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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출판사에서 인문 여행서 <홍콩 산책>과 함께 떠난 홍콩 북투어!
북투어에서는 홍콩을 대표하는 20가지 키워드를
가거나, 먹거나, 타거나, 체험하는 형태로 모두 만나보았습니다.
홍콩의 핵심 관광지는 가보고 싶지만, 그렇다고 남들이 가는 곳만 가는
뻔한 여행은 싫으신 분들! 이 일정으로 여행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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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차 일정★
침사추이 (숙소) > 도보 > 빅토리아 항구 > 스타페리 > 홍콩섬 > 이층버스 > 스탠리 (스탠리 마켓, 머레이 하우스, 스탠리 해변) > 딤섬 > 이층버스 > 홍콩섬 (할리우드 로드/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소호/문무묘)
3일차 일정은 홍콩의 ‘유럽’이라 불리는 스탠리를 중심으로 돌아봤습니다.
저희 숙소가 있었던 침사추이에서 스탠리로 가기 위해선 홍콩섬으로 건너가 버스를 타야 하는데요, 빠르게 가기 위해서라면 지하철을 타도 되지만, 북투어단은 <홍콩 산책>에도 소개된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교통수단, 스타페리를 타기 위해 빅토리아 항으로 향했습니다.
>> 스타페리
광동성은 지금도 대외 개방의 정도가 중국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지만, 몇 세기 동안 상하이(上海)와 함께 중국의 관문 구실을 해왔다. 광동성을 관통하면서 마카오 앞바다를 누렇게 물들이고 있는 주강(珠江)은 1천 년 전부터 차와 도자기와 비단을 실은 무역선들이 중국–유럽을 오가는 뱃길이었다.
그 주강의 입구에 홍콩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무역을 해온 영국인들은 홍콩의 지리적 이점과 함께 수심이 깊은 항구로서의 장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영국은 ‘1차 아편전쟁’에서 승리한 후 홍콩섬을, ‘2차 아편전쟁’ 후에는 구룡반도를 ‘영구적’으로 할양받았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홍콩섬과 구룡반도는 왕래가 필요하니, 두 곳을 왕복하는 ‘스타페리’는 홍콩에서 가장 먼저 생긴 대중교통 수단이다. 그리고 지금도 바다를 건너는 가장 싼 대중교통 수단으로 홍콩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_「역사의 증인, 스타페리」 중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건너는 바다에서 본 고층 빌딩이 늘어선 홍콩의 풍경은 ‘와~’ 소리가 날만큼 웅장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즐거운 바닷바람을 맞은 뒤, 이층 버스를 타기 위해 센트럴 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여러 노선이 있지만, <홍콩 산책>의 저자 류영하 교수님은 터널을 통과해서 가는 빠른 노선 말고 ‘6번’을 타라고 추천하시는데요.
>> (스탠리로 가는) 이층 버스
센트럴(中環)의 ‘종합버스터미널’로 가서 6, 6A, 6X, 260번 등의 버스를 타면 된다. 가는 코스는 비슷하고 특히 260번은 직행인데, 나는 가급적 6번을 타라고 권한다. 다른 버스는 홍콩섬의 동서를 관통하는 ‘터널’로 지나가는데 비해, 6번 버스는 빅토리아산을 넘어서 가기 때문이다. 시간은 좀 더 걸리지만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버스가 산으로 진입하면 도심의 공동묘지가 눈에 들어온다. 산으로 올라가면서 왼쪽으로 보이는 공동묘지가 우리 눈에는 생소하다. 한국의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낯선 풍경이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의 공간이 명확하게 구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한국인에게는 의아한 장면이다. 그것도 땅값이 금만큼 비싼 홍콩의 도심 한가운데 공동묘지가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동네에 묘지를 두는 영국 전통의 영향을 받은 것일까? 그들은 출퇴근하면서 그리고 등하교하면서 조상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_「홍콩 자본주의의 실체, 이층 버스 중에서」
정말 주거지 가까운 곳에 있었던 묘지
빅토리아산을 타고 홍콩의 풍경을 볼 수 있는 버스, 6번을 타고 굽이굽이 산을 둘러싼 길을 따라 스탠리로 갔습니다.
>> 스탠리
재래시장도 있고, 쇼핑센터도 있고, 바다도 보이고, 카페도 있고, 맛집도 있는 곳을 원한다면, ‘스탠리 마켓(赤柱市集)'으로 가야 한다.
