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덕'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19.07.11 『그림 슬리퍼』북토크 in 이터널저니 (1)
  2. 2018.05.31 <우리들, 킴> 황은덕 작가님과 함께한 달달독톡 (1)
  3. 2018.05.28 [행사/달달독톡]『우리들, 킴』의 황은덕 선생님 강연 안내드립니다.
  4. 2018.05.08 입양으로 남성중심의 권력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소설집 『우리들,킴』
  5. 2018.03.27 "이 세상에는 킴이 너무 많아." - <우리들, 킴>
  6. 2018.02.20 '우리 모두의 김에게, 경의와 사랑을 전하고 싶다', '입양아' 만드는 사회 향한 문학의 경종
  7. 2018.01.26 [저자와의 만남] '세상의 모든 킴들과 함께' 이야기의 꽃이 피다. -『우리들, 킴』, 황은덕 작가와의 만남 (2)
  8. 2018.01.25 『우리들, 킴』을 통해 보는 입양인과 여성의 삶
  9. 2018.01.24 [행사 알림] <우리들, 킴> 황은덕 소설가와의 만남
  10. 2018.01.23 [작가와의 만남] '우리'라는 이름으로- 황은덕 작가 인터뷰 (4)
  11. 2018.01.15 한국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엄마와 아기의 이야기, 『우리들, 킴』 관련 기사
  12. 2018.01.12 그들이 찾아 헤맨 인생의 어떤 단서 :: 황은덕 소설집 『우리들, 킴』(책 소개)
  13. 2018.01.05 나, 너 그리고 우리 - 황은덕 소설집 <우리들, 킴>서평 (2)
  14. 2014.11.26 사람에게 희망은 결국 사람이더라─정인 저자와의 만남
  15. 2014.11.03 62회 산지니 11월 저자와의 만남─정인 『만남의 방식』
  16. 2013.11.10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 역자와의 만남, 그 뒷 이야기
  17. 2013.10.02 52회 10월 역자와의 만남 :: 서신으로 읽는 두 지성의 세기적 사랑
  18. 2013.08.16 위대한 철학가의 내밀한 삶을 그려내다-『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책소개) (3)

지난 6월 26일, 부산에서 가장 핫한 서점

기장 이터널저니에서 크리스틴 펠리섹 작가님의 북토크가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궂은날에도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셨어요.

크리스틴 펠리섹 작가님(왼쪽)과 황은덕 선생님(오른쪽)

 

이번 북토크에서 작가님은 <그림 슬리퍼: 사우스 센트럴의 사라진 여인들> 속 피해자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작가님이 경찰의 수사 과정에 함께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 등 사건에 관련된 작가님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담과 통역은 산지니출판사와도 인연이 깊은 황은덕 선생님이 맡아주셨답니다. 그럼 강연 속 몇 장면을 함께 보시죠.

 

에니트라 워싱턴(위)과 사건 당시 그녀가 입고 있었던 옷(아래)

 

작가님은 피해자들의 가족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의 그들의 상황에 대해 많이 조사했습니다. 니트라 워싱턴은 그림 슬리퍼에게 공격을 받고 살아남은 알려진 유일한 생존자로서, 살인마에게 오렌지색 핀토를 얻어 타고 가다 총상을 입었습니다. 그 후 강간을 당하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힌 뒤 길거리에 버려졌다 구사일생으로 생존했습니다.

살아남은 피해자인 에니트라 워싱턴의 용감한 증언과 수사 협조는 이후 범인을 검거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제니시아 피터스(위)와 그녀가 유기되었던 쓰레기 봉투(아래)

 

항상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던 그림 슬리퍼는 ‘제니시아 피터스’ 살해 현장에 자신의 DNA를 남겼습니다. (그림 슬리퍼는 언제나 살해 후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유기했기 때문에 어느곳에서도 그의 DNA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피해자는 쓰레기봉투 안에서 발견되었는데, DNA가 발견된 곳은 놀랍게도 피해자를 유기하는 데 쓴 쓰레기봉투를 묶은 플라스틱 끈이었습니다. 경찰은 범인이 그 노끈을 입에 물어서 침이 남아 있어 DNA가 발견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그의 DNA가 발견되었지만 미국 범죄자 데이터에는 일치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범인은 미국에서 감옥에 간 적이 없었던 것이지요. 수사는 다시 미궁에 빠지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갔습니다.

 

<LA Weekly> 표지 기사 일러스트 / by Brian Stauffer

 

2006년, 미국 LA에서 <People>의 선임기자 크리스틴 펠리섹(Christine Pelisek)은 1985년 첫 사건 발생 이후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사라져간 연쇄 살인 사건을 알게 되며, 이 사건을 수면 위로 떠올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LAPD의 수사와 함께 취재기자로서 활약한 크리스틴은 사건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무관심에 분노하고, 그를 잡기 위해 ‘살인마 별명*’을 정하기로 합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악명 높은 연쇄살인범에게 별명을 붙이는 방법. 근대에 들어 가장 명성을 떨친 미치광이 살인자 '잭 더 리퍼' 사건에서 처음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2008년, <LA Weekly>의 표지 기사에서 펠리섹은 살인마가 마치 느긋하게 취미생활을 하듯 살인 사건 사이에 긴 휴식기를 가진 것을 근거로 그를 ‘The Grim Sleeper(음침한 수면자)’로 명명하여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는데요. 그 결과 언론의 관심을 얻고, 수사는 다시 불붙게 됩니다.

 

그림슬리퍼 사건을 전담했던 800전담반

 

2010년, 가족 DNA를 확인할 수 있는 법이 통과되면서 경찰은 28살의 크리스토퍼 프랭클린의 DNA가 그림 슬리퍼의 범죄현장에 있었던 DNA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렇지만 경찰은 28세의 크리스토퍼가 ‘그림 슬리퍼’이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판단했고, 그의 아버지 ‘로니 프랭클린’을 의심하고 은밀히 그의 DNA를 채취하기로 합니다.

 

LAPD가 은밀히 수집한 증거물

 

경찰은 그가 방문한 피자가게 점원으로 위장해 그가 쓴 식기를 따로 모으고, 그곳에서 DNA 채취를 시도합니다. 그리고 그 DNA는 ‘그림 슬리퍼’의 DNA와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그는 주변 이웃들에게 친절한 주민이었으며, 호감형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남자 친구들은 그가 항상 여자와 성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했다고 전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가 자신의 집 불과 4km 반경에서 20년간 연쇄살인을 저지른 것입니다.

 

그림 슬리퍼의 집과 범죄 장소

 

경찰이 그의 집에 급습하였을 때 창고에서 여러 증거물(피해자의 폴라로이드 사진, 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25구경 권총)이 발견되었습니다.

 

크리스토퍼 프랭클린의 집에서 발견된 증거물

그 후 그는 여러 재판 과정을 거쳤지만,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무혐의를 주장했습니다. 결국 그는 어떤 선고를 받았을까요? 답은 <그림 슬리퍼: 사우스 센트럴에서 사라진 여인들>에서 보실 수 있어요 :)

 

경찰의 사건 브리핑과도 같았던 흥미진진한 작가님의 강연이 끝나고, Q&A  시간을 가졌습니다.

 

 

Q. 책의 제목은 살인자 이름인 ‘그림 슬리퍼’이지만 생각보다 살인자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등장하지 않는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이 책에서 미국이라는 사회 안에서 묻혀있는 소수자들을 다루고 싶었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들이 힘없는 소수자라는 점이 수사를 부진하게 만들었던 이유이기도 하지요. 피해자는 ‘사우스 센트럴’이라는 빈민가의 가난한 흑인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저는 소수자들이 폭력 안에 묻혀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모든 생명의 가치는 동등하고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상상해보세요. 만약 LA의 버버리힐즈 같은 부촌에서 금발의 여성 치어리더가 살인을 당하면 널리 알려질 것입니다. 언론에서도, 경찰에서도 주목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이 책에서 살인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희생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피해자에 대해서 더 많은 목소리를 갖고 사회에 내고자 했고, 그것이 기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라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범죄자에 대한 책을 쓸 때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살인마의 특징을 잡거나 그의 내면에 대해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이 자극적이고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Q. 수사과정과 재판과정을 합쳐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살인자를 보셨는데, 혹시 그 기간 동안 살인자에 대한 생각이나 인식의 변화가 있었나요?

혹시 질문의 의도가 제가 그를 동정해야 한다는 뜻인가요?

(질문자: 꼭 그런 뜻은 아니에요.)

다행이네요. 저는 그를 전혀 동정하지도, 불쌍히 여기지도 않습니다. 범죄자 중에는 가난한 형편 때문에 가게의 물건을 훔치거나,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동정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살인마는 절대로 이해나 동정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열 명 넘는 사람을 살해한 연쇄 살인마는 절대로요.

 

Q. ‘범죄 전문 기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계시는데,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상대적으로 큰 범죄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강력범죄가 하루에도 수십 건 발생하곤 합니다. 저는 전국에 유통되는 잡지 <People>의 기자로서 미국 전역에서 발생하는 강력 범죄(총기 난사, 연쇄 살인과 같은 일)에 대해 다룹니다.

저는 미해결 범죄를 파헤치는 일을 좋아하는데, 여러 가지 정보를 모으고 그것을 알맞게 배열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사건은 시간을 따지며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저는 항상 바쁘지만 제가 하는 일에 자긍심을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이터널저니에서도 이날의 분위기를 담은 생생한 영상을 남겨주셨어요.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답니다.  ↓↓

https://www.instagram.com/p/Bzpl0BJHbdu/

 

+) 이날 강연을 마치고 해운대 달맞이길에 있는 김성종추리문학관에 들러 김성종 선생님과 크리스틴 펠리섹 작가님, 황은덕 선생님과 함께 담소를 나누었답니다.

 

 

++) 문학관을 나와서는 해운대시장에서 파전을 먹으며 뒷풀이를 했어요.

 

'그림 슬리퍼'가 적힌 부채를 선물로 드렸어요. :)

 


그림 슬리퍼 우스 센트럴의 사라진 여인들

크리스틴 펠리섹 지음 | 이나경 옮김 | 국판 변형 18,000

978-89-6545-605-603330


15년 동안 범죄 기자로서 그림 슬리퍼의 수사 과정을 추적해온 크리스틴은 수사관 인터뷰, 유일하게 살아남은 피해자 탐방 기사 및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모아 <그림 슬리퍼: 사우스 센트럴에서 사라진 여인들>에 담아냈다. 이 책은 정의로 가는 길고 험난한 길을 생생하고 정확히 포착하여 담아낸, 우리 시대의 가장 놀라운 범죄 르포집이다.

 


   

그림 슬리퍼 - 10점
크리스틴 펠리섹 지음, 이나경 옮김/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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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에디터날개 2019.07.11 0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건에 대한 크리스틴 기자의 집념이 대단하네요!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안녕하세요, 실버 편집자입니다.
저는 지난 화요일에 초량에 위치한 공간 ‘나락한알’에서 열린 황은덕 작가님의 강연에 다녀왔습니다. 참석자분들로 북적북적했던 뜨거웠던 현장을 여러분께 전달해드리겠습니다.

 

 

 

 

‘달달독톡’은 ‘달달하면서도 독한 토크!’의 줄임말로 지역의 출판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에서 출판한 저자와 출판인을 직접 초청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는 월간 행사로, 이번이 두 번째 시간이라고 합니다.

 

 

 

 

이번 달에는 산지니 출판사에서 출간된 <우리들, 킴>황은덕 작가님을 모시고 강좌가 열렸습니다. 강연은 박형준 평론가와 함께 대담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황은덕 작가

 

전남 무안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전남대 영문과 졸업 후 방송작가로 일했고 이후 가족과 함께 십여 년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며 공부했고 일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동 대학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했다. 귀국 후 부산에 정착하여 <부산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으로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한국어 수업>이 있고, 엘즈비에타의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등을 번역했다. 부산작가상, 부산소설문학상을 수상했고, 현재 부산대학교 전임대우강사로 일하고 있다.

 

<우리들, 킴>

 

이 세상의 습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잘못한 걸까?
한국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와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다

 

인구가 줄어든다며 출산을 장려하면서도 입양은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 소설집 『우리들, 킴』은 총 일곱 편의 작품 중 네 편이 입양에 할애되어 있고 나머지 세 편은 불륜과 미혼모 등의 치정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 또한 입양서사와 포함관계를 이룬다. 표제작 「우리들, 킴」을 비롯해 「엄마들」, 「해변의 여인」 등의 작품을 통해서 입양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끊어진 관계를 둘러싼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2006년 미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글로리아」, 흐트러져 버린 가족 관계의 조각들을 수습하는 덕순의 이야기 「열한 번째 아이」, 불안한 사회적 위치와 불완전한 관계를 통해 오늘날의 고독을 엿볼 수 있는 「불안은 영혼을,」, 사는 게 힘들었던 어느 청춘의 아픈 고백 「환대」 등 여성과 사회, 불안과 고독, 삶과 고통에 대한 가녀린 이야기들이 자리한다.

 

그럼 강연 중 오갔던 몇 가지 이야기를 함께 보실까요?

 

 

박형준: 안녕하세요, 저는 평론가 박형준입니다. 오늘은 <우리들, 킴>의 황은덕 작가님을 모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먼저, 이동, 이주, 입양,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단편 소설집, <우리들, 킴>을 집필하게 된 계기나 요인은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황은덕: 첫 소설 <한국어 수업>이 덜컥 당선되면서, 저는 ‘덜컥!’이라고 표현합니다.(웃음) 어떤 책임의식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10년간 생활을 했는데요.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기도 했었지요. 그때 가르친 학생 중에 한국인 입양인이 있었고, 그것을 계기로 ‘입양’이라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들 킴> 역시 그 연장 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겠지요.

