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에서는 뜨거운 여름을 소설 출간 작업과 함께 달렸습니다. 두 권의 장편소설과 한 권의 소설집을 여러분께 선보입니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사춘기 소녀 수자가 겪는 성장통, 코로나와 악성 리뷰어로 생계가 위협받는 자영업자의 눈물, 복잡다단한 인간의 심리와 관계를 탐구한 이야기들까지. 세 명의 여성 작가가 독자에게 건네는 이야기는 산지니 소식 126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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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신간 3종 담당 편집자들의 한마디
# S언니 시대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제가 동생인 경우보다 언니로서 동생들과 함께였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건 저에게 여동생이 있어서일지도 모르겠어요. 여동생과 함께 부닥치고 성장하며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습니다. 비단 친동생뿐 아니라 제가 관계해온 친구, 동생, 언니 모두와 질투와 안쓰러움, 응원 등의 상호작용을 하며 성장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소설을 편집하며 저를 스쳐 지나간 수많은 S언니, S동생들이 떠올랐습니다. 지금까지 연락을 이어간 인연은 아니었다 할지라도 그들이 저에게 준 영향은 아직도 저의 생각과 행동에 남아 있습니다. 마치 수자의 일기처럼요. 여러분의 S언니는 어떤가요?
# 배달의 천국
제가 사는 오피스텔 건물 1층에는 금요일 저녁만 되면 배달 기사들이 약속이나 한 듯 우르르 몰려 엘리베이터를 기다립니다. ‘배달 전성시대’가 특히 금요일 저녁에는 더 와닿습니다.
<배달의 천국> 원고를 맡고 난 후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배달 기사분을 더 유심히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지나가다 괜히 가게 안을 들여다보며 손님이 많은지 적은지 확인하기도 하고요. 평소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 편이 아니라 배달업 생태계에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니, ‘블랙컨슈머’, ‘리뷰 갑질’을 다룬 뉴스를 보면서 ‘저 스트레스는 어떻게 감당하냐’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정작 내 일은 아니라며 생각을 덮었습니다.
그렇지만 전 ‘나도 나만의 가게를 하나 차려볼까’ 했던 생각을 일단, 좀, 유보하기로 했습니다. 자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이 책을 읽으면 여러모로 공감하실 테고, 혹여 자영업을 꿈꿨던 분들은 책을 읽고 저처럼 몇 걸음 물러날지도 모릅니다.(ㅎㅎ)
# 사려니 숲의 휘파람새
<사려니 숲의 휘파람새>는 2019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장미영 소설가의 첫 번째 소설집입니다.
오랜 시간 첫 소설집을 위해 달려온 작가의 작품에는 작가가 관심 가져온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저는 특히 등장인물들이 혼란을 겪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동학대를 주장하는 학부모의 거짓말과 싸우는 어린이집 교사, 죽은 엄마를 보는 아이,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인물에게 불쑥 찾아오는 어떤 기억들, 무기력한 일상 속 방황하면서도 꿈을 좇고자 하는 청년들.
소설에서는 극적으로 표현되지만, 사실 우리는 한 번쯤 이와 유사한 감정을 경험하고는 합니다. 그렇기에 인물들의 옳고 그름을 어떻게 판단할지,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그 경계가 흐릿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작품에서 무엇을 느끼게 될지 궁금합니다. 이제 책은 제 손을 떠났으니 저는 이 책이 독자를 만나며 어떤 변화를 맞을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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