‘스탠리(赤柱)' 는 홍콩에서 가장 경비가 삼엄한 감옥이 있는 곳이다. 홍콩이 태평양전쟁 시기 ‘3년 8개월’ 동안 일본의 지배를 받은 적이 있는데, 스탠리 감옥에 영국을 비롯한 연합군의 포로들이 수용되기도 했다. 지금은 장기수 위주로 1천 5백여 명이 수용되어 있다. 스탠리 감옥은 그곳의 아름다운 경치와 아이러니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아름다운 곳은 죄수들이 도망가기에는 험한 지형일 가능성이 크겠고, 또 아름다운 경치는 인성을 순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할 만하다.
스탠리 해변에는 150여 개의 가게와 카페가 예쁘게 줄지어 있다. 특히 볼만한 곳은 1884년 영국군 숙소 용도로 시내 요지인 센트럴에 건축된 ‘머레이 하우스(美利樓)'이다.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물로, 1991년에 센트럴에서 이곳으로 옮겨졌다.
스탠리 시장 곳곳에 있었던 예술품 상점
1884년 영국군 숙소 용도로 센트럴에 건축된 ‘머레이 하우스(美利樓)'.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물로, 1991년에 센트럴에서 이곳으로 옮겨졌다. 지금은 상점, 레스토랑 등이 입점해 있다.
스탠리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빽빽한 홍콩 시내에서 잠시나마 해방된 기분이 들었다는 거예요. (그 빽빽함이 동시에 홍콩의 매력이지만요^^;) 한치의 공간도 허용치 않는 공간에 익숙지 않았던 여행자에게 스탠리는 위로 같은 곳이랄까요? 뻥 뚫린 파란 바다를 보면서 북투어단은 잠시 자유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저도 바다에 있는 잔교 위에 올라가 여유를 즐겼습니다.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니 배가 고프기 시작했어요. 오늘의 저녁메뉴는, 홍콩에 왔으면 꼭 먹어야 한다는 딤섬이었어요! 모두들 이 시간을 기대했는데요. 저희는 스탠리의 딤섬 맛집, 'Chang's Cuisine'으로 향했습니다.
>> 딤섬
딤섬을 먹으러 아침에 홍콩 사람들처럼 신문이나 책 한권 들고 ‘얌차(飮茶)' 하러 가보자. ‘얌(飮)' 은 마시는 것이고, ‘차(茶)' 는 그냥 차이니, ‘얌차’는 차를 마신다는 뜻이다. 하지만 홍콩에서는 ‘차와 함께 딤섬을 먹는 행위’를 가리킨다. 한국 사람들은 ‘술 한잔하자’고 하지만, 홍콩에서는 ‘얌차 한 번 하자’고 한다.
‘딤섬(點心)' 은 떡, 과자, 빵, 케이크 등의 간식을 가리킨다.
광동요리의 대표답게 ‘딤섬 dimsum ’이라는 광동어 발음으로 전 세계에 알려져 있다. 딤섬의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하나의 명칭으로 정의되지만 그 형태는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지극히 존귀한 ‘지존(至尊)' 이고, 더 이상 위가 없는 ‘무상(無上)' 이다.
딤섬은 중국 요리를 주축으로 세계 각국의 대표 요리를 축소해서 작은 대나무 바구니 하나하나에 담아낸다.
그 종류의 다양함을 보면 딤섬이 왜 홍콩 문화의 포용성을 상징하는지 알게 된다.
_「음식의 지존무상, 딤섬」
딤섬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그 다양한 종류가 아닌가 싶어요. 주식으로 먹을 수 있는 ‘시우마이’ 같은 딤섬부터 달달한 ‘커스타드 번’ 같은 딤섬까지, 한 자리에서 조금씩 그 맛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딤섬을 다 같이 둘러앉아 먹으면서 왜 류영하 교수님이 딤섬이 왜 홍콩 문화의 포용성을 상징한다고 말씀하시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늦은 점심으로 딤섬을 맛있게 먹고, 다시 6번 버스를 타고 센트럴로 돌아왔어요.
센트럴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됩니다.
홍콩 산책 도시 인문 여행
류영하 지음 │ 224쪽 │ 2019년 1월 15일 출간
홍콩의 정체성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온 류영하 교수의 인문 여행 에세이집. 30년간 홍콩을 연구하며, 살며, 여행하며 쓴 글들을 담았다. 홍콩에 대한 전문 지식을 집대성했지만 쉽게 풀어 썼다. 슬렁슬렁 비치는 홍콩의 불빛 사이를 느긋한 걸음으로 걸으며 관찰한 저자의 글에는, 홍콩에 대한 내공 깊은 시선이 뾰족하게 드러난다. 그의 시선을 따라, 함께 홍콩 인문 여행을 떠나보자. 홍콩을 꿈꾸는, 홍콩을 여행하는, 홍콩을 추억하는 당신과 함께 홍콩 산책.
홍콩 산책 - 류영하 지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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