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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성매매 여성들 구하라” 18년 투쟁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10. 6.

완월동 여자들 / 정경숙 / 산지니 / 1만6000원

 

부산 ‘완월동’은 정식 행정구역 명칭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때 생겨나 해방 이후 한반도 최대 규모의 성매매집결지가 된 일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국내 최초의 ‘공창’이자 최대 규모의 성매매집결지였던 부산 완월동의 폐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전주의 선미촌, 해운대 609 등의 뒤를 이어 완월동이 폐쇄되면 성매매집결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완월동 여자들’은 18년 전 만들어진, 완월동에서 인권을 유린당한 채 살아가는 성매매여성들을 위한 단체,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의 공동설립자 정경숙 활동가의 이야기다. 성매매여성, 성 구매자, 업주 등 관계자 외에는 발길을 허락하지 않는 철저히 외부와 단절된 은폐된 공간이었던 완월동에 ‘살림’의 활동가들은 ‘언니’(활동가들이 성매매여성들을 부르는 호칭)들을 만나기 위해 들어갔다.

그들은 언니들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 주고,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 업주들의 눈치를 보며 굳게 닫혀 있던 언니들 마음도 활동가들의 지속적인 노력에 열리게 되었다. 더 나아가 탈업소를 선택해 일상을 회복하고자 자활을 선택하는 언니들도 생겨났다.

업소 여성으로 위장해 업소에 들어가 업주의 성매매 강요와 갈취 등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는가 하면 업소에서 언니를 무작정 데리고 나오다가 업주에게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전국 곳곳의 언니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 어디든 달려갔고, 그 과정에서 업주들의 협박과 폭행, 폭언도 견뎌내야 했다.


저자는 “이것은 기록되어야 할 이야기이고 기억되어야 할 역사”라며 “이제 성매매집결지는 사라지지만 착취의 고리를 끊어내고자 했던 연대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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