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탐방⑥ <취미는 독서> 해리단길 속의 작은 공간이 주는 따스함

 

 

안녕하세요. 산지니 인턴 민주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산에는 책방이 많지 않았어요. 제주도나 서울 여행을 다녀올 때면 매번 '우리 부산에도 책방이 생길 때가 됐는데'라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요즘 많이 생겨나고 있는 거 같아요. 저도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많은데, 이번 방학이 지나기 전에 얼른 이곳저곳 다녀볼 생각입니다! 벌써 설레네요 :)

 

그중에서 어제는 해운대에 있는 '취미는 독서'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책방을 좋아하기도 하고, 모처럼 해가 쨍쨍할 때 회사가 아닌 밖에 나와 더 신이 났습니다.!!!!

어제는 날씨도 좋아서 저희의 외출을 환영해주는 기분이었어요.

 

 

작년 6월 말 오픈한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책방이라고 해요.

책방은 세탁소 옆에 붙어있는데,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동네에 오래된 일부처럼 쏙 들어가 있었어요.

 

 

 

이름이 참 예쁜 거 같아요. 취미는 독서라니. 아마 이곳 사장님을 비롯한 취미가 독서인 분들이 이곳에 많이 모이지 않을까 싶어요.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귀여운 화분이 반겨줬어요. 작은 공간이라 음료와 우산 보관대를 만들어주신 센스 !

 


예쁜 녹색 잎사귀 커튼 뒤에 사다리가 빼꼼 보이네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커튼을 열어보았습니다. ^^....

 

짠!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까지 아기자기하고 세심하게 꾸며져 있었어요. 저기 보이는

『어느날 문득 오키나와』는 책방 사장님의 책인데, 원래 북노마드 출판사 편집자님이셨다가 책도 내셨다고 해요. 브런치에 글도 연재하신다고 하니 또 다른 책도 기대해 보게 되는 거 같아요.

 

 

책장을 둘러보다가....!!!

우리 산지니 출판사의 홍콩 산책』이 책꽂이에 꽂혀 있었습니다. 괜히 제가 다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언젠가 누군가에 손에 들어가 잘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

 


그 반대편에는 책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는데요, 보시다시피 독립출판물뿐만 아니라

일반 단행본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요런 귀여운 책도 발견해서 계속 눈길이 갔습니다...

요즘 책은 디자인들이 다 너무 귀엽고 예쁘게 잘 나오는 거 같아요.

 

 

한 장씩 가져가라고 놔둬두신 책방 스티커인데

요 스티커가 너무 귀여워서 안 가지고 올 수가 없었어요 ㅎㅎ...

 

이진송 <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

장강명 <5년 만에 신혼여행>

임진아 <빵 고르듯 살고 싶다>

 

책방 벽에 붙어져 있는 글귀들인데요,

접 손글씨로 적어 붙여놓아 더 정감 갔던 거 같아요.

 

 

책방 문을 열고 나오면 작은 화단과 함께 벽면에 적혀진

프란츠 카프카의 글귀.

 

“Ein Buch muß die Axt sein fur das gefrorene Meer in uns.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

―프란츠 카프카

 

 

회사로 돌아오려는 길에 고양이들을 많이 만났어요.

햇살이 좋아서 여러 마리가 식빵을 굽고 있었는데

카메라를 가져가니 다 도망갔네요ㅠㅠㅠ

 

 

어제 책방에서 편집자님께서 선물해주신 책입니다 :)

뜻밖의 선물이라 너무 기분이 좋고, 감사했어요.

잘 읽겠습니다!!

 

책방 명함이자 스탬프 카드입니다. 아이디어가 너무 좋은 거 같아요ㅠㅠ

 

원고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도서 구매 시 5천 원 단위로 한 글자(한 칸)씩을 찍어준다고 해요. 저는 박연준 시인의 책을 읽어봐서 그런가 대충 짐작이 가는데요, 무슨 문장인지 아시겠나요~~?

 

 

 

요즘 해운대 뒷길이 '해리단길'이라 불리며 엄청 핫해지고 있는데요, 그 카페와 밥집들 골목 사이에 있는 서점이었어요. 해리단길을 어제 처음 가 보는데 감각적인 가게 인테리어가 돋보였던 거리라 구경거리가 많은 듯해요.

 

'취미는 독서'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라 앞으로의 모습이 더 기대되는 곳입니다.

이곳에 다시 한번 놀러 올 때 꼭 다시 들려야 겠어요 ㅎㅎ

 

 

 

 

https://map.naver.com/local/siteview.nhn?code=1247671184

Posted by 비회원

THE WONDERFUL

STORY CLUB

 

by. ShinJi Park

 

 

 

일기란 날마다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은 개인적인 기록물이다. 일기를 쓰는 습관은 하루 일과를 마감하며 자신의 오늘을 돌아볼 수 있는 객관적 지표가 되기도 하고, 내일의 자신을 만들어갈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또한 어린 시절 쓴 일기는 당시의 감수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때 묻지 않은 상상력과 순수함을 발견할 수 있다.

