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에 해당되는 글 56건

  1. 2020.09.17 [도청도설] ‘완월동 언니들’ :: '국제신문' 칼럼에 소개된 <완월동 여자들>과 완월동 이야기
  2. 2020.09.16 ‘완월동 언니’들과 함께 보낸 18년의 기록 :: '국제신문'에서 소개하는 <완월동 여자들>
  3. 2020.06.08 시사인과 현대해양에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 가 소개되었습니다!
  4. 2020.06.03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 두 번째 시리즈 출간
  5. 2020.01.17 <골목상인 분투기> 이정식 저자의 칼럼이 시작되었습니다 ★
  6. 2019.10.31 유통자본에 맞선 골목상인 연대…현실 인식 없인 실패_<국제신문> 이정식 저자 인터뷰
  7. 2019.06.17 [새 책] ‘여성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신비한 여정’ <일기 여행>
  8. 2019.05.24 [신간 돋보기] 청년의 미래 위해 정부가 나서라
  9. 2019.03.20 [국제신문]-[문화] 조봉권의 문화현장 <49> 마르셀로 무스토 교수 인터뷰
  10. 2019.02.11 [국제신문] 모순된 세상· 비상구는 쉽게 열리지 않는다『방마다 문이 열리고』최시은 작가
  11. 2019.01.02 [국제신문] 부산·경남 출판사 6곳 선정 ‘올해 펴낸 인상 깊은 책’ 12권
  12. 2018.12.03 “음식은 시대 담는 그릇…인문의 시선으로 부산 음식문화 캐냈다”
  13. 2018.07.30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사회주의체제의 발전 현황을 담은 『중국경제법의 이해』
  14. 2018.05.16 지역 역사에 덧댄 상상력, 이상섭 팩션집 '거기서, 도란도란'
  15. 2018.04.25 대마도에서 진행된 산지니 북콘서트, 강남주 소설가와 함께한 역사탐방
  16. 2018.01.24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건네는 인사' 『구텐탁, 동백아가씨』 정우련 작가 관련 기사
  17. 2017.11.06 장편소설 『유마도』가 가진 남다른 의미는?
  18. 2017.03.27 "자유로운 춤놀이는 치유이자 예술의 본령이죠" (1)
  19. 2017.02.10 성선경 시인과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씨'
  20. 2016.11.29 최계락문학상 시상식에 다녀왔습니다. (수상자-서규정 시인) (1)
  21. 2016.11.28 [신간 돋보기] 장례식 가는 길 만난 판타지(국제신문)
  22. 2016.05.09 '5·7 정신'(요산 김정한 주도 문인단체)으로 지역문학에 활력 불어넣는다 (국제신문) (2)
  23. 2016.04.22 논어 맹자 중용 이어 '한비자' 펴낸 고전학자 정천구 박사 (국제신문) (2)
  24. 2016.04.19 대암 이태준 선생 일대기, 몽골에 알린다 (국제신문)
  25. 2016.04.12 웃겼다가 울렸다가…이 남자의 시는 오랜 친구다 (국제신문)

[도청도설] 완월동 언니들



부산 ‘완월동(玩月洞)’은 한때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성매매집결지라는 달갑지 않은 ‘명성’을 날렸다. 생성 시기는 일제강점기 시절까지 거슬러올라갈 정도로 파란만장한 역사를 지녔다.

향토문화사는 완월동의 출발을 1912년으로 잡고 있다. 1900년대 일본인 거류지 관외 지역에 있던 좌수토원 유곽(중구 부평동 족발골목)이 시가지로 편입된 뒤 풍기문란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유곽은 1910년까지 녹정(綠町·현 서구 충무동 3가)으로 이전했다. 1911년 12월에는 일본 거류지 관내 유사 업종인 요리점의 이전 문제까지 해결돼 1912년 1월 처음 ‘녹정 유곽’으로 불렸다.

1916년 3월 일제가 공식적으로 매춘을 관리하면서 이 땅에 공창이 시작됐다. 부산 완월동도 공창지대로 지정됐던 게다. 1947년 공창제도가 폐지되고, 이듬해 녹정이라는 이름 대신 완월동이라는 명칭을 얻게 됐다. 6·25 전쟁 시기 미군도 완월동을 자주 들락거린 모양인데, 녹정의 영어식 표현인 ‘그린 스트리트(Green Street)’라는 별칭이 생겼다.

완월동 초기 손님 대부분은 일본인이었고, 조선인도 4%가량 됐다. 해방 후 외화 획득의 주요 창구가 되면서 단속도 느슨해져 성황을 이뤘다. 이런저런 이유로 전국에서 완월동을 찾은 우리나라 사람도 많았다.

정경숙 완월동기록연구소 소장이 ‘완월동 여자들’(산지니)을 최근 펴냈다. 한반도 첫 공창이자 마지막 성매매집결지가 폐쇄 절차에 들어가기까지 활동가들의 투쟁 과정 등이 담겼다. 성매매 여성을 성 산업과 폭력으로부터 구조해 살리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삶을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함께한 행동에 시선이 간다.

정 소장은 이곳 여성들을 ‘언니들’이라고 했다. 1910년대 완월동 매춘업 종사자는 250명 안팎. 전성기인 1970년대엔 성매매하는 여관이 124곳에 달했고, 등록된 성매매 여성은 1250명으로 집계됐다. 미등록 ‘언니들’까지 합치면 2000여 명으로 추정된다. 2000년대 초 기준으로 업주는 월 평균 1600여만 원, 종사자는 200만 원 정도 수입을 올렸다.

완월동은 동쪽으로 자갈치와 남포동이 있고 우리나라 개항 출발지인 남항까지 인접한 부산 대표 지역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완월동은 ‘도시 속의 섬’이었다. 어쩔수없이 고달픈 삶을 산 그들도 누군가의 딸이었고, 누이였다. 꼭꼭 숨은 사연을 안고 살아간 ‘완월동 언니들’은 가슴 아린 역사의 한 부분인 셈이다.


강춘진 논설위원 choonj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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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월동 여자들 - 10점
정경숙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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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월동 언니’들과 함께 보낸 18년의 기록

완월동기록연구소 정경숙 소장, 인권단체 ‘살림’ 활동상 책 출간


- 성매매 여성 삶 가꾸도록 도우며

- 공창 이미지 벗고 도시재생 추진

- 그간 활동가들의 투쟁 과정 담아

- “그들도 그저 평범한 우리 이웃”


“언니들(성매매 여성을 지칭)의 삶이 보통 사람들보다 특별하거나 이상하지 않다는 것, 그저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현장에서 세상의 편견에 맞서 진심으로 치열하게 발로 뛰었던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었다.” (254쪽)


완월동기록연구소 정경숙 소장. 국제신문DB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을 이끌었던 정경숙 완월동기록연구소 소장이 최근 ‘완월동 여자들’(사진·산지니)을 펴냈다. 일제가 조성한 한반도 첫 공창이자 마지막 성매매집결지 ‘완월동’이 폐쇄 절차에 들어가기까지 활동가들의 투쟁 과정과 소회를 담은 책이다.

부산의 옛 중심지인 원도심에서 100년을 버텨온 완월동은 지난 3월 도시재생활성화구역으로 지정됐다. 그에 앞서 지난해에는 성매매 여성들의 탈성매매를 돕는 조례도 부산시의회를 통과하게 됐다. 이러한 변화의 바탕에는 성매매 여성들과 연대하며, 인권의 관점에서 지원해온 ‘살림’ 활동가들의 노력이 있었다. 2002년 완월동 가까이에 문을 연 ‘살림’은 20대 후반 여성학을 공부하며 성매매 문제를 고민하던 저자가 주도해 만들었다. 살림이란 명칭은 ‘살린다’와 ‘살림을 산다’는 의미 모두를 뜻한다. 말 그대로 성매매 여성을 성 산업과 폭력으로부터 구조해 살리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의지를 가지고 삶을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행동하자는 바람을 담았다.

하지만 활동가들은 ‘도시 속의 섬’이자 ‘금녀의 공간’이었던 완월동에 접근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 업주들의 욕설 협박뿐 아니라 물리적인 폭력도 견뎌야 했다. 성매매 여성들의 경계를 허무는 일 또한 중요한 과제였다. 책에는 활동가들이 완월동에 다가가는 과정을 자세하게 담았다. “직접 삶은 계란 수 백 개를 들고 골목길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추운 겨울날 길가에 앉아 언니들과 도란도란 하늘의 별을 세고, 긴급 구조요청을 한 언니를 데리러 업소에 들어가기도 하고, 주변 상인들이나 업소 관계자들과 반목과 갈등하며 접점을 찾아가기도 했다.”(143,144쪽)

다행히 성매매 여성들도 활동가들의 진심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었다. 살림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기도 하고, 연대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성매매 여성들이 참여한 다큐멘터리 ‘언니’는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AND동의펀드상을 수상했으며, DVD로도 만들어져 성매매 예방 교육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저자는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갑자기 만나 자신이 살아온 삶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모두의 마음과 시간을 내야 하는 일”이라며 “이런 시간과 정성이 쌓이면 믿음과 신뢰가 생기고 불신을 내려놓고 서로 마주하게 된다”고 말한다.

살림의 성과뿐 아니라 당시에 겪었던 좌절과 실패의 경험도 공유한다. 2005년 완월동에서 문화행사 ‘언니야 놀자’를 기획했지만 업주들의 행패와 경찰의 비협조로 난장판이 됐던 현장, 의욕과 달리 언니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미안했던 일들도 솔직하게 기록했다.

저자는 2016년 말 살림을 떠나 지난 5월부터 완월동의 역사를 역사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성매매 여성들과 한 시대를 살아가는 동지로서 함께 하고 있으며, 아울러 책을 통해 성매매 여성들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 또한 달라지기를 바란다는 소망도 전한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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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월동 여자들 - 10점
정경숙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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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
부경대 인문한국플러스 사업단 지음, 산지니 펴냄

“위기는 바다를 모를 때 왔다.”

바다 이야기는 다 재미있다. 1853년 조선과 최초로 접촉한 미국 배는 포경선이었다. 부산 용당동 앞바다에 한 척이 표착한 이래 고래를 찾아 미국에서 온 포경선들이 피항지를 찾아 조선 연안에 정박했다. 1923년 제주도와 일본 오사카 사이에 항로가 열리면서 생활고에 지친 제주도 사람들이 일본으로 건너갔다. 1934년에는 제주도 인구의 4분의 1이 일본에 살았다. 중국 상하이는 1930년대 이후 일제가 점령하면서 친일 인사들로 넘쳐났다.
부경대 인문한국플러스 사업단 연구진 13명이 〈국제신문〉에 연재한 내용을 묶었다. 개항, 어촌에 남은 일본어, 부산의 산동네 등 동북아 바다를 둘러싼 이야기 40여 편을 담았다. 흥미로운 주제 아래 담긴 짧은 글들이라 쉽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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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

서관덕, 김윤미, 조세현 외 10명ㅣ산지니ㅣ20,000원

역사를 돌아보면 바다를 알지 못했을때, 혹은 바다를 지키지 못했을 때 우리는 위기에 처했다. 역사적으로 동북아해역에서는 사람과 물자의 역동적인 교류가 이어지고 때로는 서구 열강의 각축장이 펼쳐지기도 한다'부경대학교 해역인문학 시민강좌 총서' 두 번째 시리즈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향해하다'로 기존의 육지 중심의 사고에서 더 나아가 해역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인문학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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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 두 번째 시리즈 출간




“분단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바다는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다. 역사를 돌아보면 바다를 알지 못하고 지키지 못했을 때 우리는 위기에 처했다. 역사적으로 동북아해역에서는 사람과 물자의 역동적인 교류가 이루어지고, 때로는 서구 열강의 각축장이 펼쳐지기도 했다.”

‘부경대학교 해역인문학 시민강좌 총서’ 두 번째 시리즈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산지니)가 출간됐다. 부경대 교수진들이 동북아해역에서 부산이 차지하는 위치와 현재, 그리고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본지에 연재한 시리즈를 바탕으로 엮었다.

손동주(왼쪽), 서광덕


1장에서는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의 시작을 알린 개항과 그 이전의 접촉에 관해 살펴보는데 이를 통해 근대의 시작이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의 시작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2장에서는 이 인문네트워크를 가장 먼저 활용한 동북아해역의 지식인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동서문명의 매개자 역할을 한 선교사, 난학을 수용해 일본 근대 의학의 발전을 이끈 스기타 겐파쿠, 서구 근대 학문을 배우기 위해 바다를 건넌 유학생 등이 주인공이다. 동북아해역을 오고 간 사람들 중엔 지식인뿐 아니라 타지에 정착한 사람들도 있다. 3장에서는 동북아해역의 디아스포라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제주도 하면 감귤, 감귤 하면 제주도’라는 공식 뒤에 숨겨진 재일제주인의 삶의 역사와 고향 사랑, 그리움 등을 엮었다. 4~6장은 동북아해역 교류를 통해 전해진 언어 음식 놀이문화 등을 두루 들여다보면서, 역사 속 부산과 오늘날 부산을 연결시켜 해역도시 부산의 역동적 모습을 그려내며 끝을 맺는다.

