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x축, y축 함수 도식을 사용합니다. 이를테면 x축이 건축물 재료, y축이 건축물 형태의 복잡성이라면 함수 도식으로 만들 경우 네 가지 매트릭스가 나오는데요. 각 축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입력하고 현상을 설명하면 눈에 잘 보일 뿐 아니라 현상 자체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두 가지 축으로 나눈 네 가지 경우의 수가 아쉬운 경우는 없으셨나요? 한 가지 카테고리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지 않나요? 2차원 좌표평면에 보이는 사분면이 아니라 z축이 더해진 3차원 좌표공간에 보이는 팔분공간을 옥탄트(Octant)라고 합니다. 옥탄트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문어발 갯수, 8월과 어원을 함께하는 수학 개념입니다. 마음에 들었던 영화를 설명하는 과정에 내용, 형식이라는 두 가지 카테고리 말고, '나'라는 다른 카테고리가 추가된다면 더 폭 넓은 이야기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옥탄트적 사고는 이분법적인 구분으로 부터 좀 더 섬세한 논지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불편한 유행』 도우리 저자는 '웃기거나, 안 웃기거나'라는 축과 '유행이거나 유행이 아니거나'라는 두 축에 불편한 감정을 추가합니다. 그저 웃고 넘기기에 찜찜한 것들에 더한 저자의 분석은 한 축이 되어 흥미로운 지점을 제공합니다. <경향신문> 이상한 책을 보았다 코너에서 『불편한 유행』을 소개했습니다.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은 저자의 생각이 궁금하신 분들은 『불편한 유행』을 함께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경향신문
‘남미새’라 욕먹다 ‘나락’ 가고 “너 T야?” 공격받고
불편한 유행
도우리 지음 | 산지니
‘남미새’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다. ‘남자에 미친 새X’의 줄임말로, 남자 친구를 우선시하고 동성 친구는 등한시하는 여성 등을 비난하는 말이다. ‘일상 문화 칼럼니스트’ 도우리는 남미새를 “새롭게 부상한 여성 빌런”으로 본다. 그는 여성 인플루언서들이 연애·결혼·출산하면 여성 구독자들이 실망하며 떠나는 현상도 예로 들며 여성 연대가 배반당했다는 인식이 그 근원이라고 분석한다.
<불편한 유행>은 ‘그냥 웃고 넘어가기엔 찜찜한’ 현대의 유행들을 살피는 책이다. 2022~2025년 한국 사회의 유행을 분석하고 평가했다. 한순간의 실수로 유명인이 ‘나락’에 빠지는 현상은 “초연결 시대 평판은 점점 까다로운 상품이 돼”가는 증거다. 나락 문화 유행의 배경에는 정치혐오도 있다. 시위에 나서거나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 ‘너무 정치적’이라고 비판받지만, 소비자로서 보이콧을 하거나 가혹한 엄벌주의로 누군가 ‘빌런’으로 만드는 현상은 자연스럽게 본다. 댓글 기능이 있는 플랫폼은 어디든 ‘온라인 민원소’나 ‘화형대’가 설치될 가능성이 있다.
MBTI 유행에서 파생된 “너 T야?”라는 말도 분석 대상이다. 상대의 말에 공감하는 대신, 분석하고 따지는 사람에게 면박을 주는 말이다. 도우리는 T라 할 수 있는 ‘프로불편러’ ‘진지충’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아마 도우리도 T인 것 같다.
출처 : 백승찬 선임기자, 2026년 7월 9일, <경향신문>
[이상한 책을 보았다]‘남미새’라 욕먹다 ‘나락’ 가고 “너 T야?” 공격받고
‘남미새’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다. ‘남자에 미친 새X’의 줄임말로, 남자 친구를 우선시하고 동성 친구는 등한시하는 여성 등을 비난하는 말이다. ‘일상 문화 칼럼니스트’ 도우리는 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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