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덕 소설가가 출연한 <라라 오디오북>에서 조갑상 소설가의 『밤의 눈』이 소개되었습니다
<라라 오디오북>은 부산 교통방송 주말 프로그램인 <주말의 가요데이트> 속 토요일 오후 코너랍니다.
이 코너는 ‘라이브로 듣는 라디오 오디오북’의 줄임말인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라이브 오디오북 형식으로 책 속의 한 구절을 낭독하고 노래로 소개하는 코너라고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소개한답니다!
6월 27일 <라라 오디오북>에선 6·25전쟁 70주년을 맞아서 부산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대표적인 소설가, 조갑상 소설가의 『밤의 눈』이 소개되었어요. 『밤의 눈』은 6·25전쟁 중 발생한 국민보도연맹사건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장편소설입니다. 어떤 내용으로 소개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황은덕 소설가: 오늘 소개 해 드릴 작품은 지난 2012년에 발간된『밤의 눈』이라는 제목의 장편소설인데요, 부산의 대표적인 소설 중에 하나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조갑상 소설가는 이 소설로 2013년에 만해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진행자: 6·25전쟁과 관련된 소설이잖아요, 제목이『밤의 눈』입니다. 소설 제목에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황은덕 소설가: 이 소설은 6·25전쟁 중에 발생한 우리의 어두운 역사, 비극적인 역사 중에 하나인 국민보도연맹사건을 다룬 소설인데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소설의 『밤의 눈』이라는 소설 제목은 알려지지 않은 밤의 역사를 지켜보는 눈 또는 역사의 진실을 비추는 시선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반적인 소설 이야기를 한 뒤, 본격적으로 소설 내용을 소개하기 전에 먼저 황은덕 소설가가 국민보도연맹사건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설명했습니다.
▲국민보도연맹 사건 당시 학살 장면/
사진: 통일뉴스 임영태
황은덕 소설가: 국민보도연맹은 1949년 4월 좌익전향자를 계몽·지도하기 위해 조직된 관변단체이나, 6·25전쟁으로 1950년 6월 말부터 9월경까지 수 만 명 이상의 국민보도연맹원이 군과 경찰에 의해 살해되었다, 이렇게 한 줄 정의가 되어있습니다.
원래는 1949년에 좌익활동을 하다가 전향한 사람을 지도하고 계몽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관변단체였는데요, 당시 이승만 정권이 가입 대상자를 전국적으로 확대 하고, 좌익활동과 관계없는 국민들까지 강제로 가입시켰고 그 이후 6·25 전쟁 와중에 대량 살해된 사건이 국민보도연맹사건입니다. 당시 학살된 희생자 수가 약 20만 명으로 추산이 된다고 합니다.
『밤의 눈』은 이러한 참혹한 사건의 희생자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라고 합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사건을 알려주고 난 뒤, 소설의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황은덕 소설가: 소설의 배경은 경남에 위치한 가상의 공간인 '대진읍'이라는 곳인데요, 소설 배경이 경상남도인 이유는 1950년 6월 말부터 8월 말 사이, 그당시 국민보도연맹사건의 피해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이 바로 경상남도와 경상북도였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소설의 간략한 줄거리를 말씀해주시죠.
황은덕 소설가: 전체적으로 두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요, 학살 현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피해자 한용범, 그리고 이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고 나중에 유족회를 결성했지만 오히려 고초를 겪게 되는 옥구열이라는 인물, 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소설의 이야기가 진행되고요, 그래서 이 소설은 6·25전쟁이 단지 전방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라 평범한 동네의 읍과 면에서도 엄청난 비극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 소설은 나중에 유족회를 만들었던 사건의 피해자와 유족들이 1960~70년대의 군사 정권 시절을 거치면서 오히려 용공 세력으로 몰려 구금되고 고문당하고, 자녀들은 연좌제로 고통을 당하는 그런 내용이 나옵니다.
▲조갑상 작가/ 사진: 국제신문 김현주
황은덕 소설가: 그리고 조갑상 소설가는 원래 개인의 내면이나 감정을 아주 섬세하게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분인데요, 그래서 이 소설의 내용도 6·25전쟁을 중심으로 해서 4·19 혁명, 5·16군사정변, 유신헌법 등등 우리나라 현대사를 온몸으로 살아낸 어른들의 삶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아주 생생하고 세심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날 <라라 오디오북>에서 황은덕 소설가는 『밤의 눈』의 한 장면을 낭독했어요.
진행자: 오늘은 소설의 어떤 장면을 낭독해주실 건가요?
황은덕 소설가: 가슴 아프고 비극적인 장면인데요, 읍내 창고에 갇혀있던 마을 사람들이 한밤중에 트럭에 태워져서 산속으로 끌려간 이후에 벌어지는 장면입니다. 『밤의 눈』이라는 소설의 제목이 서술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황은덕 소설가가 낭독한 장면 중 일부를 함께 읽어볼까요?
“한용범은 두 번째 줄에 앉았다. 고개를 숙여 제 그림자를 보고 있자니 만감이 교차했다. 시절을 탓하자니 분노가 가슴을 찢고 운명이라기에는 너무나 허망했다.”
“몇 사람이 소리치며 몸을 일으키고, 같이 묶인 사람들이 비명을 내지르는 순간, 땅! 하는 소리가 울렸다. 한용범은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달을 보았다. 밤의 눈. 허벅지인지 옆구리인지가 뜨끔하다 싶더니 앞사람들이 벼 가마니 쓰러지듯 풀썩 몸을 덮었다. 그는 달이 공포가 아니라 밤의 눈으로 자기를 지켜보고 있음을 의식을 놓기 직전에야 알았다.”
-조갑상, 『밤의 눈』, pp 148-149.
진행자: 시절을 탓하자니 분노가 가슴을 찢고 운명이라기에는 너무나 허망했다. 이 대사가 참 마음에 꽂히는데요, 제 마음도 이러는데 피해자나 가족분들은 어떠실지 감히 짐작도 할 수 없을 정도 입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황은덕 소설가: 우리가 가슴 아픈 역사를 굳이 이야기하고 기억하는 이유도 다시는 비슷한 비극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하는 다짐 때문입니다.
이날 <라라 오디오북>에서 코너를 마무리하는 노래는 문병란 시인의 <직녀에게>에 곡을 붙인 김원중의 <직녀에게>였습니다.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지만, 『밤의 눈』에서 희생된 가족들의 유해들을 찾아내고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소설 속 주인공들의 심정을 나타내는 것 같다 하여 황은덕 소설가가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다룬 『밤의 눈』, 역사와 진실을 알기 위해 꼭 읽어 봐야겠어요.
마지막으로 『밤의 눈』 서평도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 링크를 올립니다.
[서평]『밤의 눈』과『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를 읽고
밤의 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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