 
  『The Wonderful Story Club』는 저자가 영국 런던으로 건너간 2000년~2002년에 작성한 영어 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열 살.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마주하는 런던에서의 소소한 일상들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특히 꾸밈없는 순수한 필체와 생각들을 통해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그녀가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자신의 의견과 이야기를 나누는 스토리 클럽에 가입하면서 시작된다.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고 글을 쓰며 그녀가 키워온 이야기들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저자가 런던 생활을 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친구들과의 해프닝, 학교생활, 휴일에 떠난 여행 등 어린 날의 추억들을 찬찬히 풀어놓았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어린 소녀의 유학 이야기를 전해들을 뿐만 아니라 당시 저자가 느꼈던 생각이나 느낌과도 교감할 수 있다. 또한 비교적 쉬운 영어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초등학교 5~6학년, 중학생, 영어 공부를 시작한 성인 등의 교육용 에세이로도 사용할 만하다.

 

 

▶ 책을 사랑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어느 평범한 소녀의 에세이

이 책의 저자는 전문 작가가 아니다. 다만 책 읽기를 좋아하고, 일기 및 다양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즉, 활자와 함께하는 삶을 살았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일상적으로 글을 썼고, 책을 읽었다. 이런 습관들은 그녀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고, 어린 시절 기록한 평범한 일기는 특별한 에세이가 되었다.


ShinJi Park은 1991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던 해인 2000년, 그녀는 가족들과 영국으로 넘어가 2여 년의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그녀의 유년시절에 대한 찬란한 기록이다. 또한 한국과는 조금 다른 영국에서의 생활을 기록하며 어린 소녀가 느꼈을 사소한 일상의 즐거움이 숨어 있다. 책을 사랑했던 어느 평범한 소녀가 즐겁게 써내려간 어린 시절의 추억. 이 책이 가진 소소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통해 자신의 삶에 숨어 있는 원더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ShinJi Park

Shin Ji Park was born in 1991 in Busan, South Korea. She entered Nam-Cheon Primary School in 1998. While she stayed with her family in UK for two years(2000~2002), she attended at Christ Church C. of E. Junior School(New Malden, London) and St. Mary's Catholic Primary school(Leek, Staffordshire). While studying, she received an excellent essay award. After she returned Korea with her family, she attended at Busan International Middle School(2004~2006) and Busan International High School(2007~2009) each. Also she an excellent student at Korea University Department of English Language and Literature(2010~2013). Since childhood, she loved reading books and writing essays and she received several awards for writing essays. She wrote these marvellous stories in this book while she stayed in UK for two years(2000~2002). When she created these stories with her heartful imagination, she was between eleven and twelve years old only. So, the background of this book is from 2000 to 2002.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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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NDERFUL STORY CLUB』

ShinJi Park 지음 | 150쪽| 13,000 | 2018년 2월 12일 출간

『The Wonderful Story Club』는 저자가 영국 런던으로 건너간 2000년~2002년에 작성한 영어 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열 살.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마주하는 런던에서의 소소한 일상들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특히 꾸밈없는 순수한 필체와 생각들을 통해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The Wonderful Story Club - 10점
박신지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여러분~

병아리 편집자입니다!^^

길고 긴 추석 연휴가 코앞이네요!

풍성한 한가위, 편안한 연휴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아래는 산지니가 준비한 추석 선물 세트!

추석은 가을, 가을엔 책이죠!

산지니 출판사에서 큰글씨책이 많이 나왔답니다.

명절을 맞아 어르신들께 큰글씨책 선물 어떠세요?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책도 준비되어 있답니다^^

 

 

산지니의 책과 함께

즐겁고 풍성한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병아리 편집자입니다.

벌써 2주나 지난 부산 가을독서문화축제에 대한 포스팅을

이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가을독서문화축제 소식을 오랫동안 기다리셨을 여러분, 죄송합니다ㅠ.ㅠ

(2주 지난) 가을독서문화축제의 현장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만나보실까요?

 

***

 

 

2017 가을독서문화축제가 열린 곳은 서면의 놀이마루!

가끔 부전도서관에 갈 일이 있을 때 지나치던 곳인데요.

독서문화축제 덕분에 처음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청명한 가을, 독서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죠!

 

 

산지니와 해피북미디어의 부스입니다.

전시장은 2층에 있었는데, 묵직한 책 꾸러미를 들고 계단으로 오르내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어요ㅎㅎ

 

 

아동, 청소년을 주제로

부산을 주제로

문학을 주제로

 

열심히 선정한 책들을 주제별로 나누어 진열했답니다^^

 

사진은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네요.

맛집보다는 가격 싸고 든든한 음식점을 주로 찾는 저에겐

맛집 탐방은 아직 먼 이야기입니다ㅎㅎㅎ

 

 

여기는 해피북미디어 부스!

