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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투어

홍콩 산책 2일차 ① - 홍콩역사박물관, 홍콩 역사, 아편전쟁, 등소평, 임칙서, 객가, 홍콩 중국 관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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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출판사에서 인문 여행서 <홍콩 산책>과 함께 떠난 홍콩 북투어!
북투어에서는 홍콩을 대표하는 20가지 키워드를
가거나, 먹거나, 타거나, 체험하는 형태로 모두 만나보았습니다.
홍콩의 핵심 관광지는 가보고 싶지만, 그렇다고 남들이 가는 곳만 가는
뻔한 여행은 싫은 분들! 이 일정으로 여행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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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일정 ★

침사추이 (숙소) > 도보 > 홍콩역사박물관 > 도보 > 미도찬실 > 도보 > 몽콕 > 서언서실 > 도보 > 삽겹살 바비큐 덮밥 > 지하철 > 심포니 오브 라이트 > 도보 > 침사추이 (숙소)


첫째 날 일정을 잘 마치고 둘째 날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인 북투어단이 도착한 곳은 바로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홍콩역사박물관’입니다.

<홍콩 산책>의 저자 류영하 교수님은 홍콩역사박물관 문제를 다룬 학술서 <중국 민족주의와 홍콩 본토주의>를 쓰신 분이기도 하지요. <중국 민족주의와 홍콩 본토주의>에서 홍콩박물관이 말하는 홍콩의 정체성이 홍콩의 ‘사실’과 부합되지 않고, ‘민족’과 ‘본토’ 모두 특정한 주체에 의해 구현되어 국민국가와 민족 이데올로기를 교육하는 공간으로서 역사박물관이 운영되고 있음을 밝히는 작업을 하셨는데요. 그래서 교수님과 함께하는 홍콩역사박물관이 더욱 기대되었답니다.

 

홍콩역사박물관 입구

 

홍콩역사박물관 대륙의 중국인들이 홍콩을 폄하할 때 자주 동원하는 말은 ‘홍콩에는 문화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문화란 이른바 ‘조국’의 문화일 확률이 크다. 모든 것을 ‘국가’ 나 ‘중국 중심’적인 잣대로 바라보는 것이 그들의 습관이니까. 내가 볼 때 홍콩역사박물관에는 ‘중국’의 입장이나 잣대로 바라보는 홍콩의 모습이 전시되어 있다.
어느 박물관에나 그것의 배후가 있다. 어떤 물건이나 설명문이 전시되고 게시되기까지 누군가의 ‘손’을 거친다. 만든 ‘손’이 있다는 말이다. ‘전시’와 관련된 박물관의 모든 결과는 이 ‘손’이 기획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박물관은 힘센 기획자가 마음대로 꾸밀 수 있다. 따라서 박물관에는 힘센 ‘손’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전시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렇다면 홍콩의 힘센 ‘손’, 즉 승자는 누구일까?
그가 홍콩역사박물관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_‘홍콩의 역사는 없는, 홍콩역사박물관’, <홍콩 산책> 중에서

 

 

홍콩역사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보였던 ‘서언’.
<홍콩 산책>을 읽으신 분은 ‘아, 이거!’ 하고 반가워하실 텐데요.

 

서언(Preface) 앞 류영하 교수님

 

서언 Preface

홍콩은 비록 매우 작은 곳이지만, 지질 구조가 복잡하고, 수목의 종류가 매우 많고, 인류 활동 시기가 빠르고, 신계 지역의 민속 보존이 완벽한 것 등이 매우 독특하다. 하물며 백여 년에 걸쳐 사람들이 잘 모르던 촌락에서 국제적인 대도회지로 탈바꿈했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홍콩 역사 문화를 알고자 하는 여러분의 간절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우리는 전심전력으로 홍콩 4억 년 역사를 말하는 ‘홍콩 스토리’ 상설 전시를 만들었다. ‘홍콩 스토리’는 기획부터 완성까지 6년이 걸렸고, 1억 9,000만 홍콩 달러가 투입되었으며, 7,000평방미터에 8개 전시실로 구성되었으며, 홍콩의 자연 생태 환경과 민간 풍속 및 역사 발전을 소개했다. 전람은 재미와 교육 모두를 중시하였기에, 홍콩 역사 문화에 대한 여러분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4억 년이라는 시간을 넘나드는 이 여행에 여러분을 정중하게 초대 한다.

