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어떤 권력도 순순히 그들의 권력을 내려놓은 적이 없다. 기득권 세력이 쳐놓은 ‘가두리 양식장’을 넘어서야 진정한 자유의 바다로 갈 수 있음은 분명하다. 역사는 또다시 ‘미완의 혁명’을 원치 않는다. 그러기에는 민중의 피와 땀, 한숨과 좌절이 깊고도 깊다. 박근혜 퇴진 이후가 더 문제다. 우리사회 보이지 않는 곳의 적폐는 심각하다. 사회 총체적 모순의 실체와 실상을 바로보고, 고치려는 노력이 ‘혁명’의 시작이다. 안건모 서평집 『삐딱한 책읽기』는 그 길을 안내한다.

 

박근혜 정권이 무너졌다. 재벌 체제도 잇달을 것이다. 촛불이 밝힌 세계의 밤. 인류 역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평화 명예혁명의 길. 거기에 이르는 징검돌 가운데 안건모도 끼어 있다. 이제 모두가 이 책을 눈여겨보아야 할 때다. 하나 하나가 깊은 울림을 지닌 소중한 글이다. 재미도 있다. _ 농부철학자 윤구병(추천하는 글)

 

 

▶ 삐딱하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안건모의 서평은 솔직하다. 지식인의 언어유희도 없다. 그는 노동자로 살아오면서 일하는 사람들의 시각으로 책을 읽고 책을 쓴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 1장 민주와 민주주의, 2장 노동의 가치, 노동자의 눈, 3장 우리말·글 바로쓰기, 4장 만화의 힘, 예술의 힘, 5장 과거와 현재의 대화, 6장 국가란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소개한다. 무뎌진 우리의 감각을 벼리는 책. 저자는 책에 있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기울고 엇나가는 삐딱한 시각을 요청한다.

 

 

▶ 책을 통해 바뀐 생각, 다른 세상을 꿈꾸다!

책을 잘 몰랐던 시절, 안건모는 열심히 일만 하면 돈을 벌 수 있고, 잘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책들을 통해 사회 구조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태일 열사의 책을 보며 노동자들이 그렇게 지독하게 일을 하고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됐다. 광주 학살을 다룬 책을 만나면서 전두환, 노태우가 저지른 악행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저자는 좋은 책으로 세상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좋은 책이란 어떤 책일까? 첫째, 이 세상을 보여 주는 책. 둘째, 이 세상을 이해하는 책. 셋째, 이 세상을 변혁하는 책. 저자는 한 가지를 더 추가한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책에서 세상까지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소개하는 책이 그런 책입니다.”

 

 

▶ 노동자의 눈으로 ‘책을 읽고, 책을 쓴다’

안건모는 학교, 노동조합, 생협 등 여러 단체에 글쓰기 강연을 하러 다닌다. 58년 개띠. 그에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건 신명나는 일이다. 그 재미와 신명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한다. 노동의 가치를 깨닫고 일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는 길, 스스로 먼저 읽은 책들에서 그 이정표를 제시한다.

버스운전 노동자 시절, 안건모는 차가 신호에 멈춘 순간, 순간 책을 집어 들었다. 운전을 하면서 『태백산맥』을 봤고, 『노동의 새벽』에 공감했다. 책을 볼수록 이 세상은 기존에 저자가 알던 인식과 달랐음을 알게 됐다. 우리 역사와 현실이 엄청나게 뒤틀려 있음도 깨달았다. 그는 세상을 바로 보고자 집요하게 책을 파고들었다. 읽고 싶은 책,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책, 재미있을 만한 책, 꼭 봐야 할 책 등 눈길이 가고 손길이 가면 지갑을 과감히 열었다. 그렇게 사서 본 책이 쌓이고 쌓여, 집이며 창고며 사무실이며 책들로 가득하다.

 

“그때는 내가 버스를 운전할 때라 책을 볼 시간이 별로 없어 버스 운전을 하면서 봤다. 사거리나 횡단보도에서 빨간 신호가 들어오면 버스를 세우는 동시에 책을 집어 들어 본다. 그럼 신기하게도 아까 본 그 자리에 눈이 꽂힌다. 그 당시에 시민들과 학생들이 데모를 하면 20~30분 길에 서 있을 때가 많아 책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보면 얼마나 볼 수 있냐고? 열 권짜리였던 『태백산맥』을 버스 운전대에서만 봤는데도 한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_ p.111, 「내 책 편력과 『전태일』」중에서

 

:: 저자 소개 ::

 

 

안건모

1958년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열두 살 때부터 공장에서 일했다. 1974년 중학교 학력졸업 검정고시를 본 뒤 서울 한양공고를 들어갔다. 2학년 1학기에 중퇴했다. 학비도 없었고 공부도 배울 게 없었다.

