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숙 소설가의 첫 소설집 『수상한 초대』가 <부산일보>에 소개되었습니다.
기사에서는 『수상한 초대』에 수록된 여섯 편의 소설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소재와 그 소재가 드러내는 한국사회의 여러 사회문제를 짚어주고 있습니다. 노인문제, 가족 간의 갈등,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 등 이현숙 소설가는 작품 속 인물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경쾌하게, 하지만 가볍지 않게 다루고 있습니다.
기사 하단에는 짧은 작가의 인터뷰도 함께 실려 있는데요. 이현숙 소설가가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쓰는지, 어떤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함께 읽으면 『수상한 초대』를 더욱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듯합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기본적인 욕구가 있다!”
이현숙 첫 소설 ‘수상한 초대’
노인 등 사회적 약자 주인공
재밌고 통쾌한 스토리 ‘눈길’
운이 나쁘면(?) 백이십 살까지 산다는 시대다. 그러니 팔십 대 노인이 사랑을 갈구해도 더 이상 주책스럽다고 치부해선 안 되겠다. 이현숙 소설가의 첫 소설집 <수상한 초대>(산지니) 맨 앞에 실린 ‘여행의 한 방식’은 사랑에 목마른 아버지가 주인공이다. 자식들이 강권해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아버지는 “저게 사는 거냐?”라며 병실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 뒤 아버지가(기저귀를 차고도) 붉은색 장미 조화를 들고 수첩에 적힌 할머니들을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소설은 전 세계에서 800만 부 이상이 팔린 <오베라는 남자>의 한국판을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노인 문제는 심각하지만 노인들의 욕구는 쉬쉬하는 분위기다. 이 무겁고 심각한 주제가 블랙 코미디와 버무려지며 경쾌하게 읽힌다.
두 번째 소설 ‘태풍의 집’은 독자 입장에서는 이 책의 백미라고 할 만하다. 가정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나는 ‘가족처럼 대해주겠다’는 말에 넘어가 스물한 살 어린 나이에 티켓다방에서 일한다. 그런 나를 원하는 원하는 손님 가운데는 이십 대 뇌성마비 환자와 팔십 대 중풍 환자도 있다. 불곰은 아가씨들을 관리하면서 수시로 괴롭히는 인간 말종이다. 태풍이 몰아쳐 물에 잠긴 지하다방에 불곰이 뛰어 들어가자, 나는 그동안 참았던 빚을 갚기로 결심하는데…. 피해자로만 살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았던 여성의 마지막 선택이 장렬한 통쾌함을 선사한다.
세 번째 작품 ‘검은색 스키니진’은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라는 액자를 걸어 둔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다. 총 여섯 편의 단편소설은 노인 문제, 티켓다방, 다문화 가정, 사업가와 가난한 화가, 골수 이식, 동성애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공통점이라면 이들은 하나같이 더 물러설 곳이 없는 지점에 닿아 더 이상 참지 않고, 갚을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동아대 한국어문학과 이국환 교수는 “이 소설은 재미있어서 멈추지 않고 읽게 된다. 윤리 없는 소설은 존재할 수 없고, 재미없는 소설은 독자의 영역에서 부재할 수밖에 없다. 윤리를 다루되 그 고루함을 넘어서는 픽션의 즐거움은 그래서 어렵고, 이를 성취해 낸 이 소설은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27일 나이를 의심케 하는 ‘수상한 외모’를 지닌 이 소설가를 만나 궁금했던 점에 대해 일문일답을 나눴다. 이 소설가는 동아대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을 나와 2009년 <수필과 비평> 신인상, 2018년 <동리목월> 신인상을 받았다.
-첫 소설집인데 재밌다는 반응이 많다. 어떤 소설을 추구하는가.
“소설에는 사건과 갈등이 들어 있다. 이 사건과 갈등은 한쪽에서 보면 분명하게 흑과 백으로 나누어진다. 하지만 나는 흑백논리를 벗어나 모든 등장인물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싶다. 그들의 시선에서, 그들의 캐릭터를 이해하는 시점에서 글을 쓰고 싶다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목표다.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다 보면 인간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
-소재가 정말 다양하다. 평소에 이런 다양한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위에 눈을 돌리면 눈에 띄는 다양한 캐릭터가 꽂힌다. 그 캐릭터 안으로 들어가면 그들이 이해가 된다. 소설 거리는 많이 있다. 이제 곧 일상을 정리하고 캐릭터 연구에만 몰두할 생각이다. ”
-40대에 등단하고 그 뒤 대학원에 진학해 이론을 공부했다고 들었다. 소설 쓰기란 무엇인가.
“‘태풍의 집’은 울면서 썼다. ‘여행의 한 방식’은 가슴 아프게 쓰면서도 계속 웃음이 나왔다. 스스로가 탐구하고 바라보는 그 사람이 되어갈 때, 비로소 궁금증이 해소가 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소설은 마술에 걸려 상상계로 가는 여행이다. 중독되었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수록된 작품의 발표순으로 볼 때 갈수록 좋아지는 느낌이다. 앞으로 어떤 소설을 쓸 생각인가.
“나는 내 소설이 올드하고 진부하다는 생각을 해 왔다. 그걸 벗어나려고 애를 썼지만 그게 참 힘이 들었다. 오늘 대화를 통해 노인과 장애인의 성 문제까지 확장해 들어간 장편 노인 소설을 써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기후위기를 다룬 판타지 동화는 곧 발표할 예정이다. ” 글·사진=박종호 기자
출처: 2024년 10얼 29일 자 <부산일보> 박종호 기자
소설집 『수상한 초대』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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