그 배후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교육적 효과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박물관을 학교와 같은 정부의 공식적인 교육 수단으로 간주한다. 즉 힘센 ‘손’은 박물관의 교육적인 효과를 굳게 믿고, 박물관을 통하여 관람객을 교육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재미와 교육을 모두 중시한’ ‘홍콩 스토리’는 모두 8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제 1 전시실 : 자연 생태 환경
제 2 전시실 : 선사시대의 홍콩
제 3 전시실 : 역대 발전 - 한 (漢) 부터 청(淸) 까지
제 4 전시실 : 홍콩의 민속
제 5 전시실 : 아편전쟁 및 홍콩의 할양
제 6 전시실 : 홍콩의 개항 및 조기 발전
제 7 전시실 : 일본 점령 시기
제 8 전시실 : 현대 도시 및 홍콩 반환

전시실의 구성을 보면 우선 중국 역사를 기준으로 정리 되고 있다. 그리고 중국 역사와의 관계 설정에 치중하는 노력은 때로는 ‘은밀하게’ 때로는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박물관의 설명문에 그런 노력이 단적으로 나타난다.

_홍콩의 역사는 없는, 홍콩역사박물관, <홍콩 산책> 중에서

 


‘박물관’은 한 사회의 정체성을 구현하는 공간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요. 서언에서 드러나듯이 홍콩역사박물관은 중국이 왜곡하고 있는 홍콩 정체성에 대한 시선이 담겨 있었습니다. 박물관에는 권력 주체가 선양하고 싶은 것만 전시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북투어단도 이 점을 유의하면서 함께 박물관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홍콩 전도 앞 류영하 교수님

 

서언을 얼마 지나지 않아 큰 홍콩 지도 앞에 도착했는데요, 홍콩 지도 앞에서도 한참 설명을 들었어요. 다른 특별한 자료가 없이 지도 하나만 있어도 술술 나오는 교수님의 홍콩에 대한 설명이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었답니다.

 

영국과 홍콩의 관계

영국과 중국의 전쟁에서 영국은 1차 아편전쟁 이후 홍콩섬을, 2차 아편전쟁 이후 구룡반도를 영구히 할양받고 3차 아편 전쟁 이후 신계를 99년 동안 조차(빌리게) 되었습니다.

그 후 대처가 홍콩을 포함한 신계 지역을 영구히 할양받기 위해 중국에 협상을 하러 갔습니다. 그때 등소평이 협상을 잘해서, 홍콩은 다시 중국으로 반환되었는데요.

협상 이후 대처는 인민대회당 내려오다가 계단에서 넘어지게 되고,
중국에서는 ‘등소평이 대처를 기로 눌렀다!’라고 말하며 화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영국이 중국에 홍콩 지역을 빌려 간 이후 센트럴과 상환지역을 집중 개발했는데요,
그 흔적으로 센트럴의 교통망을 위해 만든 피크트램이 있지요.

 

초기 피크트램의 모습

 

그래서 홍콩은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준다’라고 말이 통한다고 합니다.
아직도 홍콩 영화배우와 상류층은 피크 쪽에 산다고 해요.

요즘 홍콩에서 뜨는 지역도 있다고 하는데요, 중국 국경과 맞닿은 곳이 집값이 비싸다고 해요. 홍콩 사람들은 중국이 더 임금을 많이 줘서 중국으로 취직하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등소평과 객가인

 

객가 [ 客家 , Hakka ]

한족(汉族)의 일파로 원래는 황하(黃河)북부에 거주하였으나 광둥성(广东省), 푸젠성(福建省), 광시장족자치구, 장시성(江西省) 등지의 산간지역으로 이주하여 고향을 떠나 생활하는 객가인들이 스스로에게 붙인 명칭이다. 역사적으로는 진(晋, 265–420)의 혼란기, 당 말의 분열기, 송 중엽의 강남 이주정책, 여진에 의한 북송(北宋)의 멸망과 몽고의 중원 정복, 청에 의한 명의 멸망 등에 따라 대규모의 이주가 이루어 졌다.

