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통합당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성교육 교재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덴마크 심리 치료사이자 성 연구가인 페르 홀름 크누센이 1971년 펴냈다.


지난달 25일, 미래통합당 김병욱 의원이 '나다움어린이책'으로 선정된 책들에 대해 "동성애 조장", "노골적 성관계 묘사" 등을 이유로 문제를 제기했던 일이 있었죠. 논란이 있은지 하루만에 여성가족부는 해당 도서들을 회수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특정 정파와 일부 단체들에 의해 '우수도서' 선정이 번복된 것입니다. 이에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에서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성명서] 정부는 성평등·인권교육도서 회수조치를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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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들은 여성가족부의 ‘나다움어린이책’ 선정 사업에 선정되지 않았다면, 그리고 교육부가 배포하지 않았다면 교사들과 학부모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선택되었을 것이고, 더 많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읽혔을 것이다. 이번 사태는 국가가 우수도서 선정 및 보급에 어떻게 관여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묻게 한다. 해외에도 종종 국가기관이 문학상 제도를 운영하거나 우수도서를 선정하는 경우는 있지만, 심사과정에 관여하거나 선정위원회의 심사결과를 뒤집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불필요한 정치의 개입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해당 사업이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진정한 권위를 갖게 되는 지름길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우리에게는 정부 권력이 개입함으로써 블랙리스트 도서들을 양산했던 전례가 있다. 이번 사태는 우리 출판인들로 하여금 블랙리스트의 어두운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출협은 세계 각국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도서들을 ‘부적절한’ 책으로 만든 일부 언론과 정치인에게 유감을 표한다. 또한 이들의 비판을 즉각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작가와 출판사, 선정위원의 명예를 훼손한 교육부와 여성가족부에도 반성과 사과를 촉구한다. 교육부와 여성가족부는 아이들이 “자기긍정,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지향”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성평등·인권교육을 설계해야 한다. 여기에는 아이들을 공동체의 올바른 시민으로 키운다는 교육 본연의 목적만이 고려되어야 한다. 정치적 당파간의 이해관계로 그 본연의 목적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애초 문제로 제기된 '동성애 조장'과 '조기 성애화'가 얼마나 어떻게 어불성설인지를 차치하고서라도, 국가기관이 특정 개인/집단의 비판을 토론이나 상의 없이 이렇게 빠르게 받아들였다는 것은 문제 삼을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어떤 책이 어린이들에게 자기긍정, '나다움'을 알려줄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 심사하고 우수도서를 선정한 위원회의 고심을 일방적으로 훼손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정부가 개입하여 도서 보급에 대한 결정을 신속하게 뒤집은 것은 출판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악몽을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나다움'을 회수하겠다는 것. 독자와 작가, 나아가 출판인들에게 무엇을 빼앗고 있는 것인지 정부의 자성이 필요합니다. 


Posted by _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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