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기 작가님의 에세이 『나도 나에게 타인이다』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선정하는
'오디오북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
올해 하반기에 오디오북 제작이 진행되고, 연말 즈음이면
『나도 나에게 타인이다』를 멋진 성우분의 목소리로 들어볼 수 있어요~!
이 책은 종이책뿐 아니라, 전자책으로도 이미 출간이 되어 있답니다 ><
오디오북까지 출간된다면 완벽한 삼박자(쿵짝!)를 이룰 수 있겠네요.
독자 여러분들이 원하시고, 편한 방법으로 이 책을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나도 나에게 타인이다』는 '글 쓰는 경찰관' 소진기 작가님의 에세이입니다.
표지의 하단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배우 송강호 님의 추천사가 딱! 있는데요.
소진기 작가님과 송강호 배우님과의 인연이 궁금하신 분은
이 책의 2부 '까칠한 사람'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
이 여름에 읽으면 좋을 책 속의 글을 소개합니다.
작가님의 글과 함께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나도 나에게 타인이다> 오디오북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수박의 소리
누가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것이 무엇이오?”라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이렇게 답하고 싶다. “익을 대로 익어 더 견디지 못하고 쩍 갈라져버린 찬 이슬 맞은 수박이 바로 그것이오!” 어린 시절, 무서움을 감내할 만한 나이가 되었을 무렵 가끔씩 원두막에서 수박밭을 지키는 임무가 나에게 주어지곤 하였다. 가끔씩 인기척을 내라는 선친의 엄명에 주기적으로 손전등을 하늘 위로 땅 아래로, 좌, 우로 비추고 흔들며 한여름 밤을 새우곤 했는데, 모든 감각기관이 귀에 집중돼 있는지라 거기서 듣는 풀벌레소리의 어우러짐은 들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대악(大樂)이었다.
뜨거운 여름의 열기가 어둠 속으로 다 빨려들어 가고 선선한 공기가 살갗을 보송보송하게 할 때쯤이면 저 멀리 마을의 불빛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된다. 그 장면이 그림이라면 나는 제법 오랜 시간을 애잔한 마음으로 명화를 감상한 셈이다. 뒷집의 불도 꺼지고 우리집 불도 꺼지고 최후에 남은 어느 집의 불빛마저 꺼지면 칠흑의 밤 속에 별빛들은 더욱 찬란하게 빛나고 자연의 소리도 잦아들 때쯤 여름 햇볕에 익을 대로 익어가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쩍 갈라지는 수박의 소리! 인생이라는 게 뭔지 전혀 몰랐던 소년의 가슴에도 왠지 그 소리는 내가 들었던 어느 판소리보다 구성지고 어떤 곡조보다도 가슴에 와닿았으니 그 소리를 생명의 끝이라고 느꼈기 때문일까. 미명의 아침, 그놈을 따다 보면 그 갈라짐이, 그 결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또 한 번 감탄을 하게 된다. 밤새 찬 이슬로 냉장된 그놈의 가장 부드러운 속살을 퍼서 한입을 물면 달콤하고도 차가운 기운이 몸 전체로 퍼지며 잠자는 세포를 깨운다. 입안엔 달콤한 첫 키스의 여운 같은 것이 남는다. 온몸이 감전된다고 해야 옳은 표현에 가까울 것이다.
나는 요즘도 수박을 보면 풍요로움과 정겨움을 느낀다. 시장으로 팔려나간 수박은 다시 돈이 되어 돌아와 내 학비가 되었으니 그렇지 않으랴! 경험상 수박은 클수록 맛있다는 것이 내 지론이지만 아내는 큰 수박을 싫어한다. 냉장고에 넣을 자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참 합당한 이유이지만 냉장고야 내 소관이 아니므로 나는 여름만 되면 큰 수박을 사 들고 집에 들어가기를 즐긴다. 솜털이 달린 손톱만 한 열매가 큰 수박으로 자라기까지의 과정을 눈으로 직접 보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수박 맛에서 원두막의 운치까지 느낀 셈이니 수박에 관한한 최고의 호사를 누린 셈이다.
나도 나에게 타인이다
현직 경찰서장이자 2004년 「수필세계」로 등단한 이력을 가진 수필가 소진기의 에세이집. 수필가로서 첫발을 내딛게 한 글인 수박의 소리, 초헌의 의미, 내 편부터,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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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도 나에게 타인이다
현직 경찰서장이자 2004년 「수필세계」로 등단한 이력을 가진 수필가 소진기의 에세이집. 수필가로서 첫발을 내딛게 한 글인 수박의 소리, 초헌의 의미, 내 편부터,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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