1979년 7월 19일 군대에 입대했다. 어영부영 복무하다 1982년에 제대했다. 제대한 뒤 각종 노가다를 전전하다 운전면허증을 땄다. 자가용 운전사, 화물차 운전을 하다가 1985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에서 시내버스와 좌석버스 운전을 20년 동안 했다.

열심히 일만 하면 돈을 벌 수 있고, 잘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인문학 책을 보면서 사회 구조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고, 1995년에 창간한 월간 <작은책>을 보면서 글쓰기를 배웠다. 1996년부터 <작은책〉에 글을 연재했다. ‘시내버스를 정년까지’라는 글로 제7회 전태일 문학상 생활글 부문에서 우수상을 탔다. 2000년 무렵 〈한겨레〉에 1년 동안 칼럼을 연재했다. 그 뒤 2005년 8월부터 현재까지 <작은책> 대표이자 발행인으로 일하면서 여러 매체에 글을 써 왔다.

2014년 8월, 중학교졸업 학력 검정고시를 본 지 41년 만에 고등학교졸업학력 검정고시를 보았다.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2015년 방송대 문화교양학과를 들어갔다. 현재 3학년 재학 중이다. 펴낸 책으로 전태일 문학상 수상집 『굵어야 할 것이 있다』(1997, 공저), 『거꾸로 가는 시내버스』(2006),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2007, 공저), 『결혼 전 물어야 할 한 가지』(2007, 공저), 『삐딱한 글쓰기』(2014) 등이 있다.

(주)도서출판 작은책 02-326-1621 bbus85@gmail.com

 

 :: 목차 ::

 

 

 

 

 

 

 

삐딱한 책읽기

안건모 지음 | 280쪽 | 15,000원 | 2017년 6월 19일 출간

 

1장 민주와 민주주의, 2장 노동의 가치, 노동자의 눈, 3장 우리말·글 바로쓰기, 4장 만화의 힘, 예술의 힘, 5장 과거와 현재의 대화, 6장 국가란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소개한다. 무뎌진 우리의 감각을 벼리는 책. 저자는 책에 있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기울고 엇나가는 삐딱한 시각을 요청한다.

 

 

 

삐딱한 책읽기 - 10점
안건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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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7.06.22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디어 안건모 선생님의 책이 나왔네요! 내일 있을 안 샘의 강연도 기대가 됩니다~ >.<

유럽·미국 여류작가들의 신작 출간 잇따라

'감옥에 가기로 한…','작은 것들의 신'·'마르타' 등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미국과 유럽에서 이름이 잘 알려진 여류 작가들의 작품들이 잇따라 국내에 소개된다.

우선 스웨덴 작가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의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열린책들)가 국내 출간됐다.

책은 40개국 25개 언어로 번역 출간돼 150만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주인공은 79세 할머니 메르타 안데르손과 네 명의 노인 친구들이다. 이들은 노인을 요양소에 격리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 불만을 품고 '강도단'을 꾸린다. 그리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사회를 바꾸고자 한다.

저자인 잉엘만순드베리는 15년 동안 수중고고학자로 일한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아룬다티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문학동네)도 새로운 번역으로 재출간됐다.

'작은 것들의 신'은 인도의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사회의 제도와 관습에 의해 한 가족의 삶이 파괴되는 과정을 그린다. 카스트제도에 억압받는 불가촉천민과 남성중심적 분위기에 억눌린 여성의 삶이 교차하며 그려진다.

책은 전 세계적으로 600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로, 저자인 아룬다티 로이는 이 소설로 부커상을 거머쥐었다. 아룬다티 로이는 페미니즘, 환경, 세계화 등을 다루는 사회운동가로, '작은 것들의 신'은 그가 쓴 유일한 소설이다.

 

 

폴란드 대표 여성 소설가 엘리자 오제슈코바의 '마르타'(산지니)도 국내 독자와 만난다.

