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전복라면입니다. 바로 어제 산지니안 소개글에서, 요즘 바빠서 블로그에 오랜만에 글쓴다는 말이 무색하게 오늘, 내일, 주간 산지니가 올라오는 금요일까지 계속 뵙게 되었네요. 반가우시죠? 흐흐흐.

산지니의 신간 『나는 나』 를 소개합니다.

이 책은 조선의 독립운동가 박열의 아내이자 일본의 젊은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1903~1926)가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쓴 수기를,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교수로 계신 조정민 교수님의 세심한 번역으로 접할 수 있는 책입니다.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과 조선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하여 조선인 무정부주의자 박열과 같이 생활하고 옥중에서 결혼하였으며, 천황과 황태자의 암살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아 수감되어 있던 중 23살의 나이로 우쓰노미야 형무소에서 목을 매어 자살했지요.

지금은 경북 문경 박열의사기념관 옆에 잠들어 있는 그녀의 불꽃 같은 삶은 국내에서 관련 도서나 「KBS 스페셜」 등을 통해 발표된 적이 있답니다. 7월 23일, 가네코 후미코 사망 86주기에 맞춰 발간된 이 수기는 어린 시절부터 박열과의 동거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시면서 여러분들은 가네코 후미코가 무슨 생각으로 이 짧은 생을 살았는지,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으실 거에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심지어 친척과 가족마저도 그녀를 끊임없이 학대하고 억압했지만 가네코 후미코는 결코 나약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고난에 감사하고 그것을 자신이 성장하는 계기로 삼았지요. 또한 주어진 상황을 무력하게 비관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바꾸어 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녀를 둘러싼 환경은 언제나 열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네코 후미코는 항상 성실하고 솔직했으며 자신의 욕망과 이상에 충실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배우고 일함으로써 자신의 자립과 진정한 독립을 추구했습니다.

 

내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않고, 가는 곳마다 모든 환경 속에서 학대받을 만큼 학대받은 나의 운명에 감사한다. 왜냐하면 만약 내가 나의 아버지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다면, 아마 나는 내가 그토록 혐오하고 경멸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성격, 생활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에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벌써 열일곱 살이 되었다. 나는 이미 자립할 수 있는 연령에 달해 있다. 그렇다. 나는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도쿄로!)

아무리 우리 사회에서 이상을 가질 수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자신을 위한 일이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것을 성취하든 성취하지 않든 그것은 관여할 바가 아니다. 우리는 그저 그것을 진정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러한 일을 하는 것이 우리 자신을 위한 진정한 생활인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생활은 곧 우리와 일치된다. 먼 저편에 이상적인 목표를 두는 것과 다른 것이다.(‘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천황제와 군국주의, 가부장제와 남성 우월주의라는 폭력적인 이데올로기들에 맞선 한 여인의 투쟁의 삶을 담은, 어떠한 재산도 가지고 있지 않은 가네코 후미코가 보내는 유일한 선물을 지금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