 

박형준: 그렇군요. 그럼 좀 더 작품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우리들, 킴>이라는 작품에서 혈연이라는 코드를 중요하게 다루었다고 생각됩니다. ‘혈연’을 통해 우리는 따뜻하고 건강하게 결속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혈연이 거대한 폭력으로 다가오기도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께서 <우리들, 킴> 속 ‘혈연’이라는 코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황은덕: 작품집의 중요한 코드를 ‘혈연’이라고 읽으셨는데, 저는 오히려 소설집을 통해서 혈연의 중요성보다는, 핏줄을 찾아 모국으로 귀향하지만 허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에 주목했습니다. 실제로 <우리들, 킴> 속의 입양인 인물은 혈연을 발견하긴 했지만, 다시 벨기에로 돌아와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안도감을 느끼고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혈연 때문이라기보다 자기 존재의 정체성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고, 혈연을 벗어난 공동체를 통해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만남을 제시합니다.

 

박형준: 그렇군요. 또한 <우리들, 킴>을 보면 소설 전체에서 남성이 무책임, 무능력한 존재로 등장합니다. 그러나 저는 남성이 기득권과 폭력을 작용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여성과 발맞추어 나갈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십을 띠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여성과 남성의 연대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가에 대해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황은덕: 저와 같이 사는 남성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소설은 여성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엄마의 이야기고 아내의 이야기고, 여동생, 딸의 이야기이고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다.’라고. 그 말을 듣고 결혼 이후 가장 큰 감동을 받은 것 같습니다.(웃음) 저는 작품을 읽으실 때 남녀를 구분해서 생각하기보다, 나와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로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형준: 선생님의 작품에서는 연대가 안 된 사람을 가까이 만난 것이 아니고, 아주 가깝고 자신을 내밀하게 아는 사람으로부터 관계나 새로운 가능성이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환대>라는 작품에서는 정신병원에 들어간 친구가 유일하게 자신의 아픔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인 여성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새로운 관계의 형성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굉장히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보았고, 또 가까운 곳에서 삶의 희망이나 가능성을 모색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황은덕: <환대>에서는 여성들의 우정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누가 누군지 모를 만큼 성격, 취미, 외모도 비슷한 여고 동창의 이야기인데요, 한 친구는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고, 한 친구는 가정을 이루었지만 불행한 전업주부로 살아갑니다. 둘은 면회실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삶을 위로합니다. 저는 사람이 보통 7~80년을 살지만,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격려를 주는 순간이 찰나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짧지만 그런 순간만 있다면 우리는 인생을 잘 견디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요?

 

박형준: 선생님 그러면 앞으로의 집필 계획은 어떠신지 여쭤 봐도 될까요?

 

황은덕: ‘미혼모이지만 건강하게 아이를 키운다.’ 그런 이야기도 있을 수 있고, ‘코피노’ 문제를 다룰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꼭 입양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여성, 아이’와 관련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당분간은 여성들의 이야기에서 확장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주제에 대한 고착일 수도 있지만, 확장이라고도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웃음)

 

 

박형준: 그렇군요, 벌써 시간이 이렇게 훌쩍 지나갔네요.(웃음) 선생님 그럼 마무리 말씀 부탁드립니다.

 

황은덕: 저는 독자들이 <우리들 킴>을 읽음으로써 여성이 자기 아이를 낳아서, 소위 말하는 ‘정상 가족’이 아니더라도 ‘잘 낳아 기를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부모 양육지원비’가 한 달에 12만원 15만원으로 올리는 제도적인 면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전반적인 사회적 시선, 우리의 편견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이야기를 같이 해야만 이런 소설이 현실을 바꾸고, 현실에 적용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형준: 네, 선생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저는 문학이라는 것이 장치나 제도를 바꾼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우리가 ‘가치’를 바꿀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소설을 한 권 읽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문학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우리들, 킴>과 같은 소설을 읽는 것이 의미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시간 마치겠습니다.

 

 

황은덕 선생님과 함께 여성과 입양에 대해 생각해본 의미 있는 강연이었습니다.

 

3번째 '달달독톡'은 6/23(토) 오후 2시 중앙동에 있는 40계단 문화관에서 ‘보도연맹’을 주제로, 조갑상 선생님 <밤의 눈>과 함께 열린다고 합니다.

다음 행사도 많이 참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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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8.06.01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가는 이야기 속에 작품에 대한 뜨거운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네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

 

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에서 주최하는

달달독톡 2회 『우리들, 킴』 편을 안내드립니다.

 

 

 

 

일시 : 2018년 5월 29일(화) 저녁 7시

장소 : 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 (부산시 동구 중앙대로 267)

 

『우리들, 킴』저자의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별도의 참가비가 있습니다.

 

 

『우리들, 킴』은 제10회 부산작가상, 제17회 부산소설문학상을

수상한 황은덕 작가의 소설집으로,

입양을 결과하는 사회구조와 남성권력을 겨냥하는 동시에

당사자들의 능동성과 연대성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들, 킴 - 10점
황은덕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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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디 쓴 남성 권력…황은덕 소설집 ‘우리들, 킴’ 발간

(광주일보)



황은덕 소설가가 두 번째 작품집 ‘우리들, 킴’(산지니·사진)을 펴냈다.


무안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작가는 이후 서울과 미국에서 각각 방송작가와 시간강사로 일하며 생활했다. 현재는 부산에서 거주하며 부산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다양한 경험과 경계를 넘은 다채로운 활동은 작품에 특유의 분위기를 선사한다.


이번 작품집에서 작가는 입양이라는 소재를 매개로 사회구조와 남성중심의 권력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표제작 ‘우리들, 킴’에 대해 이경 한국구제대 교수는 “버림과 선택의 대상이라는 ‘입양아’의 수동적 위치를 벗어나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한편 입양에 이르는 엄마‘들’의 상황과 맥락을 제시한다”고 평한다.


이밖에 ‘글로리아’, ‘해변의 여인’, ‘열한 번째 아이’, ‘불안은 영혼을,’, ‘환대’ 등의 작품에도 남성의 이중성, 불륜, 일부이처제와 같은 남성의 권력에서 기인된 이야기들이 형상화 돼 있다. 


황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소설을 쓰면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어서 무척 다행이다. 한없이 더딘 발걸음이지만 소설을 써 나가는 동안 조금씩 더 나은 사람, 더 인간적인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황 작가는 전남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200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소설집 ‘한국어 수업’과 번역서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를 펴냈고 제17회 부산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성천기자

기사원문 보러가기 





우리들, 킴 - 10점
황은덕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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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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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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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킴』 저자 황은덕 선생님과 관련된 기사가 부산일보에 나왔습니다.

 

'입양아' 만드는 사회 향한 문학의 경종

200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지 10년 만에 내놓은 소설집 <한국어 수업>에서 유학생, 이민자, 입양아 등 소수자의 삶과 문화를 그리며 큰 주목을 받았던 황은덕 소설가. 그가 8년 만에 두 번째 소설집 <우리들, 킴>(사진)을 내놓으며 '입양'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표제작을 비롯한 7편의 단편으로 이뤄진 새 소설집은 이경 한국국제대 교수의 표현대로 '입양 서사의 문학적 지평을 크게 확장'하고 있다. 7편 중 4편이 입양을 직접 다루고 있으며, 나머지 3편 역시 이루지 못할 가정과 키우지 못할 아이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결국 입양으로 귀결되고 있다. 책엔 "외제 차와 한국인 입양아가 부와 휴머니즘을 상징하는 것으로 각광받았다"는 등 유럽에서 일어난 해외입양 붐의 본질을 짚어낸 대목이 종종 등장하기도 한다. 입양인들을 근간에서 지켜보며 그들과 함께 고민을 나눈 사람이 아니라면 하기 어려운 접근이다. 

(중략)

입양 문제뿐 아니라 황 작가의 소설집을 관통하는 또 다른 주제는 견고한 남성 중심의 가부장 사회. 자신의 손으로 남편의 동거녀가 낳은 자식을 입양시킨 큰 엄마('해변의 여인'), 19살 손자를 키운 것도 모자라 19개월짜리 증손자의 양육까지 떠맡은 75살 할머니('열한 번째 아이'), 갖가지 연유로 미혼모 시설에 모여든 10~20대 여성들('엄마들')의 뒤엔 무책임하고 지질한 남편과 남자친구, 사위 등이 있다. 황 작가는 1970~1980년대 오히려 해외 입양이 늘어난 현상을 두고 '사회복지 대상 아동을 해외에 처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철저한 가부장 사회였던 당시 정부가 복지예산을 줄이고 수익을 창출하는 데 해외입양을 악용했다는 것이다. 한 세대가 훌쩍 지난 지금도 남성 중심의 권력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해외입양은 우리 사회의 필연적 산물이기도 하다. 전작이 입양의 상처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새 소설집은 입양을 야기시키는 사회 구조의 모순을 냉철하게 짚어내고 있는 셈이다. 황 작가는 "미혼모의 자녀, 혼외자식 등은 철저한 가부장적 시스템에서 튕겨 나간 사례다. 여성이 가정 안팎에서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사회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모두의 김에게, 경의와 사랑을 전하고 싶다'는 황 작가. 그는 "입양인들이 서로 돕는 모습은 감동이었다. 감동을 바탕으로 쓰인 것이 표제작"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장에선 절망적인 경험을 여전히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OECD국임에도 매해 300여 명의 아이가 해외로 입양되는 나라, 인구 절벽을 이유로 여성에게 출산의 짐을 과도하게 지우는 나라. 모순된 한국사회를 향한 그의 경종은, 계속될 것 같다.

 

부산일보 윤여진 기자

기사 원문 읽기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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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킴들과 함께' 이야기의 이 피다.

-『우리들, 킴』, 황은덕 작가와의 만남

 

안녕하세요, 여러분! 산지니 인턴 으나입니다. 찬바람이 매서웠던 최강 한파가 찾아온 1월 24일 수요일, 많은 독자 분들과 『우리들, 킴』의 저자이신 황은덕 작가님의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저도 그곳에 다녀왔는데요, 겨울 추위가 무색할 만큼 따뜻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 부산콘텐츠콤플렉스 4층 카페테리아에서 진행된 저자와의 만남

 

"오늘 너무 추워서 저도 제 일이 아니었으면 안 나왔을 것 같아요." -황은덕 작가님

황은덕 작가님의 말에 모든 이들이 웃음을 지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행사장을 찾아주셨는데요, 황은덕 작가님은 이곳에 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영선 작가님, 배길남 작가님께서 황은덕 작가님과 함께 대담의 형식으로 『우리들, 킴』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우셨습니다. 정영선 작가님, 배길남 작가님 모두 부산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 분들이시죠. 특히, 정영선 작가님은 지난 2010년에 장편소설 『물의 시간』을 저희 산지니 출판사를 통해 출간하셨다고 합니다.

 

▲사진 왼쪽부터 정영선 작가님, 황은덕 작가님, 배길남 작가님

 

정영선 작가님과 배길남 작가님께서는 『우리들, 킴』을 읽은 한 명의 독자로서 그리고 함께 소설을 쓰는 동료 소설가로서 황은덕 작가님께 여러 질문을 하셨고, 황은덕 작가님은 질문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시며 솔직한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을 꽃 피웠는지 잠시 살펴볼까요?

 

배길남 작가님: 일단 전작 『한국어 수업』에서 『우리들, 킴』까지 황은덕 선생님은 '입양 전문 작가'라는 별칭이 붙을 것 같은데요, 우리들, 킴』에 수록된 소설들을 보면 입양에서만 끝나는게 아니라 「엄마들」 같은 경우에는 입양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면서 그 사람들의 아픔과 입양의 과정들이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제가 궁금했던 부분은 「우리들, 킴」에서 비서 킴의 이야기와 「해변의 여인」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두 작품이 미묘하게 이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들을 장편으로 엮으면 주제적인 측면이 더 강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혹시 『우리들, 킴』 속 이야기를 장편으로 구상할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황은덕 작가님:우리들, 킴」과 「해변의 여인」은 상관 관계가 있는 소설인데요. 원래는 이걸 연작처럼 쓸까 생각했어요. 나중에 마음을 바꿔서 각각의 작품으로 썼어요. 또 다른 입양인의 이야기인 「글로리아」가 있는데 이 작품을 처음에 장편으로 쓰려했죠. 하지만 제 역량이 부족해서 장편으로 쓰지는 못했어요. 미국 경찰이나 사법 시스템을 깊이 취재를 해야하는 부분이 있는데 다시 미국에 체류를 하면서 취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정영선 작가님:『우리들, 킴』에 총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배길남 선생님은 어느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드셨나요? 그리고 황은덕 작가는 이 작품들 중 가장 마음에 두고 싶은 작품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배길남 작가님: 불륜을 다룬 「불안은 영혼을,」이라는 작품이 입양에 관한 직접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인상 깊었습니다. 황은덕 선생님의 작품에 등장하는 남성의 모습이 단일화 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불안은 영혼을,」 속에 등장하는 남성의 모습은 입체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해변의 여인」이나 「열 한 번째 아이」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생각이나 적극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작품 자체가 잘 읽혔습니다.

황은덕 작가님: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들, 킴」이 아닐까 싶어요. 왜냐하면 제가 입양인의 문제를 오랫동안 다루기도 했고 지금도 제 주변에 있는 많은 입양인들과 교류 하고 있어요. 「우리들, 킴」은 제가 알고 있는 킴을 모델로 제 상상력을 보태서 쓴 작품인데 이런 역사가 있다보니까 저한테는 「우리들, 킴」이 가장 마음에 남죠.