오제슈코바는 1904년과 1909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폴란드 대표 작가다. 그는 주로 여성의 교육, 결혼, 노동환경에 대한 작품을 발표했다.

'마르타'는 남편을 잃은 젊은 여인이 사회로 나오면서 겪은 일들을 통해 유럽의 산업화 과정에서 불거진 여성의 생존권 문제를 다룬다. 책은 1873년 출간 후 총 15개 언어로 번역됐다.

이밖에도 미국 인기 작가 크리스틴 한나가 쓴 '나이팅게일'(인빅투스)도 출간됐다. 전쟁 속 여성들의 강인함과 용기, 희생정신을 담은 소설은 작년 뉴욕타임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vivid@yna.co.kr

마르타 - 10점
엘리자 오제슈코바 지음, 장정렬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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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3년 폴란드 바르샤바,

하루아침에 무자비한 사회 한복판에 던져진

25살 과부 마르타의 이야기

마르타 MARTA

 


 

 

▶ 북트레일러

 

 

 

  『마르타』는 1873년 <주간 유행소설>에 연재된 작품으로 스물다섯의 젊은 과부 마르타의 자립을 위한 노력과 불행한 운명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마르타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본 적은 없지만, 공무원인 남편과 어린 딸과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남편이 병으로 죽고, 스물다섯에 젊은 과부가 된 마르타는 딸아이와 함께 살아나가야 했다. 그녀는 자신과 아이의 위해서 빵 한 조각이라도 얻기 위해 일을 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고, 처음으로 가정을 벗어나 여성으로서 사회, 직업, 노동 이라는 현실과 마주한다.

 

 

 

 

 

 

 

:: “이 세상에서 여자란 무엇인지 너 자신에게 물어본 적 있어?” - 『마르타』(책소개)

http://sanzinibook.tistory.com/1576

 

 

마르타 - 10점
엘리자 오제슈코바 지음, 장정렬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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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산지니북 2016.01.20 13: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드디어 나왔네요.

  2. 온수 2016.01.20 13: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북트레일러 멋지네요:) 책이랑 색감이 잘 어울려요. 만든다고 수고했어요^^

  3. BlogIcon 잠홍 2016.01.20 15: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그동안 옆자리에서 조용히 작업하시는 것 보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완성하셨군요 *_* 앞으로 마르타 소개할 때는 북트레일러를 보내야겠어요 :)

  4. BlogIcon 엘뤼에르 2016.01.25 16: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너무 멋지네요 ^^ 고생 많으셨어요. ㅎㅎ 책 편집에 이어 북트레일러 편집까지 다재다능하네요 단디SJ 편집자님^^

폴란드의 대표 여성 소설가 엘리자 오제슈코바의 『마르타』가 출간됐습니다. 『마르타』는 갑작스럽게 남편을 잃은 불행한 여인이자 한 아이의 어머니인 주인공 마르타의 필사적인 삶을 그리고 있는데, 한 여인이 남편 없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 사회로 나오면서 겪는 일들을 통해 근대 유럽의 산업화, 근대화 과정에서 여성의 생존권과 존재 방식, 그리고 교육에 대한 문제를 심도 깊게 다루고 있습니다.

 

『마르타』는 1873년 폴란드어로 출간된 이후 1910년 프랑스, 1927년 일본(『과부 마르타』로 출간) 등에서 출간됐으며 총 15개 언어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1월,

한국어로 번역된 마르타가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옵니다.    

 


 

 

1873년 폴란드 바르샤바,

하루아침에 무자비한 사회 한복판에 던져진

25살 과부 마르타의 이야기

마르타 MARTA


 

 

 

 

 

 

 

“이 세상에서 여자란 무엇인지 너 자신에게 물어본 적 있어?”

1870년대 산업화, 도시화의 사각지대에 놓인

 한 여성에게 덮친 비극

 

  『마르타』는 1873년 <주간 유행소설>에 연재된 작품으로 스물다섯의 젊은 과부 마르타의 자립을 위한 노력과 불행한 운명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마르타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본 적은 없지만, 공무원인 남편과 어린 딸과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남편이 병으로 죽고, 스물다섯에 젊은 과부가 된 마르타는 딸아이와 함께 살아나가야 했다. 그녀는 자신과 아이의 위해서 빵 한 조각이라도 얻기 위해 일을 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고, 처음으로 가정을 벗어나 여성으로서 사회, 직업, 노동 이라는 현실과 마주한다.

