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전라도 입담과 도인을 연상시키는 따스한 풍모로 산지니를 반겨주시는 정형남 작가님의 『감꽃 떨어질 때』를 대상으로 지난 달, 영광독서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저녁 무렵, 업무를 마감하고 영광도서에 향한 산지니 식구들. 부산의 향토서점 대문을 장식하고 있는 『감꽃 떨어질 때』 포스터가 입구를 밝히고 있네요.


토론회장을 가는 계단길에도 이날의 행사를 알리고 있었고요.^^


드디어 행사장인 3층 '문화사랑방' 입구입니다. 


수요일의 북새통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날 행사에서 권유리아 문학평론가, 배옥주 시인, 손남훈 문학평론가께서 함께해주셨습니다.


작가님의 약력 소개로 행사가 처음 시작되었고요. 이윽고 토론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정형남 작가님은 토론회에 중간중간에 이어지는 평론가들의 질문에, 소설에 등장하는 중요 인물로 왕명인의 아들을 입체적으로 묘사하려 애썼다고 밝혔습니다. 일제 피해자의 상징이기도 한 그가 소설의 주인공은 아니나, 소설의 요소마다 등장함으로써 민초의 아픔을 환기하는 장치로 그려내고자 함이었습니다. 

     또한, 독자들의 소설 속 결말부의 '음성 한센환자'가 '조영'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하셨습니다^^*



     더불어 정형남 작가는 기존의 역사교육의 문제를 비판하시기도 하셨는데요. 현재 역사교육은 기득권자들의 역사이자, 왕조와 관련한 큰 흐름과 양반 문화에 대한 기술만 있을 뿐 그 시대를 살아오고 겪어온 민중에 관련한 미시적인 역사에 대한 것이 없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즉, 소설 속에 등장하는 조영과 삼수와 같은 민초들의 삶을 조명할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이처럼 역사 교과서에 자세하게 해명되지 않은 아픔의 역사가 대대로 내려와 아직도 소설 말미의 '음성 한센환자'처럼 현재에도 이들의 고통이 남아져 있기 때문에, 역사를 소설화하는 작업이 보다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은 역사의 기술이 남성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설 속에서도 의병활동으로 떠난 남편들을 대신해 고문을 받는 여인네들을 묘사하는 한편, 소설의 화자를 여성화자로 설정하여 그녀들의 삶을 집중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소도댁은 제일로 얼굴 맞대고 사는 마을 사람들의 골 깊은 감정의 응어리가 가슴 아팠다. 부녀자들이 무얼 안다고 공동우물에서 물을 길으면서도 생뚱한 얼굴로 외면을 하는 모습들이라니. 엊그제까지만 하더라도 성님, 동상, 아짐 하던 사람들이 무슨 철천지원수나 된다는 듯 외면하고 반목하였다. 소도댁은 본의 아니게 이쪽저쪽으로부터 따돌림을 받았다.

(…)

삼수네만 해도 그랬다. 아녀자가 무슨 죄가 있다고 주리를 틀 것인가. 일제 때 남편이 의병이 되었을 때도 모진 고초를 당하였는데 같은 민족끼리도 일본 놈들의 수법을 그대로 물려받은 듯 사람을 진저리치게 하였다. _『감꽃 떨어질 때』 중에서


     평론가와 시인 토론자들께서는 이 책이 가지는 장점으로 다채롭고 활기찬 어휘와 살아있는 토속어를 꼽았습니다. 그러자 작가님께서는 시골에서 살아 감성이 부드러워졌다면서, 부산에 거주하면서 전남으로 이주하기까지의 일화를 재미나게 들려주시기도 하셨고요.^^

     사실 이 책은 세 권까지로 기획하고 계셨다고 하십니다. 사모님의 조언으로 한 권으로 압축되었다고 하네요. 세 권이면, 아마 올해 안에 책이 출간되지 못했을 겁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거대한 흐름을 한 권에 압축하는 작업도 만만찮으셨을 테지만, 그래도 이 작품을 위한 다양한 자료 수집과 작가님의 내공을 통해 그 당시 인물들의 입체적인 삶을 오롯하게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설 속 일부를 작가님께서 읽는 낭독의 시간이 있었는데요. 정형남 작가님답게 구수한 창으로 소설의 일부를 읽어주셔서 더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


이날 객석을 매운, 다양한 사람들의 참석으로 토론회 열기가 더욱 뜨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럼 다음 번, 정형남 작가님의 차기작도 기대해보겠습니다^^**

작가님 건필해주세요~^^


감꽃 떨어질 때 - 10점
정형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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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