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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취향의 작품을 진지한 연구의 대상으로 바라보다_『소녀 취향 성장기』 교수신문 언론소개

by ellelitunlivre 2024. 4. 12.

<교수신문>의 '저자가 말하다' 코너에 이주라 교수의 『소녀 취향 성장기』가 소개되었습니다.
'저자가 말하다'는 저자가 자신의 책을 직접 소개하는 코너인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저자로부터 책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교수님께선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신이 좋아하는 웹소설과 같은 대중문화 작품이 왜 진지한 비평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지
취향에 대한 괴리를 느끼고 그 고민을 바탕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하셨다고 하는데요.
저자가 생각하는 이 책의 매력은 무엇인지 독자 분들도 기사를 통해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여성 취향 대중문화, 왜 비평의 대상이 못 되나

저자가 말하다_『소녀 취향 성장기: 나를 성장시킨 여자들의 이야기』 이주라 지음 | 산지니 | 232쪽
 
사적 취향·공적 비평의 괴리 넘어서기 노력
페미니즘 리부트, 여성의 성장 새롭게 해석

 

대학에서 비평을 가르치다 보면 대중문화콘텐츠에 대한 비평적 시각이 안정적으로 형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주 체험한다. 최근 문예창작학과에는 웹소설 작가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이 상당수다. 그들의 독서 경험은 대부분 웹소설에 한정된 경우도 꽤 많다.

그럼에도 비평문을 쓸 때 학생들은 웹소설 작품을 잘 선택하지 않는다. 문학적해석을 감당할 만한 예술적인 작품들을 비평 대상으로 선정하곤 한다. 혹은 웹소설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그 비평의 시각이 앞서 말한 ‘산업적 시각’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대중문화콘텐츠는 예술적 작품에 비해 도식적이고 단순해서 진지하게 분석할 부분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너무 산업적인 영역이어서 경제적 수익성을 통해서만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 학생들은 자신들이 즐겨 읽는 웹소설을 비평의 대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까? 더 나아가 대중문화콘텐츠는 왜 진지한 비평의 세례를 받지 못하는 것일까? 이 의문은 내가 한국의 대중문학에 관해 박사논문을 쓰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시작됐다. 이때부터 계속 ‘취향과 비평의 괴리’에 관해 고민했다.

나의 취향은 문학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명작이나 거장 감독이 만든 예술적 영화 이루어져 있기도 하지만, 텔레비전 드라마·애니메이션·순정만화와 같은 대중문화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나 또한 글을 쓸 때는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여겨지는 작품들만 대상으로 삼고자 했다. 나의 개인적 취향이 공식적 비평의 시선과 괴리를 이루는 것이었다.

 

『소녀 취향 성장기』는 이러한 취향의 괴리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일상에서 대중문화를 즐기면서도 비평의 대상은 예술적 작품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여성 취향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진지한 연구의 대상으로 쉽게 다루지 못하는 것, 그 보이지 않는 벽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싶었다. 2020년에서 2021년까지 2년 동안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인터넷판의 한 꼭지인 ‘르몽드 문화톡톡’에 여성 취향이라 불리는 로맨스 작품을 중심으로 대중문화 비평을 게재했다. 이를 통해 여성이자 대중의 취향과 시각으로 이 사회를 진지하고 비판적으로 읽어내는 시각을 공유하고자 했다.

이 책에서는 페미니즘 리부트가 시작되면서 여성의 성장을 새롭게 해석하는 작품들을 많이 다루었다. 소녀 취향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빨간 머리 앤」과 「작은 아씨들」이 어떻게 리메이크 되었는지,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에서 우정을 통한 여성의 성장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보았다.

동시에 로맨스 장르가 신데렐라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사랑과 이별에 대한 어떤 새로운 성찰을 보여주는지도 분석했다. 「노멀 피플」, 「너무 한낮의 연애」, 「사이코지만 괜찮아」와 같은 작품은 사랑을 통해 힐링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기대를 배반하며 주체적인 사랑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했다. 또한 사랑이라는 주제는 이성애 중심의 사랑에서 벗어나 약자와 비주류 그리고 사회 주변부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도모하게 했다.

「노멀 피플」, 「너무 한낮의 연애」 등은 주체적인 사랑의 모습을 그려냈다. 이미지=각 작품 포스터

이 책은 소녀 취향으로 세상을 읽어내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여성 취향의 독서가 가진 가능성을 제시한다. 더 나아가 자신만의 취향으로 세상을 비판적으로 읽어내는 방식을 가능하게 한다. 내가 좋아했던 사랑 이야기는 그저 사랑 이야기가 아니었다. 인간의 감정을, 사람 사이의 관계를, 그 관계가 부딪히는 사회와 관습을 읽어내게 했다.

더 나아가 사랑 이야기는 부와 가난의 대립을, 성 소수자의 문제를, 생존경쟁의 압박 문제를 고민하게 만든다. 사랑 이야기는 연애와 결혼과 같은 사회적 제도와 연결되기 때문에 사적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공적 영역의 문제들과 만난다. 이렇게 대중문화콘텐츠 그리고 여성 취향의 작품들은 자신들만의 시선으로 우리 사회의 숨겨진 욕망과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 이 작품들에 진지한 비평적 시선을 던져야 한다.


출처: 4월 12일 자 교수신문

 

여성 취향 대중문화, 왜 비평의 대상이 못 되나 - 교수신문

[저자가 말하다_『소녀 취향 성장기: 나를 성장시킨 여자들의 이야기』] 이 책은 소녀 취향으로 세상을 읽어내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여성 취향의 독서가 가진 가능성을 제시한다. 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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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취향 성장기 - 예스24

소녀 서사에서 로맨스를 거쳐 소수자의 이야기로 눈과 귀를 통해 들어와 나를 채운 그 세계에 관하여주말 아침 TV에서 방영하던 만화영화, 학교에서 선생님 몰래 읽던 소설, 밤 열 시 가족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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