부경대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 손동주 단장은 “이 책을 통해 시공을 넘나든 동북아해역에 대해 해양인문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21세기 해양시대는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해양수도 부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임은정 기자

[국제신문기자원문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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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아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

<골목상인 분투기>의 이정식 저자가 국제신문 칼럼 필진으로 참여하게 되었네요.

새해 첫 번째 칼럼으로 부산지역의 지역화폐인 '동백전'에 관한 글을 쓰셨습니다.

저도 길 다니다가 보니 동백전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많이 눈에 띄더라고요.

(얼른 신청해봐야 겠어요!)

<골목상인 분투기>에도 지역화폐에 관한 이정식 선생님의 생각이 잘 담겨 있습니다.

"대형유통업체의 경우 매출액의 대부분이 지역 외부로 유출되지만 지역화폐는 조례를 통해 지역 외 유출 방지조차 합법적으로 가능해진다. 물론 지역화폐가 만능일 수는 없다. 그러나 지역의 돈이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지역 경제를 선순환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정책 중의 하나인 건 자명하다."

_<골목상인 분투기> p.284-285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지역화폐' 中

 

'동백전' 사업을 위해서 이정식 선생님도 엄청 바쁘게 뛰어다니셨다고 하더라고요!

선생님의 바람처럼, 지역과 중소상공인이 살아나는

 '동백전' 사업이 되길 희망합니다 :)

 

☞지역화폐 관련 뉴스: 우리 동네만 통용되는 화폐…지역상권도, 복지도 살려요

 

국제신문에 실릴 이정식 선생님의 칼럼에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세상읽기] ‘동백전’ 활짝 피어 함께 웃기를 /이정식

 

  민선 7기 ‘오거돈호’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중소상공인 관련 공약을 내걸고 출범했다. 출범 뒤로도 중소상공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굵직한 일이 이어졌다. 2017년 정권이 바뀌고 2018년 지방권력까지 교체된 상황에서 부산지역 중소상공인들의 살림살이는 얼마나 좋아졌을까?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있었던, 기억에 남는 사건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는 지역 중소상공인들과 함께 올 한 해 어떤 활동을 펼칠지 방향을 모색하고 다짐하는 의미도 있다.

  필자는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장으로서 지난해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종구 산자위 위원장은 필자에게 막말을 퍼부었고 이는 당시 언론에 널리 보도됐다. 사건 전말은 이랬다. 국정감사가 있기 전 부산 중소상공인들은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 및 일부 상인회 관계자 등을 중소 상공인 보호를 위해 부산지방검찰청에 고발한 일이 있었다. 고발장에 증거를 밝혔음에도 검찰은 엉뚱하게도 이전에 있었던 행정소송 판결문을 근거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우리는 그런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후 구체적 증거를 보강하고 적용 법규를 달리해 검찰에 고발했지만,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상인들의 절박함을 국회 국정감사에서 호소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검찰개혁’을 언급했던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이종구 위원장은 민생경제 현실을 살펴봐야 한다는 호소는 외면한 채 본인 발언의 꼬투리를 잡아 막말을 한 것인데 당사자로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중소상공인들이 검찰에 고발했던 사안은 대형 유통점 신세계 이마트의 진출 움직임과 관련이 있었다. 그때 신세계 이마트는 이마트타운 연산점 개설을 준비하면서도 부산 강서구에 스타필드시티 명지점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중소상공인 조직인 부산도소매생활유통사업협동조합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에 따라 사업 조정을 신청했다. 그 결과 품목 조정으로 냉장 제품 등 600여 가지 소량·단량 제품 판매 금지를 끌어냈다. 이 상생안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및 납품업체 등의 피해를 그나마 줄일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됐다.

  대규모 및 준대규모 점포 개설자는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또한 지자체장은 지역 상권 보호,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상생법 등이 불완전해 일부 상인단체는 대형유통업체 입점 시 입점 유예나 품목 조정 등 상생안을 도출하기보다 음성적인 ‘상생기금’으로 마무리 지으려 한다.

  필자는 지난해 ‘골목상인 분투기’라는 책을 냈다. 책에는 13년간 골목상권을 지키며 처절하게 살아온 주요 10대 도시의 다양한 자영업자의 눈물겨운 사연을 담았다. 음성적 기금을 포함해 상인들의 부끄러운 자화상도 알리고 싶었던 이유도 컸다. 상인의 고통을 드러내 실상을 사회에 보여주고자 했다. 지난해 6월에는 폐업 위기에 몰린 상인 3000여 명이 바라는 정책을 내걸고 ‘지역경제활성화선포대회’를 열었다. 부산시에 제안한 긴급처방 정책은 ▷부산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 ▷부산시 중소상인정책위원회 설치 ▷납품차량 사전등록제 및 유류비 지원 등이었지만, 우리의 바람은 요원해 보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 말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이 발행된 것이다. 지역화폐 발행은 급물살을 타며 이뤄졌지만, 애초 추진단이 결정했던 핵심 내용과는 다른 플랫폼으로 운영되는 점 등에 대한 아쉬움은 컸다. 하지만 어렵게 시작된 동백전이 동백꽃 만개하듯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 동백전 활성화를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 증대라는 목표가 이뤄지기 바란다. 성공의 관건은 향후 캐시백이 줄더라도 지속 성장이 가능한 모멘텀, 누구나 쓸 수 있는 범용성, 구·군 연계 시스템, 부산시의 열정과 강력한 리더십 및 민관 협치이다.


사실, 지역 중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은 늘 겉돌고 있다. ‘과난성상(過難成祥)’이란 말이 있다. 온갖 어려움을 거친 뒤에야 좋은 일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경자년 한 해는 동백전 대박을 시작으로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이 쏟아져 다함께 웃을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중소상공인살리기 협회장

 

 

 

골목상인 분투기 - 10점
이정식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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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자본에 맞선 골목상인 연대…현실 인식 없인 실패”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정식 회장

 

 

- 중소상공인들 투쟁기 책 펴내
- 힘 합친 상인도 서로 경쟁자
- 대기업 상생점포는 갈등 초래
- 거대 권력에 이리저리 휘둘려
- 허울에 현혹되지 말고 뭉쳐야

“사람과 업체 이름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회한을 담은 자서전이 아니라 상인의 발자취를 담은 기록물로 읽혀지길 바랍니다.” 이정식(54)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은 최근 자신이 출간한 책을 꺼내 보이며 이렇게 소개했다. 책 표지엔 ‘골목상인 분투기’라고 쓰인 제목 아래 ‘거대 자본에 맞서 지역 상권을 지킨 중소상공인살리기 운동, 그 13년의 기록’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최근 ‘골목상인분투기’를 출간한 이정식 ㈔중소상인살리기협회 회장은 “상인의 발자취를 담은 기록물로 읽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효 전문기자

 

이 회장이 책을 낸 이유는 단순하다. 중소상공인의 실상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었단다. 이 회장은 “그래야 주변에 도움도 요청하고, 자영업자 스스로 앞으로 제대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운전을 하면서 자동차 룸미러를 보는 이유는 뒤로 가려는 게 아니라 앞으로 가려는 것인데 이와 같은 이치다.

이 회장은 2008년 한 슈퍼마켓 점주를 통해 중소상공인의 실상을 처음 목격하고, 집필을 결심했다. 당시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한 상가의 슈퍼마켓 주인이 같은 건물에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입점을 추진한다며 이를 막고자 도움을 요청했다. 이 회장은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에 SSM 입점 제한을 위한 사업조정신청을 하려 주변 점포 20곳의 동의를 구하느라 동분서주했다. 조정 신청을 마쳤을 때 그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슈퍼마켓 주인이 수억 원의 권리금을 받고 점포 자리를 또 다른 SSM에 넘겨버렸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투쟁에 동참한 상인 모두 허탈감을 느꼈다. 배신감과 회의감이 밀려와 한동안 고통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자본 권력 앞에선 한없이 나약해질 수밖에 없는 중소상공인의 현실을 알게 됐다. 현실에 발을 디딘 중소상공인 투쟁의 서막이 열린 것이다.

 



이후 이 회장의 ‘중소상공인 살리기 운동’은 막연하지 않았다. 투쟁 대상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파헤쳤고, 목적도 확실했다. 그가 최근 벌인 부산지역 이마트타운 입점 저지 운동도 마찬가지다. 이 회장은 관련 영업등록 인가 과정에서 음성적인 기금과 합의서가 오갔다고 주장하며 두 차례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해당 사건을 검찰에 고발도 했다. 1·2심 행정소송 모두 증거 부족과 영업 허가에 대한 구청장의 재량권 등을 이유로 패소하고 형사 고발 건도 무혐의 처분됐지만, 이 회장은 청탁금지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관련 기업을 재차 고발했다. 이 회장은 이달 초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이 사태를 알렸다. 당시 그는 ‘민생 경제 분야 수사는 공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검찰 개혁’을 언급했다가 국회의원에게 욕설에 가까운 말을 들었다. 이 회장은 “사회적 약자의 마지막 하소연이 무참히 걷어 차였다”며 격앙된 감정을 보였다.

이 회장은 ‘힘없는 중소상공인’이 살길은 현실에 기반한 ‘연대’라고 강조한다. 각기 다른 영업 규모와 형태를 고려하지 않은 연대는 구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2013년 울산에서 대기업 점포 입점 반대에 동참했던 도매업자들이 신생 중대형 소매점에 물건을 납품하면서 동지였던 중소 소매점과 반목하는 것을 봤다”며 “상인은 서로 경쟁자인데, 이런 현실을 간과한 채 우산만 같이 들자고 했으니 함께 비 맞을 마음이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회장이 책의 첫머리부터 마지막 기록까지 강조한 것은 명확한 현실 인식이다. 그는 “유통 대기업이 전통시장에 매장을 차리고 ‘상생 점포’를 내세우는 바람에 이를 받아들인 시장 상인과 반대하는 골목 상인 간에 입장이 달라졌다”며 “상인 간 연대를 공고히 하려면 허울에 현혹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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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인 분투기 - 10점
이정식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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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술

▶일기 여행(말린 쉬위 지음·김창호 옮김)=일기 쓰기라는 평범하고 놀라운 방식을 통해 ‘여성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신비한 여정’을 체험하게 해준다.

<산지니·2만 원>

 

 

국제신문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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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개] <일기 여행>

 


 


일기 여행

저자는 ‘여성 일기 연구회’를 운영하며 다양한 여성들의 일기를 읽는다. 그 속에는 사회의 억압과 제약, 결혼과 양육, 삶에 대한 선택 등이 담겨 있다. 버지니아 울프, 시몬 드 보부아르 등 여성 작가의 자서전과 일기를 통해 창작 과정도 볼 수 있다.

말린 쉬위/김창호 번역/산지니/20000원

 

여성신문 김진수·김서현 기자 kjlf2001@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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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여행 - 10점
말린 쉬위 지음, 김창호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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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수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장과 최저임금위원장을 맡고 있다. 류 교수는 ‘노동경제학’을 쓴 배무기 교수의 제자로 30여 년간 대학과 고용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과 연구를 했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정책 사업에 참여했고 노무현 정부 때 교육부총리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또 ‘한국의 청년 고용’ 1,2권(공저)과 대학·청년 일자리에 관해 다수의 책과 논문을 썼다. ‘대학과 청년’은 류 교수의 대담, 신문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으로 대학과 청년이 처한 위기의 현실을 바라보고 미래 방향성을 제시한다. 류 교수는 대학과 청년이 무너지면 미래가 사라지므로 시장 논리 대신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책임을 강조한다.

