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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박영애의 소설세계 ::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6회 - 박영애 소설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1. 23.

 

2019년에 시작되어 올해 두 살이 된 '월문비'가 돌아왔습니다.

지난 1월 20일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여섯 번째 시간은 박영애 소설가

함께했는데요,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는지 함께 볼까요?

 

 

박영애 소설가는 부산교육대학교, 동의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1996년 「상처, 그 언저리」로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신 이후 제9회 들소리 문학상과 제13회 부산소설문학상을 받은 소설집 『네 사람이 누운 침대』(2008), 『우리가 그리는 벽화』(2012), 『종이꽃 한 송이』(2019)까지 세 권의 소설집을 발간하셨습니다.

 

구모룡 평론가는 발제 전 '777'이라는 키워드를 언급하면서 박영애 작가의 세 작품집이 모두 일곱 편의 소설이 실려있다는 특이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박영애 작가는 책 한 권의 적당한 분량을 재다 보니 일곱 편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구모룡 평론가 : 기억 그리고 자전적인 글쓰기 이 두 가지가 박영애 작가의 핵심 창작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둘은 별개의 지향이 아니고 기억의 원형으로 회귀하면서 정체성을 찾고 그로부터 동심원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장기의 가족사와 사회적 삶이 서로 얽혀드는 양상이 빈번합니다. 1인칭 자전적인 화자의 서술이 지배적이고 장소의 경험, 즉 성장기의 장소가 특권화되어있습니다.

 


박영애 소설가는 발제문에서 나온 자신의 창작 방법인 자전적인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스스로에게나 이웃에게나 다른 것들에게 '물어주기'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게도 항상 묻고, 다른 사람에게 묻고, 다른 사물에 묻는 것은 그것에 관해 관심이 있고, 알고 싶어서 묻는 것입니다. 제 소설은 '물어주기'를 통해 많은 부분이 어떤 문제가 제기되고 그 과정을 통해서 이해하고 해결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제 소설의 전반에 흐르는 것은 물어주기의 중요성이며, 자신에게, 타인에게, 다른 사물에 물으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 말의 중요성, 누가 누구에게 던지는 말이 상처가 될 수도 있고 그 사람을 회복시킬 수 있는 말도 됩니다. 물어주기를 통해서 스스로를 생각해보고, 생각하기를 통해서 자기를 발견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평론가의 발제 시간이 끝나고, 소설가와 청중과의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문자 : 작가님의 작품에서 진정성이 많이 느껴집니다. 작품들이 서사적인 부분도 강하면서 철학적인 부분도 많이 녹아들어 있는 것 같은데 배워야 할 정도로 대단한 부분입니다.

박영애 소설가 : 어떤 사람은 아는 척한다고 할 수도 있는데, 저는 소설을 쓰다가 보면 어떤 장면을 쓰면 어떤 음악이 떠오르고 어떤 그림이 떠오르고 비슷한 감정의 영화가 떠오르면서, 어떠한 연결성을 느낄 때가 참 많습니다. 그때마다 이런 부분을 소설에 넣을지 말지 고민을 많이 하다가 내 1인칭 소설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거리감이 없다거나 객관성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할까 싶어서 여기서 이 감정을 혼자서 1인칭으로 쓰기보다 음악이나 그림이나 영화를 가져오면 다른 사람에게 공감되는 부분이 있으니까 이 심정을 그것과 연결 지어서 더 확실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어서 가져오는 때가 많습니다.


질문자 : 오늘 글쓰기의 경험을 쓰는 작가의 창작법이 이야기되고, 경험과 자전적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타인에 대한 관심과 묻기, 진솔한 답하기를 통해서 소통과 이해가 저는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여기에서 사실 요즘에는 보편적인 경험도 공감을 얻기 힘든 게 현대라고 하는데,  개인적 경험을 통해 보편적인 독자에게 공감을 얻는 서사를 쓰실 수 있는 비결이나 방법을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박영애 소설가 : 내가 나를 여러 각도로 계속 뒤집어보고 보편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각색을 하다 보면 보통 사람들에게 와닿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치열하게 자기 자신을 쪼개어보고 발가벗기고 하다 보면 여러 가지가 나오는데 그것을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며 다양한 각도로 보다 보면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설가들이 소설을 그냥 쓰는 게 아니고 심리학과 관련된 책도 엄청나게 읽고, 자존감, 수치심에 관한 책도 많이 읽습니다. 책과 자신의 경험과 연관을 지어 관계의 그물망을 만들어 다양하게 해석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도 와닿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작가님은 월문비에서 다음 작품에 관한 계획도 이야기해 주셨는데요.

'가득 찬 둥지'라는 단편집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독립하여 집을 떠난 뒤에 부모나 양육자가 경험하는 슬픔, 외로움과 상실감을 느끼는 '빈 둥지 증후군'이 아닌, 아이들이 전부 취직을 못 해 못 떠나고 집을 꽉꽉 채우고 있는 갈등을 겪고 있는 중년 여성에 대해 빈둥지 증후군과 대비하여 써볼 계획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다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기대 되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은 다음 달에도 또 찾아가겠습니다. :-)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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