정영선 작가님: 총 7편의 작품이 있는데 배길남 선생님은 「불안은 영혼을,」과 「해변의 여인」이 좋으셨다고 하고, 작가 본인은 「우리들, 킴」이 좋다고 하시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열 한 번째 아이」와 「환대」가 가장 좋았습니다. 「열 한 번째 아이」는 입양과 상관없이 누군가를 양육하는 할머니의 삶, 「환대」는 정신병원에 있는 친구를 이해해 가는 40대 중년 여성의 모습을 그렸는데 꼭 입양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서사가 많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입양'이라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서 사람들마다 좋다고 생각하는 작품이 다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들, 킴』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 느꼈던 느낌들 그리고 작품에 대한 궁금점까지 다채로운 내용을 담은 작가님들의 대담으로 풍성하고 알차게 시간이 채워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황은덕 작가님은 우리나라 해외 입양의 역사와 그 현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셨는데요, 특히 단편 「글로리아」에 실제 모티브가 된 '멜린다 더캣' 사건을 이야기 해주시며 연대의 힘 강조하시기도 했습니다.

 

▲ 저자와의 만남에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

작가님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 경청해주셨습니다. 

 

『우리들, 킴』에 수록된 작품들이 주로 여성의 시각에서 서술되다 보니 황은덕 작가님께서는 이 책을 읽은 남성 독자분들의 반응을 궁금해 하셨는데요, 『이야기를 걷다』의 저자이신 조갑상 작가님께서 황은덕 작가님의 궁금증에 답을 해주셨습니다.

 

"『우리들, 킴에 수록된 「열 한 번째 아이」의 경우에는 남성, 여성 이런 것을 떠나서 읽는데 참 재밌더라고요. 선생님이 쓰신 소설이 여자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책에 자세히는 나오지 않지만 주인공의 이복오빠의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 장자의 점잖은 모습을 그려내고 있더라고요. 잘 그리시고 있습니다" - 조갑상 작가님

 

 

'잘 그리시고 있다'라는 조갑상 작가님의 말씀처럼 『우리들, 킴』 속 이야기들은 해외 입양아 혹은 그 사람들이 처한 현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처 깊게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에 황은덕 작가님은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계셨는데요, 그 관심과 애정이 『우리들, 킴』이라는 작품으로 피어난 것 같습니다.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책은 읽는 것만이 아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통한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황은덕 작가님의 『우리들, 킴』을 통해 '입양', '여성' 등 미처 보지 못했던, 지나쳤던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의 꽃을 피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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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산그늘12 2018.01.26 1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많은 이야기 중에서 조갑상 선생님의 이야기가 특히 마음에 남습니다. "이 이야기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 BlogIcon 와랑 2018.01.26 1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 분 함께 있는 사진 너무 좋네요.

안녕하세요, 병아리 편집자입니다 :)

어제 『우리들, 킴』의 저자 황은덕 선생님과 함께하는 강연은 무사히 잘 마쳤답니다.

자세한 소식은 사진과 함께 정리한 뒤 포스팅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국제신문에 올라온 『우리들, 킴』 관련 기사를 먼저 보여드릴게요~

***

한인 입양인 오랜 탐색…결국 여성의 삶과 맞닿아 있더군요
황은덕 소설집 ‘우리들, 킴’ 발간

- 7편 중 4편이 입양인 이야기
- 관련단체서 봉사 등 고민·관찰
- 다양한 시점으로 입양문제 다뤄

킴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에서 가장 흔한 성씨를 ‘한국인이 좋아하는 이름’이라고 오해한 양부모들이 붙여준 이름. 부산 소설가 황은덕이 또다시 한인 입양인의 이야기를 엮어 소설집을 냈다. 2009년 발표한 ‘한국어 수업’부터 이어진, 오래된 탐색이다. ‘우리들, 킴’(산지니)에 실린 7편의 소설 가운데 입양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만 4편이다. 7편 모두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유·무형의 폭력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출산의 주체라는 이유로 고통을 떠맡는 여성을 다룬다는 점에서 하나로 엮인다.

‘엄마들’의 배경은 미혼모 쉼터다. 10대인 ‘나’는 임신해서 이곳에 들어왔다. 아이 아빠는 같이 피자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던 정우. 임신 사실을 알고 줄행랑쳤고 나중에 엄마를 데리고 나타나 ‘애를 떼라’고 협박한다. 아이를 뱃속에서 키우다가 쉼터로 들어온 ‘나’는 비슷한 처지의 임신부들을 만난다. 마침내 아이를 낳은 ‘나’는 두 눈을 꼭 감고 아기를 보지 않는다. 보게 되면 키우고 싶어질까 봐.

표제작인 ‘우리들, 킴’은 벨기에 한인 입양인들 이야기다. ‘킴’은 오랜 기다림 끝에 생모를 찾았다. 생모는 생부를 찾지 말라고 강하게 요구했지만 킴은 몰래 수소문해 새로운 사실과 마주한다. 유부남이었던 생부가 엄마와 바람이 나 자신을 낳았다는 것, 생부는 몹쓸 병에 걸리자 본처에게 돌아가 숨을 거뒀다는 것. 벨기에로 돌아간 킴은 말한다. “한국은 여전히 고아를 수출하고 있고, 내 가족은 여전히 가난했다”고. 그리고 벨기에의 킴들은 습관처럼 읊조리며 서로 위로한다. “더 나쁜 경우가 될 수도 있었잖아.”

외국 가면 잘 살 거라며 보내버린 아이들이 어떤 편견과 차별을 견뎌야 하는지를 상상한 ‘글로리아’ 그리고 ‘우리들, 킴’의 외전과도 같은 ‘해변의 여인’까지 작가는 입양 문제를 다양한 시점으로 응시한다. ‘열한 번째 아이’에서는 10대 손자가 낳아온 아이를 떠맡으면서 생애 열한 번째 양육으로 내몰리는 또 다른 여성, 할머니의 삶을 그렸다.

‘불안은 영혼은’에서는 입양 문제와 닿아 있는 불륜을 다룬다. ‘정수는 뿌연 담배 연기 사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다시 흐릿해졌다. 이런 순간의 그녀가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현실 세계에서 뚜렷이 느껴지지 않는 존재감이야말로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그녀의 무게였다.’ 불륜 관계에서 많은 남성은 상대 여성의 실재를 부정하고 편리한 욕망 충족의 대상으로 인식한다. 그 관계는 어떤 식으로든 파탄의 불안함을 안고 있다. 그 결말에 남겨진 아이. 입양아의 상당수는 그렇게 생겨난다.

입양이라는 주제로 파고들면서도 주제의식만 도드라지거나 작위적이지 않고, 재미도 힘도 있는 훌륭한 소설을 써낸 비결.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체험하는 작가의 용기, 그리고 깊은 진심일 것이다.

“오래전 미국에서 생활할 때 제가 가르치던 한국어 수업반에서 한인 입양인을 알게 됐고 그를 모티브로 소설을 썼죠. 그때부터 부채의식이 생겼다고 할까요. 한국에 돌아온 뒤 입양인 권익단체에서 일한 것을 계기로 해외 입양인들과 인연을 맺게 됐어요. 부모를 찾아 부산에 오는 입양인이 있으면 통역을 해주곤 했어요. 그러다 보니 입양 이전 상황이라 할 수 있는 미혼모 문제나 조손 가정 육아 문제에도 관심이 갔어요. 더 알고 싶어 쉼터 봉사도 하게 됐고, 그게 또다시 소설이 된 거죠.”

 

국제신문 신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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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킴들과 함께,

 <우리들, 킴> 황은덕 소설가와의 만남에 초대합니다!

 

 

 

 

이 세상의 습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잘못한 걸까?
한국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와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다
 

 

“이 세상에는 킴이 너무 많아.”
전 세계로 흩어진 '킴'들에 대하여

 

불완전한 관계, 불안한 상황, 흐트러진 일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건, 이 세상의 습속에서 벗어나는 일이었다. 그런데 무엇이 잘못이었을까. 법규를 위반한 적도 없고, 무임승차를 한 적도 없고 교통질서를 위반한 적도 없는데. 서시오 하면 서고, 앉으시오 하면 앉았는데. 그런데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던 것일까?

네가 말했다.

- 사람들이, 다, 사는 게, 힘들어.

 

그늘진 삶을 마주한다는 것.

 

작가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만나보는

소설집 <우리들, 킴> 속  

입양, 여성 그리고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일상의 중간, 수요일 오후 네 시에

독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함께 둘러앉아 어느 날보다 더 따뜻한 날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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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이름으로

- 황은덕 소설가 인터뷰

 

안녕하세요. 산지니 인턴 으나입니다. 오랜만에 겨울비가 내린 아침을 뒤로하고, 흐린 기운이 가실 무렵 저는 황은덕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작가님께서는 긴장감으로 굳어 있던 저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주셨는데요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황은덕 작가님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지금 바로, 그 대화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 환한 미소를 지어주시는 황은덕 작가님

 

 

# 질문 하나

 2009년 첫 소설집 『한국어 수업』 이후, 8년 만에 신간 『우리들, 킴』으로 독자와 만나시는 기분이 어떠신가요?

 - 우선 '부끄럽다.', '회한이 남는다.' 이 두 감정이 먼저 떠올랐어요. 소설가로서 조금 더 열심히, 성실하게 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반성을 많이 했죠.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다짐의 계기가 되었어요. 책을 묶는 게 그런 과정인 것 같아요. 반성을 하고 앞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도 하는 그런 계기요.

 

 

#질문 둘

 공백기 동안 어떤 활동을 하며 지내셨나요?

 - 지역에서 활동하는 소설가로 사는 게 참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사실 『우리들, 킴』을 8년 만에 내기는 했지만, 공백기라고 하기보다는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2009년에 첫 창작집을 내고 난 이후 지금까지 소설 청탁이 온 것을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는데, 모든 걸 소화하면서 책을 내는 데까지 이 정도 시간이 걸린 거죠. 물론, 어떤 작가들은 청탁 상관없이 열심히 써서 각종 문예지 투고를 한다든지 그렇게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는 작가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청탁이 들어오면 습작하고 있던 것들을 다듬어서 작품으로 발표했죠. 1년에 한 편 정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셈인데, 이것도 다른 지역 작가에 비하면 운이 좋았던 편이죠.

 

 

#질문 셋

 200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을 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소설을 쓰기 시작하셨는지, 혹시 어릴 적부터 소설가를 꿈꾸셨나요?

 - 소설이나 시, 문학 하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어릴 적에 '책 읽기'를 다들 즐겨하셨을 거예요. 물론 저도 그랬고요.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를 썼죠. 소설보다는 시에 더 관심이 많았고 또 많이 읽기도 했어요. 제가 전라남도 광주 출신인데 대학을 전남대로 진학했어요. 전남대에 문학 써클, 지금 말로 하면 문학 동아리가 딱 하나 있었어요. 이름이 '용봉 문학회'였는데 (전남대가 용봉동에 있어서 '용봉 문학회'라고 불렀어요.) 저는 거기에 가서도 시를 썼죠. 시를 쓰고, 시화전도 하고. 그때가 80년대였고 시가 강세인 시기였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계속 시를 썼던 것 같아요. 그때까지만 해도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없었어요. 등단을 하더라도 시로 등단을 하겠지, 생각했죠. 대학 졸업하고 바로 서울에서 방송작가 생활을 했어요. 5년 정도, 그러니까 항상 글을 쓰는 생활을 했던 것 같아요. 대학 때 문학 동아리 활동을 주로 하긴 했지만 전공이 영문학이었어요. 서울 MBC 라디오 국에서 방송작가 일을 하면서 번역도 하고 멘트를 다 썼죠. 책 읽고 글을 쓰는 게 늘 일상적인 일이었어요. 미국에 8년 정도 체류하면서 공백이 있었죠. 그러니까 어릴 적부터 소설가를 꿈꿨다기보다 사실은 시인이 되고 싶었죠. 시인이 되려다 소설가가 된 거예요.

 

 소설가가 아니라 시인이 되셨어도 굉장히 잘 어울리셨을 것 같아요. 그럼 언제 '소설을 써봐야겠다.'라고 생각하셨나요?

- 제 생애 첫 소설은 대학교 4학년 때 나왔네요. 계속 시를 쓰다가 졸업 직전에 난생 처음 단편소설이라는 것을 썼어요. 그 이후로 방송작가 생활을 하면서 소설 쓰는 것을 잠시 접었죠. 방송작가를 하면서도 계속 시로 등단하고 싶었어요. 미국에서 8년간 지낸 후, 귀국을 앞두고 '이제 한국 가서 소설을 써 봐야겠다.'라고 그때 처음 생각했어요. 그게 98년이었죠. 제 등단작이 「한국어 수업」인데 그 소설 첫 문장이, 미국에서 귀국하기 직전에 노트에 써 둔 구절이었어요. '자 다시 한 번 따라해 보세요.' 이 문장이거든요. 아직도 그 문장이 적힌 노트를 들고 있어요. 98년도 여름에 부산에 와서 2000년에 등단을 했으니까 실질적으로는 1년 만에 소설로 등단한 거죠. 그러니까「한국어 수업」이 '소설을 써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쓴 첫 소설이고, 완성한 후에 9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투고했는데 이게 덜컥 당선이 되서 소설가가 된 거죠.

 

 그 당시 신춘문예에 당선되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한국어 수업」은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라 제게는 일상적인 이야기 였거든요. 당선이 되고 나서 보니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이야기가 굉장히 신선했나봐요. '나에게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이야기가 되는구나.' 라고 그때 처음 생각하게 됐죠.

 

 저도 작가님의 데뷔작「한국어 수업」을 읽어 보았습니다. 해외 입양아나 그 입양아들이 처한 사회 현실을 담아낸 작품이 그 이전에는 없다보니, 당시에는「한국어 수업」이라는 작품이 낯설기도 하고 굉장히 새로웠을 것 같습니다.