 


국제신문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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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청년 - 10점
류장수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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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권의 문화현장 <49> 마르셀로 무스토 교수 인터뷰

마르크스 재조명 세계적 열풍 … 우리는 ‘진짜 마르크스’를 모르고 있다

 

- 캐나다 요크대 사회학과 교수
- 마르크스 초고·서신 등 모두 담는
- 114권 전집 발간 프로젝트 참여
- 생애 최후 3년 분석 저서도 발간

- “말년에 연구 중단 소문은 오해
- 지적영역 확대하며 치열한 검증
- 식민주의에 관한 자기주장 철회
- 경제적 예정·결정론도 비판

- 불평등 심화·저성장 등 현 위기
- 그를 보면 해결책 찾을 수 있어”

한국에서 지금 마르크스(1818~1883)를 이야기한다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 누가 못 하게 말려서 그런 게 아니다. ‘별로 인기 없는 일’로 여겨져 그렇다. 체 게바라, 호찌민 같은 혁명가는 재조명되고 인기도 얻는 한국에서 그들의 ‘원조’ 격인 마르크스는 ‘배울 것 별로 없는 한물간’ 사상가쯤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강하다. 이념 장벽도 여전하다.

그는 세계를 통째로 온전히 파악하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대범하고 철저하며 까칠한 태도로 자기 사상을 실천했다. 그런 점에서 맹자, 한비자, 묵자 또는 사마천 등과도 비견할 만한 점이 있지 싶은데, 마르크스를 다루는 인문학 강좌는 좀체 찾기 어렵다.

그런 사이, 세계 곳곳에서 ‘마르크스 재발견’ ‘마르크스에게로 귀환’이라는 흐름이 폭넓게 형성됐다. 관련 학술대회에 젊은이 수천 명이 몰리고, 언론은 그를 재조명했다. 대학 교육 과정에 채택되고 국제회의에서도 다뤄진다. 저작뿐 아니라 그간 출간되지 않았던 각종 초고와 예비노트, 서신, 발췌문 등을 방대하게 실은 ‘마르크스-엥겔스 전집’(MEGA·모두 114권 출간 계획으로 현재 65권이 나옴) 발간 작업이 국제적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

 

 
■ 새롭게 발굴한 자료 폭넓게 연구

왜 이런 걸까? 캐나다 요크대 마르셀로 무스토(43·사회학과) 교수를 만났다. 그는 현재 ‘MEGA’ 발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그의 책 ‘마르크스의 마지막 투쟁: 1881~1883년의 지적 여정’이 부산의 산지니출판사에서 나왔다. 이 책은 오해로 점철된 마르크스의 인생 말년의 학문·사상·삶을, 그간 묻혀있다시피 했던 초고·서신·발췌문·노트 등을 연구해, 재발견하고 새로 정리하며 기존 해석을 쇄신한다. 현재 세계 10여 개 나라에서 번역·출간돼 있다.

그는 동아대 맑스-엥겔스연구소, 경상대 SSK 연구팀-포스트자본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혁신, 정치연구소 대안, 산지니출판사의 초청으로 한국에 와 지난 13, 14, 18일 각각 진주, 부산, 서울에서 강연했다. 마르크스는 왜 오늘의 세계로 귀환하는 것일까? 우리가 몰랐던 마르크스의 면모는 어떤 것일까?

무스토 교수는 이 말부터 했다. “마르크스가 말년에 지적 호기심이 줄고, 연구를 그만둔 것으로 오해하는데, 아니다.” 무스토 교수의 책 자체가 마르크스 생애의 마지막 3년에 집중한 책이다. “그는 그 시기 인류학, 수학, 지리 영역 등으로 학문적 관심을 확장합니다. 그러면서 그간 자기가 수행한 연구가 이치와 현실에 맞는지 끊임없이 자기비판을 하고 돌아봅니다.”이런 태도는 학자라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지 않았는데도 ‘말년에 들어 연구를 중단했다’는 식의 오해와 편견에 덮여버린다면 이건 거의 치명타 수준이다. 한 사상가 또는 학자를 총체로서, 제대로 파악하거나 이해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간 접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마르크스 말년에 관한 자료를 바탕으로 기존 해석을 쇄신한 무스토 교수의 주장은 의미가 크다.


■ 30대 마르크스가 전부 아냐

   
대화를 나누는 무스토(오른쪽) 교수와 조봉권 기자. 무스토 교수는 7개 언어를 말하고 쓰면서 국제적인 학술 활동에 힘쓴다.

그는 계속 사례를 들었다. “‘오리엔탈리즘’ 저자로 유명한 에드워드 사이드가 1979년 마르크스를 ‘오리엔탈리즘(동양에 관한 서구인의 편견과 왜곡) 주의자’로 규정하는 글을 썼다. 마르크스가 35세 때 쓴 짧은 글(article)을 보고 쓴 것으로 ‘영국의 인도 지배에는 (생산력 발전에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는 요지였다. 그러나 말년에 접어들면서 마르크스는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알제리, 이집트 등으로 연구의 지리적 영역을 확대하면서 이를 부정한다. 식민주의와 자본주의의 파괴적 측면이 더 많은 위기, 가난, 기아를 낳는다고 비판했다. 마르크스는 유럽 중심주의자가 아니다.”

사례는 매우 많았다. 몇 개만 더 들어본다. 무스토 교수는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문제와 매우 긴밀하게 관련되는 이슈도 여러 가지 있다”고 했다. “이미 그때 마르크스는 생태 이슈에도 관심이 높았다”고 소개했다. 이윤에 따라 움직이는 자본주의 생리를 연구한 결과, 자본주의는 착취라는 문제뿐 아니라 생태·환경의 파괴로 이어질 것이란 점에서도 위협이라고 경고했다는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인류학 연구를 바탕으로 성(gender) 평등과 여성해방을 강조했고, 무엇보다 개인의 자유를 증진하는 사회를 모색한 점도 말년의 마르크스가 확실히 내보인 특징이다.

그렇다면, 무스토 교수가 ‘진짜(real) 마르크스’라고 표현한 진면목은 왜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까? 왜 마르크스는 경제학만 고수하면서, 경제가 결국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결정주의를 주장했고, 역사는 단선적으로 순서대로 ‘외길’로만 발전한다는 식의 학설을 펼친 것으로 잘못 인식될까? 무스토 교수는 “마르크스에 관한 이해가 소비에트의 교과서와 매뉴얼에 갇혔고, 많은 경우 그의 연구를 제대로 읽지 않고 피상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맥락에 맞춰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마르크스는 예정론·결정론을 비판하고, 자본주의가 ‘역사적’(절대적 존재가 아니며 역사의 흐름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뜻) 실체임을 주장했다. 그는 ‘내 이론은 모든 문을 여는 열쇠가 아니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 학술 행사에 젊은이 5000명 몰려

   

이제 ‘오늘의 세계’로 무대를 옮길 차례다. 세계 곳곳에서 최근 일어난다는 ‘마르크스 재발견’ 현상은 왜 등장한 것일까? 그는 이 질문에 진지하게 “불평등은 극심해지고, 합의와 소통에도 위기를 맞은 현재의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을 사람들이 찾기 때문이다. 물론 2008년 닥친 세계 경제위기가 큰 계기가 됐다”고 답했다. “현실적 측면은 있다. 억압적이고 나빴던 현실 사회주의를 실제로 겪은 헝가리 폴란드 등 동유럽 나라에서 마르크스 재발견은 이야기하기 어렵다. 북한과 대치한 상태에서 프로파간다로서 마르크스를 접했던 한국도 비슷하다.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대안 모색으로서 ‘재발견’ 흐름은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다. 참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체험담을 들려줬다. “보수 정권이 집권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마르크스 관련 콘퍼런스를 할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올까’ 하고 물었더니 관계자는 ‘지금껏 500~600명이 최대 규모였다’고 답했다. 그런데 당일 젊은이 5000명이 몰려들었다.”

   

글로벌 경제 체제에 강하게 연계된 한국 또한 고용 증발, 청년실업, 저성장, 포퓰리즘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여기에 관해 무스토 교수는 명쾌했다. “세계적으로 그런 경향이 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지만 나라마다, 사회마다 저마다 구체적인 맥락이 있으니 이를 잘 살펴야 한다. 종교처럼 마르크스주의를 대하거나 교조적 독단(dogmatism)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방법론으로, 해결의 방안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는 “마르크스 하면 ‘공산당 선언’을 떠올리는데 그건 그가 30세 때 쓴 글이다. 그 뒤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바뀌었다. 우리 사회 또한 완연히 달라졌다”며 고정관념에 매달리는 것이 아닌 구체적으로, 새롭게 볼 필요를 강조했다.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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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마지막 투쟁 - 10점
마르셀로 무스토 지음, 강성훈.문혜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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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7편 수록… 표제작 두지않아
- 섬세한 시선·탄탄한 문장 눈길


작가 최시은의 첫 소설집 제목은 ‘방마다 문이 열리고’(산지니)이다. 대개 단편소설 여러 편을 책 한 권으로 묶은 소설집에는 표제작이 있다. 수록한 단편소설 여러 편 가운데 한 편의 제목을 책 제목(표제작)으로 쓰는 방식이다. 소설집 ‘방마다 문이 열리고’에는 표제작이 따로 없다. 수록 작품은 ‘그곳’ ‘잔지바르의 아이들’ ‘누에’ ‘환불’ ‘3미 활낙지 3/500’ ‘요리’ ‘가까운 곳’ 7편이다. 작가가 표제작을 따로 두지 않고, ‘방마다 문이 열리고’를 소설집 제목으로 삼은 이유를 소설집의 두어 군데에서 짐작할 수 있다.

최 작가의 개성과 작품 세계가 꽤 진하게 드러난 수록작 ‘누에’의 끝 문장은 이렇다. “향기가 사라진 후 여자는 다시 오지 않았고 엄마는 땅속에 묻혔는데, 그렇다면 이것들은 아버지와 여자가 사라진 그 너머에서 온 것인가. 그녀는 향기가 사라진 그 너머로 조심조심 걸어간다. 그곳에도 산벚꽃이 피고 방마다 닫혔던 문들이 열린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는 이렇게 썼다. “그럼에도 나는 도서관 열람실을 자주 찾았다. 숨어 있기 좋은 방처럼 열람실 서가는 아늑했다. 어쩌면 숨기 위해 그곳을 자주 찾았는지도 모른다.”


     

첫 소설집 ‘방마다 문이 열리고’를 펴낸 최시은 소설가. 산지니 제공


 

‘방마다 문이 열리고’라는 제목은 소설가 최시은의 작품 세계에서 밀폐돼 있되, 문은 있고,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방’이라는 존재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해주는 듯하다. 동시에 소설가로서 첫 소설집을 내면서 비로소 ‘방문’을 열고 나온 그의 마음과 처지를 상징한다.

 

최시은 소설가는 1970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났다. ‘바다와 산이 자연스레 성장 배경’인 고향에서 살다 초등 6학년 때 부산 영도 산동네로 옮겨와 줄곧 부산에 살았다. 2010년 진주신문 가을문예로 등단했다. ‘방마다 문이 열리고’는 문학을 매우 진지하게 대하며, 섬세하고 탄탄하게 문장을 다듬는 소설가가 부산 소설단에 또 한 명 나왔음을 알린다. 단편소설은 등장인물이 세상의 진실과 삶의 진실 사이를 치열하게 또는 절박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결국엔 세상의 진실과 삶의 진실이 가진 단면을 명징하게 그려내는 데 좋은 장르라 할 수 있다.

수록 작품에서 세상은 가끔, 문득 행복으로 향할 듯한 문이나 지금의 절박한 곤경에서 벗어나게 해줄 비상구를 보여주지만, 끝내 쉽게 열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중삼중의 짐을 등장인물의 어깨에 얹는 모순된 상황으로 향할 때가 많다.

 

‘잔지바르의 아이들’은 그런 점을 거의 ‘끔찍한’ 수준으로 밀어붙인다. 주인공은 생계를 이어야 했기에 두 번째 남편을 맞이한 여성이다. 사회에서 무능한 존재인, 나이 어린 새 남편은 주인공의 어린 딸을 성폭행하는 만행을 저지른다. 그런데 주인공은 법정에서 이 끔찍한 남자의 형량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낮춰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가장 큰 이유는 생계에 대한 걱정이다. 부분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에서 독자는 분노와 무력감으로 어안이 벙벙해진다.

 

등단작인 ‘그곳’은 늙고 병든 부모를 부양하며 살아야 하는 가난한 중년 여성의 곤경을 생생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환불’과 ‘3미 활낙지 3/500’ 등에서 최 작가는 튼튼한 취재로 삶의 현장을 활력 있고 세심하게 그려내는 힘을 보여주면서 모순된 세상에 대한 자기만의 시선을 유지해 관심을 끈다.

 

[국제신문 조봉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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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마다 문이 열리고 - 10점
최시은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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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문화부는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산지니, 전망, 해성, 호밀밭(이상 부산), 남해의봄날(통영), 펄북스(진주) 등 부산과 경남의 출판사 6곳에 “올해 펴낸 책 가운데 특히 인상 깊었던 책, 독자와 함께 다시금 되새기고 싶은 책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지역 출판사들의 올해 성과를 이를 통해 소개한다.


