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출퇴근길 시민공원을 걸으며 콘서트홀 옆을 지나는데 안에 들어가보기는 오늘이 처음. 안드라스 쉬프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을 보았다. 앉은 자리가 연주자의 맞은 편이어서 그랜드 피아노 덮개 뒤로 연주자의 얼굴이 보였다 안 보였다 했다. 높은 음역을 연주할 때는 음악에 심취한 피아니스트의 표정이 보여서 좋았고, 낮은 음역에서는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연주회장을 찾는 이들을 위한 십계명' 중 첫 번째 명*을 목숨 걸고 지켰다. 침을 삼키다 사래가 들렸는데 기침 소리를 내면 안 되겠기에 숨도 참고 너무 애쓰다 보니 얼굴이 빨개지고 눈물도 찔끔 났다. 연주를 듣고 감동의 눈물을 흘려야 하는데... 두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서 놀랬다. 클래식은 잘 몰라서 듣다가 졸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2026년 3월 13일
* 1. 너는 기침하거나 코를 푸는 일이 없도록 할지어다. 또는 코뿔소 후두 같은 너의 성대로 경악스런 잡음을 유발하는 일이 없도록 할지어다. (<안드라스 쉬프: 음악은 고요로부터> p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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