 

 

 #질문 넷

『우리들, 킴』 속 총 7편의 단편소설 중 절반 정도가 '입양', '미혼모' 등 한국 사회에서 민감한 사회 문제들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작가님의 담담한 어조가 오히려 한국 사회의 현실을 강조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쓰시는 과정에서 이러한 민감한 사회 문제를 다루시는 데 큰 어려움이 없으셨나요?

- 제가 비 입양인이잖아요, 비 입양인로서 입양 문제를 다루는 것에 대한 큰 심적 부담감이 있어요. 왜냐하면 내가 직접적으로 체험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죠. 저는 2000년 등단작  「한국어 수업」부터 입양인의 삶을 다뤘어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소설은 실제로 미국에서 한국어 강사 생활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인데, 제 수업에 한국 입양인 여학생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한국어 수업」에 등장하는 크리스틴의 모델이죠. 그 이후로도 계속 입양인의 삶에 관심을 가져 왔어요. 그러다보니까 2000년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GOAL'이라는 단체에서 통역 자원봉사일을 몇 년 했어요. 입양에 관심이 있고, 등단작에서도 입양인들의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에 제가 현실적으로 도움이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말하자면 제가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들은 저에게 있어서 가장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인 거예요. 그러니까 민감한 사회 문제라기보다는 제 주변에 이런 분들이 많기 때문에 저한테는 가까운 문제였던 거죠. 이게 막 민감한 소재구나라는 생각은 별로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럼 작가님께서는 자신의 이야기나,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내셨다는 말씀이시네요.

- 그렇죠.

 

 

#질문 다섯

 실제로 미국 생활을 하시고 귀국 후에 입양 단체에서 일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경험들이 작품 창작에 영향을 끼쳤나요? 

- 엄청난 영향을 끼쳤죠. 소설 속 인물들도 물론 제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인물이긴 하지만 실제 경험에서 온 부분들이 많았어요. 실제로 부산에 계신 작가 분들 중에 몇몇 분은 10여 년 동안「한국어 수업」이 제 이야기인 줄 아시더라고요. "부모님 없이 어렵게 살았는데..." 이렇게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제 이야기는 아니구요. 미국에서의 경험들이 소설 속 배경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거죠. 입양 단체에서 일을 했을 때는 가까이에서 직접 입양인을 만났고요.『우리들, 킴』에 등장하는 많은 입양인이 있는데 물론 이들의 모습이 현실과 백 퍼센트 맞지는 않지만 제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온 경우가 많죠. 미국 생활이나 입양 단체에서 일을 한 경험이 제가 소설을 쓰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어요.

 

 그렇군요.『우리들, 킴』을 읽으면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인물들의 상황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이는 작가님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주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질문 여섯

『우리들, 킴』의 첫 문을 여는 단편「엄마들」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인상 깊습니다. 마치 시의 수미상관 형식처럼 '입양은 기쁨입니다.'라는 플랜카드의 문구로 소설이 시작되고 끝을 맺는데요. '나'가 아이를 보내고 '가슴이 아렸다.'라는 부분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이 상황에서 플랜카드의 문구가 참 이질적으로 느껴졌는데요, 소설 속 '나'의 상황과는 별개로 '입양은 기쁨입니다.'라는 이 문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말 입양은 기쁨일까요?

- 소설 속 '나'의 상황에서 본다면 입양은 기쁨이 아니라, 현실에서 다른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몰리는 경우죠. 소설 속 '나'의 상황과 별개로 이 문구에 대해 생각했을 때는 일단 국내입양, 국외입양 두 가지 측면으로 살펴 봐야 할 것 같아요. 'GOAL(해외입양인연대)' ,'뿌리의 집(해외입양인보호 비영리민간인단체)', 'TRACK(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 입양인 모임)' 입양인 권익단체들의 입장을 보면, 해외입양을 반대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입양 활동가이자 작가인 'TRACK'의 대표 정 트렌카 씨(정경아 씨)가 <한겨레 21>에 기고를 한 게 있어요. 중심 주제가 '아기 살 돈으로 친엄마를 지원하라.' 인데요. 이 말을 지금 누구한테 하고 있냐면 해외 입양 부모들에게 하고 있어요.「우리들, 킴」을 보면 해외에서 입양 부모가 아이를 입양할 때 지불해야 할 돈이 나오잖아요. 그렇게 입양을 하지 말고 차라리 고국에서 친엄마들이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하라는 의미죠. 입양인 당사자들이 계속해서 이런 목소리를 내고 있었던 거예요. 친가족, 친모, 친부가 아이를 스스로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자는 의미인거죠. 더 나은 복지라든지... 예전보다 상황은 좋아지고 있어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미혼모나 한부모가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긴 하지만요. 결론적으로 입양은 기쁨이 아니죠.

 

 '입양은 기쁨입니다.'라는 표현은 오히려 역설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그렇죠.

 

 

#질문 일곱

「우리들, 킴」 속 마지막 부분에서 '더 나쁜 경우가 될수도 있었어.'라는 문장이 인상 깊습니다. 입양이라는 상황에서 더 이상 나쁜 경우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소설 결말부에서 이 문자잉 가진 의미는 무엇일까요? 특별히 이 문장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으신 것이 있으셨나요?

- '더 나쁜 경우가 될수도 있었어.' 라는 말은 입양인들 스스로가 자신들을 위로하면서 하는 말이죠. 수록작 「글로리아」에서는 이 문장에서 말하는 더 나쁜 경우가 실제로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이 말 자체가 굉장히 양날의 검 같은 말인데 입양인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 예를 들어서 입양 부모의 경우 입양아를 학대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입양 부모가 아이한테 이 말을 쓴다는 거죠. '내가 너를 구원했어. 내가 널 입양하지 않았더라면 더 나쁜 상황에 직면했을 거야.' 라는 식으로요. 누가 이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 같아요. 입양인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역설적인 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작가님의 말씀을 듣고, 조심스러운 이야기이지만 '더 나쁜 경우가 될수도 있었어.'라는 말을 듣는 해외 입양인의 입장인에서 생각해보면, 그들에게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 자체가 이미 나쁜 상황일수도 있을 텐데, 이런 말로서 그들의 삶 자체를 수긍해버리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우리가 보통 비 입양인으로서 입양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굉장히 극단적이에요. 하나는 아주 유명한 입양 성공 사례가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아주 비극적인 사례가 있어요.  최근까지도 해외 입양아들이 한국에 와서 고독사를 하고 자살을 하는 경우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죠. 하지만 우리가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뭐냐면, 이 극단적인 두 사례들의 가운데에서 정말 평범하게 살아가는 입양인이 많다는 거예요. 제 주변에도 이런 분들이 많고요. 물론 그런 분들이 치명적인 트라우마는 가지고 있죠. '버려진 아이' 라는... 이건 결코 가려져선 안 되는 거죠.

 

#질문 여덟

 「글로리아」를 읽고 마지막 각주를 살펴보다, 이 소설이 2006년 미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한 한 사건을 모티브로 창작 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몰랐던 부분이라 충격이 컸는데요, 기존에 발생했던 사건을 창작 배경으로 삼으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시지 않을까 합니다.

 - 2006년에 실제로 미 플로리다 주에서 일어났던 사건인데, 이 당시에 제가 미국에 있었어요. 2005년에서 2006년까지 잠깐 미국에 체류를 했었는데 그때 신문에서 이 사건을 접했죠.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미국 사회에서도 큰 이슈였어요. 언론에서도 계속 보도가 되었고요. 정말 아주 비극적인 케이스죠. 이 사건이 아직까지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어요. 입양인 멜린다 더캣과 그녀의 아이 트랜튼 더캣의 이야기. 아직도 아이는 실종 상태고, 당시 범인으로 멜린다 더캣이 제 1용의자로 지목 됐었죠. 근데 이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미국 언론이 21살 한국인 출신 입양아 멜린다 더캣을 마녀사냥으로 확 몰아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글로리아」를 보면 CNN 방송국에서 주인공을 인터뷰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도 거의 실제 있었던 일을 활용해서 썼죠. 제가 미국에서 오래 살았지만, 우리가 여기서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심한 인종차별이 존재하거든요. 해외 입양이 나쁜 이유 중에 하나가 특히, 인종 간 입양이 이루어질 경우 백인 사회에서 노란 피부의 아이가 혼자 살아가야한다는 거죠. 얼마나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겠어요. 누구나 이 아이가 입양인이라는 것을 아는 거죠.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 입양아에 대한 고정관념들이 이 사건의 핵심인데 결국은 이런 편견들이 멜린다 더캣을 자살로 내몬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이 사건 이후 입양인 권익단체에서 한 입양인이 인터뷰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멜린다 더캣이 다른 입양인과 같이 있었다면, 다른 입양인들과 연대를 했다면 그렇게 혼자 죽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우리들, 킴」에서 입양인들이 서로 돕고 연대하는 모습을 그렸다면,「글로리아」를 통해서는 연대 없이는 이런 비극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자 했어요.

 

 연대 너머의 다른 모습에 집중해서 「글로리아」를 쓰신 거네요?

 - 그렇죠. 가장 비극적인 경우인거죠.

 

 

#질문 아홉

『우리들, 킴』 속에는 '입양'과 '미혼모'에 대한 내용 이외에도 남녀 간의 사랑 혹은 우정을 표현한「불안은 영혼을,」과 「환대」와 같은 단편도 수록되어 있는데요 특히「환대」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진숙 그리고 은희의 관계가 인상 깊습니다. 두 인물의 경우 친구 사이지만 친구 이상의 유대감을 나누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그런 사이라고 해야 할까요? 은희의 남편, 진숙의 오빠처럼 주인공에게 상처를 주는 대상이 남성이고 비슷한 상처를 가진 여성들이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는 이러한 인물 관계를 설정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 사실 「환대」는 진숙과 은희가 서로 서로를 환대하는 내용이에요. 비록 한 친구는 정신병원에 있고 한 친구도 바깥 사회에서 생활하지만 행복하지 못한 상황이죠. 제한된 공간, 면회실 같은 곳에서 밖에서 사온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고 산책하는 이 정도의 만남이지만 서로에게 엄청난 위안을 주는 사이죠. 사실 이러한 과정은 우정에 관한 이야기인 거예요. 엄청난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상처가 사회적인 시스템 안에서 남성들의 권력으로 인해 비롯되었다는 점이 이 두 인물의 공통점이죠. 이걸 연대라고 말한다면 정말 힘없고 나약한 연대죠. 끊어질 듯 너무나 가느다란 연대긴 하지만, 삶의 순간들을 시간이나 양으로는 볼 수 없잖아요. 어떤 한 순간이 평생을 위로하는 순간이 될 수도 있죠.「환대」를 통해서 그런 이야기들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우리들, 킴』을 보고 계시는 황은덕 작가님

 

 

# 질문 열 

 작가님의 소설을 보면 주인공이 거의 여성인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있으시다면요? 소설을 쓰실 때 좀 더 몰입하기 위함이신가요?  

- 다른 작가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소설을 쓰면서 뭘 쓸까라는 고민을 할 때, 가장 먼저 나에게 절실한 것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관심이 있고, 나에게 가장 절실한 것. 저에게는 이런 이야기들이 가장 절실했던 거죠. 이 소설집에서 남성이 나오는 부분은 「불안은 영혼을,」 에서 정수라는 인물이 나오고, 그 외의 다른 단편들에서는 주인공이 다 여성인데요, 제가 가장 잘 아는 이야기를 쓰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당분간은 아마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쓸 것 같아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완전히 여성, 남성으로 가를 수는 없잖아요. 같이 살아야 하니까. 제가 남성에 대해 더 이해하게 되면 남성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쓸 것 같아요. 아직 남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못 쓰는 이유가 가장 크죠. 잘 아는 것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쓰는 사람이 몰입하는 것, 내가 쓰고 싶은 것을 먼저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질문 열하나

 사람의 이름과도 같은 소설의 제목, 이 제목이 주는 힘이 한 편의 소설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우리들, 킴』도 제목 자체가 주는 힘과 분위기가 있는데요, '우리'라는 범주와 '킴'이라는 단어 자체가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혹시 '우리들, 킴'이라는 제목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요?

- 단편 「우리들, 킴」은 복수화자가 주인공이죠. '우리'가 주인공인 거예요. 소설 내에 화자가 나오는데 '비서 킴'도 아니고 '화가 킴'도 아닌 '킴들' 중에 한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자연스럽게 많은 킴들 중에 한 명이 화자인거죠. 킴 중에 한 명이 자기의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킴의 이야기를 하는 구조인데, 여기서 킴은 해외 입양인을 상징하는 보통명사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입양인들은 서로서로 아낌없이 돕거든요, 저는 그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요. 사람들이 연대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012년에 '입양특례법'이 개정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입양 권익단체들의 힘이 굉장히 컸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이 연대의 힘을 「우리들, 킴」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우리들, 킴」이 표제작인 된 이유도 이 연대의 힘을 조금 더 집중해서 표현하기 위함이신가요?

 - 그렇죠, 「우리들, 킴」을 제외한 다른 단편들은 입양을 전후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요. 「엄마들」같은 경우에는 미혼모 이야기를 담고 있고 이 과정에서 입양아가 발생하기도 하고요. 「글로리아」도 마찬가지고, 「해변의 여인」은 입양인을 둔 큰엄마의 이야기잖아요. 「열한 번째 아이」도 결국 아이 양육에 대한 문제고, 「불안은 영혼을,」과 「환대」는 여성이 굉장히 힘들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말하고 있죠. 이 소설집 전체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이야기가 바로 「우리들, 킴」인거죠.

 

 

#질문 열둘

 소설 속에서 주로 다루셨던 '입양'이나 '미혼모' 와 같은 이런 사회적 사안에 대해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요?

