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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책/인문

나만 잘나가서야 되겠는가-뉴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기

by 아니카 2010. 1. 20.

새해 벽두부터 파멸 운운하니 세상이 너무 암울하게 느껴집니다. 인간의 이기심은 끝날 줄을 모릅니다.
나 혼자만 잘 살면 되고, 내 가정만 행복하면 되고, 우리 나라만 잘나가면 된다는 생각들. 파편화된 개인, 원자화된 개인의 권리가 가장 중요한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개인의 권리. 참 중요한 화두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권리는 참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공동체는 뭘까요. 단순한 개개인이 합이 공동체일까요. 굳이 변증법의 정반합 논리를 끌어대지 않더라도 '전체'가 단순한 '부분'의 합은 아닐 겁니다. 전체는  단순한 부분들의 합이 아니라 그 이상입니다. 마찬가지로 공동체 또한 각 개인의 합 그 이상인 거죠.

만약 공동체가 각 개인의 단순한 합이라면 개개인이 잘나가면 공동체도 잘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어디 그렇습니까? 공동체는 개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나누고 양보할 때 훨씬 잘 굴러가지 않습니까? 서울대 조국 교수는 『보노보 찬가』라는 책에서 바로 서로 배려하고 약한 자를 보듬어주는 보노보들의 사회를 예찬한 바 있습니다.

부분과 전체, 개인과 공동체는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제가 과학 쪽은 잘 모르긴 하지만요, 17세기 서구 기술문명의 발전과 자연과학의 발전에는 뉴턴의 물리학적 세계관이 커다란 영향을 미쳤습니다. 뉴턴이 볼 때 세계는 "고정된 법칙에 따라 이동하는 물질적 부분들의 체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객관적 실재는 관찰자인 정신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이지요. 즉, 나랑은 상관 없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뉴턴 패러다임이죠. 그러나 20세기 들어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으로 과학혁명을 일으킵니다. 객관적 실재란 존재할 수가 없고 관찰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저는 간단하게 이렇게 정리했는데, 여기에는 더 깊은 내용이 있을 겁니다.

근데 솔직히 아인슈타인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나 그 이론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어렵기도 합니다. 여하튼, 자연과학에서 아인슈타인의 과학혁명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인문사회과학 분야, 철학이나 경제학, 정치학, 윤리학, 종교 등 이런 분야에서는 아직도 뉴턴 패러다임이 대세라는 겁니다. 사람들은 아직도 뉴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철학자들, 경제학자들, 특히 정치가들이 낡은 구식 사고방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답니다. 우리가 뉴턴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때 개인과 공동체, 인류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제가 소개하고 싶은 책의 요지는 바로 이겁니다.

지난해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협회당사국총회>가 별 성과도 없이 막을 내렸지요. 지구는 위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각 나라 정치가들은 제나라 이익 챙기기에만 바쁩니다. 내 나라와 지구 전체가 부분과 전체로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 바로 뉴턴 패러다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몇 달동안 이 책을 만들면서 지식도 일천한 제가 아주 씨름을 했는데요, 철학부터 과학까지 그 개념과 용어부터 짚어가면서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다소 어렵긴 하지만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확신합니다.

내가 볼 때 16세기 코페르니쿠스 혁명에서 비롯된 개념적 도식(conceptual scheme)은 철학, 윤리학, 정치학 등의 사고방식과 그들 각 사고방식에 상응하는 사회적 행위에 점차 스며들어 결국은 사고방식과 사회적 행위 그 자체를 변형시켰다. 이렇게 형성된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의 관성은 너무도 강력한 나머지 20세기 초반 새로운 과학혁명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여전히 건재한 상태에 있다. 나는 현재 인류가 직면한 곤경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저자 머리말 중에서



파멸의 묵시록 - 10점
/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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