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정 소설가 불운의 걸작
'먼 땅 가까운 하늘' 재출간된다.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1991년 직접 사할린으로 건너가 2주일간 머물면서 현장을 둘러보고 현지 사할린 동포와 인터뷰하며 꼼꼼히 취재했지요. 원고지 매수만 4600장, 탈고까지 6년이나 걸릴 정도로 공을 들였던 작품입니다."
이규정 소설가가 1996년 펴낸 사할린 동포를 다룬 소설 '먼 땅 가까운 하늘(3권)'이 20여 년만에 재출간된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의 원로 작가 이규정(80) 선생은 장편소설 '먼 땅 가까운 하늘'(전 3권·왼쪽)을 펴낸 1996년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일본의 만행을 알리고, 후손이 기억해야 할 역사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가 이 책과 만났으면 했는데 천신만고 끝에 재출간이 이뤄져 정말 기쁩니다."
이규정 작가가 펴냈던 불운의 걸작 장편소설 '먼 땅 가까운 하늘'이 21년 만에 재출간된다.
산지니출판사는 이 작가의 절판된 장편소설 '먼 땅 가까운 하늘'을 재출간하기로 하고, 오는 3월 이후 출간을 목표로 편집과 교정 작업에 들어갔다. '먼 땅 가까운 하늘(전 3권)'은 일제강점기 징용으로 사할린에 끌려간 우리 동포의 삶과 한과 꿈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1996년 서울 동천사에서 펴냈다. 사연 많고 한 많은 사할린 동포 한 사람 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들의 숨결을 살려낸 빼어난 리얼리즘 소설이었다.
하지만 출간 직후 출판사 영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등 문제가 겹쳐 책이 절판돼 버렸다. 독자들이 책을 만날 기회가 일찌감치 끊겨버린 것이다. 이 작품은 사할린 동포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그린 한국 문학 작품 가운데 상당히 일찍 나온 소설이란 점에서 안타까움은 더 컸다. 이 작가는 초판의 '작가의 말'에서 "사할린 동포에 관하여 관심을 가진 것은 20년이 넘었다"고 밝혔다.
소설 '먼 땅 가까운 하늘(3권)
'먼 땅 가까운 하늘'은 본지가 망각의 역사를 기록하는 소설을 조명한 기획 보도에서 "지역 문학계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작품이자 힘을 모아 재출간 방법을 모색해야 할 작품"으로 꼽은 것(본지 지난해 6월 10일 자 22면 보도)을 계기로 재출간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보도 이후 지역 소설가들이 이 책이 재출간되어야 한다는 여론을 만들었고, 부산의 산지니출판사가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중략)
산지니 강수걸 대표는 소설 제목이 '사할린'(가칭) 등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제하며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 책은 우리가 점점 잊어가는 사할린 동포에 관한 기억을 잘 형상화했고,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와 맞물려 독자에게 감동과 의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7-01-13 | 김현주 기자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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