◇ 지역화로 인간·환경 공존 찾는 ‘로컬의 미래’

# 남해의봄날

- ‘마녀체력’ 운동으로 바뀐 인생


◇ 해양소설집 ‘하선자들’… 뱃사람 용어 ‘오롯’

# 전망


◇ 전신 발작 장애아의 성장동화 ‘마법에 걸린 아이’

# 해성

- ‘희망은 있는가’ 지역문화 성찰


◇ 탈북 청소년의 삶 그린 소설 ‘생각하는 사람들’

# 산지니

- ‘국가폭력과 …’ 유해발굴사 정리
- ‘독일 헌법학의…’ 논저 31편 번역

제주도의 예멘 난민 문제가 올해 큰 이슈였다. 그 누구도 답을 알지 못했던 난민 수용에 관한 찬반 논쟁이 있었다. 우리는 이미 난민과 함께 살고 있었다. 자유를 찾아, 먹고 살기 위해 남한 땅으로 넘어온 탈북자들은 멀리서는 보이지 않지만 가까이서 보면 보이는 두껍고 높은, 투명한 유리벽에 가로막혀 온전한 한국인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난민이다.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에는 정영선 작가가 2년간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 파견교사로 근무하며 지켜본 탈북 청소년의 삶과 이야기가 생생하다. 올해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을 받았다.

 

‘국가폭력과 유해 발굴의 사회문화사’(노용석 지음)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연구와 유해 발굴을 주도한 저자가 현장에서 얻게 된 풍부한 사례와 자료에 이론을 더해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유해 발굴 역사를 정리한 책이다. 유해 발굴의 의미를 가족의 시신을 찾는 ‘좁은 단위’에서 국가와 인간의 보편적 인권을 이야기하는 ‘넓은 단위’로 확장하고, 잊혔던 ‘비정상적 죽음’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재조명한다. 과거사 청산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이 시점에 주목할 책이다.

 

‘독일 헌법학의 원천’(카를 슈미트 외 지음)은 2018년 세종도서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책이다. 카를 슈미트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헌법학자 김효전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독일 헌법학 주요 논저 31편을 번역해 엮은 1184쪽의 방대한 책이다. 독일 헌법학 이론은 우리나라 입헌 민주주의의 뼈대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독일 헌법학 이론을 정독해 우리 헌법학의 특수성과 입헌 민주주의 발전을 되짚어볼 수 있게 한다. 김효전 교수는 이 책으로 지난달 목촌법률상을 받았다.


◇ 중세~현대 날씨 연대기 ‘예술가들이 사랑한 날씨’

# 펄북스

- 헌책방의 매력 ‘아폴로 책방’


◇ 남성권력이 만든 여성혐오 ‘못생긴 여자의 역사’

# 호밀밭

- 강동수 소설집 ‘언더 더 씨’

 

국제신문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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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시대 담는 그릇…인문의 시선으로 부산 음식문화 캐냈다”

본지 연재 ‘부산탐식프로젝트’ 책으로 펴낸 최원준 시인

 

- 2016년부터 2년간 76회 맛여행
- 낙동강·기장음식 ‘집요한’ 발굴
- 화교밥상 등 원도심의 맛 우려내
- 독특한 로컬푸드 상세히 소개

- “피란 때 나눠먹던 값싼 밀면처럼
- 공유와 배려의 음식 많은 부산
- 수용·개방 등 지역 기질 보여줘”

 

프로젝트 이름은 ‘부산탐식’으로 하기로 했다. ‘탐’ 자는 탐낼 탐(貪) 대신 찾을 탐, 탐구할 탐의 ‘探’을 쓰기로 했다. 부산 음식문화를 ‘탐구’한다는 뜻을 담고자 했다.

 

‘부산탐식프로젝트’의 저자 최원준(왼쪽) 음식문화 칼럼니스트가 부산 동구 상해거리 ‘완챠이(灣菜)’ 정춘화 대표와 찡장로우스, 멘보샤, 동파육을 놓고 이야기하고 있다. 완챠이는 ‘부산탐식프로젝트’에서 화교 음식이 부산화된 사연을 살핀 ‘화교밥상’ 편 취재를 도운 인연이 있다. 서순용 선임 기자

 


음식을 탐구한다는 뜻의 ‘探食’(탐식)이 아닌 음식을 탐낸다는 뜻의 貪食(탐식)으로 독자가 받아들일 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렇게 돼도 할 수 없고 이 시대에 그게 꼭 나쁜 일도 아니다. 취재와 집필을 맡은 프로젝트 총책은 부산의 중요한 음식문화 칼럼니스트 최원준 시인. 그렇게 ‘부산탐식프로젝트’는 닻을 올렸다.

 

2016년 1월 6일 자 국제신문에 부산탐식프로젝트 ‘제1회 낙동김, 변화무쌍 물김’을 시작할 때만 해도 매주 신문 전면에 연재하는 이 프로젝트가 2년 동안 무려 76회(최종회 2017년 12월 27일 에필로그)에 걸친 장정을 펼치리라고는 많은 사람이 예상치 못했다. 음식문화 칼럼니스트이자 시인 최원준의 ‘부산탐식프로젝트’가 마침내 같은 제목의 책(산지니 펴냄)으로 묶여 독자 곁으로 새롭게 왔다. 책의 부제는 ‘맛있는 음식 인문학’이다.

 

저자 최원준 시인을 만나 ‘부산탐식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를 나물 캐듯 캐물었다. 그를 만난 장소는 ‘부산탐식프로젝트’의 ‘화교 밥상’ 편(국제신문에는 2016년 7월 13일 자에 ‘부산의 화교 밥상’으로 실림) 취재에 큰 도움을 준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맞은편 상해거리의 명물 중화 음식점 ‘완챠이(灣菜·대표 정춘화)였다.

 

‘부산탐식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단행본 ‘부산탐식프로젝트’ 발간이라는 결실을 거둔 최원준 시인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관련된 자료나 책자를 꽤 찾아봤는데, 음식인문학이라는 관점과 음식의 문화인류학이라는 지향을 갖고, 부산지역의 음식과 음식문화에 접근한 책은 ‘부산탐식프로젝트’가 실질적으로 처음이 아닐까 하는 결론에 닿았다.” 그는 “그런 점에서 무척 뿌듯하고 계기를 마련해준 국제신문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산탐식프로젝트’에서 줄기차게 강조했다. “음식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다.” 음식과 음식문화를 들여다보면 그 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환경, 생활 습속의 특징이 잘 보인다는 지론이다. ‘부산탐식프로젝트’라는 책은 부산을 중심에 놓고, 바로 이런 지론을 촘촘히 증명해가는 ‘거방하게’ 잘 차린 잔칫상이다.

 

‘부산탐식프로젝트’에서 바다와 강이 만나 기수지역을 형성하는 낙동강 유역(낙동김, 명지대파, 재첩, 하단포 웅어, 갈미조개, 전어, 도다리, 큰구슬우렁이, 구포국수, 청게, 다대포방어, 대구 등), 바다를 품은 어촌·농촌 공동체 기장(산호자 멸치젓갈 쌈밥, 방게, 기장우묵, 메뚜기볶음, 미역설치와 몰설치, 매집찜, 대변 멸치, 철마 한우, 앙장구 등)은 독특하고 특별하고 상세하게 소개된다. 숨어 있기도 하고 잊히기도 한 이 지역 음식이 거의 ‘복권’되는 수준이다.

 

최원준 시인은 폭넓고, 오래되고, 끈끈한 이 분야의 인적 네트워크를 가동해 낙동강 강가 지역과 기장을 ‘집요하게’ 취재해 책에 실었다. 그는 “부산의 ‘로컬푸드’가 어떤 자연환경에서 탄생하고 자리 잡았는지, 어떤 사회·경제·인문적 상황에서 부산 전역으로 퍼져가거나 퍼져나가지 못했는지, 그 안에 담긴 부산 사람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는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음식인문학 영역을 지역에서 개척하고 탐구하는 전문가로서 저자의 관찰과 통찰이 빛나는 대목은 책의 ‘제3부 역사를 품은 곳, 원도심의 맛’과 ‘제4부 구석구석 골목골목, 부산의 맛’에서도 사골 육수처럼 듬뿍 우러난다. 부산어묵, 두투, 화교밥상, 초량외국인거리 중앙아시아·필리핀 요리, 해녀촌, 초량돼지갈비, 자갈치시장 고래고기, 복국, 밀면, 아귀 그리고 신문 연재 당시 부산 독자들에게서 유난히 뜨거운 사랑을 받은 선어회 등이 여기서 등장한다.

 

상해거리에 선 최원준 저자.

“부산은 한반도 남단의 해양을 ‘국경’으로 한 고장이라 해양문화 수용이 활발했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때는 도시 규모가 폭발하듯 팽창하고, 그 뒤 산업화시대에는 영남, 호남, 제주 등지에서 인구가 급격히 유입돼요. 그런데 부산은 그런 빠른 팽창과 급속한 다양화를 받아낼 만큼 음식 재료가 풍부하지는 않았거든요.” 이런 바탕에서 부산 음식문화의 특징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이북에서 부산으로 피란 온 사람들이 이북 냉면을 만들려 해도 재료인 메밀이 없거든요. 그러니 원조물자로 공급된 밀가루로 냉면의 대체 음식을 만들었는데 그게 밀면이죠. 밀면은 냉면보다 훨씬 싸니까 서로 나누어 먹습니다. 먹장어, 돼지국밥 등등 오늘날 부산을 대표하는 숱한 음식이 그와 비슷한 형성 과정을 거칩니다.”

 

여기서 저자 특유의 부산 음식에 관한 음식인문학적 통찰이 나온다. “부산 음식 상당수는 비록 이렇게 어렵던 시절 ‘차선의 음식’ ‘대체의 음식’으로 형성됐지만, 이는 동시에 널리 함께 먹는 ‘공유의 음식’이고 넉넉히 베푸는 ‘배려의 음식’을 뜻하죠. 수용성과 개방성이라는 부산의 기질과도 깊은 연관이 있고요.”

 

그는 말했다. “하다 보니 부산에서 음식문화를 인문의 시선으로 공부하고 글로 쓰는 드문 음식문화 칼럼니스트라는 자리에 서게 됐음을 책을 내면서 거듭 절감했다. 2000년대 초 부산일보에 음식 글을 연재할 때 ‘가격이 착하다’는 표현을 내가 만들어 한국에서 처음으로 썼는데, 그 표현이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도 목격했다. 음식에 관한 글을 쓴다는 일이 얼마나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신중해야 하는지 자꾸 느끼게 된다.” 그는 “음식이라는 거울로 부산을 비춰보는 음식인문학이 깊어지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신발 끈을 조여 매겠다”고 다짐했다.

 

 

국제신문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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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탐식 프로젝트 - 10점
최원준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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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새 책]

 

인문·학술

 

▶중국 경제법의 이해(김종우 지음)=강남대 김종우(글로벌학부) 교수는 베이징대에서 중국경제법학 연구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경제법의 총체적 현황·특성, 중국의 반독점법을 파헤친다. <산지니·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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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지역의 역사에 상상력 채색, 이상섭의 ‘거기서 도란도란’

작가가 채집한 부산의 스토리…오륙도 등 16개 소재로 한 팩션



이상섭 소설가가 팩션집 ‘거기서 도란도란’(산지니·사진)을 냈다. 소설과도 논픽션과도 구분되는 팩션은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입혀 사실을 재창조하는 문학 장르다. 오랫동안 직접 걷고, 먹고, 즐기며 지역의 스토리를 채집해온 이상섭 소설가가 지역의 내력을 발굴해서 귀에 쏙쏙 들어오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으로 팩션 장르를 택한 것은 뭔가 딱 맞는 옷을 찾은 듯한 느낌이다.



   



예를 들어 신선대. 부산광역시 남구 용당동 해변의 좌안에 자리 잡은 바닷가 절벽과 산정을 총칭하며, 1972년 부산 기념물 제29호로 지정됐다. 87t급 범선인 영국 프로비던스호는 조선 정조 21년인 1797년 10월 14일부터 21일까지 8일간 신선대 일원 용당포에 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윌리엄 로버트 브라우턴 함장과 선원들은 북태평양을 항해하던 중 중 식수와 연료가 부족해 표류하다 부산에 흘러들어왔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이상한 나라의 배 한 척이 표류하며 동해 용당포 앞바다에 닿았습니다. 그 사람들은 모두 코가 높고 눈이 파랬습니다”로 시작하는 경상도 관찰사 이형원의 짧은 보고가 있고, 프로비던스호 함장의 당시 항해일지에는 흰 무명옷을 입고 무리 지어 몰려 나온 조선 사람들과의 첫 만남과 일대 자연에 대한 묘사가 상세하다.