 - 요즘은 미혼모라는 표현보다 '한부모가정'이라고 하죠. 사실, 입양 자체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서 미혼모나 미혼부가 아이를 충분히 키우며 살아갈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나가야하죠. 지원정책 같은 경제적인 여건이 탄탄하게 형성되어야 하고, 또 '입양'과 '한부모가정'을 바라보는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시선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혼을 하지 않아도 아이를 낳아 충분히 잘 양육할 수 있다.' 라는 인식의 개선이 필요해요. 사회적인 낙인을 없애야 하는 거죠. 더디기는 하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문제를 가정 밖으로 끌어내서 공론화하는 게 시작인 것 같아요. 다 쉬쉬하고, 덮고 그들을 그늘에서 살아가게 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 거죠. 오늘 우리가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중에 하나예요.

 

#질문 열셋

 황은덕 작가님에게 '소설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 『우리들, 킴』 작가의 말에 '소설을 쓰면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썼는데,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요즘 소설이 영상이라든지 미디어, 웹, 웹툰 등에 밀리면서 그 힘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에요. 문학이 주는 힘도 예전보다 많이 약해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쓰면서 항상 '어떻게 살아야하지' 라는 삶의 방식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소설이 삶의 방향성을 많이 가르쳐주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열심히 써야겠죠.

 

#질문 열넷

 마지막 질문입니다. 저도 작가님처럼 글을 쓰면서 살아가고 싶은 문청들 중에 한 명인데요, 소설가(혹은 작가)처럼 글을 쓰고자 하는 문청(문학을 하는 청년)에게 전하고 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 이 시대의 문청들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까, 가장 어려운 질문 같아요. 참 힘든 길을 가려고 하는구나, 돈도 안 되는 길을 가려고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죠. 제가 문학을 시작했던 80년대에는 문학이 사회를 바꿀 수 있고, 사람들에게 의식의 전환점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그 역할을 영화나 다른 미디어들과 나누고 있는데 특히, 그 속에서 문학은 입지가 좁아진 상태죠. 그렇지만 아직까지 문학만이 가지고 있는 힘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 같아요.

 

 ▲ 책에 정성스레 사인을 해주시는 황은덕 작가님.

처음에 이름을 물어보시곤 "이름 뒤에 뭐라고 쓰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셨다.

 

 

 

『우리들, 킴』을 통해 황은덕 작가님을 만나 본 인터뷰, 끝까지 잘 읽어 주셨나요? 작가님을 만나 뵙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저 역시도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품 속에 묻어 있던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과 대상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실제로 만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이었습니다. '한 작품은 작가 그 자신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만난 『우리들, 킴』은 황은덕 작가님 그 자체였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많이 부족하고 어리숙했지만 질문 하나하나 귀 기울여주시고 답변해주신 황은덕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 작가와의 만남이 있기까지 도움을 주신 산지니 출판사 가족 여러분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행복하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들, 킴 - 10점
황은덕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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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니카 2018.01.22 20: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굉장히 긴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소설의 내용이 더 이해가 되네요.

  2. BlogIcon 단디SJ 2018.01.24 12: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인터뷰 준비해서 진행하고, 이렇게 정리하기까지 으나님께서 고생이 많으셨네요!! '입양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막연히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아닌, 아주 평범하게 우리 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신 것 같아요! 나와 가족과 우리의 삶을 생각해보게 되네요~

  3. BlogIcon 으나sn 2018.01.24 13: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을 읽는 것, 그 이상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4. Ted 2018.03.02 0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 하세요?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는 Ted Park 입니다.친구로 지낼 수 있는40대 여성분 찾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지낼 수 있는 분이면 좋겠어요. 테니스. 골프등 운동 좋아 하시고. 여행 같이 할 수 있담 이야기 많이 나눌 수 있겠죠? 전 돌싱 이구요 여기에서 작은 개인 비즈니스 하고 있어요. 요리 잘 해서 여기 친구들 한테 칭찬 받고요. 운동 많이 해서 몸과 마음이 늙 지는 않았어요. 이민 온지 13년 됬고요 한국에선 현대구룹에서 일 했어요. 혹시 관심 있으신분 이 메일로 메시지 남겨 주세요. fzone9@gmail.com
    •먼저 카톡 친구 하구요 좋으시면 호주로 방문 하세요

산지니의 신간, 황은덕 소설집 『우리들, 킴』 관련 기사들을 모았습니다.

사회의 시선 속에 갇힌 미혼모와 입양아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사회 가운데 버려진 개인의 아픔을 다룸과 동시에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짚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사각지대에 몰린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신간] 몬순·배교·우리들,킴·자폭하는 속물 (연합뉴스)

▲ 우리들, 킴 = 제10회 부산작가상, 제17회 부산소설문학상을 받은 황은덕 작가의 새 소설집이다.

2009년 출간된 '한국어 수업'을 통해 입양, 이민자, 소수자의 이야기를 전한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입양을 야기하는 사회구조를 꼬집는다. 입양과 관련된 당사자들의 능동성과 연대성도 더욱 부각된다.

표제작인 '우리들, 킴'은 벨기에 입양인 킴이 한국에 있는 엄마를 찾는 과정과 그 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산지니. 240쪽. 1만3천원.

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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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우주의 측량 外 (경향신문)

▲우리들, 킴

황은덕 작가의 7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이다. 7편 중 4편이 입양에 할애돼 있고, 나머지 3편은 불륜과 미혼모 등을 다룬다. 작가는 실제 벨기에 입양인들을 만나면서 소설을 구상했다. 입양인들이 겪어야 하는 소수자로서의 삶과 버려진 기억에 대한 상처들을 더듬어나간다. 산지니. 1만3000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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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신간] 『우리들, 킴』 외

리들, 킴 : 황은덕 소설집

전 세계로 흩어진 ‘킴’들과 그들의 엄마인 미혼모들의 이야기다. 입양문제를 야기하는 사회구조와 남성권력을 겨냥하는 동시에 입양인들의 능동성과 연대성을 강조한다.

황은덕/ 산지니/ 1만3000원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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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스스로 답을 찾는 힘·레몬 같은 삶 外

◇'우리들, 킴'

황은덕 작가의 소설집이다. 한국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와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본 작품이다. 7편의 작품 중 4편이 입양에 할애되어 있고, 나머지 3편은 불륜과 미혼모 등의 치정문제를 다루고 있다. 표제작이기도 한 소설 '우리들, 킴'은 벨기에 입양인 킴이 한국에 있는 엄마를 찾는 과정과 그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240쪽, 산지니, 1만3000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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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킴 - 10점
황은덕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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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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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자야, 정식아, 수진아, 자, 여기 보세요. 하나, 둘, 셋."

 

비정한 지구에 내던져진 유기된 생명체
그들이 찾아 헤맨 인생의 어떤 단서

황은덕 소설집 『우리들, 킴

 

 

 

이 세상의 습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잘못한 걸까?
한국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와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다

 

제10회 부산작가상, 제17회 부산소설문학상을 수상한 황은덕 작가의 소설집 『우리들, 킴』이 출간됐다. 황은덕 작가는 2009년에 출간된 『한국어 수업』을 통해 입양, 이민자, 소수자의 이야기를 전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입양의 상처를 초점화한 전작과는 달리 입양을 결과하는 사회구조와 남성권력을 겨냥하는 동시에 당사자들의 능동성과 연대성을 부각시킨다. 


인구가 줄어든다며 출산을 장려하면서도 입양은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 소설집 『우리들, 킴』은 총 일곱 편의 작품 중 네 편이 입양에 할애되어 있고 나머지 세 편은 불륜과 미혼모 등의 치정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 또한 입양서사와 포함관계를 이룬다. 표제작 「우리들, 킴」을 비롯해 「엄마들」, 「해변의 여인」 등의 작품을 통해서 입양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끊어진 관계를 둘러싼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2006년 미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글로리아」, 흐트러져 버린 가족 관계의 조각들을 수습하는 덕순의 이야기 「열한 번째 아이」, 불안한 사회적 위치와 불완전한 관계를 통해 오늘날의 고독을 엿볼 수 있는 「불안은 영혼을,」, 사는 게 힘들었던 어느 청춘의 아픈 고백 「환대」 등 여성과 사회, 불안과 고독, 삶과 고통에 대한 가녀린 이야기들이 자리한다.

 

 

“이 세상에는 킴이 너무 많아.”
전 세계로 흩어진 '킴'들에 대하여

 

‘우리는 브뤼셀 외곽의 크고 작은 도시에서 살고 있었다.’
「우리들, 킴」의 도입부는 소설이지만 소설이 아니다. 황은덕 작가는 실제로 벨기에 입양인 친구들을 만나면서 이 소설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아닌 벨기에를 배경으로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일 터. 황 작가는 소설 속 내용처럼 벨기에 입양인들의 ‘친부모찾기’를 도와주며 입양인들이 겪어야 하는 소수자로서의 삶과 버려진 기억에 대한 상처 등을 더듬어나갔다. 2016년 기준 880명의 아이들이 국내외로 입양됐고, 입양 아동의 발생 유형의 약 90%(국내-88.1%, 국외-97.9%)가 미혼모 아동이다. 전 세계 각국으로 흩어진 ‘킴’들과 그들의 엄마인 미혼모들의 이야기. 그들은 왜 입양인, 미혼모라는 주홍글씨를 가슴속에 새겨야만 했을까.

 

표제작이기도 한 소설 「우리들, 킴」은 벨기에 입양인 킴이 한국에 있는 엄마를 찾는 과정과 그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벨기에 한인 입양인회에서 만난 스물세 명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삶과 문화를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쿨하다. 버려진 기억에 대한 우울감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1970년대, 한국사회에서 자신들의 존재가 거추장스러웠다는 것쯤은 그들 또한 알고 있었다. 이 작품에서 눈여겨볼 만한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버림받았다는 상처에 고착되지 않고 자신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친부모의 상황과 맥락을 짐직하고 수용함으로써 입양아라는 낙인을 넘어 자신의 서사를 구성해나간다.

 

소설 「우리들, 킴」이 현재 성인된 입양아들의 이야기라면, 소설 「엄마들」은 2017년 현재, 입양을 보내야 하는 어린 엄마들의 이야기들 담고 있다. 미혼모는 많지만, 왜 미혼부는 없을까? 미혼모는 왜 아이를 보내야 할까? 미혼모 가정은 정상적인 가정이 아닌가? 소설 「엄마들」에 나오는 미혼모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통해 아이를 버리기 전, 남자와 사회, 그리고 그 외 모든 환경으로부터 버림받은 엄마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수근거림을 견딜 수 없어 미혼모가 된 딸의 엄마가 가출해버린 경우에서도 잘 알 수 있듯이 남자로부터 외면당한 여성은 자신과 남자의 가족으로부터 한 번 더 외면당한다. 또한 미혼모 가정이 사회의 문제처럼 치부되는 오늘날, 이 소설은 뾰족한 답이 없는 사회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불완전한 관계, 불안한 상황, 흐트러진 일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은 사회의 기반이 된다는 말이 있다. 소설집 『우리들, 킴』은 이 말에 몇 가지 딴지를 건다. 가정을 이뤄야만 사회에 기반이 되는가, 여기서 말하는 가정이란 무엇인가, 혹 제단되어진 정상이라는 범주 속의 가정만이 해당되는 것은 아닌가. 황은덕 작가는 소설집 『우리들, 킴』을 통해 남성권력과 가족주의로 짙게 물든 사회적 통념에 개인의 삶과 행복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소설 「글로리아」는 입양여성 글로리아를 주인공으로 한다. 입양아 개인의 자격으로 세상과 맞서다 끝내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적 서사의 이 소설은 입양제도의 대한 고발로도 읽힐 수 있다. 미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던 중 갑자기 아들이 사라지고, 글로리아는 세상의 편견 속에서 혐의를 뒤집어쓴다. 계속되는 언론의 공격과 사람들의 시선에 그녀는 결국 자살을 선택하는데…. 글로리아가 죽은 뒤, 그녀를 향한 모든 오해는 풀릴 수 있을까?
소설 「해변의 여인」과 「열한 번째 아이」는 흔들리고 불안한 상황 속에 놓인 여자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남편의 외도로 생긴 아이를 입양 보낸 적 있는 노점상 할머니, 사라진 손자며느리 대신 아이를 돌보는 할머니를 등장시켜 그들의 고단한 일상을 따라간다.
그렇다면 가정 밖으로 나온 이들의 삶은 어떠할까? 비정규직 시간강사와 삶에 염증을 느끼는 대학교수 간의 불안한 관계와 집착을 그린 「불안을 영혼을,」, 남성 중심으로 이뤄진 세상의 습속을 힘겹게 걸어 나가야 하는 청춘의 이야기 「환대」까지, 힘들고 지친 삶이 책 곳곳에 베여 있다. 이 두 작품에서 입양은 전혀 드러나지 않지만, 가정이 있는 남자와의 사랑이 에피소드로 제시되며 이들의 불륜이 정확하게 일부이처제처럼 작동한다는 사실은 남성지배의 사회구조, 가부장적 가족구조에서 보여주는 입양의 문제들과도 무관하지 않다. 또한 여성의 취약함과 불안은 미혼모의 서사와도 겹친다.

 

 

여성과 소수자의 삶, 보다 깊어지고 유연해진 황은덕 소설

 

소설집 『우리들, 킴』에 수록된 7편의 작품은 모두 여자가 주인공이다. 최근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으로 타자화된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많아졌지만, 황은덕 작가는 그보다 먼저 여성과 소수자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2000년, 그녀는 문단에 얼굴을 알리며 여성의 시각으로 소외되고 상처 입은 타자들의 삶을 전했다. 이러한 작품 세계는 이번 소설집을 통해 한층 깊어지고 유연해졌다. 그동안 모든 희생을 강요하는 모성의 허구성과 그로 인해 분열하는 여성적 주체에 집중했다면, 이번 소설집에서는 이를 강요하는 사회적 환경에 대한 접근, 취재를 통해 완성된 입양인들의 현실적인 삶, 음울한 상황과 고독 속에서도 이어지는 행복에 대한 옅은 희망 등을 만날 수 있다. 입양의 서사를 미혼모 그리고 사랑의 서사와 연속시킴으로써 모성을 분할하는 제도 권력과 사랑이라는 이름의 남성권력을 심문하고 이에 대한 입양아‘들’의 연대와 가능성을 드러낸다.


