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산책 - 류영하 지음/산지니/1만5000원
1986년 홍콩을 배경으로 한 영화 ‘첨밀밀’은 홍콩 드림을 좇아 대륙에서 온 소군과 이요의 운명 같은 사랑을 그린다. 1980년대 초, 중국과 영국의 주권 반환 협상이 진행되며 홍콩 사회에 깊게 파고든 불안, 양국 협상 테이블에 정작 자신의 자리는 없다는 허무와 슬픔, 영국도 중국도 아닌 제3의 정체성을 받아들인 ‘홍콩인’의 특수성이 영화 전반에 깔리고, 무한한 자유와 경제적 풍요에 반비례하는 각박한 홍콩의 연대 의식이 복잡하게 섞인 혼란은 영화 속 배경과 주인공의 이야기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홍콩 산책’은 이 같은 모호함이 지배하는 ‘제3의 공간’으로 홍콩을 정의한다. 그리고 주권 반환 후 충성심을 요구하는 중국의 통치 아래 영국이 남겨놓은 민주주의의 싹을 기억하는 홍콩인들의 현재를 ‘정체성 찾기에 고민하는 사춘기’로 풀이한다. ‘도시 인문 여행’ 콘셉트의 ‘홍콩 산책’은 20가지 키워드를 통해 홍콩의 이모저모를 그려냈다. 홍콩 역사 전문가 류영하 백석대 교수가 썼다. 중국이 왜곡하는 홍콩의 정체성과 바람직한 중국과 홍콩의 관계를 고민했던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의 ‘다시, 국민 만들기’ 아래 고군분투하는 홍콩을 들여다본다.
일렁이는 홍콩의 불빛 사이를 느긋하게 오가며 관찰한 기록이지만, 홍콩에 대한 깊은 시선이 군데군데 묻어난다. 우리가 알던 화려한 홍콩이나 뒷골목 모습 등 평범한 단면만을 조명하기보다 걷기·타기·먹기·보기·알기로 묶은 홍콩의 입체적인 풍경을 그린다. 홍콩의 정서를 대변하는 이층버스와 전차, 홍콩 문화의 포용성을 상징하는 음식 딤섬,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차찬탱 문화, 영화 ‘중경삼림’과 ‘타락천사’로 다시 의미가 부여된 퇴락한 홍콩의 ‘특별행정구’ 청킹맨션, 제3의 민족 ‘홍콩인’과 이들의 언어인 광둥어까지. 홍콩에 대한 여행서이자, 역사와 문화를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유쾌하고 뾰족한 홍콩 산책기다.
국제신문 안세희 기자
홍콩 산책 - 류영하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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