이 정도 소재면 이야기를 쓱싹쓱싹 잘 풀어내는 소설가가 상상력을 엮어내기에 충분하다. 단편소설 길이의 ‘저기 둥둥 떠 있던’은 용호동 신선대에 서양인이 정박했던 이 역사 속 사건에 남사당패 창우와 그가 사랑한 여인 사월이 그리고 사월의 딸 단점이, 단점이를 사랑한 풍이라는 민초 캐릭터를 만들어 넣었다. 사는 것이 죽는 것과 같은 천인의 삶, 신분제의 억압, 신무기를 든 양인들에게 떳떳이 대적할 용기는 없으면서 자국 백성에게는 ‘이적행위’를 했다는 누명을 씌워 살이 찢기도록 형벌을 가하는 조선 관리들의 위선 등 당시 사회상황을 이 ‘8일간의 사건’에 재미있게 녹여냈다.



조갑상 소설가는 이상섭의 이번 팩션집을 두고 “실감이 감동을 준다는 것을 알면 세부가 필요하고 장치물과 소도구를 잘 부려야 한다”며 “책에 담긴 대부분의 이야기는 저마다 적절한 장치물들로 인해 시간을 탄력 있게 복원하고 딱딱한 사실들에 활기를 불어넣는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풀어낸 이야기는 16개다. 오륙도 등대섬, 해운대 간비오 봉수대, 일광과 기장 학리 해녀, 우암동 소막, 동삼동 패총전시관의 사슴선각무늬토기, 캐나다 참전용사 허시형제, 강서 대저 적산가옥, 정과정 공원, 금정 하정마을 어귀, 동래 마지막 기생 유금선, 사직종합운동장 등이 글감이 됐다. 팩션이라는 특성상 상상력을 덧대 창조해 낸 (충분히 있을 법한)캐릭터는 있지만 역사 왜곡은 없으니, 소설 한 토막 읽다 보면 지역사 한 토막 배우기에도 좋다. 


신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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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부산 구석구석, 이상섭 팩션집-거기서, 도란도란 = 부산을 발견하는 새로운 글쓰기. 이상섭은 부산의 장소성을 팩션이라는 장르로 녹여냈다. 해운대, 사직종합운동장, 대저 적산가옥 등 부산 역사가 깃든 장소들은 작가가 그려낸 허구의 서사를 통해 16편의 이야기 속에서 재탄생했다. 이상섭 지음, 산지니 펴냄, 240쪽, 1만 4000원.


이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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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도란도란

 

이상섭 지음 | 240 | 14,000원 2018년 4월 16일 출간


"부산의 역사나 장소성을 담아내는 스토리텔링 작업"으로 창작된 '팩션집'『거기서, 도란도란』은 부산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가감 없는 경험과 안목의 기록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이야기'를 통해 부산을 발견하는 창작행위로 이동했다. 지속적으로 '부산'이라는 장소에서 천착하며 아직 소설로 편입되지 않은 새로운 장르를 통해 역사적 실체이자 삶의 장소인 부산을 발견하는 다채로운 시선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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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대마도 구석구석 '조선통신사 흔적' 살아 숨 쉬어

소설 '유마도' 저자 강남주와 함께한 대마도 역사탐방





부산에서 불과 49.5㎞ 떨어진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對馬島, 이하 대마도). 

청동기 시절부터 시작된 한반도와의 인연은 조선통신사에서 빛을 발하며 섬 구석구석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지난 21~22일 일본 쓰시마에서 4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된 '소설 <유마도> 저자 강남주와 함께 하는 대마도 역사탐방'은 소설의 배경이 된 대마도 곳곳에 흩어져 있는 한일 간 역사교류의 흔적을 톺아보는 귀한 자리였다.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등재에 큰 공을 세운 강남주 작가를 비롯해 이현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이정은 통도사 성보박물관 학예실장, 박진규 시인, 임은옥 남구문화관광해설사, 최복룡 세중여행사 본부장 등의 유적지 해설이 더해져 탐방이 더욱 풍성해졌다.



청동기부터 한국근대사까지  

한반도와의 인연 톺아보기  


전문가들의 유적지 해설에  

저자와의 북 콘서트 '열기'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곳은 기원 후 1~2세기에 해당되는 청동기 시절 고분 '도노쿠비 유적'. 1971년 히타카츠의 한 소학교에 다니던 재일교포 김광화 군이 뒷산에 올랐다가 발을 헛디디면서 우연히 찾아낸 곳으로, 한반도의 청동기시대와 동일한 형태의 석관묘와 함께 우리나라 청동기 무문토기와 일본 야요이 양식의 부장품이 함께 발굴됐다. '가장 오래된 한일 역사교류의 흔적'이 되는 셈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조선통신사의 흔적으로 이어진다. 부산항을 떠난 조선통신사의 첫 관문이 되는 곳으로 소설 속 주인공 변박을 발탁한 조엄 정사가 조선에 고구마를 들여보내는 출발지가 됐던 '사스나항'을 비롯해 폭풍으로 수몰된 조선역관사(통역사)의 혼을 기리는 '조선역관사순국비', 조선통신사가 숙소로 사용한 곳으로 조선 중기 시인 학봉 김성일의 시비가 세워져 있는 '세이잔지', 1811년 마지막 조선통신사가 묵었던 '고쿠분지'에선 조선통신사의 숨결이 배어있는 듯했다. 외조부모, 부모와 함께 3대가 탐방에 참여한 정규나(23) 씨는 "모르고 그냥 지나쳤을법한 역사의 현장을 볼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최연소 참가자인 김도연(11) 양 역시 "부산과 쓰시마가 이렇게 많은 연관성이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일본의 침략으로 인한 가슴 아픈 한국 근대사 역시 온전히 남아있었다. 부산 오륙도 장자등 포진지와 마주 보며 대한해협을 장악하는 데 쓰인 세계 최대 크기의 박격포 유적 '도요포대'와 쓰시마 번주 소 다케유키와 정략 결혼하며 나라의 몰락을 온몸으로 마주한 덕혜옹주를 품은 '이왕조종가결혼봉축기념비'가 대표적이다. 부산에서 소년기를 보낸 뒤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춘향전>을 세계 최초로 번역하고 소설 <조선에서 부는 모래바람>을 발표하기도 한 나카라이 도스이를 기념하는 문학관, 해난사고로 목숨을 잃고 조류에 밀려 내려온 조선인의 넋을 기리는 '조선인 조난자 위령비'는 한일 간 교류의 또 다른 흔적이다.





이번 역사탐방의 하이라이트는 북 콘서트. 쓰시마 티아라몰 3층 주민센터 대강의실에서 1시간 반 동안 이어진 북 콘서트는 연이은 질문으로 열기가 뜨거웠다. 최복룡 본부장은 "소설 <유마도>를 3번이나 읽었다.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팩트인지 알고 싶었는데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소설 <유마도> 저자 강남주 작가는 북 콘서트 말미에 "평화를 얻으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200년간 조선과 일본이 평화를 유지한 것은 조선통신사를 중심으로 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이 된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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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현장 톡·톡] 대마도 100번 다녀간 작가, 한일문화 교류 역사의 안내자 되다

소설 ‘유마도’ 작가 강남주 씨, 독자들과 조선통신사 흔적찾아 일본 대마도서 북콘서트 행사


- 조선 역관사 순국비 등 방문

- 도스이 문학세계 강의도 흥미


소설 ‘유마도’ 작가 강남주(전 부경대 총장)가 독자 40명과 함께 바다를 건너 일본 대마도로 갔다. 한일 교류 역사의 상징으로, 최근 그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경사를 맞은 조선통신사. 그 연구를 시작하고 발전시킨 학자이자 통신사의 업적을 문학화한 작가가, 통신사의 일본 관문인 대마도에서 북콘서트를 한다는 소식은 그의 책에 매료된 독자를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기행단 모집은 그래서 일찌감치 마감됐다.


연구를 위해 대마도에 100번도 넘게 다녀온 강남주 작가는 훌륭한 안내자이기도 했다. 대마도 여행이라 하면 보통 절경의 에보시타케 전망대와 금석성터 등 중요 관광지점을 찍고 “크게 볼 건 없네” 하며 돌아오는 이가 많은데 누가 길을 잡느냐에 따라 충분히 알찬 역사·문화여행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북콘서트, 열혈 독자가 뭉쳤다


대마도 이즈하라에 있는 티아라 문화회관에서 지난 21일 열린 소설 ‘유마도’ 북콘서트. 시민 문화공간을 선뜻 내준 것만 봐도 대마도가 조선통신사와 학자 강남주를 중요하게 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북콘서트 하나만 보고 여행에 참가했다는 독자 최복룡 씨는 소설 ‘유마도’를 세 번이나 읽었다고 했다. 그 같은 열혈 독자를 만든 소설의 매력은 역시 리얼리티다. 통신사 배의 건조 과정을 묘사하기 위해 임진왜란 때 쓰인 이순신 함선의 설계도를 찾아 꼼꼼히 들여다볼 정도로 고증에 집착했으니,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치밀한 묘사 뒤에 숨은 노력을 읽을 수 있다.



북콘서트에서는 손을 번쩍번쩍 드는 사람이 많아 질문자 수를 제한해야 했다. 평생 학자·시인으로 산 강남주가 장편소설을 쓰도록 추동한 변박은 어떤 인물인지, 얼마나 자료조사를 하고 얼마나 썼는지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독자들은 통신사 정사 조엄에게도 관심이 많았다. 강 작가는 “인물에 캐릭터를 부여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조엄에 관해서라면 그렇게 잘 해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면서도 “대마도에서 구황작물인 고구마를 발견하고 소중히 챙기는 모습에서 목민정신을, 살인사건이 났을 때 사행을 멈추고 일본에 사건 해결을 요구하는 모습에서는 결단력이 느껴진다. 그런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고 답했다. 그는 “호기심이야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호기심을 ‘자기것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변박에 대한 호기심을 호기심으로 끝내지 않고 천착하니 더 깊이 연구하게 되고 소설로까지 이어진 거죠.” 독자들은 그날 행사 중 가장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문학기행, 조금 특별한 대마도 여행


대마도는 ‘낚시와 면세쇼핑’이라고들 하지만 역사관광 코스도 잘 갖춰진 편이다. 러일전쟁의 기지였던 만제키바시 다리 아래 급물살에 끔찍한 전쟁의 상념을 흘려보내고, 금석성터 안에 세워진 덕혜옹주 결혼봉축비를 돌며 ‘봉축’이란 말의 웃지못할 아이러니를 떠올렸다. 한국전망대에서는 보일 듯 안보이는(날이 좋으면 만져질 듯 보인다) 부산 땅을 가늠해보고, 그 옆에 서 있는 조선 역관사 순국비도 돌아봤다. 와타즈미신사와 에보시타케 전망대의 아름다움에 취하는 것도 소박한 대마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 가장 특별한 일정은 한국인 관광 코스에 잘 포함되지 않는 나카라이 도스이(1860~1926) 문학관에 들러 박진규 시인의 짧은 강의를 들은 것이다. 도스이는 대마도 출신의 일본 유명 소설가로, 8세 때 의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부산에 와 초량왜관에서 살았다. 그는 조선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일본인으로, ‘춘향전’을 최초로 일본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변방에 부는 바람’은 1891년부터 1년 반 동안 일본 도쿄아사히신문에 연재(150회)돼 큰 인기를 얻었다. 그의 수제자가 바로 5000엔권 일본 지폐에 인쇄된 일본 근대문학의 큰 별, 여성 소설가 히구치 이치요다. 박 시인의 도스이에 관한 강의는 한일 문화교류역사의 상징인 조선통신사 소설과 함께한 이번 여행과 묘하게 결이 맞았다. ‘유마도’를 시작으로 대마도 문학기행 코스가 생겨날 수도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신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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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병아리 편집자입니다.

국제신문에 『구텐탁, 동백아가씨』 저자 정우련 선생님 관련 기사가 올라왔네요~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들이 담긴 산문집,

『구텐탁, 동백아가씨』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더 깊은 감성으로 돌아온 정우련 소설가
지역 문단 기대주서 잠시 이탈, 13년만 산문집 ‘구텐탁…’ 출간

- 자기고백·타인 향한 시선 담아
- “봄에 새 소설집… 열심히 쓸 것”

산문집 ‘구텐탁, 동백아가씨’를 낸 정우련 소설가를 만났을 때 어쩐 일인지 그는 진심으로 부끄러워했다.

