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북투어 여행기]

 

 

2018년 2월 8일(목)~ 2월 11일(일) 진행된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북투어

비 오는 타이베이를 걸으며

산지니 어둠 여행단을 보고 느끼고 나눴던

그 시간들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12화 
반민들이 스쳐 지나간 장소를
감각하고 실감하다

by. 곽규환『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역자

 

 

 

 

# 어둠

 

지난 삼천년의 세월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은,
깨달음도 없이 깜깜한 어둠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리 
-

괴테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원제: 『叛民城市』臺北暗黑旅誌, 이하 반민성시) 는 읽기 어려운 책이다. 오로지 비명만이 쓰였기 때문이다. 스타일도, 환호도, 침묵도 건너뛴 그야말로 ‘합목적적’인 책. 심지어 불친절하다. 해당 시점의 그 장소를 돌출시키기 위해 배경과 맥락이 생략됐다. 개발, 민주화, 노동운동, 반핵, 생태운동, 그리고... 모든 주제가 어둠을 겨냥한다. 타이완과 타이베이가 관광지로 부상한 한국의 정서와는 대척점에 서 있는 이 책은 친절하진 않지만 다정한 책이다.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이들과 장소들의 손을 잡아 끌어올려 가시可視할 수 있게 해줬다. 그 마음이 다정하고 따뜻하다. 그래서 이 책의 번역을 제안했다. 산지니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이 제안을 수용했을 것이다.


 또한 생각한다. 불친절과 다정함에 주목하게 되는 건 아마도 ‘지나친 밝음’에 대한 의심이 아니었을까. 혹은, 빛과 어둠이 서로 스며지지 않는 곳은 없을진대 너무 많은 이들이 밝은 곳에서만 북적거리는 세태에 대한 불만일지도 모른다. 의심과 불만이 잉태한 이 ‘친절하지 않지만 다정한’ 책은 작년 늦가을 번역출판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온전하게 읽어 내기도 힘든 이 책의 내용을 몸으로 걷겠다는 산지니의 연락을 받았다. 북투어를 진행하니 기획과 안내에 참여하라는 이야기. 온갖 이유를 들어 번역을 제안했던 원죄가 있으니 도무지 거절할 방도가 없었다. 기꺼운 마음으로 북투어의 일행이 됐다.

 

# 준비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는, 보고 느끼는 사진 속에서 사진의 내용이 되는

질감과 명도를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사진가의 섬세함을 기르는 일이다.
음악의 음색, 목소리의 어조, 감정의 느낌, 시의 가락, 떨림의 장단, 동작의 선. 
-

필립 퍼키스, 『사진학 강의』

 

 

 아직 대만에 체류하던 공역자 이제만과 함께 준비를 시작했다. 타이완 역사와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에 소개된 52곳의 장소와 관련 주제 등을 다시 정리하고 여행자들의 기본 정보와 타이베이의 기후 등을 고려해서 주요 동선과 후보 동선을 만들어 나갔다. 여행단보다 며칠 일찍 타이베이에 도착해 이제만과 함께 자료 보충과 사전답사를 진행했다. 준비가 진행될수록 오히려 안심할 수 없었다. 일정은 짧고 여행단 구성은 다채롭다. 누구에게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과 기조를 잡기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세차게 내려치던 빗줄기 사이로 선명하게 번져가던 도시의 원색들을 보며 우리는 이 답사의 기조와 목표를 가늠해냈다. 이른 아침부터 깊은 밤까지, 달라지는 도시의 색감은 변주하는 많은 장소들을 온전히 반영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 색감이/을 자아내는 정서, 여기에 이번 여행의 중심을 두기로 했다. 하고픈 이야기를 정리해 보니 두 단어가 남았다. ‘감각과 실감’. 반민들이 이미 스쳐 지나간 장소를 감각하고 실감하는 일. 그렇다면 남은 준비는 단 하나였다. 유튜브에서 여행사 가이드들의 음성과 제스처를 배우는 일. 그렇게 산지니 북투어 일행을 기다렸다.


# 진행

 

스타일이란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해왔는지에 대한 족적이다.
-

르네 도말

 

 

 ‘그들’이 왔다. 공항에서 숙소로, 숙소에서 거리로. 타이완에 도착한지 채 3시간도 지나지 않아 그들은 공간과 장소의 변화를 걷게 됐다. 나는 장소에 대한 설명은 최대한 생략하고 그 장소를 일구어 낸 공간의 흐름과 사람의 표정에 대해 초점을 넓히고 좁혀가며 이야기했다. 타이베이의 스타일을, 타이베이가 굴러온 궤적의 그 선線을 조금이라도 전하고 싶었다. 그 선이 가로지를 때 울렸던 비명과 함성의 주인공들이 반민이므로. 항상 주목받는 환호의 주인공들로 가득 찬 역사는 가급적 외면했다. 3박 4일 내내 타이베이의 스타일을, 유튜브에서 일러준 가이드 스타일대로 목청 높여 외쳤다. 다만 비명과 환호 사이의 침묵을 말할 여유가 없어 아쉬웠다.