(...)

객가인은 주변 민족과 다른 사회적 관습과 언어를 보유하고 있으나 별도의 민족이 아닌 한족의 지계(支係)로 인정되며, 현재 세계 전역에 9,000만에서 1억 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타이완 인구의 15%와 동남아시아에 거주하는 화교의 대부분도 객가인으로 중국 남부를 비롯해 세계 80여 국가와 지역에 흩어져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타지에 살면서도 객가문화를 유지하며 언어는 고유어인 객가어(客家语)를 사용하고 있으며 머리가 좋고 부지런해서 경제관념이 특히 강하고 관료 출신도 많이 배출하고 있다.

주요 인물로는 태평천국(太平天国)의 창시자인 홍수전(洪秀全)을 비롯해 쑨원(孙文, 손문), 덩사오핑(邓小平), 타이완 총통을 지낸 이등휘(李登輝), 필리핀 정치가 아키노(Corazon Aquino), 싱가포르 총리를 지낸 이광요(李光耀) 등도 객가인이다. 이들은 1971년 홍콩에서 세계 객가단체들의 모임인 제1차 세계객가친속근친대회를 연 이후 2년에 한 번씩 세계 각지의 해당 도시를 돌면서 대회를 열고 있다.

[출처] 국가급 중국문화유산총람, 황매희 편집부

 

 

객가 사람들의 정체성이 아주 강한데요, 중원부터 피난을 내려와 홍콩까지 왔다고 합니다. 유명한 홍콩인 등소평도 객가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외부 침입자들을 방어하기 위한 원 형태의 집 ‘토루’로도 유명한데요,
신서유기에서 멤버들이 묵기도 했었지요.

홍콩 예전 집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요,

 

 

등소평으로 대표되는 등 씨가 홍콩의 대표 성씨라 등 씨 사람의 집을 분해해 그대로 박물관으로 가져와 집을 남겼다고 합니다.


 

아편전쟁과 임칙서

임칙서(林則徐)’아편전쟁 관련 내용은 ‘홍콩 스토리’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임칙서를 민족 영웅으로 자리매김하여 제국주의에 대한 강력한 투쟁의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중국공산당의 출발이 반제국주의 운동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족 영웅은 국가 통합을 위한 최고의 재료이기 때문이다. 즉 억지로 영웅이 만들어질 수도 있고, 우리에게 ‘장렬하게’ 영웅이 되라고 강요할 수도 있다.

 

_‘홍콩의 역사는 없는, 홍콩역사박물관’, <홍콩 산책> 중에서

 

 


임칙서 동상

 

책에 등장한 임칙서 동상을 직접보니 신기했어요. :)

임칙서는 아편에 대해 아주 강경파였다고 해요,
아편 때문에 영국으로 돈이 다 빠져나가고 농촌이 피폐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황제가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각 총독에게 아편에 대한 의견을 묻다가 임칙서에게 권한을 넘겨, 흠차대신으로 임명했습니다. (황제 흠 - 황제가 파견하는 대신)

임칙서는 광둥으로 가, 무역을 하는 13개 회사에게 아편 유통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유통사들은 그 말을 크게 안 받아들이고, 계속 유통을 했는데요.

그래서 임칙서는 중국 사람들은 작두에 끼워 죽이고, 영국 상인들에게는 아편을 몰수하고 석회와 섞어서 사용 못 하게 바다에 버렸다고 합니다.

영국에서는 보상을 요구하며 전쟁까지 고려했는데요, 결국 이 사건 때문에 8표 차이로 전쟁 허가가 났습니다.

영국은 사실 오면서도 이길 수 있을까 걱정이 컸는데요,
중국을 그만큼 두려워했지요.
그러나 결과는 영국의 승리였습니다.