“무려 13년 만에 책을 냈는데 소설집도 아니고 산문집이라니, 어디 얘기도 못 했어요. 그동안 문단 선배들의 꾸지람을 많이 들었거든요. 이렇게 작품을 안 쓰니 정우련이는 이제 끝난 것 같다고 호된 말도 듣고….”

199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등단한 그는 2000년 부산소설문학상을, 2004년에는 소설 ‘빈집’으로 부산작가상을 받았고, 사람 좋아하는 성격으로 부산작가회의 등 단체 활동도 열심히 하는 지역 문단의 기대주였다. 이후에도 신문에 칼럼과 에세이를 쓰고 단편도 발표했지만, 소설집 한 권을 낼 만큼은 되지 못했다. 가족에게 정신과 시간을 쏟아부어야 했던 시기에 그는 ‘대열’에서 이탈해야 했다.

그가 그동안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보며 살았는지는 산문집을 통해 일부 알 수 있다. 표제작보다 더 마음을 파고든 글은 ‘송정연가’다. 슬픔이 자신의 모태신앙이라고 쭈뼛거리듯 말하는 이 글은 소설가로서 자기 고백 같다. 작가에게 고향이란 글의 원천이며, 감성의 근원이며 때로는 벗어날 수 없는 굴레다. 그의 고향은 영도 대평동이다. 옛 조선소는 영화를 누렸을지언정 사람들은 가난했다. 엄마가 가장 절실한 시기에 엄마와 떨어져 대평동에 살았던 소녀는 말이 없었다. 만국기를 달고 출항하는 어마어마하게 큰 배를 보면서 소녀는 언젠가 저 배를 타고 다른 세상으로 가겠다고 생각했다. 마을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 다니던 소녀는 지금 어디든 바다를 떠나 살고 싶지 않은 소설가가 됐다.

작가는 자신을 문학으로 이끈 것이 유년의 슬픔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처럼 나약하고 상처 많은 인물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부유한 환경에서 곱게 자랐다면 절대 소설가가 되지 못했을 거예요. 집안에 글 쓰는 사람도 없었고, 문학적 환경은 아니었거든요. 어느 파독 간호사의 기구한 삶을 옮긴 ‘구텐탁, 동백아가씨’를 표제작으로 삼은 건 그래서 의미가 있어요. 삶에 굳건하게 뿌리내리지 못하고 사는 인물들,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 알고 보면 역사의 희생양인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건네는 인사 같은 느낌이니까요.”

지금 그는 꽤 들떠있는 것 같다. “다른 지역을 오가며 다른 일로 바쁘게 살았는데 지금부터는 부산에서 열심히 글을 쓸 거예요. 이제 아이들도 저 갈 길 가고 나 자신과 내 글만 생각해도 될 만큼 여유가 생겼어요. 바쁜 와중에도 꾸준히 작품 써내는 소설가들 보면서 부럽고 초조했거든요. 한참 뒤처졌으니까 더 매달려야죠. 참, 산문집이 먼저 나오긴 했지만 초봄에는 소설집도 나올 거예요”.

 

국제신문 신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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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병아리 편집자입니다.

『유마도』와 조선통신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네요.

국제신문에서 나온 『유마도』 관련 칼럼을 소개합니다^^

 

***

 

 

[국제칼럼] ‘유마도’에 담긴 조선통신사 교훈 /정상도

강남주 전 총장이 그린 화가 변박의 사행 여정, 유네스코 등재와 겹경사

평화·선린외교의 참뜻, 한일 새 시대 활로 삼길

모두 열두 차례 이뤄진 조선통신사 사행 중 11차는 1763년 8월 3일부터 1764년 7월 8일까지 300여 일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영조가 도쿠가와 이에하루의 바쿠후(幕府) 10대 장군 취임을 축하하려 보냈다. 에도(도쿄)까지 다녀온 마지막 조선통신사다. 12차 사행이 대마도에서 그침에 따라 조선통신사의 사실상 대미로 평가된다. 특히 귀국길에서 겪은 통신사 일원 최천종 피살사건은 외교사절이 공무 수행 중 변을 당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중략)

 

또 하나는 동래부의 관리로 있던 변박(卞璞)의 발탁이다. 그 인연은 조엄이 동래부사로 있을 때 변박의 그림 솜씨를 인정하면서 시작됐다. 임진왜란 이후 동래는 국방 요충지였다. 동래부에는 행정 업무를 맡는 작청(作廳)과 군사 및 치안을 담당하는 무청(武廳)을 뒀다. 변박은 중인 신분으로 무청 소속이면서도 글씨나 그림에 남다른 재주가 있었다. 동래부 동헌 대문 이름인 ‘동래독진대아문’(東萊獨鎭大衙門) 현판 글씨, 임진왜란 당시 부산진성과 동래성 항전을 묘사한 ‘부산진 순절도’(보물 제391호) ‘동래부 순절도’(보물 제392호) 등이 그의 작품이다.

조엄은 그를 통신사 일행에 넣었다. 궁중 도화원 신분이 아니었으므로 사행선의 기선장 역할을 맡겼다. 그렇게 사행길에 오른 변박은 ‘묵매도’(墨梅圖) ‘송하호도’(松下虎圖) ‘유마도’(柳馬圖) 등을 남겼다.

 

(중략)

 

더 반가운 건 때맞춰 변박의 사행 여정을 그린 소설이 나왔다는 소식이다. 그것도 유네스코 한일 공동 등재를 위해 발 벗고 나섰던 노학자의 노력에 힘입어.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한일 학술위원회 한국 학술위원장인 강남주 전 부경대 총장의 첫 장편소설 ‘유마도-조선통신사 변박, 버드나무 아래 말을 그리다’(산지니)가 그 주인공이다.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문학평론가인 그가 일본 시코쿠섬의 사찰 호넨지(法然寺)에 보관된 ‘유마도’를 눈으로 보고 4년가량 공을 들여 만든 작품이다.

 

(중략)

 

조선통신사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두 나라 정부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부산문화재단, 일본의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 등 민간단체가 주도하며 평화와 선린외교의 상징임을 강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로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생각하면 갈 길이 멀다. 일본이 분담금을 무기로 유네스코에 압력을 행사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무산된 것은 역사의 교훈을 외면하려는 일본의 이면이다.

그것은 소설 ‘유마도’에도 실린 최천종 피살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국 외교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이 사건을 절도에서 비화한 우발적인 일로 뭉개려 했음은 기록이 증명한다. 또 그 배후엔 역관무역의 이권 다툼, 일본인 특히 대마도인의 간교함 등이 똬리를 틀고 있었음을 빼놓을 수 없다. 강 전 총장은 ‘평화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선통신사 200년 역사가 오늘에 전하는 교훈이다.

 

[국제칼럼] 국제신문 정상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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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부터 즉흥 접촉 춤 소개
- 장애인·아이·여성 등 만나 지도
- 몸과 마음이 바뀌어 치유로 승화

- 日 유학때 전위무용가 영향받아
- 에세이·춤 프로그램 심화 계획도

"접촉(경험)하면 몸이 바뀌고 몸이 바뀌면 마음이 바뀝니다"

 

 

 

 

강미희 대표

 

최근 '일상의 몸과 소통하기'(해피북 미디어 펴냄)라는 책을 써낸 부산의 춤 예술인 강미희(53) 미야아트댄스컴퍼니 대표는 책에서 강조한 '자유로운 춤 놀이' '치유의 춤'을 이렇게 요약했다. 이 책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접촉 즉흥 춤 교육'을 소개한다. 부산에서 춤 예술인이 직접 책을 펴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를 만나 '일상의 몸과 소통하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 분이 묻더군요. '누구보다 춤 공연 중심의 예술활동을 많이 할 사람이라 여겼는데 춤 교육에 집중하니 좀 뜻밖이다'라고요. 제 생각은 달라요. 저는 무대 밖에서 사람들 삶에 들어가 그들의 호흡을 마주합니다. 무대에서는 하기 힘든 '직접 소통'인 거죠. 이 또한 예술의 본령이죠."

그는 2005년부터 학교와 마을 등 부산 곳곳에서 아이와 여성, 장애인과 비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 함께 춤추고 춤을 가르친다. 즉흥 접촉 춤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사람들의 변화를 지켜봤다. "긴장하고 굳어있던 사람들이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에 감탄하고, 마침내 해맑게 웃는 모습을 수없이 봤어요.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모두 활기를 찾는데, 그때 기분은 정말 꿀맛이죠."

강 대표가 말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즉흥 접촉 춤은 요가, 명상, 발레, 스포츠 댄스 같은 정형화된 사회 무용은 아니다. 친밀감을 형성하는 '접촉 놀이'이자 '생활 경험으로서 춤'이다. 상대와 즉흥적으로 접촉하는 몸짓, 리듬과 도구를 활용한 움직임, 미술과 융합해 이미지 만들기 등이다. 그는 "자기 생활 경험과 정서에 맞춰 예술적으로 자신이 격상되고 상승할 수 있도록 오로지 자신의 몸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이렇다. 10대 아이들이 모여 리듬에 맞춰 머리, 허리 등을 나눠 몸을 흔든다. 바닥에 사람 몸만 한 큰 도화지를 펼쳐놓고 강 대표의 지시에 따라 도화지 위에 그려진 색깔 도형에 신체 부위를 접촉한다. 이를 통해 몸의 다양한 각도를 체험하고 신체 움직임도 확장한다. 점차 입체적인 이미지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팀을 이뤄 잠자리, 개미, 쇠똥구리 등 곤충을 표현하기 위해 친구들과 아이디어를 나눈다.

성인 여성 20명이 모여 짝을 이루고, 신체 부위를 말하면 달려가 접촉하거나 피트니스 볼 위에 몇십분간 몸을 맡기는 방식도 있다. 유치원에서 하는 놀이 같지만 숨어 있는 몸의 움직임을 활성화하는 동작이다. 강 대표는 "참가자들은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했다' '운동과는 다르다' '마음이 가벼워진다'고 반응한다. 이런 방법으로 전화상담사, 행정공무원, 성폭력 피해자 등과 함께 '치유의 춤'을 췄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통영에서 태어나 다섯 살에 춤을 췄다. 열 살부터 엄옥자 전 부산대 교수에게서 한국춤을 배우고 경성대 무용학과에 입학해 남정호 교수에게서 자유로운 춤 의식을 깨우쳤다.

그의 활동에는 일본 유학 시절 만난 전위무용가 다나카 민의 영향이 컸다. 1992년 일본에서 다나카 민이 진행하는 농업공동체 생활에서 각국 예술가들과 자연에서 노동하며 사색하고, 사물을 지켜보며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었다. 이 때 그는 깊은 영감을 받아 '생활 경험 예술로서의 춤'을 익혔다. 하지만 '생활 경험 예술로서 춤'을 한국에 접목한 것은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2005년, 찾아가는 문화예술 교육이 정부 차원에서 활성화될 때였다. 이후 경성대 교육학 박사 논문을 쓰면서 이를 체계화할 기회를 얻었다.

강 대표는 이번 책의 다음 단계로 "현대사회에서 춤 예술인이 설 자리와 할 일에 관한 에세이를 쓰거나 '생활 경험 예술로서의 춤' 프로그램을 심화하려는 계획"이 있다.

그는 "통찰력과 자기관리력을 바탕으로 예술가가 할 일을 찾으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7-03-27 | 국제신문 | 최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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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몸과 소통하기 - 10점
강미희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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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깎은서방님 2017.03.28 1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미를 몸으로 표현하는 상상을 해보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네요.

묵묵히 오늘의 삶 견디는 이들의 어깨를 어루만지다

 

- 창녕에서 태어나 마산서 살며
- 전통 서정을 바탕에 두고
- 일상을 시로 풀어낸 지난 30년

- 멸치 한마리, 밥과 반찬, 명퇴…
- 살아가는 모든 순간을 끌고 와
- 고된 하루살이에 희망을 준다

내 할아버지가, 내 아버지가 이런 삶을 사셨겠구나. 성선경 시인의 시집을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그는 혹 자신이 걸어온 모든 길을 기록하는 형태를 '시'로 정한 것이 아니었을까.

시인이며 교사였던 그는 지난해 3월 명예퇴직했다. 그 심정을 담았던 시가 아마 연작시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의 한 편인 '한로(寒露)'일 것이다. '명예퇴직서(名譽退職書)를 앞에 두고/끝까지 가지를 움켜쥔 단풍잎같이 붉어져 볼 것인가/풀잎에 내린 찬이슬같이 끝까지 매달려 볼 것인가/놀란 자라목같이 밤새 주름진 생각의 관절들이/우두둑 우두둑 뼈마디 꺾이는 소리를 낸다.'