 

# 동행

 

무언가를 경험할 때는 그것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아야 한다. 이때는 관찰하지 말아야 한다. 관찰하려 들면 지혜를 얻기는커녕 소화불량에 걸린다. 
 -

니체, 『방랑자와 그 그림자』

 

 

 먼저 이번 북투어 일행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감사를 전하고 싶다. 타이완과 타이베이가 걸어온 시간의 맥락이란 등불이 없었을 다수 북투어 일행들에게 이번 ‘어둠 여행’은 그야말로 어둠 속을 헤매는 일과 같았을 것이다. 게다가 이 어둠 속을 안내하는 가이드들은 ‘청사초롱’이 되지 않았다. 그들은 장소들의 어둠, 그 뒤편의 더 넓은 어둠을 그리는 해설을 쏟아냈다. 또한 그들(가이드)은 뻐근하고 피로했을 반민들의 정서를 몸으로 체각體刻하길 바란다는 명목으로 일정 내내 무수한 도보를 곁들이며 걸어라! 더 걸어라!를 외쳐댔다. 결국 ‘어둠 여행단’은 진정한 ‘다크 투어리즘’을 실천당해버렸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어둠에서 빛을 찾아 나아가는 것보다 환한 세상에서 어두운 흔적을 찾아 헤매는 일이 훨씬 더 어렵다. 때때로, 빛은 눈을 멀게 하니까.

 

# 후기

 

질료의 저 깊숙한 속에까지 사무치는 스침,
그것이 애무다.
-

미셀 투르니에(Michel Tournier), 『예찬』

 

 

 사랑의 대상은 무제한이다. 사람, 공간, 시점, 그리고 또 무언가들. 우리는 무수한 ‘존재’들을 사랑할 수 있다. 사랑의 횡적 확장, 이 무한정한 팽창의 힘이 세상을 움직인다.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무엇 사이, 무엇과 무엇 사이. 이 사이에 다리가 놓이고 그 과정에서 무수한 세계가 탄생한다. 반면 사랑의 심화는 제한적이다. 하나의 존재를 깊숙하게 사랑할 때는 인내와 근육과 몰입이 요구된다. 사랑의 대상을 늘려나가는 일과 그 사랑을 진하게 물들이는 것은 교집합과 여집합이 난무하는, ‘선명하지 않은 세계’다. 그래서 팽창과 심화, 이 두 축을 모두 갖고 싶을 때는 ‘애무의 기술’이 필요하다. 질료의 저 깊숙한 곳에까지 사무치면서 스쳐버리는 것. 이번 북투어에 이 '애무의 기술'이 필요했다. '타이베이의 이면'이라는 사랑의 확장이 심화의 과정을 만나 진통했으므로. 심화에는 '쉽게'가 없다. 어려운 일은 어려운 것이다.  깊숙한 곳에 닿기 위해서는 깊은 진통의 뿌리를 가진 근육이 필요하다. 이번 북투어가 홀가분하지 않고 뻐근했을 이유다. 애무의 관점으로는 괜찮은 뻐근함인 셈이다.  아울러 이 후기는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의 문체와 스타일과 정서를 빌려 작성했음을 밝힌다.

 

 

 

 

 

―완결(完)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 10점
왕즈홍 외 지음, 곽규환 외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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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북투어 여행기]

 

 

2018년 2월 8일(목)~ 2월 11일(일) 진행된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북투어

비 오는 타이베이를 걸으며

산지니 어둠 여행단을 보고 느끼고 나눴던

그 시간들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11화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북투어, 참가자들의 목소리

 

 

 

 

 

일시 : 북투어 3일차 2018년 2월 10일(토) 저녁 7시 30분

장소 : 카페 명성 (1920년 상해에서 개업해 1949년 타이베이로 건너와 운영중)

참가자 : 정선재, 이제만, 곽규환, 김혜림, 강도희, 조세현, 공보름, 현정길, 이수현, 공병호, 권문경, 강수걸 (12명, 발언 순)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3박4일 북투어의 마지막 날 밤,

참가자들이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정선재 : 역자 선생님들이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북투어(이하 북투어)를 위해 밤낮없이 준비를 해주셨고, 참가자들의 마음과 상태에 맞춰 매일 회의를 하며 일정을 조율했다. 날씨, 식사 등 불편함이 많았을 텐데 감수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선금까지 걸면서 북투어에 의지를 보여주신 참가자도 계신데, 이런 열정이 북투어를 성공적으로 치르게 한 것 같다. 수고한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낸다.

