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자 스테파노 만쿠소는 책 『식물성 도시, 피토폴리스』(김영사, 2026)에서 인간이 도시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식물들이 도시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특성을 변화시켰는데, 오늘날 대다수의 인간이 도시 환경에 거주하게 된 상황에서 인간만이 진화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만쿠소는 도시 역시 생장하고 진화하는 식물을 모델로 해 미래의 모습을 그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사각형 구획으로 이뤄진 공간이 아니라, 기후 변화와 뜻밖의 재난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기적 공간으로 말입니다. 허남설 저자의 책 『모두를 위한 도시는 있다』는 그러한 만쿠소의 제안이 이미 우리의 도시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래된 영화관을 문화 공간으로 바꾸는 시민들, 골목을 살리기 위해 사람들을 초대하고 행사를 기획하는 지역 단체와 상인들은 도시를 거대한 시스템이 아닌 사람과 사람의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작동하는 숨 쉬는 존재로 만들어 나가고자 시도하고 있습니다. 내가 사는 도시에서는 지금 어떤 새로운 시도가 일어나고 있을지, 생동하는 새싹들의 작은 움직임이 궁금하신 분들은 『모두를 위한 도시는 있다』를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경향신문
[책과 삶] ‘15분 도시’, 속도가 아닌 장소에 대한 애정이 살아있는 곳
모두를 위한 도시는 있다
허남설 지음
산지니 | 232쪽 | 2만원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부터 ‘15분 도시’는 본격적으로 화두가 됐다. 하지만 15분 도시는 교통수단을 늘려 집과 직장, 여러 다른 시설 간의 이동 시간을 줄이는 게 목표가 아니다. 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시장이 2020년 재선 공약으로 발표한 ‘15분 파리’는 ‘집에서 도보로 15분 이내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찾을 수 있는 도시’로 명시됐다. 15분 도시 개념을 정립한 카를로스 모레노 파리1대학 교수는 15분 도시의 핵심 요소가 ‘장소에 대한 애정’이라고 했다.
책은 애정을 담아 장소를 지키거나 변화시켜간 사례들을 조명한다. 강원 원주의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막으려다 재판까지 받게 된 ‘아카데미의 친구들’, 서울 성동구 송정동의 다가구주택을 3년간 무상으로 빌려 신생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유치한 ‘1유로 프로젝트’, 운동장을 놀이터처럼 꾸미고 1층은 북카페로 지역에 개방한 뒤 학생 수가 조금씩 늘어난 경남 밀양의 밀주초교 등이 소개된다.
전북 군산시민문화회관은 민간 운영자에게 최장 20년간의 운영권을 주고 자율적으로 이용하게 맡겼다. 858석의 좌석을 철거하고 지난해 8월 연 ‘군산북페어’에서는 이틀간 9800여명이 몰렸다. 공공이 설계한 시설에서 민간이 최소한 관리만 맡던 기존 ‘민간 협력’ 대신 민간의 참여를 늘린 사례다.
저자는 지역 개발을 위한 주민설명회가 직장인이 참석하기 어려운 평일 오후 열리는 점,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계획에 지역 주민이 ‘공정성 훼손’을 이유로 빠진다는 점을 꼬집는다. 15분 도시와 비슷한 이상을 품으며 1988년 영국 왕세자 찰스 3세가 주도했던 뉴 파운드버리가 실패한 점이 “일방적인 행정이 자초한 것”이라며, 15분 도시는 ‘모두가 만드는 것’이라고도 했다.


출처: 윤승민 기자, 2026년 6월 4일, <경향신문>
[책과 삶]‘15분 도시’, 속도가 아닌 장소에 대한 애정이 살아있는 곳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부터 ‘15분 도시’는 본격적으로 화두가 됐다. 하지만 15분 도시는 교통수단을 늘려 집과 직장, 여러 다른 시설 간의 이동 시간을 줄이는 게 목표가 아니다. 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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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신간] 공간과 장소에 관해 사유하게 만드는 책들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지리학자 고(故) 이 푸 투안은 공간(space)과 장소(place)는 서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물리적 공간으로서 공간에 의미와 가치가 더해지면 장소가 된다는 것이다. 주거 공간으로서 아파트나 그보다 큰 단위의 도시 역시 예외는 아니다. 공간이 장소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두 책이 나왔다.

▲모두를 위한 도시는 있다(산지니)=허남설 지음
'15분 도시'는 반경 750m 내외에서 생활, 일, 상업, 의료, 교육, 여가 등 6대 기능을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뜻한다. 카를로스 모레노 프랑스 파리 제1대학 팡테옹 소르본 부교수의 도시계획 이론이다.
이를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2020년 재선공약으로 채택하며 기후위기와 감염병 대응을 위해 미국 디트로이트, 중국 광저우와 청두, 호주 멜버른,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으로 퍼졌다.
한국에서는 2021년 재보궐선거에서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저자 허남설은 한국에서는 '15분 도시'의 핵심 취지에 대한 심각한 오독과 정책 홍보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집필을 시작했다.
서울 송정동 '코끼리빌라', 경남 밀양 밀주초등학교 등 '모두의 도시'를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효율적으로 설계된 도시가 아니라 사람들이 애착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도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이야기들이다. 도시는 정치가·행정가·계획가·전문가 등 어느 한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한 걸음씩 내딛는 발자국 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227쪽)
출처: 2026년 6월 4일, <뉴시스>
[신간] 공간과 장소에 관해 사유하게 만드는 책들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지리학자 고(故) 이 푸 투안은 공간(space)과 장소(place)는 서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물리적 공간으로서 공간에 의미와 가치가 더해지면 장소가 된다는 것이다. 주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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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모두를 위한 도시는 있다
허남설 지음·산지니·2만원
한동안 지자체장들 사이에서 ‘15분 도시’라는 말이 유행했다. 15분 거리 안에 업무, 교육, 의료, 문화, 상업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도시를 뜻한다. 도로와 병원, 쇼핑몰 등 기반 시설만 확충하면 살기 좋은 도시가 될까. 건축학을 전공한 기자로 도시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저자는 ‘15분 도시’를 사람들이 애착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개발 논리와 다른 방식으로 공동체 공간을 만들었던 이들을 취재해 ‘모두를 위한 도시’에 대한 가능성을 추적했다.
출처 : 김향미 기자, 2026년 6월 10일, <주간경향>
[신간] 청년들에게 필요한 건 ‘실패할 권리’
청년 파산 박기태 지음·메디치미디어·2만2000원 자산을 쌓기 시작해야 할 청년이 파산부터 한다. 회생 및 파산 전문가인 저자는 몇년 전부터 빚 상담을 하러 오는 이들 중 청년의 비중이 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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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도시는 있다 | 허남설
15분 도시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도시는 어떤 도시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을 쓴 허남설 기자는 건축학을 공부하고 경향신문에서 도시행정과 정치?사회 문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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