이 구절을 읽는 순간 한 집안의 가장인 우리들의 아버지가 떠올랐다. 평생을 일하고도 힘 있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고단한 일상을 견뎌내고 있을 수많은 '우리'들이 생각났고, 이 시대를 온몸으로 관통하는 '모두'가 생각났다.

시인을 만나면 묻고 싶었다. 산다는 일은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꿈과 야망이 있었고 힘과 열정이 넘쳤던 젊은 날들이 스러져갔어도 아직 가슴 밑바닥에는 그 흔적이 남아 있음을, 서서히 스러졌던 그 과정조차 진정 아름다웠음을.

 

 

■창녕 출신 마산 시인, 두 고향 품다

성선경은 1960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1987년 무크지 '지평'과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올해로 시력 30년이다. 시집 '모란으로 가는 길' '진경산수' '봄, 풋가지行'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 '파랑은 어디서 왔나' 등을 냈다. 그의 시는 전통 서정을 바탕으로 두고 일상을 이야기한다. 첫 시집부터 출판된 순서대로 읽다 보면 성선경이라는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감히 짐작해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고향 창녕을 떠나 마산으로 온 뒤 지금까지 마산에서 사는 그는 '창녕 출신 마산 시인'이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인을 만나 성호동 임항선그린웨이로 향했다. 임항선은 경전선 마산역에서 마산항역을 이었던 철도로, 2012년 1월 26일에 폐선되었다. 현재 시민의 산책로로 사랑받는 이곳은 나무로 만든 시비가 적당한 간격을 두고 이어진다. 지역 출신 시인들의 시를 읽으며 걷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이곳에서 성선경의 시 '별'을 만났다.

'아차 순간 내 헛디딘 잘못 하나로/그만 정한수 사발이 깨어져 흩어졌습니다./이렇게 깨어진 사금파리들이/저 하늘에 가득 찼습니다./나는 얼마나 잘못하며 살아왔을까요?/이젠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실제 그릇이었을까, 마음의 그릇이었을까. 그것이 깨지는 순간을 느끼고, 시인은 밤하늘의 별을 보았을 것이다. "저는 얼마나 많이 잘못하면서 살아왔을까요." 시비를 묵묵히 바라보던 그가 말했다.

 

(후략)

 

2017-02-06 | 국제신문 | 박현주 책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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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 - 10점
성선경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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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5일(금) 부산 국제신문 중강당(4층)에서

제16회 최계락문학상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최계락문학상

최계락 시인은 아름다운 시와 정겨운 동시를 남긴 정갈한 시인의 표상이었습니다. 그는 소박하고 남다른 애틋한 감성적 언어로 일상 속의 인간의 삶과 꿈을 실어 노래했습니다.

1950년대 혼란기를 겪으면서도 향토색 깉은 작품으로 시의 순수성을 추구했던 시인의 순결한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사)최계락문학상재단은 2000년, '최계락문학상'을 제정하여 국제신문과 공동으로 시상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최계락문학상은

시집 『다다』를 집필하신 서규정 시인이 수상했습니다.

 

서규정 시인

1949년 전북 완주 출생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는 『참 잘 익은 무릎』, 『그러니까 비는, 객지에서 먼저 젖는다』. 『다다』 등이 있다. 

 

● 제16회 최계락문학상 '다다'의 서규정…농익은 삶 밀도있게 묘사(국제신문)

 

 

 

 

올 5월에 출간한 서규정 시집 『다다』는,

 

현실과 정치에 대한 비판적 시선,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의 관계를

투박하지만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다른 시인들이 좀처럼 ‘문학’에 포함시키려 하지 않는 이야기들을

적극적으로 시화”(고봉준, 해설)하는 편인데,

낮은 자세로 우리 삶 구석구석을 헤집으며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시어들은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 투박한데 따뜻하다…서규정 시인 신작 '다다' (국제신문)

● 삶 팍팍해도… 세상 보는 눈 매섭네(부산일보)

 

▲ 제16회 최계락문학상 심사위원 구모룡 문학평론가

 

 

구모룡 평론가는

"서정적 추상을 경계하면서

시적 발화와 시어의 밀도를 따져

서규정의 시집 『다다』를 선정"

했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습니다. 

 

또한

"작고 미천하고 버려진 것들의 실존에 동참하는 시인은

 안으로부터 열려 그 외부와 화해하는

서정적 신체를 매우 건강하게 노래하고 있다.

바닥과 허공을 한데 두고

사유하는 그의 시적행보에 거는 기대가 크다"

고 덧붙였습니다.  

 

▲ 서규정 시인의 수상 모습입니다.

 

 

이쯤에서 시집 『다다』에 수록된 작품을 만나보고 가야겠죠?

 

 

낙화

 

만개한 벚꽃 한 송이 오 분만 바라보다 죽어도

헛것을 산 것은 아니라네

 

가슴 밑바닥으로 부터, 모심이 있었고

 

추억과 미래라는 느낌 사이

어느 지점에 머물어 있었다는 그 이유 하나로도 너무 가뿐한

 

 

盤松洞

 

인구 십만 명 이상이 사는 반송동엔

결혼식장이 없다네

그러니 청년들아

어찌 저지 연애를 하다

두둥실 아이를 배

급히 교회당을 빌려 예식을 마치고

첫날밤도 아닌 그 밤에

와인 몇 잔 마신 신부가 핑 돌아

사실은 처녀가 아니었다고 고배을 해도, 무조건 받아들여라

뜨고 지는 이치는 같은 것이고

곧 동백꽃이 진다

결혼식장보다 공동묘지가 가까운

우리 동네에선 그 첫, 이라는 말을 별로 따지지 않는다

 

다만, 첫 죽음들을 묻을 뿐이다

 

 

▲ 수상 소감을 전하는 서규정 시인

 

 

▲ 시상식에서 단체사진이 빠질 수 없겠죠?!

 

 

"엉뚱한 장인정신을 가진 이들에 의해 세상은 바뀔 수 있다 "

는 시인의 말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세상과 만나게 될

서규정 시인의 작품들을 기대해봅니다.

 

다시 한번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다다 - 10점
서규정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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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 2016.11.29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차려입으시니 멋지니시네요- 이번 상이 시 쓰기에 힘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신간 돋보기] 장례식 가는 길 만난 판타지

 

 

 

 

 

올가의 장례식날 생긴 일은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의 신작이다. 남편과 헤어진 후에도 친구처럼 연락했던 시어머니 올가의 사망 소식을 들은 주인공 루트는 올가의 장례식장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하지만 그녀 앞에 갑자기 글자가 둥둥 떠다니고, 구름이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는 등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결국 길을 잘못 들어 어느 공원으로 들어간 그녀는 그곳에서 죽은 올가를 비롯해 오래 전 세상을 떠난 두 번째 남편의 친구, 어린 시절 자신이 키우던 개 등 유령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저자는 산 자와 죽은 자의 대화를 통해 주인공이 지나간 삶을 되돌아보며 삶의 행복과 죽음에 대해 철학적인 성찰을 안긴다. 번역한 부산대 정인모(독어교육과) 교수가 직접 저자의 집에서 인터뷰하며 번역해 눈길을 끈다. 김현주 기자

 

 

2016-11-25 | 김현주 기자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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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올가의 장례식날 생긴 일'의 기사가 났네요!

정성들여 만든 책인만큼, 많은 분들이 읽어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올가의 장례식날 생긴 일 - 10점
모니카 마론 지음, 정인모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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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크 제1호 '다시 지역이다' 출간


5·7문학협의회의 정신을 기리고, '5·7의 마음'을 오늘의 지역문학에 활력을 불어넣는 에너지원으로 삼겠다는 활동이 시작됐다. 5·7문학 무크 제1호 '다시 지역이다'(사진)가 산지니출판사에서 최근 나왔다. 무크는 부정기간행물을 뜻한다. '다시 지역이다'를 기획하고 엮은 편집위원은 강동수 소설가,구모룡 문학평론가, 최영철 시인이다. 5·7문학협의회는 소설가이자 민주화운동가 요산 김정한 선생이 주도해 1985년 5월 7일 부산에서 결성한 문인단체이다. 구성원은 모두 부산의 문인이었다. 군부독재가 절정에 이른 시기에 출범한 이 문인 결사체는 민주화운동에 이바지했을 뿐 아니라 부산작가회의의 뿌리가 됐다. 무엇보다 여기 참여한 문인들은 저항도 했지만, 작품도 잘 썼다. 이렇듯 뜻깊은 참여와 창작의 전통과 정신을 오늘의 지역문학현장으로 가져와서 살리자는 것이 이번 무크지 '다시 지역이다' 발간에 담긴 뜻이다.

편집위원 세 사람은 '1980년대 이후의 문학과 지금-이곳의 문학이 갈 길'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갖고 내용을 책에 실었다. 이 대화는 '5·7문학' 지향과 활동 방향을 보여준다. "전지구적인 위기를 감지하는 곳도 여기고 그래도 놓을 수 없는 희망을 건져올리는 곳도 바로 지금 여기입니다."(최영철)

"그것은 피상적인 관념이 아닌 실체요, 구체라는 점에서 지역은 늘 저에게 처음을 되묻고 현재의 당면한 문제를 감지하고 돌파하게 하는 힘의 원천입니다."(최영철)

"5·7문학은 지역성에 토대를 두면서 우리 시대의 화두를 리얼리즘 정신 속에서 새로이 제기하는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합니다."(강동수)

"문학이 구체를 놓치고 추상과 관념을 경배할 때 자기도 모르게 세계의 속박을 용인하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구모룡)

"그렇다면 답은 다른 방법으로 찾아야 하는데 그 답이 저는 예전과 같은 소집단 운동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문학은 그렇게 다시 가난해지고 다시 외로워져야 합니다. 그것만이 살길입니다. 문학의 하향 평준화를 막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최영철)

이 책에는 조성래 조향미 성선경 이응인 성윤석 등의 신작 시, 조갑상 강동수 정영선 허택 소설가의 신작 소설, 최영철 시인론(허정 평론가)과 윤정규의 '얼굴 없는 전쟁' 비평(전성욱 평론가) 등을 실어 새 기운과 읽을거리를 다 갖췄다.

조봉권 | 국제신문 | 201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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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지역이다 - 10점
5.7문학 편집위원 엮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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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별과우물 2016.05.09 0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5·7문학'에 대해서 설명이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읽어봐 주시면 좋겠네요. ^^

  2. BlogIcon 단디SJ 2016.05.11 1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는 12일(목) 5.7문학 행사도 기대가 됩니다~

한비자를 만나세요, 당신이 세상의 乙(을)이라면


- 기존에 출간된 책보다 매끄럽고 쉬운 번역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 한비자는 처세술이 아닌 경영학+정치학의 통치술
- 특히 사회에 나가기 전인 청년에 일독을 권합니다

고전학자 정천구(49) 박사를 부산 금정구 남산동 연구실 겸 자택에서 지난 19일 만나자마자 평소의 의문부터 털어놓았다.

   


'한비자' 번역본을 펴낸 고전학자 정천구 박사가 한비자의 사상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본지에 연재한 기획시리즈에 바탕을 둔 단행본 '한비자, 제국을 말하다'도 함께 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재작년 이른바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우리 사회가 들썩인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 일이 떠오를 때마다 저는 사건의 장본인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이 일찌감치 '한비자'를 공부했다면 어땠을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생각하곤 했는데요."

커피콩을 가는 수동 커피그라인더를 돌리던 정 박사가 대답 대신 요즘 우스개를 하나 들려준다. "어떤 청년에게 꿈이 뭐고, 그 꿈을 이루는 데 어려운 점이 뭐냐고 물었더니 '재벌 2세가 되는 게 꿈인데 아빠가 노력을 안 해요'라고 답하더랍니다." 참 절묘한 농담이다.

곱게 간 커피가루에 물을 부어주면서 정 박사가 덧붙인다. "한비는 전혀 다르게 말하죠. 아버지의 자리를 이어받을 수는 있어도 능력은 물려받을 수 없다. 필요한 덕목을 터득해서 네가 1세가 되라, 네 삶의 군주가 되라 하는 메시지와 내용이 '한비자'에는 있지요."

요약하면, '한비자'를 쓴 중국 전국시대(거의 2500년 전이다) 법가 사상가 한비가 땅콩회항의 현장을 봤다면, "그렇게 공부하라고 했건만…"하고 혀를 찼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물론, '한비자'에서 배울 것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한비자'는 훨씬 풍부하고 깊고, 모골이 송연할 정도로 현실감이 높다. '한비자'는 2500년 세월을 거치며 강철처럼 단련되고 엄정하게 검증받은 책이다.