 

 

이제만 : 답사경험이 많아서인지 타이베이 북투어가 어렵지는 않았다. 기존 ‘참역사연구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나눔의 집> 방문도 해봤고, 일본에선 14박도 해보았다. 이번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첫 책을 받아 보며 감개무량했다. 원고 번역하던 때의 생각도 나고 이번 북투어에서 여러 방면의 다양한 얘기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곽규환 : 산지니의 이번 북투어는 굉장히 유의미했다. 이런 북투어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본다. 다음에 대만에 오는 분들께도 다른 마음, 다른 각도로 여행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번 북투어 참가자들이 『반민성시』의 한국판인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를 다시 본다면 더 어려운 느낌을 받으실 것이다. 이 책을 사전처럼, 가이드북처럼 봐주셨으면 한다.

 

 

김혜림 : 책 속 1~3구역을 돌면서 공간의 역사적 의미를 배경과 함께 듣게 돼 좋았다. 타이베이가 관광지를 넘어 그 속에 담긴 치열함을 알게 되었다. 대만 민주화운동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앞으로 4~6구역도 시간을 내어 찾아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대만 이해의 퍼즐조각을 맞춰나가고 싶다.

 

 

 

 

강도희 : 타이베이가 20대 또래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곳이어서 그런 여행인 줄 알았지만 전혀 새로운 여행이었다. 역자께서 북투어 첫 날 ‘실감과 감각’을 얘기하셨다. 젠트리피케이션과 님비 등등. 스린 야시장과 101빌딩의 화려한 야경을 넘어서, 타이베이를 우리와 결부해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조세현 : 타이베이 북투어 안내 메일을 받고 깜짝 놀랐다. 이런 책이 번역되다니. 대학사회에서 대만 연구자는 취직도 잘 안 된다. 연구자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대만사 수업도 전무하다. 기본역사에 대한 소개도 없는데, 타이베이의 속살을 소개하는 책이라니 놀라운 기획이다. 팔릴까 걱정도 했다.(일동 웃음) 예전 타이베이에 몇 달 살아보기도 했다. 여러 곳을 가봤지만 역자들의 생생하고 전문적인 설명에 감탄했다. 용산사도 2~3번 방문한 적이 있지만 그 주변은 처음이었다. 하나하나 실감났다. 우리나라는 대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일제시대(친일파, 빨갱이) 질곡을 돌파하는 계기를 대만을 통해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대만 전문가가 필요하다.

 

(보완사항 : 북투어 예비모임이 필요해 보인다. 책을 사전에 나눠주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어려운 주제일수록, 프로그램 지속 시 필요하다. 대만이 중국이냐 아니냐(중국의 일부분으로 인식하는 기성세대가 많다.) 나라이름도 대만인지, 중화민국인지 잘 모르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대만의 2.28과 우리의 4.3에 대한 비교연구도 필요해 보인다.)

 

 

공보름 : 책이 많이 어려웠다. 역사지식도 부족해서 잘 읽히지도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이번 북투어에 참여하게 되었다. 책에서 느끼지 못한 얘기를 들으며 대만의 이면을 알 수 있었고,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마음이다. 왕즈훙 교수와의 만남이 인상적이었다. 기득권을 가진 이들은 아무도 제 목소리를 내지 않는데, 실천적 지식인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현정길 : 그동안 사회단체를 통해 쿠바,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많은 여행을 다녔다. 구석구석 사소한 곳까지 보게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부산도 일제 때 근대유산이 많지만 잘 찾지 않는다. 용두산공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나는 왜 타이베이 구석구석을 보고 있나? 이런 의문이 북투어 중에 종종 들었다. 어느 사회나 자본주의 사회 도시 형성과 개발 과정에는 폭력과 희생, 탐욕이 공존하는 것 같다.

 

(보완사항 : ‘다크 투어’는 차후 ‘타이베이 역사탐방단’ 등으로 자연스럽게 접근하면 좋겠다. 사람들은 좋은 걸 보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의 해설 설명도 있으면 훨씬 더 유익할 것이다. 가령 청계천 탐방시 전태일 열사의 친구 설명, 지리산 빨치산 참여자의 설명 등이 있듯이. 사전모임도 있었으면 한다. 외국 나가기 전에 가급적 전공자들을 모아 깊이있는 사전 대화(정보와 지식)가 필요해 보인다.)

