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와이 편집자입니다.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일반 부분에 원북원에 선정되었지요.

코로나19로 매년 하는 선포식을 하지 못했어요.

이번에 드디어 날짜가 정해졌습니다.


6월 10일, 50명 소수 정예로 북콘서트로 진행합니다.

선정된 세 명의 작가를 초대해, 코로나19의 예방지침을 지키면서 진행합니다.

소수 정예지만 함께 모여 책의 의미를 나눌 수 있다면 감사한 일입니다:)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를 편집하고 난 후

기억에 남는 글이 있어 함께 나눕니다.

독서와 인문학, 삶에 대한 가치 등 좋은 글이 많았지만, 

저는 유난히 반려견에 대한 글이 마음속에 오래 남았어요. 

한 번도 반려견을 키워본 적 없는데요.


애도, 슬픔을 기록하는 슬픔

그날은 학기 초라 대학원생들의 논문 지도로 늦은 시간까지 연구실에 남아 일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저녁 7시가 조금 넘어 아내가 연구실로 연락했다. 별이가 오늘을 넘기지 못할 듯하다고. 아마도 당신을 기다리는 것 같다는 아내의 말에 가슴이 떨려 운전대를 잡기 힘들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급히 집으로 갔다. 별이는 사냥개 후손인 슈나우저 종답게 어릴 때부터 건강한 편이었다. 그러나 1년 전 백내장을 앓아 실명하고, 관절염이 심해지며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었다. 

작년 여름부터 별이가 치매를 앓아,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나는 밤새 여기저기 널브러진 별이의 배설물과 토사물을 치우느라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현관문을 열기도 전에, 내 발소리를 알아듣고 문 앞에서 꼬리를 흔들던 별이는 우멍한 눈으로 벽만 바라보기 일쑤였다. 

어릴 때 이후로 배변 실수를 한 적이 없는 별이는 여름 어느 날, 거실 한가운데에 배변을 하고, 그 앞에서 망연자실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괜찮다며 몇 번을 다독였으나, 그때 나를 보던 별이의 슬픈 눈은 잊을 수 없다.


집에 도착하여 별이에게 달려갔다. 별이는 숨소리가 거칠었고 고통스러워했다. 다른 가족과는 작별 인사를 나누었고, 이제 나만 남았다. 별이 그동안 수고했다고, 이제 잘 가라고, 고통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라고 말해주며, 별이 옆에 누워 조용히 쓰다듬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거칠던 호흡이 잦아들며 숨을 거두었다. 아내가 별이를 안아 눈을 감겨주었다. 가족의 오열 속에 망아지처럼 껑충거리며 뛰기 좋아하던 별이가 영혼이 되어 ‘무지개 다리’를 건넌 날은 3월 7일 오후 8시 36분이다.


반려견이 떠나는 마지막 장면이 영화의 한 편처럼 선명하게 와닿았어요.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슬픔을 애도하시나요?


"프로이트의 성공한 애도가 떠난 자를 잊는 것이라면, 

데리다의 실패한 애도는 떠난 자를 가슴에 새기는 것"


저자는 반려견 별이를 잊는 것 대신 가슴에 새기면서 애도한다고 합니다.

비록 실패한 애도일지라도요.


이외 한 편 한 편이 다시 읽어도 좋은 글입니다.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추천드려요.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 10점
이국환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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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산지니북 2020.05.28 1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고 울 뻔했어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