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최영철 시인과의 만남


"사물에 깃들인 시간, 기억의 순간을 말하다."


강연에 앞서 시집에 사인을 하고 있는 최영철 시인의 모습입니다.^^



9월 20일, 한국독서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2014 가을독서문화축제'에서 최영철 시인을 만나고 왔습니다.

강연 이야기의 포문은 영도다리에 관한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마침 강연이 있던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영도다리 근처에 있었기도 하고요. 

많은 시인들이 영도다리를 두고, 시로 노래하기도 하였던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영도다리가 열렸다 닫혔다 하는 '도개 기능'을 갖춘 독특한 다리였기 때문입니다.


벌렸다 다물고 다물었다 벌리는,

강철 개폐교 이빨 새에,

낡은 포구의 이야기와 꿈은,

이미 깨어진 지 오래리라만,

그렇다고 나는 저 산 위 올망졸망한,

오막들의 고달픈 신음 속에,

구태여 옛 노래를 듣고자 원하진 않는다.

― 임화, 「상륙」 부분


이 외에도 영도다리를 두고 노래한 많은 시인이 있듯,

부산시민에게 있어 '영도다리'는 많은 시적 상상력을 제공하는 공간이었던 셈입니다.

그러나 작년 2013년 신대교가 개통하면서 옛 다리를 없애자, 라는 의견으로 분분했다고 합니다.

최영철 시인은 '옛'이라는 표현은 '낡았다'라는 표현인데 '나이듦과 젊음'에 대한 수식어는 생명이 있다는 발언이다, 과거 영도다리에서 약속장소를 잡으며 성장한 세대들의 추억을 고스란히 남기기 위해서라도 '영도다리'를 없애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진:: 2014books.blog.me


이어, 최영철 시인은 이윤택 연극연출가가 초등학교 시절 썼던 시를 들려주며,

시가 어렵고 낯선 것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아야 아야 아야야,

아이구 아파.

-이윤택, 「운동장」


참 특이한 시죠?

운동장에 가만히 앉아서 축구며 아이들의 장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을 운동장의 처지를 시로 표현한 어린아이의 상상력에 최 시인은 무릎을 쳤다고 합니다.

보통의 상상력이 아니라고 말이죠^^ 하하.




마지막으로 최근 시집 『금정산을 보냈다』에 관해서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중동으로 일하러 가는 아들에게 보낸 선물을 시로 담았다고, 아들이 나고 자란 부산이라는 고향을 잊지 말라는 의미에서 공항에서 건넨 쪽지가 바로 이 시였음을 말이죠.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의 일화도 흥미로웠습니다.

시집을 받아 들고, 기자들이 부산의 '금정산'이 서울의 '남산'과 같은 곳이냐고 묻자 시인께서는 부산을 상징하는 곳이라며, 시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 산을 아들에게 통째로 선물할 수 있겠냐며 시가 가진 위대한 능력을 한번 더 강조하셨습니다.



잠시 시 낭송이 있었고, 이어 시 창작에 관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에 관심을 갖고 또 시를 쓰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기도 했고요^^

기념촬영이 끝나고, 행사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시,
시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들은 많지만 시인의 입으로 직접 듣는 다양한 이야기들로 시가 한결 가까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진출처:: 2014books.blog.me




금정산을 보냈다 - 10점
최영철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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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동글동글봄 2014.10.08 1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야 아야 아야야 덕분에 너무 웃었습니다. 정말 리듬감 있는 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