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지고 추위에 바람도 깊어지는 어제 저녁.
『정신분석적 발달이론의 통합』 최종 교정과 표지파일 확인을 위해
번역자 박영숙 선생님과 장대식 선생님께서 출판사를 방문하셨다.
교정 확인을 위해 작가 선생님들이 출판사를 방문하다 보면
긴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조금씩 정이 든다.
선생님께서 출판사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데 마음속으로는 얼마나 반가웠던지….
『정신분석적 발달이론의 통합』은 정신분석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연구자, 선생님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교재로 사용되었지만, 400쪽 가까이 되는 두꺼운 분량의 이 원서를 누구도 번역하지 못했다.
2년 전, 지금처럼 밤도 깊고 바람도 깊어지는 저녁.
선생님들은 텔레비전에 배우들이 상을 받는 연말 시상식을 보면서
우리도 한번 한 해를 마무리하는 무언가를 해보는 게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날 저녁. 이 책을 번역하기로 마음먹으셨단다.
그러나 번역에서 책이 나오기까지 이맘 때였으니 꼬박 2년이 걸렸다.
몇 번을 읽고 수정하고 읽고 수정하며 퇴고하는 긴 시간을 회상하시면서
그날의 다짐이 이렇게까지 긴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고 선생님들은 수줍게 웃으셨다.
원서를 한글로 번역한 원고가 1차,2차,3차 교정을 보기까지 원고의 양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쪼개어 매일 책을 번역하는 그 밤을 상상하니,
선생님들은 힘들어도 함께 해나가는 즐거움과
한국어로 번역되는 보람을 느꼈으리라.
마지막 최종원교를 보면서
선생님들은 아이처럼 좋아하면서 작게 탄성을 지르셨다.
최종원고를 보시면서 환하게 웃으시는 박영숙 선생님
‘와, 이제 그럴듯해졌네요.’
(선생님, 아니에요, 아주 훌륭합니다)
긴 여정이 끝나고 이제 곧 책을 발간할 예정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상이 아니라
한 해를 시작하는 상이 있다면
선생님들께 꼭 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제작 기간이 남았지만
선생님, 책 발간을 축하합니다.
최종원고를 확인하시는 장대식 선생님과 박영숙 선생님
이제 국립중앙도서관에 책을 납품하고 (후대를 위한 기록)
보도자료를 쓰고 책을 언론사에 홍보하고 (책을 홍보하고 알리는 방법)
서점에 유통하는 (독자를 만나는 과정) 나머지 마무리 시간은 저에게 맡겨주세요.
그동안 고생하셨으니 당분간 출간할 이 책만 상상하시면 됩니다.
이제 정신분석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좋은 동반자가 되길 바라며.
긴 여정이었지만,
선생님들과 함께 책을 만들어 갈 수 있어 저 역시 아주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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