 

 

이수현 : 이제는 다들 친해져 가족과 함께 여행을 온 느낌이다. 3박4일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대만과 대만인의 시간과 공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책도 어렵고 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입력돼 머리가 복잡하기도 하다. 하지만 하나하나의 퍼즐을 맞추듯 메모한 것을 토대로 다시 읽고 복기해서 타이베이와 대만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

 

 

공병호 :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간과 장소를 보게 되는 즐거움이 있었다. 왕즈훙 교수와의 만남이 인상적이었다. 대만은 4년 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름의 의미를 찾기도 했지만 관광 목적이 컸다. 향후 다른 나라를 가더라도 관광보다는 의미가 있는 테마를 찾고 싶다. 이번 타이베이 북투어를 통해 앞으로 한국에서 재충전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권문경 : 4년 전 타이베이 출장을 왔었다. 그 때 묵은 곳이 다안삼림공원 옆 단디호텔이었다. 가까이에 좋은 공원이 있어 산책도 하고 맛집도 찾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 장소를 다시 방문해 보니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삼림공원 내 관음상에 대한 이야기와 의광교회 자리가 린이슝 일가족 살해사건이 일어난 유서 깊은 장소였다. 아는 만큼 보이나 보다. 화산문화창의공원을 방문하고 책을 다시 읽으니 짧게 요약된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강수걸 : 중국은 자주 가봤지만 타이완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투어 일정 내내 감기몸살로 고전했지만 많은 공부가 되었다. 밑으로 보는 시각 교정은 최근의 일이다. 국내에 소개된 타이완 관련 책은 예상외로 없다. 우리에게는 균형있는 접근이 필요하고, 교류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역자들이 책 제안부터 안내까지 많은 도움을 주었다. 감사드린다. 향후 이러한 북투어 활성화의 필요성이 높아 보인다.

 

 

 

 

 

>> 12화에서 계속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 10점
왕즈홍 외 지음, 곽규환 외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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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북투어 여행기]

 

 

2018년 2월 8일(목)~ 2월 11일(일) 진행된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북투어

비 오는 타이베이를 걸으며

산지니 어둠 여행단을 보고 느끼고 나눴던

그 시간들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10화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북투어와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대만판 출간 인터뷰


 

대만·한국, ‘압축·고속’의 닮은 길…이해의 폭 더 넓혀야

타이완의 오픈북(www.openbook.org.tw)은 한국의 출판저널 같은 곳. 오픈북은 『반민성시』(『叛民城市』 대북암흑여지臺北暗黑旅誌, 이하 『반민성시』)의 한국판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북투어에 나선 <산지니 출판사>의 행보에 큰 관심을 표했다. 대만, 타이베이를 제대로 알고자 찾는 이런 북투어는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오픈북측은 2018 타이베이국제도서전 방문과 함께 산지니의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대만판 출간 의미와 한국의 (지역)출판에 대해 다양한 물음을 던졌다. 인터뷰는 2월 10일(토) 오후6시 국립 대만대 부근에 자리한 오픈북 사무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편집자 주-

 

<참조> 타이완 오픈북 인터뷰 링크 https://www.openbook.org.tw/article/p-1058

 

 

 

오픈북과 인터뷰 중인 강수걸 산지니 출판사 대표. 

 

대만 유격문화출판사 꿔페이위郭姵妤 대표와 산지니출판사 강수걸 대표가

서로 번역된 책을 들고 양사의 출판교류 우의를 다졌다.

 

 

 

대만을 잘 알 수 있는 책이 많아져야

 

 

Q1. 산지니는 왜 『반민성시』(한국판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를 출판하고 싶었는가? 어떻게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역자의 적극적인 의사타전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꽃보다 할배’란 방송 이후 대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젊은이들이 대만을 많이 찾고 있다. 하지만 대만 가이드북, 소설 일부 외에 이렇다 할 대만 책 소개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대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곽규환 역자가 『반민성시』를 제안했다. 색다른 책이라 느꼈고, 대만 역사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책이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앞으로도 좀 더 다양한 책을 출간할 예정이고, 한국과 대만의 상호소통을 원한다.”


곽규환 : 내면을 보는 여행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크 투어리즘이 출판 결정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 책은 한국독자들에게 어려운 책이다. 의미를 보고 산지니에 제안했다.

 

 

Q2. 산지니 도서목록을 보면 『반민성시』의 맥락과 닿는 부분을 느낄 수 있는데? 판매는 어떤가?

