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출판전문 격주간지 <기획회의> 236호 '기획자 노트 릴레이' 편에 실린 글입니다.
글의 분량이 길어 5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2003년 12월. 10년간 다니던 두산중공업 법무팀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창원에서 매주 기차를 타고 서울을 오르내렸다. 출판강의를 듣기 위해서였다. 일주일에 2~3일 정도 서울에 머물며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와 책세상 김광식 주간의 출판강의를 듣기도 하고, 여타 다른 강의도 수강하면서 출판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할 수 있었다.

'기획회의'에 실린 글


대한민국에서 출판기획은 무엇인가,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책과 출판하고자 하는 책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정리가 덜 된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출판창업을 결심하였다.

대망마을도서관

서점에도 가고 창원도서관에도 가서 많은 책을 읽고 고민하였다. 특히 살고 있던 아파트에 안에 있는 대방마을도서관은 생각을 정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역의 주민들과 더불어 지역의 삶을 가꾸는 데 일조한다는 철학으로 마을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대방마을도서관을 지켜보며 책과 도서관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가 되는지 되새겨볼 수 있었다.

1년간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생각을 정리한 결과물이 바로 지금의 산지니 출판사이다. 서울에 올라가서 창업을 할 것인가, 내가 나고 자라고 지금까지 생활해온 부산 지역에서 시작할 것인가 많이 고민했다. 결과는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한번 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2005년 2월 척박한 맨땅에 부딪히는 느낌으로 출판사를 시작하였다.

시작하면서 지역 서점을 많이 돌아보았는데, 특히 문우당서점 조부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지역에서 출판업을 계속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나마 문인 출신은 지인들이 책을 사주기도 하고 하기 때문에 좀 더 오래 버티지만 나처럼 아무런 인맥도 없이 처음 시작하는 경우는 2년을 넘기기 힘들 거라고 안타까워하면서도 도와줄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격려해주기도 했다. 다행히 걱정하던 2년을 훨씬 넘기고 4년째 접어들었으니 그 이유는 이름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다음 글에 계속됩니다)

●지역에서 출판하기(1)
지역에서 출판하기(2)
지역에서 출판하기(3)
지역에서 출판하기(4)
지역에서 출판하기(5)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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