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수걸의 글방76

[일기] 서울국제도서전 신간 '동백꽃, 붉고 시린 눈물' 홍보를 위해 저자인 최영철 시인과 서울에 올라갔다. 마침 코엑스에서는 국제도서전이 열리고 있었다. 올해로 14번째를 맞는 서울국제도서전은 해마다 5~6월에 개최되는데 우리 출판사에서도 2006년부터 계속 책을 보내고 있다. 역량이 있는 출판사는 자체 부스를 만들어 홍보하지만 우리 같은 소규모 출판사는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운영하는 공동부스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얼마 전 협회로 보낸 책이 어디에 전시되어 있는지 찾아보았다. 그 넓고 넓은 코엑스 태평양홀을 한참 헤매다 한쪽에 그래도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올해부터 주빈국 제도를 도입했는데 그 첫 번째 초대국은 출판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책들은 참 볼품.. 2009. 5. 19.
[일기] 독촉 전화 "강 대표, 제 책 언제 내줄 겁니까?" "선생님,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지금 사정이 별로 좋지 않아서요." 저자로부터 완성된 원고가 오고 책이 발행되는 데는 약간의 시간 편차가 있다. 몇몇 저자들은 인쇄소에서 잉크만 묻히면 책이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출판사의 자금 사정, 이미 계약된 책들의 편집시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서점으로부터 수금이 잘되면 책을 내기가 편하지만, 요즘은 수금 또한 만만찮다. 오늘도 서점 두 곳을 방문했다. 한 서점에서는 판매된 금액이 없어 다음에 오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나마 다른 서점에서는 판매액의 일부를 받아올 수 있었다. 책 발행 후 6개월 안에 5천 부 이상의 판매가 보증되는 실용기획을 추구하는 출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 상황이 .. 2009. 5. 15.
[일기] 책의 유통기한 출근을 하니 직원들 얼굴이 어둡다. "무슨 일 있어요?" "창고에 반품도서가 250권이나 쏟아져 들어왔어요." 한 달에 두 번 정도 거래서점에서 반품도서가 들어오는데 이번에는 양이 좀 많다. 유통하고 있는 책 종류가 50종에 이르다보니 반품도서 숫자도 점점 늘어난다. 반품도서는 우리 출판사뿐만 아니라 모든 출판사들의 고민이다. 판매가 부진하다보니 출판사들은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으로 나가고 있다. 그런 전략 탓에 이번 주에는 신간이 270종이나 발행되었단다. 하지만 책이 출간돼 서점 매대에 진열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서점은 서점대로 온라인 서점에 치이다보니 팔리는 책 외에는 즉시 반품을 실시하는 것. 창업할 즈음 서울에 있는 지인의 출판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쌓여 있는 책에 둘러싸여 일할 공간도 부.. 2009. 5. 13.
[일기] 마지막 교정지 디자이너가 매킨토시 편집을 마친 마지막 교정지를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내일이면 출력실에 데이터를 넘겨야 한다. 그런데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오늘 안으로 다 봐주세요." 편집자의 독촉이다. 다시 교정지로 눈을 돌린다. 마지막 교정지라 더욱 집중력이 필요하다. 오타라도 나지 않았는지, 잘못된 글귀는 없는지, 책이 나오는 순간까지 마음을 졸이게 된다. 지난번에는 바코드를 빼먹고 인쇄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스티커를 제작하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오늘 안에 모두 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더 아프다. 혈압 때문인가? "140에 100. 운동 안 하니까 안 내려가지." 아침마다 혈압을 재주는 아내가 오늘 아침에 핀잔하듯 던진 말이다. 몇 달 전 고혈압 진단을 받은 후 아내는 바로 헬스 이용권을 .. 2009. 4. 1.
[일기] 직원 닦달하는 일은 내 몫 제본소에서 전화가 왔다. "내일 제본이 끝날 예정입니다." 신간 제작이 완료돼 창고에 들어간단다. 이제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하는 일이 남았다. "보도자료 다 만들었어요?" "……." "아직도 안 끝내고 있으면 어떡합니까?" 직원들을 닦달하는 건 늘 내 몫이다.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신간들 속에서 그나마 우리 책이 주목받으려면 관건은 보도자료. 하지만 매번 만족스럽게 써지는 것은 아니다. 오늘도 그런 경우다. 화요일까지는 기자들에게 책과 자료가 도착해야 하는데 마음이 급하다. 시간도 없는데 오늘따라 프린터까지 웬 말썽이람? 이놈의 프린터는 급할 때면 늘 이 모양이다. "빨리 좀 와주세요. 꼭이요." 바쁘다는 애프터서비스 기사를 급하게 불러 프린터를 고치고, 겨우 자료를 만들어 택배기사에게 연락을 하니 .. 2009. 3. 30.
3등전략 - 지역에서 출판하기(5)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산지니는 인문사회과학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종합기획 출판사이다. 종합출판이라 나오는 책들도 다양하다. 부산이라는 지역과 관련된 책들도 많이 냈지만 진보와 보수 지식인의 저서나 인문교양서, 자기계발서, 문예지까지 여러 다양한 스펙트럼의 책들을 내고 있다. 2006년 중국정부로부터 번역료 일부를 지원받아 내놓은 『부채의 운치』, 『차의 향기』,『요리의 향연』이 있고, 『진보와 대화하기』는 2006년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사회생물학,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는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이야기를 걷다-소설 속을 걸어 부산을 보다』, 『비평의 자리 만들기』,『동백꽃, 붉고 시린 눈물 』는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선정하는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었다. 『이주민과 함께 살아.. 2008. 1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