“한국은 88올림픽 때 철거가 많이 이뤄졌다. 부산에서도 철거가 지속되면서 아파트가 들어서고 일제시대 건물도 강제 철거되었다. 철거 관련한 책은 거의 나온 게 없다. 다양성이 이뤄지지 않는 점이다. 도시빈민에 주목한 책은 있으나 주류 책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한국은 IMF이후 급속한 변화 과정 속에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 독자들은 음식이나 작은 행복 등에 많은 관심이 쏠려 있다. 『반민성시』의 한국판인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의 판매량은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Q3. 과거에도 귀사(산지니)는 이번과 같은 북투어 활동을 한 적이 있는가? 이번에 왜 타이완에서 이러한 북투어 행사를 진행하는가?


“북투어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을 소개하는 책으로 북투어를 계획하기는 했으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향후 이런 북투어는 계속할 계획이다. 이번 북투어는 책의 발간과 함께 미리 계획했던 것이다. 타이베이 시내 곳곳을 걸으면서 타이베이와 부산의 유사성을 많이 느꼈다. 한국에서 일본의 흔적이 가장 많은 도시가 부산인데, 도시규모나 발전사도 비슷하다. 한국과 타이완은 비행기로 2시간 거리로 가깝다. 타이완 관련 출판이 더 많아지면 방문도 많아 질 것이다. 타이완을 잘 모르는 독자들이 많이 방문했으면 좋겠다.”

 

 

Q4. 대만 열풍과 『반민성시』의 상관성은 낮아 보인다.


“한국은 개발이 단기간에 이뤄진 나라다. 다양한 도시의 모습도 부족하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일본식민지하에서 도시 모습이 갖춰졌다. 해방 후 도시규모가 확장되면서 그 많던 공장이 지금은 사라지면서(외곽 이전) 아파트가 들어섰다. 대부분의 주거공간의 모습이 특이하다고 느낄텐데, 한국은 아파트공화국이다. 이러한 도시를 되돌아보는 작업은 출판의 의무이다. 과거를 잘 되돌아보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부산에서도 일제시대 건물을 보존하자는 얘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런 부분은 타이완에서 배울 부분이다.”


“한국에서 현재 대만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 전에는 홍콩이었으나 열기가 조금씩 식었다. 작년 서울국제도서전에 대만관계자들이 많이 왔다. 부산국제영화제에도 ‘타이완의 밤’ 행사가 별도로 있었다. 양국의 교류가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산지니에서는 타이완의 밤 행사 사회를 본 정쾅위 저자의 책도 번역중이다. 대만을 잘 알 수 있는 책이 많아져야 한다. 홍콩처럼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에서 끝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올 6월에 개최되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유격문화출판사에서 꼭 오시길 바란다.”

 

 

 

타이베이가 걸어온 길, 호기심과 동질성을 찾아

 


Q5.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라 역사성이 비교적 강한 장소들을 탐방하는데, 이 탐방을 통해 독자들이 무엇을 얻길 바라는가?


곽규환 : “역자서문에 밝혔듯이 첫째는 호기심이다. 1~3구역은 관광지가 많은데, 독자들이 경험했던 것과 타이베이가 겪었던 부분이 다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목표는 답이 아니라 타이베이에 질문하게 하는 것이다. 둘째는 동질성이다. 강 대표님 말처럼 한국과 타이완은 정치 경제적으로 압축, 고속이라는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타이베이가 걸어온 길, 기억하는 방식이 한국 독자들께 동질성과 호기심을 가져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 왕즈훙 교수가 지적했듯 반민은 저항하거나 핍박받는 민중만을 말하지는 않는다. 주류가치와 다른 사람들을 말한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원한다.”

 

 

Q6. 북투어 참여자 모집은 어떻게 했고, 구성원들은 어떤 분들인가.


“작년 12월 SNS를 통해 참가자 모집을 했다.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학생, 교수, 시민사회운동가 등 다양한 직업군이다. 특이한 참가자는 중국역사를 전공한 교수님이다. 베이징에서 공부했는데, 이번에 타이완을 좀 더 알고 싶어 참여한 경우이다.”

 

 

Q7.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에서 출판사의 지역문화발전 기여를 강조하고 있다. 현지 작가들과의 협업/저자-독자와의 만남 외에 귀사에서는 어떤 방식과 활동으로 지역문화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대표님은 이 작업에 어떤 인원들과 기관/기구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지자체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여하면서 정책제안을 많이 하고 있다. 지역의 책 정책을 제시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우선 도서관 예산을 올리고 도서관의 책 구매 예산을 올릴 것을 적극 제안하고 있다. 또 지역출판 코너도 만들어야 한다고.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관련해서는 후보 책에 지역도서를 꼭 넣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부산 원북원에 선정된 산지니 시집이 있었는데,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세월호를 다룬 시 한 편 때문이었다. 이런 아이러니가 벌어졌던 나라가 한국이다.”

