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미국 도시계획을 비판한 제인 제이콥스의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있는 도시'를 예찬하는 책입니다. 철물점과 식료품점, 도서관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가게 주인이 밖을 내다보며 길에서 노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겸사겸사 지켜주는 거리가 활기찬 도시, 나아가 오래 살아남는 도시를 만든다고 제이콥스는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도시 풍경이 실제로 구현된 모습을 우리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부산지역운동사 발간위원회가 엮은 책『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원형을 찾아서』는 부산 시민들이 모여 도서관과 복지 시설을 기획하고 운영해 온 40년의 역사를 기록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내 손으로 마을을 일군 뿌듯함으로,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남은 공동체 공간들의 탄생 비화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국제신문
부산 지역사회 변혁 이끈 공동체운동 40년史
- 주민 주도 야학·탁아·공부방 등
- 협동 민주주의 모색한 발자취
- 맨발도서관 이사 이야기 ‘눈길’
1970년대부터 2015년까지 부산 지역에서 전개된 공동체운동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 눈길을 끈다.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원형을 찾아서’는 야학·탁아·공부방·주거권·마을공동체 등 다양한 주민조직운동의 흐름을 정리하며, 주민이 주인 되는 지역사회공동체 실현을 위해 이어온 40여 년간의 이야기다.

이 책을 엮은 ‘부산지역운동사 발간위원회’는 부산에서 일어난 다양한 지역사회공동체 운동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자는 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다양한 부문 운동의 원형을 살펴보고, 그 시절 기억을 당사자의 목소리로 기록하며, 지역사회 변화에 기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으는 활동을 했다.
발간위원(단체)으로 참가한 부산주민운동교육원은 2023년 자료집 ‘부산지역사회공동체운동의 원형’ 발간 이후, 더 깊은 조사와 집담회 구술 인터뷰를 거쳐 이 책을 완성했다.
이 책은 서울 중심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 부산 사람들의 목소리로 지역운동사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과거 일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조직운동이라는 주체적 실천이 어떻게 사회 변화를 만들어왔는지 보여주는 살아 있는 기록이다.
한국 사회 변화의 대안으로 모색되어온 ‘지역사회 협동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길에 디딤돌이 되어줄 책이다.
책에 소개된 공동체운동 발자취를 목차로 먼저 보면 얼개가 드러난다. ‘야학-인간다운 삶과 사회변혁의 불씨’ ‘도서원-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노동자의 벗, 지역의 이웃’ ‘탁아-지역공동체의 거점이자 씨앗’ ‘공부방-마을 아이들의 품속’ ‘주거권-집이 무허가지 사람이 무허가냐?’ ‘자활-생산하고 나누고 협동하는 주민공동체’ ‘지역복지-희망복지세상을 향한 사회복지관의 주민조직화 활동’ ‘마을 공동체-배우고 성장하고 사회변화를 꿈꾸고’ 등 2부 8장으로 구성돼 있다.
“세상 참 좋아졌다”고 말할 때, 주어지는 것을 수동적으로 기다리지 않고 한 사람 또 한 사람이 모여 손잡고 힘 보태며 함께 걸어온 덕분이란 걸 다시 깨우쳐주는 내용들이다.
여기까지 설명이 좀 어렵게 느껴지는가? 지역공동체 운동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왔는지 책 속 사례를 소개한다. 마을공동체 편의 ‘맨발동무도서관’ 이야기다. 2005년 개관 당시에도 큰 주목을 받았지만, 도서관을 넓혀 이사 가던 날의 장관도 화제였다. 책을 읽다가 생각난 김에 옛 국제신문 기사를 검색해보았다. 2010년 10월 31일, ‘맨발동무 도서관 친구들 뜻깊은 보따리 이사 - 화명2동 주민들이 만든 도서관, 네 배 넓은 새 보금자리로 옮겨 청소년 126명 보자기에 책 싸서 어깨에 둘러메고 이삿짐 날라’라는 제목의 기사이다.
“30일 부산 북구 화명2동 북구보건소 인근 건물 3층에서 청소년 126명이 저마다 보자기에 책을 한 아름 안고 걸어 나오고 있었다. 이들 청소년은 줄지어 30분을 걸어 화명2동주민센터 옆 ‘대천천 환경문화센터’로 들어갔다. 이날 행사는 ‘맨발동무 어린이도서관’이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기는 날 청소년 이용자를 대상으로 마련한 이삿짐 나르기 이벤트. 화명초등학교 6학년 강지원(13) 양은 ‘직접 책을 나르고 도서관을 꾸며 뿌듯하고 더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어린이책 읽기를 좋아하는 화명2동 주민과 엄마들이 집에 있는 책을 몽땅 들고 와 시작한 맨발동무도서관은 사립공공도서관이 됐다. 책 보따리 이사를 하던 강지원 양과 126명 청소년은 청년이 됐을 거다. 그날의 이사를 부산이 기억한다. 맨발동무도서관 뿐이랴. 많은 활동가와 시민의 열정이 오늘의 부산을 만들었음에 감사한다.
출처: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2026년 3월 26일, <국제신문>
부산 지역사회 변혁 이끈 공동체운동 40년史
- 주민 주도 야학·탁아·공부방 등 - 협동 민주주의 모색한 발자취 - 맨발도서관 이사 이야기 ‘눈길’ 1970년대부터 2015년까지 부산 지역에서 전개..
www.kookje.co.kr
📬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원형을 찾아서』구매하기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원형을 찾아서 | 부산지역운동사 발간위원회 엮음
1970년대부터 2015년까지 40여 년간 부산 지역에서 전개된 공동체운동의 역사를 기록한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원형을 찾아서』가 출간됐다. 이 책은 야학·탁아·공부방·주거권·마을공동체 등
www.aladin.co.kr
'기타 > 언론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도움받아 고마워…도움 되는 사람이길" 조옥화 간호사의 걸음을 담다 :: <뉴시스>, <매일경제>, <여성신문>에 소개된 『길 위의 간호사』 (1) | 2026.03.30 |
|---|---|
| 그림자 속 여성 노동을 비추는 일 :: <오마이뉴스>에 『밥 짓는 여자들』 서평이 게재되었습니다. (0) | 2026.03.27 |
| 사람 하나가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 <부산일보>에서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원형을 찾아서』를 소개했습니다. (0) | 2026.03.26 |
| 기울어진 교육 정책의 균형을 되찾기 :: <국제신문>에서 『교육불평등과 지역불균형』을 소개했습니다. (0) | 2026.03.26 |
| 시네필 문화 곳곳에 남은 그의 시선을 기억하며 _ 임재철 영화평론가를 추모하며 (0) | 2026.03.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