■거칠지 않게 어렵지 않게 번역

정천구 박사는 최근 산지니출판사에서 '한비자' 완역본을 펴냈다. 한비자를 전면에 내세워 현대 한국사회의 현실과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한 '한비자, 제국을 말하다'도 같은 출판사에서 함께 냈다. '한비자,제국을 말하다'는 지난해 3월~8월 국제신문에 연재한 글을 다듬어 엮은 책이다.

그는 비중이 크고 중요한 책을 꾸준히 번역하거나 저술했다. 저서로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맹자독설', 번역서로 '차의 책' '동양의 이상' '원형석서' '일본영이기' '밝은 마음을 비추는 보배로운 거울-명심보감' '삼교지귀' '모래와 돌' '베트남 선사들의 이야기' 등이 있다.

그의 저서 가운데 '논어, 그 일상의 정치' '맹자, 시대를 찌르다' '중용, 어울림의 길'은 고전 주해서로 하나의 흐름을 이룬다. 동양 고전을 깊이 읽고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하기 때문이다. '한비자'가 그 흐름을 이었다.

"다른 연구자의 번역서가 나와 있는데, 정천구 번역본 한비자를 다시 내신 뜻이 있습니까?" 이 질문에 그는 답했다. "한비자 전체를 번역한 책은 현재 시중에 4종 정도 있는 것으로 알아요. 그런데 대체로 번역이 거칠고 상그러워요. 대학생 이상이면 읽는 데 어려움이 없는 번역서가 필요하다고 봤지요." 정 박사는 "그리고 번역은 단순히 언어를 옮기는 게 아니라 옮기는 이의 해석과 시각과 역량이 담기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내내 한비자 주석서가 안 나온다. 비교적 근래까지 한비자에 관한 관심이 없었다. 일본만 해도 에도시대에 한비자 주석서가 쏟아져 나왔고 권위 있는 책도 많다. 이런 사정으로 우리나라에서 유명세에 비해 한비자 번역은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았다.

■제자백가 책은 고루 읽어야

   

그가 한비자를 새로이 공들여 번역한 뜻은 또 있다.

"기존 한비자 번역서에는 한비자로 대표되는 법가사상이 유가사상과 단순하게 대립하고 배척만 한 것으로 이해하는 면이 있죠. 유교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좁고, 그러다 보니 유가와 법가의 관계를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정 박사가 볼 때 둘 사이의 관계는 훨씬 긴밀하다.

법가의 거물로, 진시황이 완성한 천하통일의 바탕을 마련한 상앙은 당시 유가를 비판하면서 법가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상군서'라는 책으로 남겼다. 유가의 거목 맹자는 이런 '상군서'를 끊임없이 의식하고 비판하면서 자기 사상을 펼친다. "불교사상이 없었다면, 성리학이 성립할 수 없었던 것과 비슷하게 법가와 유가의 관계는 복합적이고 다면적인 데가 있었죠."

이는 정천구 박사가 강조하는 고전 공부법의 요체로 이어진다. "함께 읽어야 해요." 한비자를 비롯한 제자백가는 '나는 논어가 좋아' '그럼 나는 맹자' 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제대로 배울 수 없고 고전공부에서 아주 중요한 균형감각까지 못 갖추기 십상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세상 살기 어렵다고 노자와 장자에만 빠져들면 도피로 흐르고, 법가만 파고들면 각박해질 수 있겠다. 실제로 에도시대부터 한비자에 열광한 일본은 국가 발전을 앞당기는 데 성공하지만, 그 뒤 침략적 제국주의로 흘렀다. 조선은 법가와 유가가 균형을 이룬 전기에는 융성했으나, 성리학과 관념론에 빠져버린 조선 후기에는 참혹했다. 정 박사는 '한비자' 또한 '논어' '맹자'를 비롯한 여러 제자백가의 책과 함께 볼 것을 권했다.


■당신이 을이라면 한비자를 읽자

'한비자'의 문장은 간결한 아름다움이 있다. 상당 부분이 치밀하고 논리적이다. 권력과 정치의 속성과 본질을 지적하는 대목에서는 2000년이 지난 지금과 하나 다를 게 없어 간담이 서늘하고 모골이 송연해질 지경이다. 각 장의 제목만 봐도,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한국 정치 현장 이야기처럼 생생하고 현실감이 강하다.

망징(나라가 망할 징조) 팔간(신하의 여덟 가지 간사한 짓) 십과(군주의 열가지 허물) 세난(유세의 어려움) 간겁시신(간사하고 겁주고 시해하는 신하)…. '한비자' 자체가 강한 책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한비자'는 인간사회의 관계를 힘(권력)의 관계로 보고 이를 활용하고, 여기서 살아남고, 번성하고, 안정되는 법을 논한다.

"그러므로 단순한 처세술이 아니라 경영학과 정치학을 아우른 통치술이지요. 조직 위계에서 아래 쪽에 있는 분들, 갑을관계에서 을인 분들은 반드시 읽어야죠. 그래야 안 당하죠. 20대 청년들도 사회에 나가기 전에 꼭 읽기를 권합니다. '한비자' 속에는 일화가 많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논어 맹자 등 다른 책과 함께 읽을 때, 당신을 강하게 만들어 줄 책이다. 


# 고전학자 정천구와 그가 말하는 인문학

정천구 박사는 부산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부산 동구 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에서 도덕경을,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사상구 사상평생학습관에서 맹자를 강의한다. 이 두 군데에서 강의하면서 공부하고, 연구하고, 책 쓰고, 노니는 삶을 산다.

그는 인문학을 제대로 공부하거나 가르치려면 "장기 강의는 필수"라고 잘라 말한다. 그 자신이 강사로서 한비자 84주, 맹자 60주, 중용 36주, 순자 32주를 강의했다. 현재 하고 있는 맹자는 96주 진행했다. 드문 장기 강의이다.

좋은 인문학 강의는 진지하게 이뤄지며, 수강생에게 배우는 재미와 삶의 변화를 체험하게 해준다. 정 박사는 이렇게 의견을 밝혔다."적어도 인문학 공부라면 1회성 강의나 특강은 보람과 효과를 느낄 수 없다. 80주에 걸쳐 해야 할 공부를 단 두 시간에 듣는 것은 '나도 안다'는 착각만 조장한다. 공부의 효과는 단숨에 얻을 수 없다. 꾸준히 해야 한다. 그것 말고는 길이 없다. 그 과정을 통과해야 인문학의 참맛을 느낀다."


조봉권 | 국제신문 | 201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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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 10점
한비 지음, 정천구 옮김/산지니


 

한비자, 제국을 말하다 - 10점
정천구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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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6.04.22 0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기사가 잘 나왔네요!!

  2. 권디자이너 2016.04.25 1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봉권 기자님의 심층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 '번개와 천둥' 현지어로 출간




부산 문단의 원로 이규정(79) 작가가 지난해 펴낸 역사장편소설 '번개와 천둥'이 최근 몽골어로 번역돼 몽골 현지에서 출간됐다.

소설가 이규정 씨는 "경남 함안 출신의 의사이자 독립운동가 대암 이태준(1883~1921)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번개와 천둥'의 몽골어 번역판이 지난 3월 몽골에서 출간됐다"고 18일 밝혔다. 번역은 울란바토르대 강사이자 총장 비서인 다쉬체벨마 씨가 했다.

산지니출판사에서 나온 '번개와 천둥'은 대암 이태준의 불꽃 같은 삶을 생기 넘치는 문체로 되살린 역사인물소설(본지 지난해 3월 14일 자 14면)이다. 이태준은 경남 함안군 군북면에서 태어났다. 세브란스 의학교(현재의 연세대 의과대학)를 졸업한 이태준은 도산 안창호 선생을 만나 독립운동에 눈을 뜬다. 중국에서 활동하다 1914년 몽골로 가게 된 그는 몽골을 휩쓸던 성병을 퇴치해 몽골 민중의 사랑을 받는다.

몽골 마지막 황제의 주치의로 활약했으며, 이 나라 최고 훈장까지 받은 그는 현지에서 독립운동을 계속하다 1921년 러시아 군대(백군)에 의해 피살된다. 38세에 타계한 그를 기리는 이태준 기념공원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있다.

'번개와 천동'의 몽골어 번역은 안경덕 몽골종교문화연구소장이 주도했다. 안 소장은 "한국과 몽골의 문화교류 확산을 모색하던 중 대암 이태준 선생의 삶을 몽골에 더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마침 이규정 선생의 '번개와 천둥'이 있어 지난해부터 번역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이태준 선생의 모교인 연세대 의대의 기독교인 교수님들이 번역 사업 취지를 높이 사 재정적 도움을 주었다"며 "초판은 500부를 찍었는데 앞으로 몽골의 각급 학교에서 독후감 대회를 여는 등 이 책의 보급과 활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봉권 | 국제신문 | 201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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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와 천둥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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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평범한 장면 속에서
- 명퇴 앞둔 50대가 읊조리듯
- 삶의 회한 시적 언어로 버무려

삼복 더위로 푹푹 찌는 여름날 친구 다섯이 오랜만에 만나 보신탕집에 갔다. 이 집 메뉴는 삼계탕과 보신탕, 단 둘이다. 연신 들이닥치는 손님으로 바빠 죽을 것 같은 보신탕집 주인장은 빨리 주문부터 받느라 이렇게 외친다. "여기 개 아닌 사람 손 드세요!" 아무도 손을 들지 않자 주인장은 확인한다. "다섯 명, 모두 개 맞죠?"

   



여덟 번째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씨'를 최근 펴낸 성선경 시인.

무신경하게 들으면 우스개, 애견인이 하면 저주가 섞인 꾸지람이 될 이 장면을 명퇴했거나 명퇴를 앞둬 약간 쓸쓸한 느낌도 없지 않은 오십대가 소개한다면? 시인 성선경의 시에서 이 촌극은 웃기고 쓸쓸한, 좀 후줄근하지만 미워하기 힘든 삶의 한 장면이 된다. 이 장면을 담은 그의 시 '녹피(鹿皮)에 가로 왈'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다섯 명 모두 개가 되었는데 / 개를 먹으러 갔는데 / 멍멍 짖지 않는 뚝배기 / 줄줄 땀 흘리는 숟가락.'

성선경(56) 시인은 시와 우리가 '친구'가 되게 해준다. 깍쟁이 같은 친구 말고, 옆에서 다 지켜보면서 눈물 콧물 닦아주던 속 깊은 존재로 시를 독자의 삶 가까이 끌어당겨준다. 요즘 같은 세태에 이런 능력과 성의는 드물고 귀하다.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산지니 펴냄)'는 경남 창원시에 살며 마산무학여고 교사로 오래 일한 성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이다. 

2003년 펴낸 시집 '서른 살의 박봉 씨'에선 서른 살 박봉 씨를 주인공으로 삼았던 그가 이 시집에선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를 내세웠다. 물론, 명태 씨는 명퇴(명예퇴직)와 겹친다. 명태 씨는 진짜 열심히 살았다. 근데 돌아보니 허무나 회한 같은 심정이 밀려오기도 한다.

'적금 타자 아들이 이사를 하고 /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하고 / 장롱이며 침대며 다 있는데 / 냉장고가 고장이 나고…'('복사꽃 지자 복숭아 열리고' 중) '꽃이 져야 열매를 맺는다는데 / 꽃피는 봄날에 / 계란 몇 개 깨어버렸네 / 그냥 두었으면 병아리가 되었을 / 닭이 되었을, 닭이 되어 / 알을 낳았을, 알을 품어 / 병아리를 오종종 오종종 / 거느리고 다녔을, 어미닭이 되었을 / 계란 몇 개를 깨어버렸네'('봄밤에 시를 쓰다' 중)

진하게 달인 반성도 오십대 명태 씨를 찾아온다.

'밥벌이는 밥의 벌(罰)이다 / 내 저 향기로운 냄새를 탐닉한 죄 / 내 저 풍요로운 포만감을 누린 죄 / 내 새끼에게 한 젓가락이라도 더 먹이겠다고 / 내 밥상에 한 접시의 찬이라도 더 올려놓겠다고 / 눈알을 부릅뜨고 새벽같이 일어나…'('밥罰-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 중)

명태 씨는 지나온 삶을 더듬고 다듬으면서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를 채웠다. 시가 우리의 친구가 되게 해주는 시인 성선경의 능력과 성의가 새삼 귀하게 다가온다. 

조봉권 | 국제신문 | 201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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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 - 10점
성선경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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