 

 

 

책의 다양성이 높아지고 지자체 의존도는 낮아져야

 


Q8. 지역에서 지역출판사의 출판물 판매량을 증가시킬 정부지원 등의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은 서울 중심으로 출판이 이뤄지고 있다. 중앙집권이 강한 경향 때문이다. 신문은 덜한 편이지만 지역 출판은 유독 어렵다. 지역마다 개성있는 책을 내면 좋은데, 잘 이뤄지지 않는다. 2005년 산지니 초기에 『반송 사람들』 등 부산 관련 책 2권을 냈는데, 언론에서 책 소개 기사가 아닌 부산 지역 출판사 산지니를 소개한 기사가 나올 정도였다. 예산 지원은 딱히 없었다. 2012년부터 부산에선 매년 5종을 선정해 종당 1천만 원의 책을 구매해 작은 도서관에 배포하고는 있다.

 

한국에서는 지자체 홍보 물량을 납품하는 지역 출판사도 많다. 그런 출판사들은 전국 판매 노력을 기울이지는 않는다. 산지니와는 다른 방식이다. 책의 다양성이 높아지고 지자체 의존도는 낮아져야 한다. 지자체나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과도한 지원과 그에 대한 의존은 출판사의 자립도를 떨어뜨린다. 제주도에서는 지역출판조례가 곧 통과될 예정이다. 개별 출판사에 대한 지원이 아닌 물류지원이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제주도에서 보다 다양한 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출판물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지역민에 많은 도움이 될 책을 지역도서관에서 일정 비율 뽑을 때도 양서가 중요하다. 출판사와 도서관의 연계는 중요한데, 사서에게 지역출판 이야기를 잘 전달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Q9.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에서 확인한 바로는 상당수 독자들이 베스트셀러에 편향된 구매경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지역 문화를 다룬 특색 있는 책들이 지역 독자에게서 외면받는 모순이 발생하는데, 그 주된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부산인구는 350만 명으로 한국인구의 약 5%를 차지한다. 서점 영향력은 전국의 8%이고, 출판은 4%를 차지한다. 지역출판이 약한데, 서점에서는 주로 베스트셀러가 팔린다. 그 갭을 메꿔야 한다. 부산에는 영광도서 같은 큰 서점이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초기에 출판사가 자리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산지니는 다른 지역 출판사와 달리 부산에서 전국으로 판매망을 확장하고 있다. 온라인서점 대형서점 등에 필요한 정보를 적극 제공해야 한다. 물류회사는 파주에 있는데 물류창고가 점점 휴전선 근처로 이동중이다. 서울 땅값 때문이다. 부산서 책을 받으려면 정말 멀리서 오게 된다. 이 또한 한국적 특수성이다.(일동 웃음)”

 

 

Q10. 『지행출』 대만판이 발간되었다. 대만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대만 독자들께서 『지행출』을 좋아해 주셨으면 한다. 이 책은 산지니 출판사의 초기 10년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담은 책이다. 앞으로 10년 뒤, 산지니는 또 다른 변화가 이뤄질 것이다. 오늘 한 인터뷰와 타이베이 북투어도 『지행출2』에 담겨 있을 것이다.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 11화에서 계속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 10점
왕즈홍 외 지음, 곽규환 외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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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북투어 여행기]

 

 

2018년 2월 8일(목)~ 2월 11일(일) 진행된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북투어

비 오는 타이베이를 걸으며

산지니 어둠 여행단을 보고 느끼고 나눴던

그 시간들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9화

강수걸 대표님의 타이베이 도서전 강연!


 
산지니 부산 생존기 ‘Happy Local Publishing’

 2018 타이베이국제도서전 행사 중 2월 9일(금) 오후 11시 45분~12시 45분, 1시간 동안 1관 황사룡 강연부스에서 진행된 강수걸 산지니 대표의 강연과 청중의 질의응답을 정리했다. 이 강연은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이하 지행출) 대만판 출간을 기념해 ‘산지니 부산 생존기’란 부제로 진행되었다. 사회는 대만 유격문화출판사 꿔페이위郭姵妤 대표가, 통역은 대만 에이전시인 POC(Power of Content)의 뚜옌원杜彦文 코디네이터가 맡았다. -편집자-

 

 

 

 

2018 타이베이국제도서전에서 ‘행복한 지역출판, 산지니 부산 생존기’를 주제로

강연중인 산지니 강수걸 대표

 

 

