인이 전혀 '나약하지 않다'고 믿는 이에게서 오는 부탁이자

함께하겠다는 약속이지 않을까요?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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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모룡 평론가 '저자와 만남'서 "시인은 나르시시즘 극복해야"


중진 문학평론가 구모룡(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가 평론집 '은유를 넘어서'(산지니)를 최근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시인과 시가 다시 변화를 감행할 시점에 닿았다고 고찰했다. 그 방식은 '은유를 넘어서'라는 제목이 상징한다.

'은유를 넘는 것'는 어떤 걸까. 지난 9일 산지니출판사는 부산 러닝스퀘어 서면점에서 구모룡 평론가를 초청해 제67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을 열었다. 은유를 넘어서는 것의 의미와 접근법이 궁금한 이들이 많았던 듯했다. 좌석 30여 석이 순식간에 가득 찼다.

사회와 진행을 맡은 최정란 시인, 최학림 부산일보 논설위원은 저자를 친절하게 대하는 척하다가 이내 돌변해 몰아치듯 질문했다. 저자는 꿋꿋하게 의견을 내고 설명했다. "사실 언어 자체가 일종의 은유('A는 B다' 또는 '내 마음은 호수다' 식의 표현)다. 그러므로 은유 없이 소통이 안 되는 측면이 있다."

그의 설명은 은유 자체를 아예 부정하는 게 아니라, 죽은 은유를 남발하거나 무의식 상태이든 의도를 했든 간에 과도하게 은유에 기대어버리는 시 창작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는 것으로 이해됐다. "(남 또는 사물을 표현하기 위해)계속해서 이런 식 은유를 만들어내는 것은 굉장한 동일성의 확대재생산일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동일성의 확대재생산'은 실제로 시에서 굉장히 위험한 요소다. 별 고민 없이 'A는 B다'라고 해버리거나 '내 마음은 호수다'라는 식으로 식상하게 표현할 경우 이는 일단 창작 주체인 시인 내면에 아무 변화도 못 일으키고, 'A를 B'에 '내 마음을 호수'에 가둬버려 문학을 파괴할 공산이 매우 커진다.

저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러므로 서정시인이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할 것이 나르시시즘(자기도취)이다. 시인이 자기 이야기에 갇혀서는 안 된다. 그걸 넘어서야 한다. 그 점을 표현하려니 '은유를 넘어서자'는 제목을 고르게 됐다. 이 중에서도 자기 아름다움에 도취하는 나르시시즘은 큰 문제 아닐 수 있다. 언젠가 극복 과정에 가닿을 수 있으니까. 문제는 타자를 외면한 나르시시즘이다."

수많은 이가 자기 세계에 갇혀 의미 없이 과장하고 호들갑 떠는 시를 쓰는 세태를 그는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어 최영철 송경동 시인 등을 언급하며 시와 삶이 일치하는 시인, 세월호 사고를 예로 들며 주체에서 확장을 거듭해 세계로 나아가는 소통의 시를 강조했다. '은유를 넘어서' 갈 방향이었다.

조봉권 | 국제신문ㅣ2015-06-10


원문 읽기


은유를 넘어서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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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지니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시를 읽으시나요? 

소설에 비해 어렵다는 선입견과 추상적 언어 구사 때문에 

시는 우리의 현실과는 멀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구모룡 평론가는 시쓰기란 

주체에서 시작하여 세계로 열려가는 과정이라 말합니다.

은유, 그것보다 더 넓은 시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번 만남은

문학을 탐하다의 저자인 최학림 부산일보 기자와 

최정란 시인과의 대담으로 이뤄집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다과가 제공됩니다. 

추첨을 통해 산지니 책을 받으실 기회도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일시 : 2015년 6월 9일(화) 오후 6시 30분
장소 : 러닝스퀘어 서면점 (동보플라자 맞은편 모닝글로리 3층)

대담자: 최학림 (기자), 최정란 (시인) 

문의 : 러닝스퀘어 051-816-9610



구모룡(具謨龍)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되었고 그 이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박사학위논문은 「한국 근대 문학유기론의 담론분석적 연구」(1992)이다. 1993년부터 지금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에서 지성사, 동아시아 미학, 문화연구 등을 가르치면서 공부하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세계관과 형식』,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예술과 생활-김동석문학전집』(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을 출간하였다. 현재 제유(synecdoche)의 수사학으로 동아시아 시론과 미학을 설명하는 저술을 준비하는 한편, 새로운 시론과 평전 쓰기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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