가장 아픈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놓으며 사회의 문제와 개인의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황은덕 소설집 『우리들, 킴』, 삶의 모난 부분까지 따뜻하게 끌어안는 이야기를 통해 나와 내 주변의 누군가의 삶을 생각해본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저자 소개

 

황은덕 소설가
전남 무안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서울과 미국에서 각각 방송작가와 시간강사로 일하며 생활했다. 200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한국어 수업』, 역서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를 펴냈다. 제10회 부산작가상, 제17회 부산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부산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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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엄마들
우리들, 킴
글로리아
해변의 여인
열한 번째 아이
불안은 영혼을,
환대

해설: 입양서사와 젠더의 복화술_이경(한국국제대 교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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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덕 소설집 『우리들, 킴』

황은덕 지음 | 240쪽| 13,000

제10회 부산작가상, 제17회 부산소설문학상을 수상한 황은덕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황은덕 작가는 2009년에 출간된 『한국어 수업』을 통해 입양, 이민자, 소수자의 이야기를 전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입양의 상처를 초점화한 전작과는 달리 입양을 결과하는 사회구조와 남성권력을 겨냥하는 동시에 당사자들의 능동성과 연대성을 부각시킨다.    

 

우리들, 킴 - 10점
황은덕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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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너 그리고 우리

- 황은덕 소설집 우리들,

 

 

#첫 서평 #낯섦 #설렘

안녕하세요, 저는 1월 한 달 간 산지니 출판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게 된 으나입니다. 정신없는 출근길이 아직 낯설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책을 만나는 것도 그 설렘 중 하나인데요, 첫 출근을 한 날 저는 황은덕 작가님의 신간 우리들, 을 만났습니다.

 

 

#우리들, #표지 속 여자아이 #어디를_바라보는_것일까?

표지에서 우리들, 이라는 제목과 함께 텅 빈 눈빛으로 어느 한 곳을 응시하는 여자아이의 모습이 저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슬픈 표정도 아니고 그렇다고 웃고 있는 것도 아닌 아이의 표정을 보면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이야기일까?’라는 생각이 책문을 두드렸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어 나갔습니다.

 

 

 

#황은덕 #신춘문예 #두 번째 단편소설집

우리들, 200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한 황은덕 작가의 두 번째 단편소설집입니다. 첫 번째 단편소설집 한국어 수업이후 8년 만의 신간인데요. 표제작인 우리들, 을 포함해 엄마들, 글로리아, 해변의 여인, 열한 번째 아이, 불안은 영혼을,, 환대까지 총 7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는데 각 단편들마다 황은덕 작가의 개성과 문체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야기의 환상성보다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현실성이 황은덕 작가 소설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을 담아내는 작가의 문장과 문체는 담담합니다. 사람과 사람 혹은 사람과 사회가 부딪히며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냄으로써 오히려 소설 속에 나타나 있는 여러 사회 문제(입양, 미혼모 등)에 대한 작가의 문제의식이 더 강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작가의 문제의식은 소설의 주제로 이어집니다.

 

  #입양 #여성 #나, 너 그리고 우리

지구촌 곳곳에 우리와 다르지 않은 고단한 삶이 존재하더군요. 나라와 피부색에 상관없이 사회로부터 소외받고 마음 깊이 상처 입은 그런 아픈 존재들이 있어요.”

"경험 없이 상상력에만 의지하는 성미가 못 돼요. 소설 속 많은 부분이 어쩌면 나의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이 대부분 여성인 것도 그들의 삶이 내게 절박하게 다가왔기 때문이에요

                                              - '황폐한 삶 "지구 반대편도...', <부산일보>기사 중에서

 

  황은덕 작가는 1990년 초 결혼을 하면서 11년 정도 미국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그녀가 낯선 땅에서 만난 사람들은 입양아나 이민자 혹은 유학생이었습니다. 이들의 삶이 자신의 삶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되면서부터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입양을 중심 내용으로 한 소설이 탄생하게 됩니다. 우리들, 』속 7편의 단편 소설 중 절반 이상이 입양을 다루고 있습니다. 18세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한 소녀의 이야기 <엄마들>, 어린 시절 다른 나라로 입양 보내진 들의 이야기인 <우리들, >,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 보내진 글로리아가 사라진 아들을 찾는 이야기 <글로리아> 그리고 <우리들, >의 숨겨진 이야기인 <해변의 여인>까지황은덕 작가는 입양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실감 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황은덕 작가는 미국에서 귀국 후 입양 관련 단체에서 통역사로 일을 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그녀의 소설의 많은 부분은 작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황은덕 작가의 소설이 주는 실제와 같은 생생한 느낌들은 작가의 체험에서 오는 자연스러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양이라는 소재와 더불어 황은덕 작가의 소설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소설 속 주인공들이 주로 여성이라는 점입니다. ‘입양여성’. 이 두 가지는 서로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입양이라는 상황을 경험하는 주체는 주로 여성입니다. 우리들, 을 읽으며 입양’의 상황에서 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견뎌내는  책임의 무게가 특히 여성에게 많이 지어지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평소에 입양에 대해 쉽게 간과한 부분이 많았는데, 우리들, 을 읽으면서 미처 생각지 못한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입양에 대한 사회적 편견 그리고 그런 편견에 놓인 많은 사람들, 이들을 위해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황은덕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 입양이라는 것이 단순히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하는 문제임을 전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메시지와 더불어 저는 이들에게 작은 관심을 가지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의 여운이 오래 남는 황은덕 작가의 우리들, 이었습니다.

 

 

우리들, 킴 - 10점
황은덕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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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디자이너 2018.01.09 1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반가운 첫 글, 잘 읽었습니다.

  2. BlogIcon 단디SJ 2018.01.11 1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들, 킴>의 서평 속에 으나 님의 따뜻한 감성도 느껴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62회 산지니 11월 저자와의 만남
정인, 『만남의 방식』

 

 

11월 21일 금요일에 『만남의 방식』 소설집을 펴낸 정인 작가를 초청해 저자와의 만남을 열었습니다. 장소는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행사를 즐겨 여는 서면 러닝스퀘어입니다. 저자와의 장소 대관은 이때까지 온수입니까 편집자의 업무였는데, 그이가 결혼을 하고 산지니를 떠나면서 저의 업무가 되었습니다.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행사 며칠 전, 예약이 되지 않아 저자와 독자 출판사 식구가 다 함께 혼란에 빠지는 악몽을 잠깐 꾸기도 했습니다.

 

정인 소설가

 

오랜만에 만난 정인 작가님은 책을 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책을 내면 부족을 포장해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기쁨보다는 자괴감이 크다고 하셨습니다. 행복감이 충만하고 싶은데 부끄럽다고 말입니다. 이제 선생님이 쓸 세 번째 소설, 첫 번째 장편이 새로운 방점이 되겠지요.

대담을 맡아주신 분은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를 번역하기도 하신 황은덕 소설가님입니다. 이번 책이 무엇보다 잘 읽힌다고 추켜세우면서, 소설 한 편 한 편의 줄거리와 화제를 정리해 독자와 이야기할 장을 미리 만들어놓는 솜씨 덕분에 분위기는 시종일관 편안했습니다.

특히 오랜 시간 이야기한 작품은 「해바라기의 비명」으로,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한 여선생이 주인공입니다. 역시 성폭행을 소재로 한 학생 연극을 보게 된 그 사람은 연극이 끝나자 무대로 나가 또 다른 상처받은 사람들을 향해 자신을 고백합니다.  두려우면 손을 내밀라, 아무도 없다면 자신이 잡아주겠다고 말합니다. 감동적이지만 결말이 작위적이지 않느냐는 비판이 나올 법도 한데요. 작가님 역시 억지스럽지 않나 하는 우려로 쓰면서 고민, 쓰고 나서도 고민했던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작가님의 지인이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피해자가 된 데에는 어른들의 책임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어른이 어른 구실을 못하는 이 사회에서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누군가는 어린이들의 상처를 치유해야 하지 않나'라는 작가의 강한 자의식이 발로한 작품입니다.  황은덕 작가님은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하셨고, 만남 자리에 참석한 독자분 역시 “용기 내는 모습이 멋지다”며 따뜻한 지지를 보내주셨습니다.

 

대담자 황은덕 소설가

이번 소설집에서는 실화를 바닥에 두고 쓴 소설이 제법 들어 있습니다. 외며느리가 혼자 제사 치를 걱정에 기독교로 개종하신 정인 소설가의 아버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유서」, 집 근처 산책로를 넓히고 야생화 대신 벚나무와 영산홍을 심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다 쓴 「실버로드」. 그리고 「해바라기의 비명」 역시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가 근간이 되었죠. 특히 「유서」는 선생님이 제일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행사 시작 전 정인 황은덕 선생님이 플랜카드의 글귀를 눈여겨보셨습니다. 산지니 블로그에 올라온 정인 작가님 인터뷰 중 한 문장을 뽑아 다듬었는데, 은근한 열이 느껴지는 문장입니다. 덕분에 일상이 어떻게 소설이 되는지, 나아가 상처는 어떻게 생기고 어떻게 치유되는지를 지켜보는 시간은 오래 따뜻했습니다.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만남의 방식 - 10점
정인 지음/산지니

 

"다음 목적지는 어딥니까?" ─ 『만남의 방식』(책소개)

사람이 희망이다 :: 『만남의 방식』 소설가 정인 인터뷰

 

12월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중국 민족주의와 홍콩 본토주의』 저자 류영하 교수님을 모십니다. ‘우산혁명’으로 뜨거운 홍콩 밑으로 많이 들어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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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지니입니다.


산지니의 11월 저자와의 만남의 주인공은 소설 『만남의 방식』 의 저자 정인 소설가입니다. 

고통과 그 흔적을 마주하는 방법으로 사람이 희망이라는 신념을 표현하는 정인 선생님과의 만남에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를 번역, 『한국어 수업』이라는 소설집을 집필하신 황은덕 소설가님께서 대담자로 참석하셔서 

두 소설가 간의 흔치않은 대화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여러분과의 대화로 이어지겠지요 :) 

참가비는 무료이며, 다과도 제공되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일시 : 2014년 11월 21일(금) 오후 6시 30분
장소 : 러닝스퀘어 서면점 (동보플라자 맞은편 모닝글로리 3층)

대담자: 황은덕 (소설가)
문의 : 러닝스퀘어 051-816-9610

 

"다음 목적지는 어딥니까?"─『만남의 방식』(책소개)

 

 

저자: 정인
1958년 경남 산청에서 출생하여 부산에서 자랐으며 인제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0년 『21세기문학』에 「떠도는 섬」, 『한국소설』에 「당신의 저녁」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부산소설문학상, 부산작가상, 노근리평화문학상을 받았으며 작품집으로는 『당신의 저녁』, 『그 여자가 사는 곳』이 있다. 현재 동의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소설 창작 수업을 하고 있다.

 

산지니 출판그룹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sanzinibook 

산지니 출판그룹 트위터 : http://twitter.com/sanzini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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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에는 MIT교수였던 엘즈비에타 에팅거의 저서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라는 논픽션 서적을 두고 역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와 20세기를 대표하는 독일의 철학자 마틴 하이데거의 연인관계를 기초로 하여 저술된 책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이 책을 두고, 소설가이자 번역자인 황은덕 선생님과, 계간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주간이신 김경연 부산대 교수와의 질의응답과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그럼, 그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



김경연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라는 이 책은 두 철학자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책에 대해 소개하면 서두가 길어질텐데요. 우선 번역자에게 이 책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 책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그리고 마틴 하이데거와 한나 아렌트에 관한 소박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황은덕 소설가·번역가.

황은덕            처음에 산지니 출판사에서 전화가 와서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라는 책에 대한 번역의뢰와 함께, 번역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인지 검토의뢰 요청이 왔습니다. 우선, 책부터 읽어봤습니다. 읽어보니, 저는 굉장히 재밌었어요. 한나 아렌트의 경우는 아렌트 폭력론에 대해서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저한테는 굉장히 강건하고 의지가 충만한 여성철학자로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는 순간 저의 기존의 아렌트의 이미지와 다른 이 책 원서를 통해 굉장히 놀랐습니다.  이 책을 읽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논리적으로 사유, 자유, 의지에 대해 인간의 정치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힘을 행위라고 분석한 아렌트가 책에서는 너무나 섬세하고 사랑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여성으로 그려져 있거든요. 하이데거 같은 경우도 굉장히 충격이었습니다. 독특한 언어관을 가지고 있는 형이상학자인 하이데거를, 저는 그동안 존재의 철학자로서 추상적으로 이해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살펴보니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온갖 술수를 다 부리면서 거짓말과 기만을 보여주는 하이데거의 모습에 우선 놀랐고, 어렴풋이 알고 있는 하이데거의 나치즘 연루도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었습니다. 이 책은 최대한 팩트에 의존해서 편지와 다양한 자료들로 크로스로 조합해나가면서 서술되었습니다. 하이데거의 사유와 의지와 그의 그런 면모를 강조했던 아렌트의 숨겨진 뒷모습을 알 수 있어서 저로서는 쾌감을 느낄 수 있었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이 책에 대해 갖고 있는 첫 번째 반응은 불쾌함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하이데거와 아렌트의 전공자들을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의 출간에 대해서 이야기드렸더니 모두 불쾌해하시더라고요. 철학에 집중하지 않고 왜 이런 것에 집중하느냐고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글쎄요. 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94년에 출간한 책인데 이 책은 지금도 굉장히 논쟁적인 책입니다. 이유는 두 철학자들의 불륜에 너무 초점을 맞추지 않았나, 그리고 엘즈비에타 에팅거의 태도가 굉장히 아렌트를 위주로 편애하면서 기술되었다는 점이겠지요. 제가 읽을 때도 아렌트와 하이데거를 이렇게 해석하기도 하는구나 할 정도로 굉장히 편향적인 태도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아마 저자도 아렌트와 마찬가지로, 나치즘을 피해서 망명생활을 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저자인 엘즈비에타 에팅거도 소설을 2권 발표했습니다. 아렌트의 전기 집필 중에 사망하였는데, 이런 점들을 총합해 봤을 때 자연히 아렌트를 편애하는 쪽으로 글을 쓰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이 책이 그 전에 둘의 관계를 다뤘던 소설이나 이야기들보다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다가왔던 것은 피상적으로나마 기존의 하이데거나 아렌트의 고정관념에 대해 깨뜨린 책이었고, 그럼으로써 어쩌면 이 두 사람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점이었습니다. 불쾌해하시던 전공자를 두고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금방 이해하시면서 제 번역 작업에 대해 이해하시더군요. 그런 계기로 번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경연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주간.