유격이 게릴라인 것처럼 산지니도 마찬가지
 먼저 『지행출』 대만판 출간에 힘써주신 번역자, 유격문화출판사, POC에 감사드린다.
 한국에서는 과거 지역출판이 활성화되었던 적도 있지만 1980년 이후 서울 중심의 출판문화 속에서 지역출판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5년 부산에서 출발한 산지니 출판사는 2015년 10주년을 맞이해 저와 직원들이 출판사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모아 책을 냈다. 유격이 게릴라인 것처럼 산지니도 마찬가지다. 산지니에서는 그동안 대만출판물을 소개하지 못했으나 작년에 『반민성시』 한국판인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를 출간했다. 상당히 수준 높은 책으로 타이완 역사를 한국 독자들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양국 교류가 활성화돼 피상적 인식을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타이베이국제도서전도 이번이 처음인데, 큰 규모에 놀랐다. 『지행출』에 직원이 쓴 타이베이국제도서전 참가에 대한 에피소드도 있다. 베이징도서전보다 타이베이에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방문은 도서전 참가뿐만 아니라 『반민성시』의 한국판인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북투어가 목적이다. 대표저자 왕즈훙 교수도 오후에 만나고, 타이베이 곳곳을 돌아볼 예정이다. 한국 독자들에게 수준 높은 대만을 알리고 싶다.

 

 -우선 준비한 PPT를 보면서 산지니 출판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산지니는 지난 13년 동안 450종의 책을 출간했다. 역사, 문학, 예술, 어린이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내고 있다. 편집은 부산에서 하고 제작은 파주에서 하고 있다. 그곳에 물류창고가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는 출간목록으로 말한다. 도서목록은 매년 정리하고 있다. 저자와의 만남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출판사가 지역에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해외 수출도 활발하다. 『부산을 맛보다』는 일본에, 『번개와 천둥』은 몽골에, 『침팬지는 낚시꾼』은 태국에, 『홍콩 본토주의와 중국 민족주의』는 홍콩에 수출했다. 이번에 『지행출』 대만판이 출간되었다. 많은 사랑을 부탁한다. 블로그 등 SNS에서 산지니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고 전달하고 있다. 타이완 독자들의 방문도 환영한다. 전자책은 200여종을 내고 있다. 종이책 비중이 높지만 차츰 전자책도 사랑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큰 활자책도 내고 있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령층이 볼 수 있는 책이 필요해서다. 도서관 구매가 높은 편이다. 대만은 어떤지 궁금하다.

 

 

 -지역 출판과정에서 지역 대학과의 연계가 중요하다. 부산에는 대학이 25곳이다. 연구실적과 비판적인 정책제안에서 교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산지니는 지역에서 활동하지만 전국의 저자 발굴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서울국제도서전 등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상으로 간단한 설명을 마치고 자세한 내용은 『지행출』 책을 참고해주시면 좋겠다. 다음은 질의응답.

 

 

 

 

강연 참가자들의 다양한 질문 모습들.

강연 후에는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대만판 사인회가 이뤄졌다.

 

 

쏟아진 관심,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Q. 산지니의 지역활동에서 저자와 독자의 만남 등 관계설정 부분이 궁금하다. 또 큰 활자책은 동시에 출간하나?

 

“저자와 독자와의 만남을 주기적으로 갖고 있다. 행사마다 다르지만 많기도 하고, 적은 독자들이 참여하기도 한다. 숫자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데 출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획할 때 독자와 저자와의 협의도 중요하다. 책을 내고자 하는 독자도 많아지고 있다.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있다. 예전보다 저자의 파워(힘)가 약해지고 있다. 여기서 출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저자와 독자에게 당당히 임해야 한다. 출판사의 철학을 바탕으로 소통하는 것이 생존의 방법이다. 큰 활자책은 단행본과 함께 동시에 출간하고 있다. 책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다. POD 도입으로 발간에 어려움은 없다. 많은 책을 내 수입을 내는 방법도 있지만 필요한 부수만 판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Q. 출판사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직원들의 몫은 얼마나 되나? 그리고 좋은 책과 팔리는 책 속에 고민도 많은 것 같다.

 

“어려운 질문이다. 직원들은 의사결정 과정에 다양하게 참여한다. 출판사 대표가 모든 걸 결정하지는 않지만 중요결정은 대표의 몫이다. 특히 한국처럼 출판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대표의 역할이 막중하다. 책이 잘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책을 팔려는 노력은 그만큼 더 중요해지고 있다. 좋은 책을 내는 것과 경영이 충돌하기도 한다. 조화를 이뤄야 하겠지만 만족스런 근무조건을 만들려면 경영을 잘해야 한다. 직원들에게 잘 팔 수 있는 책을 요구하기도 한다. 한국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책을 만들고 싶다.”

