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예비평』은 1991년 봄 전국 최초로 비평전문지를 표방하며 창간된 이래 올해로 어느덧 20년이 넘었는데요. 그동안 매호 도전적인 기획으로 새로운 담론을 꾸준히 생성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오늘의 문예비평』이라는 계간지를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여러 다양한 꼭지들을 통해 읽을거리가 풍성한 잡지이지만 비평이라는 특성이 아무래도 일반 독자들에게는 다가가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을 열고 꼼꼼히 읽어보면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시선을 통해 새로운 시각과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아주 의미 있는 잡지랍니다.^^

『오늘의 문예비평』의 다양한 꼭지들

<특집Ⅰ>과 <특집Ⅱ> 이원체제로 한국문학현장의 다양한 쟁점들을 점검하고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특집>
세계체제의 불평등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을 내장한 아시아의 예술과 담론을 연대자의 시선 아래 공유하고자 하는 <아시아를 보는 눈>
지역의 문학과 현안문제를 조명하여 중심의 논리가 간과하기 쉬운 담론과 문제틀을 점검하는 <지역을 주목하라>
한국문학에서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가는 젊은 작가들을 주목하는 꼭지인 <한국문학의 새로운 시선>
오늘날 쟁점이 되고 있는 문학·문화계의 사안들을 점검하는 <해석과 판단>
지난 계절에 나온 서적 중에서 주목해야 할 창작집, 비평집, 학술·문화서적에 대한 집중서평을 싣는 <포커스>
비평의 의제를 보다 큰 스케일과 일관된 관점 아래 집중적으로 탐구해나가는 <장편연재비평>

가을호 <특집Ⅰ>- ‘다문화주의의 불편한 진실’

이번 가을호 <특집Ⅰ>은 ‘다문화주의의 불편한 진실’입니다. 다문화주의가 신자유주의의 거짓 보편성에 다름 아니며, 그 가짜 보편성의 진짜 얼굴은 자본의 축적 전략과 국가적 치안의 결합 상태라는 것을 점검하고 있는데요.
한겨레에서 잘 소개를 하고 있어 그대로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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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Ⅱ>- ‘메시아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

<특집Ⅱ>는 ‘메시아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으로 정치경제적 혁신의 과정 안으로 틈입해 들어오고 있는, 아니 이미 오래전부터 그런 혁신의 중대한 조건이었던 메시아적인 것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정혁현 샘이 「존재의 대의를 묻는다」를 통해 ‘탈취에 의한 축적의 체계’(하비)로서의 신자유주의란 대타자의 결여를 은폐하는 ‘환상 스크린이라는 무대’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을 제시하며 그 무대를 찢고 깨는 길은 되짚어보는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정훈 샘은 메시아적 시간에 관해 점검하고 있는데요. 「시간과 메시아-메시아 담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통해 직선적 진보의 시간이 가진 집계적이고 통합적인, 그런 만큼 폭력적인 시간을 중지시키는 시간으로서의 메시아. 그런 메시아적 시간성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표출할 주체의 문제가 기존의 논의에서는 모호하게 처리되었다면서, 이진경의 ‘함께 행동(共-動)하는 중생(衆-生)’에 근거한 새로운 인터내셔널의 창안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강기명 샘은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우리에게 앞선 모든 세대와 마찬가지로 희미한 메시아적 힘이 주어져 있다.”」라는 글을 통해 ‘백성의 소리는 신의 소리(VOX POPULI, VOX DEI)’라는 오래된 의미에 견주면서 신적 폭력을 법 바깥에서 수행되는 민중의 폭력으로 풀고 있습니다. ‘사건’으로서의 전태일과 광주, 두리반 투쟁에서의 연대에 관한 구체적인 분석들이 신적 폭력의 의미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하는 글입니다.

『오늘의 문예비평』 가을호 소개 더보기

서울 중심의 한국 문단 구조에서 지역에 자리를 잡고 그것도 대중성이 약한 비평전문지를 표방하며 20여 년간 생명력을 이어왔다는 것은 내용이 부실하고서는 결코 유지할 수 없는 세월이라고 생각해요.
‘최장수 비평전문지’ ‘부산을 비평의 메카로 만든 잡지’ 등 한국문학에서 갖가지 이정표를 세워놓은 잡지인 『오늘의 문예비평』이 조금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의 문예비평 2011.가을 - 10점
산지니 편집부 엮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