김경연        는 하이데거를 학부과정에서 시론을 통해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텍스트를 가지고, 한용운의 「당신을 보았습니다」라는 시를 ‘존재’와 ‘존재자’로 해석하는 것을 보고 어렴풋이 하이데거라는 철학자에 대한 생각이 고정관념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앞에서 설명을 하셨지만, 하이데거의 철학이 너무도 어렵고 철학계 내에서도 하이데거의 ‘존재’와 ‘존재자’의 개념이 어려운 개념으로 통상 여기고 있는데요.

저에게 있어서도 하이데거라는 철학자가 이렇게 어려운 사람이었는데, 선생님께서는 책을 통해 그들의 다른 면모를 발견하여서 흥미로웠다는 이야기를 하셨던 것 같습니다. 책 끝에 달린 역자후기를 읽었습니다. 의미심장하게 쓰고 계신 부분이 있는데 저는 선생님의 후기를 읽으면서 그러한 두 철학가의 이야기에 대한 불편함과 낯섦을 극복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 책 표지에는 ‘행간에 놓인 사랑과 철학, 위대한 대화들’이라고 쓰여있지만, 제 솔직한 생각으로는 두 철학가의 거의 모든 작업을 삭제하고 두 사람간의 관계를 굉장히 선정적으로 풀어놓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불편했던 점이 있었습니다. 번역자로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가치에 대해 얘기해 주실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황은덕            번역하면서 아렌트 전공자와 먼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그분께서는 이 책을 보고 싶지 않다고 하시더군요. 많은 학계에 계신 분들이 이 책을 선정적인 방식으로 보고 있다는 것에 저는 조금 생각을 달리했습니다. 한나 아렌트에 대한 모든 책이 다 번역되었고 하이데거에 대한 거의 모든 책이 번역이 다 나와있는데 유독 이 책만 번역이 되지 않았는지 그 의문에 대해서 말입니다. 심지어 둘의 대화록에 관한 번역조차 나와 있는데, 미국에서 주목받았던 이 책은 한국 학계에서는 마치 금기사항으로 취급당하고 있었죠. 사람들이 철학에 대한 아우라를 마주하기를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사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철저히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오히려 저는 아무도 안하려고 하기 때문에 제가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소설가인 제가 학계에서 다루지 않는 둘의 사랑이야기를 다룬다는 것에서 이 책의 존재 의미는 충분하지 않을까. 오히려 아렌트와 하이데거를 좋아할수록 둘의 이런 면모를 알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제 역자 후기는 모두 이러한 변명들을 죽 나열한 것에 불과합니다.



엘프리데 하이데거와 마틴 하이데거.


이율배반과 자기모순, 지적 영감의 교류자로서의

다양한 사랑의 측면을 보다


김경연        이 책을 읽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하이데거의 아내인 엘프리데와 하이데거의 관계가 부수적으로 나오고, 아렌트의 남편 블뤼허의 관계 또한 굵직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어느 블로그에 한 독자의 서평을 보니 ‘마치 순진한 한나 아렌트가 못된 하이데거의 꼬임에 빠진 것처럼 스토리를 만들어나간다’는 글을 써놓았던데요. 저도 이 책에서의 저자의 편향된 시각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하이데거는 아렌트를 통해 끊임없이 자기 환상을 만들어낸다. 한데 그를 타락하게 만든 것은 그의 아내 엘프리데다.’ 하는 식으로 끊임없이 저자가 아렌트를 옹호하려는 식으로 그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역자로서 엘프리데와 하이데거의 부부관계와 블뤼허와 아렌트의 부부관계, 그리고 하이데거와 아렌트의 만남을 계속 용인하는 블뤼허의 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황은덕            아렌트의 사랑은 굉장히 자기기만적인 영역이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열여덟 살에 아렌트가 서른다섯의 철학교수인 하이데거를 만난 거죠. 당시 독일에서는 교수와 학생관계는 엄격한 도제관계이자 절대복종의 관계였습니다. 1924년도 가을에 마부르크 대학에 입학한 아렌트에 있어 하이데거 교수는 가장 인기 있는 교수였고요. 대학에서 만난 둘은, 5년 동안 연인으로 지내다가 다시 또 만나면서 재회를 반복하고요. 재회 당시, 하이데거는 많이 나이도 들었고 나치즘 오명을 벗기 위한 굉장한 노력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하이데거는 아렌트가 필요했고 아렌트 입장에서 볼 때는 과거의 연인이자 스승이자 철학과 동격인 신적인 존재인데 두 사람의 관계가 늘 그랬어요. 하이데거에 있어서도 아렌트가 사랑의 대상이었고요. 끊임없이 영감을 주고, 자신을 숭배하고 영감을 주고, 나만이 그의 유일한 여성이다. 나만의 그를 정신적으로 구원해줄 수 있다고 아렌트는 그렇게 믿은 거죠. 그런데 그런 점이야말로 환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도 아렌트와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저술하고 있지만, 사실 하이데거에 가장 어울리는 짝은 엘프리데였거든요. 오히려 아렌트는 처음에 하이데거의 나치즘 부역을 비난하고 장문의 편지를 쓰기도 했는데, 엘프리데는 끊임없이 하이데거를 지원하고 하이데거의 현실적인 지원을 돕습니다. 어쩌면 아렌트는 하이데거를 통해 어떤 철학적인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거죠. 엘프리데 같은 경우는 하이데거가 마부르크 부교수 임용이 되고 첫 해에 시간강사였던 하이데거가 계속 내조를 하고, 부교수 임용이 되자 투트나우베르크의 오두막 산장에서 그가 집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모든 육아와 집안 살림을 떠맡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엘프리데도 정치철학을 전공했던 상당한 인텔리였어요. 아렌트와 다른 방식의 사랑이었던 거죠.

한나 아렌트와 하인리히 블뤼허

아렌트의 남편, 블뤼허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독일 노동당을 창당했던 스파르타쿠스당, 바로 이 하인리히 블뤼허가 이곳의 당원이었습니다. 굉장히 선동적인 노동자 혁명당원이었던 그와 아렌트는 사상적으로 연결이 되었고요. 블뤼허는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강남좌파라고나 할까요? 굉장히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이었고, 아렌트는 플로레타리아 계급에 그와 사상적인 동지였고 서로를 많이 지지하는 관계였습니다. 어떻게보면 블뤼허가 많이 단순했던 거죠. 아렌트가 계속 인정을 갈구하고 하는 불안요소나, 아렌트가 갖고 있는 하이데거에 대한 사랑을 남편이 이해를 못했습니다. 자기와의 휴가를 그만두고서라도 하이데거를 격려해주고 위로해주라고 아렌트에게 충고할 만큼, 블뤼허 또한 하이데거 철학의 팬이었죠. 아렌트는 결국 예전에 하이데거와 연인관계였다고 블뤼허에게 고백했는데도 아렌트에게 계속 철학사를 위해 하이데거를 도우라는 조언을 했습니다. 편지에 나타난 바에 의하면 블뤼허는 아렌트를 굉장히 사랑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다만, 사랑의 오묘한 부분을 이해하지 못한 그런 사람이었죠.

 

김경연        블뤼허의 사랑의 방식이나, 아렌트의 이율배반 또한 듣고 보니 이해가 됩니다. 하이데거가 아렌트를 두고 삶의 활력소라고 이야기 했듯이, 서로가 이 두 사람과의 관계에 지적영감을 자극해주고 지적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질문을 저만 할 수 없으니까 다른 분들께서도 질문을 해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저자는 이미 돌아가신 분이라서 없으니 번역자에게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마음껏 해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독자1        두 사람 간의 관계를 책을 통해 잘 읽었고, 또 그 관계의 소상에 대해 잘 들어보았습니다. 번역자 선생님께서는 하이데거처럼 존경의 관계를 이루는 이런 분을 만나신 적이 있으신지요?


황은덕            그럼요. 있죠. 철학적인 관계라기보다도 저는 예전부터 문학에 많은 가치를 두었으니 문학이라고 하는 게 옳을까요. 비록 많은 소설을 쓰지 않았지만, 문학계 내에서 존경하고 흠모하는 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의 이면을 보게 되면서 실망하게 되더라고요. 오히려 나중에는 편안해지더군요. 환상이 깨지는 건데, 그것도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그 선생님을 지금도 존경하고 있습니다.




독자2        아까 이야기가 나온 부분들은 계속 선정적인 부분만 편집해서 출판한 게 아닌가 하는게 주된 내용인 것 같은데, 저는 다른 생각이 듭니다. 로뎅이나 까미유 끌로델이라던가, 다른 세기의 사랑들에 비해 이 둘의 관계는 외려 가장 차분한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랄까, 사실에 근거해서 쓰다보니까 그렇게 된 걸까요? 개인적으로 오히려 이 두 사람이 왕래한 편지를 그대로 놔두고 저자의 감정이 덜 개입되었더라면 책의 내용을 두고 비난을 받던 이 둘의 더 사랑이 더 깊게 다가왔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해석도 독자의 몫일테고요. 하이데거에 있어서 인간성에 대해서 실망도 많이 했고요. 편향된 시각으로 저술한 저자의 관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아니면 편지를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인용했으면 어땠을지, 번역자의 관점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황은덕            이미 번역서는 안 나와있지만 서신 전편이 모두 미국에서는 책으로도 나와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정말 조금씩 발췌한 거고요. 그래서 해석이 분분한 책이죠. 그렇긴 하지만 이런 시도도 예전에는 없었던 시도고, 그야말로 첫 시도였습니다. 그 이후에 서신이 그대로 공개된 책이 재출간되기도 합니다. 아마 서신은 독일어로 주고 받았을텐데, 책은 영문판으로 나와 있습니다.



한나 아렌트의 삶을 다룬 영화, 마가레테 폰 트로타 감독의 「hannah arendt」가 영화로도 나와 있다.


독자3        질문이라기보다는 이건 제 사견입니다만, 저자가 이 글을 쓸 때 아렌트의 입장에서 썼다고 얘기하셨는데 동의합니다. 하이데거의 치졸함이 곳곳에서 느껴졌거든요. 요즘 세상의 시각에서 보면 정말 완벽한 나쁜 남자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하이데거에 못지않게 아렌트 또한 전혀 매력적인 여자라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이렇게 똑똑한 여자가 한 남자에 의해 이렇게 자존심 없고 수동적이고 주체성도 없는데다, 스스로 숨겨지려고 하는 둥 전혀 매력적이지 않아 보였고요. 정말 작가가 아렌트에게 애정이 있었는가, 하는 의문마저 들더군요. 그래서 저자의 의도가 궁금합니다. 이렇게 파헤칠 필요가 있었을까요?


황은덕            처음에 말씀드렸지만, 아렌트의 저서를 먼저 읽고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 그렇게 똑똑하고 지적인 여성과 이 책에 등장하는 수동적이고 주체성 없는 이 여자가 같은 여자란 말인가 하는 생각에 쇼킹 그 자체일 겁니다. 하지만, 오히려 저는 그래서 더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아렌트의 사상과 정 반대되는 지점에 하이데거가 놓여 있거든요. 이를테면, 반유대주의, 제국주의, 인종주의, 나치즘과 파시즘으로 귀결되는 이 하이데거라는 인물을 아렌트가 돕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이데거가 미국에서 유명해지게 된 계기가 미국에서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과 같은 저서들이 번역되었기 때문인데, 영역(英譯)을 할 만한 출판사와 번역자를 아렌트가 알아보았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게 굉장한 의문점입니다. 나의 사상과 정반대되는 상대를 끝까지 보호하고 자신을 속이고 기만하면서 사랑할 수 있었을까? 저는 그럴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고요. 아렌트에 있어서 하이데거는 단순한 연인이 아니었다는 거죠. 열여덟 살의 아렌트는 하이데거를 통해서 모든 것을 흡수한 거죠. 그의 존재는 단순한 불륜 대상이 아니라 철학, 문학, 시, 그 자체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글쎄요. 아렌트의 그 수동성은 저도 참 깜짝 놀랐습니다. 하이데거가 모두 모놀로그처럼 독백하고 아렌트는 그저 듣기만 하는 관계 말이죠. 그것도 독일 대학사회의 도제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봅니다. 50년대 초 미국에서는 오히려 아렌트가 더 유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관계가 유지될 수밖에 없었던 거죠. 저는 번역자의 운명인지 몰라도, 아렌트의 수동성 때문에 그녀의 매력이 반감되지는 않았어요.