임칙서는 운남성으로 귀양 가게 되고, 중국은 힘을 잃고 영국에게 홍콩을 주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에 있었던 기독교 선교사들이 영사로 바뀌고 정치적 스파이 역할도 했기 때문에 중국은 반기독교 체제가 강해집니다. 지금도 다시 반기독교 정책이 일고 있지요.

이러한 정책으로 전쟁 말기에는 영국 포로들을 굶겨서 피골이 상접했다고 하네요.

 

피골이 상접한 영국군들

 

지금 중국은 임칙서를 ‘반외세’를 했던 사람으로 아주 크게 보고, 칭송한다고 합니다.

 

에필로그

 

후기 Epilogue

홍콩은 영남지구의 일부분이며, 자연 생태 환경은 주변 지구와 대동소이하다. 옛날부터 홍콩의 사회·경제 발전은 영남 - 특히 주강( 珠江 ) 삼각주의 개발과 동시적이며, 행정 제도는 동일 계통에 속하며, 전통 문화 및 풍속 습관은 인근 지구와 일맥상통한다.

영국의 점령은 홍콩 역사의 분수령이다. 백여 년 이상, 홍콩의 정치·사회·경제 및 문화 발전의 방향과 보폭은 내지와 달랐고, 그것의 상대적인 안정적 환경은, 한 세대 한 세대의 이민을 흡수했다. 여러 가지 주관 및 객관적인 조건하에서, 손발이 닳도록 일해서 홍콩을 국제 대도회로 건설했다. 1997년 7월 1일, 홍콩이 조국에 반환되어 홍콩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 홍콩 스토리 전람은 홍콩 반환을 결론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홍콩인이 쓴 스토리는 앞으로도 날마다 해마다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에필로그 앞 류영하 교수님

 

찬찬히 둘러본 후 나오는 마지막 구역에는 에필로그가 있었는데요,
류영하 교수님은 홍콩역사박물관이 관람객에게 가르치고 싶은 것은 홍콩이 ‘중국 영남지역’의 일부이며, 자연생태 환경이 서로 비슷하다는 점, 행정 제도 또한 동일한 계통에 속하며 나아가서 문화나 풍속도 비슷하다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2021년에 홍콩역사박물관이 새로운 ‘홍콩 스토리’ 를 선보인다고 하는데요,
새롭게 태어나는 홍콩역사박물관의 ‘홍콩 스토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홍콩역사박물관을 둘러본 후 중국 측은 여전히 박물관의 교육적 효과를 철저하게 믿고 있음이 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역사박물관 측이 중국 중심의 ‘홍콩 스토리’의 틀을 과감하게 버리고, 홍콩 자신의 우수한 전통을 자랑하는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2021년 새로 탄생할 홍콩역사박물관을 기대하며 북투어단은 홍콩역사박물관 투어를 마무리했습니다.

 

 

 

홍콩 산책 도시 인문 여행

 

류영하 지음 │ 224쪽 │ 2019년 1월 15일 출간 

 

홍콩의 정체성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온 류영하 교수의 인문 여행 에세이집. 30년간 홍콩을 연구하며, 살며, 여행하며 쓴 글들을 담았다. 홍콩에 대한 전문 지식을 집대성했지만 쉽게 풀어 썼다. 슬렁슬렁 비치는 홍콩의 불빛 사이를 느긋한 걸음으로 걸으며 관찰한 저자의 글에는, 홍콩에 대한 내공 깊은 시선이 뾰족하게 드러난다. 그의 시선을 따라, 함께 홍콩 인문 여행을 떠나보자. 홍콩을 꿈꾸는, 홍콩을 여행하는, 홍콩을 추억하는 당신과 함께 홍콩 산책.


 

 

 

*이 일정은 류영하 교수의 인문 여행 에세이집

<홍콩 산책> 속 장소와 정보를 참고하였습니다.

더 깊은 내용은 <홍콩 산책>에서 보실 수 있어요 :)

   

홍콩 산책 - 10점
류영하 지음/산지니

 

>> 이 글은 '홍콩 산책 2일차 ② - 미도찬실, 심포니오브라이트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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