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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중심' 중국, 집단성 결핍됐지만 계급 대립 적어"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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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중국문화요의』가 소개되었습니다

"'윤리 중심' 중국, 집단성 결핍됐지만 계급 대립 적어"

중국 학자 량수밍이 1949년에 쓴 '중국문화요의'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과거의 중국을 인식해 새로운 중국을 건설하자."(認識老中國, 建設新中國)

중졸 학력으로 명문 베이징대에서 학생을 가르친 중국 철학자 량수밍(梁漱溟, 1893∼1988)이 저서 '중국문화요의'(中國文化要義)에서 내세운 구호다. 신유학 창시자로 불리는 그는 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실천적 지식인이었다.

1949년에 발간된 '중국문화요의'는 량수밍이 서양 문화와 비교해 확연하게 구분되는 중국 문화 특질을 논한 책으로, 동아시아출판인회의가 2009년 선정한 '동아시아 100권의 책'에도 포함됐다.

량수밍은 서론에서 중국 3대 특징으로 광대한 토지와 많은 인구, 많은 종족의 동화와 융합, 세계에 유례가 없는 장구한 역사를 꼽고는 '오랫동안 변화 없는 사회, 정체돼 진보하지 않는 문화'와 '종교가 거의 없는 인생'을 또 다른 특성으로 제시한다.

그가 생각하기에 과학을 발전시킨 서양과 그렇지 않은 중국 사이에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집단'이다. 서양은 단체생활에 익숙한 반면, 중국은 가정을 중시해 단체생활이 결핍됐다는 것이다. 중국인에게 공공 관념, 기율 습관, 조직 능력, 법치 정신이 결여된 이유도 '집단 결핍'에서 찾는다.

저자는 "집단생활과 가정생활, 양자는 서로 용납할 수 없다"며 서양인들은 기독교를 통해 가정생활을 억압하고 집단생활의 길을 개척했다고 주장한다. 즉 중국과 서구 운명을 가른 중대한 요인이 결국 종교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를 살폈을 때 중국인은 왜 종교를 신봉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저자는 공자 이래 중국 사회에 널리 퍼진 '윤리'를 지목하고 "윤(倫)이란 동류이고 사람들이 피차 교류함을 가리킨다"며 "가정의 부자가 천연의 기본 관계이므로 가정을 중시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중국의 윤리는 이 사람과 저 사람의 상호관계만을 볼 뿐, 사회와 개인 간의 상호관계는 홀시한다"며 "이는 집단생활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불가피한 결점"이라고 분석한다.

도덕이 종교를 사실상 대체한 탓에 자국 발전 속도가 더뎠다고 본 저자는 중국에서는 서양처럼 계급 대립이 심화하지 않았고, 직업 분화가 일어났다는 점을 지적한다. 아울러 계급과 착취, 통치가 중국과 서양에 모두 존재했으나 "서양에서는 집중되고 고정됨을 면치 못했고, 중국에서는 분산되고 상당히 유동적이었다"고 평가한다.

이성의 조기 계발과 문화의 조숙이라는 관점에서 중국과 서양 문화를 고찰한 저자는 결론에서 '단절'과 '단결'이라는 용어로 논의를 정리한다. 중국 장점은 단절되지 않은 것, 서양 장점은 단결을 잘한다는 것으로 요약한다.

또 서양은 신체, 중국은 이성이 발달했다면서 "오늘날 중국인은 이기심이 서양인보다 많은 것이 아마 사실이겠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이기적이지 않은 것이 서양인을 넘어선다"는 문장으로 '신중국 건설'을 독려한다.

산지니. 강중기 옮김. 552쪽. 4만5천원.

psh59@yna.co.kr

중국문화요의 - 10점
량수밍 지음, 강중기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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