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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이야기

우리가 남이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 5.

신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작심삼일에 그칠지라도 신년계획 야심차게 새우셨죠. 저도 나름 남들 다 세우는 수준으로 계획은 세웠습니다. 작심삼일을 130번, 올 연말에는 웃는 한해가 되기를 우리 모두 아자 합시다.

동해안에서 제일 처음 해를 볼 수 있다는 간절곶. 저는 1월 1일 이곳에서 마음을 다지고 왔답니다.


개인마다 신년계획을 세우듯이 각 기업이나 단체, 어느 곳이나 신년계획을 세우죠. 신문도 신년기획을 하는데 <국제신문>을 보다보니 ‘부산사람 비밀코드’라는 신년기획이 있더군요.

부산의 시민사회가 부산 병을 스스로 진단, 치유 방안을 찾아 경기 침체, 지속적인 인구 감소, 인재 유출, 저출산 등 부산의 부정적 지표와 이미지를 바꾸는 일대 시민혁명을 일으켜 주체적 창조도시로 나아가자는 야심찬 신년 기획인 것 같아요.

저도 부산에 산지 어언 30여 년 정도 되다 보니 반은 부산사람이라 할 수 있죠. 그래서 내가 사는 부산은, 부산사람은 어떤가 한번 들여다봤습니다.

부산, 아니 부산사람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어지간히 시끄럽다. 식당에서는 공해 수준의 소란이 넘친다. 성격들이 거칠고 조급하다. 문제가 생기면 전문가를 찾기보다 인맥을 먼저 찾는다. 개방적이고 다문화적일 것 같으나, 다시 보면 보수적이고 일방적이며 폐쇄적이다. 좋은 게 좋고, 여전히 ‘우리가 남이가!’ 하는 정서가 강고하게 흐른다. 순박하고 정이 많다. 단순 솔직하다. 의리 있다.”
ㅎㅎ 어째 그런 것 같습니다.

각 지역마다 그 지역 사람만의 특징이 있듯이(물론 예외는 항상 있습니다.) 부산사람도 부산사람만의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국제신문>이 신년기획 시리즈 ‘부산사람 비밀코드’에  이렇게 부산사람에 대해 정리해놓았더군요.

부산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영화 <친구> 나 <해운대>를 떠올리고 무엇보다 롯데 자이언츠 야구와 그 응원문화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사직구장에서 롯데야구를 응원하는 모습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그 분위기에 완전히 압도당하죠. 부산사람이라는 공동체에 속해 있음을 짜릿하게 느낀다고나 할까(아닌 사람은 으메 기죽어).

부산 시민이 롯데야구를 통해 특정한 지역공동체에 속하고 있음을 느끼고 경험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폭력적 형태로 획일화를 강요한다는 지적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부산사람 비밀코드’ 시리즈에도 지적하고 있더군요.

부산의 평론가 임회록 샘도 사직구장의 집단 응원 풍경이 지극 정성을 넘어 하나의 통합성만 강요하는 듯하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부산사람 비밀코드’ 2편 ‘우리가 남이가’ 편에서 롯데자이언츠의 응원문화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더군요.

임회록 샘은 저희 출판사의 저자이시기도 한데요. 『지역이라는 아포리아』(해석과판단·3)에서 「부산의 정체성과 롯데 자이언츠」란 글을 통해 롯데 자이언츠 응원문화를 완전 해부하고 있죠. 『지역이라는 아포리아』는 제가 편집한 책인데 <해석과 판단 비평공동체>가 매년 한 해 동안의 치열한 논쟁의 산물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내고 있는데요, 그중 3번째 책이랍니다. 며칠 있으면 따끈따끈한 4집 『일곱 개의 단어로 만든 비평』도 곧 나온답니다. 각설하고 제가 편집한 책의 저자 분을 신문지상에서 뵈니 그것도 제가 교정본 내용을 다루고 있으니 반가운 마음에 이렇게 한번 엮어봅니다.^^

『지역이라는 아포리아』소개보기

어쨌든 조금만 나가면 시원한 바다를 언제든 볼 수 있고 거친 듯하지만 속 깊고 정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부산. 올해는 이런저런 안 좋은 이미지 훌훌 날려버리고 정말 살기 좋은, 살고 싶은 도시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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