독자4        저도, 질문이라기보다는... 책에 관해 간단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솔직히 저는 하이데거나 아렌트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을 추천받고 이 책의 철학적인 내용에 관한 지식 자체를 몰랐던 그저 상과대학 학생일 뿐이었습니다. 오히려 이 책을 추천받고 읽으면서 혹자는 가벼운 이야기라고 치부할지 모르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무거운 서양철학이라는 학문의 빛을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방금 말씀하셨던, 절대적으로 동경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 평생토록 연락을 취하면서 실망할 때도 있고 흠모할 때도 있고, 당황해하면서도 항상 서로를 염모하는 모습을 보며 굉장히 놀랍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황은덕            이 친구는, 무역학과 학생이었고 영시수업 시간에 시를 즐겨 쓴다고 자기소개를 해서, 독특한 인상을 받아 좋은 책이라고 읽어보라고 추천했습니다. 재밌게 읽었다고 하니 저도 기쁩니다.




김경연        번역자로서 이 책에 대한 이 책에 대해 방어도 하시고, 하이데거와 아렌트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총체적으로 많이 나누었습니다. 소설가들이 최근 번역을 많이 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소설가로서 선생님께서 앞으로 쓰실 소설에 하이데거와 아렌트의 사랑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를 이야기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황은덕            이 책을 번역하면서, 사실 제 작품 창작에도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번역하면서 남자주인공은 교수님, 여주인공은 학생 작품의 무대는 자연과학대학이 어떨까 실험실이 좋겠다 하는 식으로 구체적인 상상력을 통해 굉장히 자극을 많이 받았고요. 제가 아마 소설을 쓰기 때문에 번역작업이 훨씬 더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제가 만약 순수 연구자였더라면 이런저런 염려와 조심스러움 때문에 번역할 생각을 못했을 것 같네요. 아무래도 제가 소설가이다보니, 인물에 대한 해석이 좀 더 감성에 기초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학술서, 인문과학서에 관한 학자들의 번역작업도 필요하지만 소설이나 이런 류의 책은 문인이 번역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경연        번역자와 마찬가지로, 세상에 대한 번역을 하고 있는 게 소설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이 책에 대한 번역자로 이번 저자와의 만남을 시작했지만, 다음번에는 소설가의 자리로 또 한번 만나뵙길 바라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저자와의 만남은 이규정 소설가의 치우입니다.

11월 14일 저녁 7시 부산 지하철 서면역 '러닝스퀘어'에서 있을 예정이니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http://sanzinibook.tistory.com/996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 10점
엘즈비에타 에팅거 지음, 황은덕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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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역자와의 만남에 초대합니다.

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사입니다.

어느덧 가을이네요. 달마다 잊지 않고 찾아오는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이번에는 저자가 아닌, 역자와의 만남입니다. 번역은 제2의 저술이라 불릴만큼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황은덕 번역자와 함께, 정치학자였던 한나 아렌트 그리고 20세기를 대표하는 철학가 하이데거의 내밀한 삶을 묘파한 논픽션 서적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특히나 책을 번역하신 황은덕 번역자께서는 『한국어 수업』이라는 소설집을 쓰신 소설가이시도 한데요. 소설가가 바라보는 번역의 세계는 어떠한지 그 다양한 이야기들이 궁금하시다면 꼭 참석해주세요.


일시 : 10월 15일 화요일 늦은 7시

장소 : 러닝스퀘어 서면점(서면 동보프라자 맞은편 모닝글로리 3층)

사회자 : 김경연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주간, 문학평론가)


번역을 하면서 느꼈던 감회, 책에는 다 쓰지 못한 아렌트와 하이데거에 관한 저자 엘리자베타 에팅거에 관한 소상한 이야기들을 번역자를 통해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많은 참석 바랍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누구나 참석하실 수 있습니다 :-D





문의 : 산지니 출판사(051-504-7070)

블로그(http://sanzinibook.tistory.com)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sanzinibook)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 10점
엘즈비에타 에팅거 지음, 황은덕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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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2동 | 러닝스퀘어 서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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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철학가의 내밀한 삶을 그려내다

한나 아렌트

마틴 하이데거


 

     철학가들은 삶 속에서 어떠한 사랑을 나누었을까요? 폴란드 태생의 유태인 저자 엘즈비에타 에팅거는 저자 자신과 마찬가지로 유태인이었던 한나 아렌트의 삶에 주목하여 이러한 의문의 답을 풀고자 합니다. 스승이었던 마틴 하이데거와 연인관계였던 아렌트의 사상을 들여다보기에 앞서 그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사상 이전에 존재하였던 두 철학가의 사고 전개과정 속 실마리를 찾고자 한 것이지요.

     저자는 아렌트와 하이데거가 주고받은 서신 속 대화와, 주위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두 철학가의 삶을 구체화하며 한 편의 서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저자는 하이데거보다 아렌트의 삶에 방점을 두었는데, 서술 과정에서 은연중에 아렌트를 향한 자신의 애정을 드러냅니다. 1995년 이 책이 미국에서 처음 발표되자 “공상적인 이야기”라는 평가와 함께 다양한 논쟁이 촉발되었고요. 이때 이 책에 부정적으로 묘사된 하이데거의 모습을 두고 하이데거 측에서는 서둘러 두 철학자의 서신들을 전격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둘의 관계를 토대로 구성된 다양한 서적물이 출간되었는데, 이 책은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의 서신관계를 토대로 쓰인 최초의 책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지닙니다.





1.


 스승과 제자로서의 첫 만남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첫사랑에 끝까지 충실했다.”

하이데거는 강의실에서 아렌트의 크고 검은 눈을 찾아냈고, 두 달여 동안 지켜본 후 자신의 연구실에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청했다. 이후 하이데거는 레인코트를 입고 얼굴 깊숙이 모자를 눌러쓴 채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네” 또는 “아니요”라고 답하던 아렌트의 이미지를 즐거운 마음으로 편지에서 회상하곤 했다. 그 만남 이후 정교하면서도 유려한 산문으로 이루어진 하이데거의 장문의 편지들이 이어졌다._본문 32~33쪽.

     1924년, 마부르크 대학에 입학한 열여덟 살의 아렌트와 서른다섯 살의 하이데거는 하이데거의 철학 수업에서 처음 만난다. 이미 엘프리데 페트리라는 여성과 결혼했던 하이데거였지만, 당시 유부남이라는 사실은 그에게 있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아렌트의 편지 속 문구처럼 “학문적 목표만을 헌신적으로 추구하는 한 남자의 무서운 외로움”이 하이데거의 고독을 짓누를 때마다 아렌트는 그의 말을 경청하고 친구 역할을 해줄 수 있었던 것이다. 자유롭고 관습을 무시하며 행복한 사랑을 꿈꿨던 아렌트의 열망은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된 지 약 일 년 후, 박사학위 논문을 마부르크 대학에서 연구할 수 없다는 스승 하이데거의 통보에서 불거진다. 하이데거는 아렌트에게 대학에서 떠나라고 종용하는데, 대학에서의 권위적 입지와는 반대로 점점 가까워지는 아렌트의 존재에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서술하고 있다.




2.

활발한 서신과 뒤이어진 침묵의 시간

     하이데거와의 짧은 연애를 마감하고 아렌트는 다른 연인들과 교류하며 또 다른 삶을 일군다. 그럼에도 하이데거를 향한 아렌트의 결속력이 줄어들거나 소실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아렌트에 있어 하이데거는 권위자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의 편지왕래와 만남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며 편지와 쪽지들을 꾸준히 주고받고 있음을 저자의 서술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이후 히틀러 집권 시기 하이데거는 나치에 협력하게 되는데, 전쟁이 끝난 후 나치 전력을 이유로 교수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렇게 독일 민족성을 유독 강조했던 하이데거의 행동과는 별개로, 아렌트는 그를 지지하고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를 향한 끊임없는 애정을 유지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3.

위대한 사랑과 나 자신의 정체성을 동시에 유지하는 방법


아렌트는 하이데거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말한 후 독립성을 포기해야 했다. “만약 내가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다면, 만약 사랑의 대가로 내가 독립성을 포기해야 한다면”이라고 아렌트가 블뤼허에게 말했을 때, 블뤼허는 확실히 그녀의 과거 경험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_본문 72쪽.

     독립적이고 인습에 얽매이지 않은 여성이었던 아렌트였지만, 하이데거의 관계에서 유추하듯 여전히 전통적인 역할 속에서 남성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은 아렌트의 주된 내적갈등 요인이었다. 독일 국가사회주의가 부흥하고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두 사람의 삶이 극적인 변화를 겪던 시점 이후, 유대인이었던 아렌트는 독일을 떠나면서 하이데거와의 관계를 정리하고자 한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이후 아렌트는 하이데거의 방문 요청에 따라 그와 재회하게 되고, 하이데거의 저서를 미국에서 번역하고 출판하는 공적인 일을 적극적으로 도움으로써 과거의 ‘연인’관계로 범주화할 수 없는 두 철학가의 독특한 관계가 형성된다. 훗날 아렌트는 전체주의 사상을 통렬하게 비판한 『전체주의의 기원』을 출간하는데 이 소식은 하이데거를 불편하게끔 만들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그들의 관계는 뿌리 깊은 결속력을 유지하는데 이 관계는 아렌트가 죽음을 맞이하는 1975년까지 반세기에 걸쳐 계속되었다.


마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


4.

소녀에서 여인으로, 여인에서 위대한 철학가로

추상적인 사상가에서, 한 여인을 사랑하는 남자로

     

하이데거와 한나 아렌트의 평생에 걸친 사랑은 ‘사랑’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하다. 하이데거에 있어서 아렌트는 사랑하는 연인의 의미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었고, 아렌트에게 있어 하이데거는 철학과 동격의 의미를 지닌 신적인 존재였다. 당시 하이데거가 몰두하던 철학과 시, 문학, 음악은 아렌트의 사상에 고스란히 반영되었으므로 두 철학가가 서로에게 끼쳤던 중요성을 가늠하는 일은 그들의 생애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열쇠가 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석학이자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격변을 통해 서로의 입장차를 드러냈던, 유태인으로서의 아렌트와 나치에 협력했던 독일인으로서의 하이데거. 독자들은 그들의 편지 속 행간을 통해 위대한 철학자들의 인간다움, 양면성에서 비춰지는 인간 존재의 철학적 시초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

20세기를 대표하는 정치 철학자. 독일 태생의 유대인으로 히틀러 집권 이후 독일을 떠나 파리 등에서 오랜 망명생활을 했다. 반유대주의와 제국주의라는 전체주의의 기원, 악, 폭력 등에 대해 깊이 연구했으며, 인간의 행위와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악의 평범성’ 개념 등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저작을 발표하기도 했다. 마부르크 대학 신입생 시절, 열일곱 살 연상이었던 스승 하이데거와 사랑에 빠졌고, 이후 50여 년 동안 ‘충실’한 관계를 유지했다. 주요 저서로『전체주의의 기원』, 『인간의 조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정신의 삶』 등이 있다.


마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

20세기를 대표하는 독일 철학자. 서양의 전통 형이상학이 자명하다고 여긴 존재개념을 철학의 근본주제로 삼았고, ‘현상학의 창시자’인 후설, 야스퍼스 등과 평생 교류하였다. 젊은 시절부터 사유와 저작의 대부분이 토트나우베르크의 ‘오두막’ 산장에서 이루어졌다. 히틀러 집권 시기인 1933년 4월에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 총장에 취임했고, 이후 나치당에 입당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협력 사실로 인해 교수직에서 물러났으며 1951년에 복권되었다. 주요 저서로『존재와 시간』, 『칸트와 형이상학의 문제』, 『형이상학이란 무엇인가』, 『니체』 등이 있다.




글쓴이 : 엘즈비에타 에팅거(Elzbieta Ettinger)

소설가이자 교수. 폴란드 바르샤바 출신의 유대인으로 홀로코스트를 피해 간신히 목숨을 구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폴란드 레지스탕스를 위해 일했고, 전쟁 이후 폴란드 정부의 전체주의를 비판하여 감시대상자가 되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이 시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 『유치원』(Kindergarten, 1968), 『퀵 샌드』(Quicksand, 1989)를 발간했다. 1966년 바르샤바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하버드대학 래드클리프 연구소를 거쳐 MIT 교수로 재직했다. 전기 『로사 룩셈부르크의 생애』(Rosa Luxemburg, A Life, 1987)를 출간했고, 한나 아렌트의 전기를 집필하던 중인 2005년에 심장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 황은덕

십여 년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며 공부했고 일했다. 귀국 후 부산에 정착하여 <부산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으로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한국어 수업』이 있고, 마사 누스바움의 「민주 시민과 서사적 상상력」 등을 번역했다. 부산작가상, 부산소설문학상을 수상했고, 현재 부산대학교 전임대우강사로 일하고 있다.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엘즈비에타 에팅거 지음 | 황은덕 옮김
인문 | 46판 | 212쪽 | 13,000원
2013년 8월 1일 출간 | ISBN :
978-89-6545-223-2 03990

철학가의 내밀한 삶을 그려낸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스승이었던 마틴 하이데거와 연인관계였던 아렌트의 사상을 들여다보기에 앞서 그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사상 이전에 존재하였던 두 철학가의 사고 전개과정 속 실마리를 찾고자 한 것이다. 저자는 아렌트와 하이데거가 주고받은 서신 속 대화와, 주위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두 철학가의 삶을 구체화하며 한 편의 서사를 구성한다.

 

 

차례

감사의 말

서문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주(註)

역자후기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 10점
엘즈비에타 에팅거 지음, 황은덕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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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17 1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BlogIcon 겨울바다 2013.10.12 1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