 

“그리고 그 과목들은 거의 남자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남자들이요.”

마르타는 중얼거렸다.

“왜 전부 남자들이지요?”

소장은 다시 ‘당신은 어디서 왔어요’라고 묻는 듯한 눈으로 마르타를 향해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

“남자들이 남자들이니까 그렇지요.”

마르타는 아무것도 모른 채 세상을 살아온 행복한 여성의 세계에서 왔다. 그래서 그녀는 직업소개소 소장이 한 말에 대해 잠시 생각에 잠겨야 했다. 난생처음 그녀에겐 이 사회가 복잡하고 의문스럽고 혼돈스럽고 불명확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그런 불명확한 의문도 마르타에겐 무의식적으로 고통스럽게 느껴졌지만, 자신에겐 아무 가르침이 되지 못했다. (52~53쪽)

 

  소설은 여성이 교육과 노동에서 소외된 당시의 사회 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의 과정에서 사회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의 존재를 보여준다. 마르타는 자신과 딸을 옥죄여오는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여러 일자리를 전전한 끝에 재봉사로 일하게 된다. 하지만 재봉사로서의 경력이 없었던 마르타는 노동자를 착취하고 부당하게 대우하는 작업장에서 일하게 됐고, 턱없이 적은 임금으로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다. 햇빛도 제대로 들지 않는 공간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받은 일주일치 수당으로는 아이의 밥값과 집세, 기타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고 나며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노동 착취와 부당한 임금임을 알면서도 직업을 위해 받은 교육이나 여성의 사회 진출에 대한 인식 등의 걸림돌로 인해 이 일을 계속 할 수밖에 없는 마르타를 통해 당시의 여성과 노동자의 불행한 삶을 유추해볼 수 있다.

 

‘두 달치 집세 사십오 즈워티도 내야 되고…… 가게엔 이십 즈워티의 외상이 있고…… 지난 번 모피 옷은 백 즈워티에 팔았는데…… 육십…… 지금 사십이 남아 있고…… 얀치아 신발을 꼭 사줘야 하고, 내 것도 이미 떨어졌는걸…… 땔감도 구해야 하고…… 저 아인 언제나 추위에 떨며 지내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마르타는 짧지만 메마르고 고통스러운 기침을 했다. 그녀가 슈베이츠 부인의 작업장에서 직공으로 일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마르타는 무척 변했다. (180쪽)

 

  실증주의 작가로 유명한 엘리자 오제슈코바는 리얼리즘 성격의 문학을 통해 변화하는 사회의 그림자 속에 놓인 여성에 집중했다.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당시 사회의 모습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현실을 인식하고 이를 타개해나가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우리는 무엇으로 행복을 만들어갈 것인가?

 

『마르타』는 산업화, 근대화 과정에서 여성의 생존권과 존재 방식에 대한 문제를 심도 깊게 다룬 폴란드 장편소설입니다. 먼 나라의 이야기이지만, 이 작품 속 주인공은 오늘날 우리 여성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옮긴이 후기_337쪽)

 

  『마르타』는 당시에 출간된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비극적 상황에 빠진 여주인공을 자선이나 사회의 도움과 같은 환상에 기대게 하지 않고 자본주의 사회의 밑바닥으로 밀어 넣는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풍족하게 살았던 마르타가 가진 것 하나 없이 사회에 나왔을 때, 만나게 되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다. 큰 저택에 사는 유명 문학가의 부인 마리아 루진스키, 슈베이츠 부인의 재봉소에서 일하는 동료들, 예쁜 얼굴로 남자에게 의지해 살아가는 카롤리나 등 소설 속에서 마르타가 만나게 되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명암과 남성중심주의 사회에서의 여성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법률과 풍속으로 보면 여자는 사람이 아니야. 여자는 사물이라고. 머리 돌리지 마. 내 말은 진실이야. 아마 상대적일지는 몰라도, 진실이야. 네가 사람을 만나보고 싶으면? 그러면 남자를 만나면 돼. 남자들 개개인은 이 세상에서 제 스스로 살아가지만, 그 남자들은 숫자 0으로 존재하지 않으려고 무슨 숫자를 옆에 써둘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하지만 여자는, 그 여자 옆에 채워주는 숫자처럼 남자가 서 있지 않으면 숫자 0이 되는 거야. (244쪽)