 

Q. 대만 사람이지만 한국말로 질문해보겠다. 저자가 되고 싶지만 용기가 부족하다. 어떻게 하면 되나?

 

“가능한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면 누구라도 저자가 될 수 있다. 출판사에 적극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 그러면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전에는 전문가들이 출판에서 중요했지만 지금은 점점 다양한 교양을 갖춘 독자가 저자가 되는 경향이다. 책을 내고자 하는 욕구가 높아야 한다. 그리고 출판사의 욕구(전문성, 교양성)도 충족해야 한다.”

 

Q. 독립출판, 개인출판이 많아지고 있다. 출판사의 역할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닌가?


“그럴수록 출판사의 편집력이 중요하다. 산지니에서는 저자에게 출판사의 의견을 적극 개진한다. 잘 읽히는 책을 위해서 출판사의 개입이 중요하다. 저자의 글을 종종 수정한다. 그런 과정에 저자와 출판사의 생각이 충돌하기도 하지만 객관성 확보를 위한 과정이다.”

 

Q. 한국정부의 출판 정책과 지원제도 등에 대해 소개 좀 해달라.


“초중고를 대상으로 한 ‘한 학기 한 책 읽기 운동’이 올해부터 규모가 확대되었다. 한국은 대만보다 독서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온다. 정부나 출판사에서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 우선 많은 이들이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이 도서관 수가 부족하다. 현재 초중고의 도서관수와 사서 채용이 증가 추세이지만 도서구입비를 높이는 등 더 노력해서 독서율 향상을 꾀해야 한다. 한국 출판시장에서 인터넷서점이 매출의 50%를 차지한다. 오프라인 서점의 생존이 어렵다. 북유럽의 몇몇 국가처럼 ‘서점 임대료 지원’ 등 정부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Q.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가 본 경험이 있다. 그런데 대학도서관을 일반시민이 이용할 수 없었다.

 

“대학도서관을 일반인이 이용하는 데 제약이 많고, 저조한 편이다. 예를 들어 부산대학교 도서관 이용료는 비싸다. 대학에서 지역주민, 일반인들에게 도서관을 개방해 많은 이들이 이용하게 했으면 좋겠다.”

 

Q. 지역의제가 전국에 주목받는 방식에서 산지니의 해법은 무엇인가.

 

“지역소재의 제약은 판매의 부진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이야기를 걷다』처럼 지역문학을 다룬 책이 그러하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지역 저자가 없다는 점도 지역출판의 어려움이다. 인지도 높은 저자 발굴이 과제다. 전국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산지니는 번역서(30% 가량)를 내고 있다. 타이완의 양질의 책도 한국에 많이 소개되었으면 한다. 

 

Q. 부산에서 산지니가 운영하고 있는 서점이 있는지, 없다면 운영계획이 있는지?

 

“현재는 없다. 장기적으로 서점을 고려중이다. 독자를 만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독자적인 공간을 마련해 독자와 저자의 만남은 강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과 추후 여력을 확보해 서점을 낼 계획이다.”

 

 


산지니, 2018 타이베이국제도서전을 가다

 

2018 타이베이 국제도서전 행사장 전경과 입장권.

 

 

 2018 타이베이 국제도서전(TIBE·Taipei International Book Exhibition)이 ‘Power of Reading’을 주제로 2월 6일부터 2월 11일까지 6일 동안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에서 진행되었다. TIBE는 ‘책을 매개로 한 문화교류, 아시아와 세계를 잇는 다리, 중국어 도서시장의 세계화’를 모토로 1987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도서전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26회째를 맞는 이번 도서전에서는 큰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대만의 현지 문화와 도서시장 현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도서전 주빈국은 이스라엘이었다.

 

산지니출판사는 한국관 부스 내에 『침팬지는 낚시꾼』, 『패션 영화를 스타일링하다』, 『유마도』 등 3권의 책을 위탁 전시했다.

 

2018 타이베이 국제도서전 메인부스.

한국관에 전시중인 산지니출판사 위탁도서 앞에서 한 북투어 참가자.

 

 

타이완의 작은 출판사 유격문화 부스와 『반민성시』,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대만판 등 책을 살펴보고 있는 북투어 참가자들.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원서인 『반민성시』를 낸 타이완의 유격문화출판사 부스. 유격문화는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에 맞춰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대만판을 선보였다. 유격문화는 북카페인 ‘공공책소’를 같이 운영하며 게릴라 형태의 출판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도서전에서도 『무가자』(집이 없는 자), 『정숙공인』(지룽항의 노동자들), 『식농』, 『팡스치의 첫사랑 낙원』 등 개성있는 책들을 선보였다.

 

 

 

 

 

>> 10화에서 계속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 10점
왕즈홍 외 지음, 곽규환 외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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