 

  소설 속 각 계층의 인물마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도덕성은 다르게 표현된다. 상위 계층으로 묘사되는 유명 문학가의 부인 마리아 루진스키는 자국의 여성들에게 노동의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며 도덕적 의무를 다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마르타의 어린 시절 친구로 나오는 카롤리나는 힘든 시절을 보낸 뒤 여자로서 자립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며 남자만이 자신의 삶을 이어가게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점은 소설이 진행됨에 따라 마르타가 삶과 행복을 만들어가기 위한 방식과 생각이 변한다는 것이다. 소설 초반, 마르타는 가정교사라는 괜찮은 보수의 일자리를 구하게 되지만, 자신의 능력에 한계를 느끼며 그 일자리를 거절한다. 또한 타인으로부터 아무런 대가 없이 받는 돈에 수치심을 느낀다. 하지만 팍팍한 삶과 녹록지 않은 일자리가 계속될수록 동정심으로 건네받은 돈에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빵과 땔감을 살 수 있음에 안도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작가는 가난으로 인해 한 개인의 생각과 도덕적 양심까지 변해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실제 그녀의 머릿속에는, 며칠 전 원고 안에 넣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서점 주인이 이번에도 자신을 위해 뭔가를 넣어두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마르타는 생각했다. ‘아무것도 주지 않다니, 아쉽군!’(…) 아, 이 얼마나 큰 변화인가. 몇 달 전 마르타가 처음 동냥을 받았을 때는 부끄러움의 고통으로 몸서리쳤지만, 지금은 그 동냥조차도 받지 못해 애석해 하고 있다. (282~283쪽)

 

   최근 부모의 재산과 직업적 영향력에 따라 계급을 구분하는 ‘수저론’과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를 꼬집는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과 보이지 않는 희망 속에서 어느 때보다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 『마르타』가 전하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고 강력하다. 취업, 여성, 노동, 교육 등의 사회적 문제는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실제적이며 오늘날 우리가 직면해야 하는 현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마르타』를 통해서 우리가 이 시대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조건과 각박한 사회 속에서 진정한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마르타

 

엘리자 오제슈코바 지음 | 장정렬 옮김| 문학 | 국판 | 352쪽 | 15,000원

2016년 01월 14일 출간 | ISBN : 978-89-6545-330-7 03890

 

폴란드의 대표 여성 소설가 엘리자 오제슈코바의 장편소설.

『마르타』는 갑작스럽게 남편을 잃은 불행한 여인이자 한 아이의 어머니인 주인공 마르타의 필사적인 삶을 그리고 있는데, 한 여인이 남편 없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 사회로 나오면서 겪는 일들을 통해 근대 유럽의 산업화, 근대화 과정에서 여성의 생존권과 존재 방식, 그리고 교육에 대한 문제를 심도 깊게 다루고 있다. 작가는 사회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여성들이 겪는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이 작품을 통해 여성이 교육과 노동에서 소외된 사회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한다.

 

 

지은이 : 엘리자 오제슈코바(Eliza Orzeszkowa)

엘리자 오제슈코바(1841~1910)는 폴란드 대표 여성 소설가로 현대 사실주의 소설의 중요 작가다. 그녀는 아버지가 남긴 도서실에서 폭넓은 지식을 쌓으며 자랐고 16세에 결혼한 남편 피오트르 오제슈코프의 영지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1863년 폴란드의 독립을 위한 반란을 돕는다. 반란에 가담했던 남편이 시베리아로 유배를 당한 뒤, 그로즈뇨(Grodno)로 이사한 오제슈코바는 귀족을 비난하며, 농민과 유대인에 대한 권리와 사회평등 등의 진보적 사상을 담는 글을 쓴다. 소위 폴란드 실증주의(Positivism)의 세대에 속하지만 인간의 도덕적 타락을 강조하는가 하면 다른 실증주의 작가들처럼 작품에서 사회적 각성을 주장했으며, 수십 편의 장편소설과 단편소설 등 50여 권에 이르는 작품들은 19세기 ‘폴란드인의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옮긴이 : 장정렬

1961년 창원 출생.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무역대학원을 졸업한 뒤 현재 거제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에스페란토청년회 회장과 한국에스페란토협회 교육이사를 맡았고, 지금까지 에스페란토 교육과 번역에 힘쓰고 있다. 에스페란토를 한국어로 번역한 책으로는 『꼬마 구두장이 흘라피치』, 『봄 속의 가을』, 『정글의 아들 쿠메와와』, 『산촌』, 『세계민족시집』 등이 있고, 한국어를 에스페란토로 번역한 책으로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언니의 폐경』, 『님의 침묵』 등이 있다.

 

 

 

 

마르타 - 10점
엘리자 오제슈코바 지음, 장정렬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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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온수 2016.01.18 2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읽고 있는데 아주 재밌어요. 동네방네 소문 내려구요

  2. 장정렬 2016.01.21 14: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롭다고, 어떻게 이렇게 사회와 인물을 잘 그려내고 있는지 작가에 대한 찬사를 독자들이 보내고 있습니다.

    나를 울린 책,
    그래서 한국 독서계에 알리지 않으면 안되었던 작품!
    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부산에서 역자 장정렬 올림

열정은 어떻게 지속될 수 있는가

4천 원 인생- 전종휘·임인택·임지선·안수찬 글 /한겨레출판사



출판사를 하면서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밥은 먹고 사느냐는 말이다. 저임금의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궁금할 것이다. 밥도 먹고 가끔 외식도 한다고 대답하지만, 약간은 곤혹스럽다. 대한민국 문화산업 종사자의 대부분이 최저생활비 수준에서 생계를 유지한다는 최근 통계는 책 만드는 현장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출판사의 젊은 편집자가 열심히 읽고 있는 '4천 원 인생',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 '현시창'을 보면서 대한민국에서 밥 먹고 살기의 어려움이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우리 시대의 노동일기'라는 부제를 단 '4천 원 인생'은 바로 최저임금의 경계에서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는 불안노동(precarious labor)의 현장 이야기다. 2009년 9~12월 넉 달 동안 '한겨레21' 기자 4명의 현장취재를 통해 연재된 '노동 OTL'을 바탕으로 나온 책이다.


     언론은 항상 노동을 다룬다. (…) 그런데 정말 알고 있나? 이 질문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2009년 7월, 우리는 '불안정 노동'에 천착하기로 했다. "직접 취업해서 일해 보면 어때." "하루 이틀 말고, 적어도 월급 받을 때까지, 똑같이 먹고 자고 입는 게 좋겠어." 그때만 해도 우리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그것이 거대한 삶의 무게를 다루는 일이 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맺음말' 중에서)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는 3명의 저자가 사회 곳곳에서 일하고 있는 20명의 젊은이를 인터뷰하고 그들의 육성을 토대로 '열정 노동'이라는 현대 자본주의의 새로운 전략을 밝혀낸다. '너희가 원하는 일을 하니 참아!'라는 명령과 '너희 말고도 그 일을 할 사람은 많아'라는 협박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젊은이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는 한국 역사의 특수성과 세계 자본주의의 보편적인 흐름이 함께 만들어 낸 합작품임을 밝힌다. 열정의 도덕, 열정의 현장, 열정의 역사, 열정의 미래 4부를 통해 세대론에 감추어져 있던 대한민국 사회의 모순을 투명하게 보여 준다.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는 부제를 단 '현시창'은 '당신의 고통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 아래 청춘 저마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인다. 노동, 돈, 경쟁, 여성을 키워드로 묶은 24편의 이야기에는 언제나 '나쁜 사회'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속에서는 개인이 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해도 한계적인 상황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마음이 움직이기를 바란다. 청춘의 고통스러운 사연을 통해 이것이 사회의 진정한 변화로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3권의 책을 보면서 출판을 비롯한 여러 현장에서 열정 노동과 불안노동은 사회 구조적 문제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조를 바꾸기 위한 힘은 결국 개인의 협력적 열정과 생존을 위한 치열한 균형 감각에서 동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영화 '쿵푸 팬더'에서 고난을 극복하는 힘은 주인공의 평정심에서 나오듯이. 


도서출판 산지니 대표     강수걸



4천원 인생 - 10점
안수찬 외 지음/한겨레출판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 - 10점
한윤형.최태섭.김정근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현시창 - 10점
임지선 지음, 이부록 그림/알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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