신간 『해운대 바다상점』과 실제로 바다상점에서 판매하는 물품을 전시했는데요.

 

역시 지나가던 꼬마 손님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아기자기한 상품들!

양말로 만든 귀여운 물고기 열쇠고리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책보다도 상품이 눈길을 끄는 현실...

산지니만의 굿즈를 개발해야 하는 걸까요...

 

 

사무실에서부터 따라온 노란 고양이 모양의 책 지지대!

자리가 모자라서 세워야 했던 많은 책들을 든든하게 받친 고마운 녀석입니다♡

 

 

영화 <박열> 개봉 이후로 꾸준히 쭉쭉 나가고 있는 『나는 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자들의 아픔을 담은 『사할린

몽골의 신의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대암 이태준 선생님의 일대를 다룬 소설 『번개와 천둥』

그리고 다른 많은 책들까지!

 

산지니의 책들이 부스에 진열된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답니다^^

 

 

띠지가 없는 책들은 이렇게 수제 띠지를 씌웠답니다ㅎㅎ

편집장님께서 『신불산』의 서체까지 완벽하게 구현하셨네요!

 

 

일요일에는 두 저자 선생님의 강연이 있었답니다.

먼저 『감천문화마을 산책』의 임회숙 선생님!

 

 

『감천문화마을 산책』을 쓰는 동안 있었던 일들을 주로 들려주셨어요.

취재하면서 생긴 일, 글을 쓰면서 생긴 일 등

알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쓰엉』!

부산문화재단 우수도서로 선정되었죠^^

 

 

저자 서성란 선생님이 오셔서

소설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하셨답니다.

 

 

이야기를 경청하는 사람들^^

 

 

 

 

 

질문과 답변 시간도 정말 재미있고 알찬 시간이었답니다.

서성란 선생님의 시집살이에 대한 질문도 있었고요ㅎㅎㅎ

 

왜 소설에 나온 남자들이 모두 나쁜 남자로 그려졌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는데요,

선생님은 소설의 남자들 중 정말 나쁜 남자는 아무도 없다는 답변과 함께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설명하셨답니다.

소설을 쓴 선생님께 직접 이야기를 들으니 새롭게 이해되는 부분들도 많았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사인회!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것으로 강연 잘 마무리했습니다.

시간 내셔서 좋은 강연 들려주신 모든 저자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이틀 동안 열린 2017 가을독서문화축제!

산지니 식구들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이번에 아쉽게 축제를 놓치신 분들도

다음에는 꼭! 산지니 부스 앞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비회원

 

윤현주 선생님의 시집 『맨발의 기억력』에 대한

부산일보 기사가 나왔습니다!

정말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시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었는데요,

가을의 들머리에 읽기 좋은 시집입니다^^

 

***

 

 

'나는 노쇠한 개, 이빨은 파뿌리처럼 뽑혔고/야성은 서리 맞은 들풀이오/어둠마저 빨려 들던 눈의 광채는 어둠에 갇혀 버렸고/십 리 밖 악취를 낚아채던 후각은 권력의 향기에만 민감하오'('기자들')
 
현직 언론인인 윤현주 시인이 시 68편을 묶어 시집 <맨발의 기억력>(사진·산지니)을 펴냈다. 시집은 기자이자 시인의 삶에서 빚어진 고뇌의 응축물이었다.

 

(중략)

 

기자로서 사회 부조리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은 여전하다. 홀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지하철에 치여 세상을 떠난 청년('젖은 눈망울'), 죽음조차 뉴스로 바라봐야 하는 상황('사회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재개발의 허상('포크레인'), 불경기('경기 동향에 대한 보고서') 등에서 사회 부조리를 예리하게 포착해낸다.

한편 윤 시인은 오는 21일 오후 7시 부산 서면 굴다리(부산진구 서면문화로 49-2)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진다. 

 

윤여진 기자

 

부산일보

 

기사 전문 읽기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여러분~

산지니와 함께하는 <제75회 저자와의 만남>이 열립니다!

『영화로 만나는 동아시아』 백태현 선생님의 강연입니다!

자세한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7년 9월 8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장소는 부산 콘텐츠코리아 랩 금정센터입니다.

얼마 전 『삐딱한 책읽기』 안건모 선생님의 강연이 열렸던 그 장소죠!

부산 금정구 금강로 252-1 건물의 3층입니다!

 

강연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영화로 만나는 동아시아』를 흥미롭게 읽으신 분들,

앞으로 이 책을 읽으실 분들,

저자 선생님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분들 모두!

 

산지니의 제75회 저자와의 만남에

잊지 말고 참석해주세요!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여러분. 병아리 편집자입니다♥

일이 많고 바쁘다는 핑계로 독서를 조금 게을리했더니

반성하라는 듯 제 앞에 나타난 기사를 여러분께도 보여드리고 싶어졌어요ㅎㅎ

피곤하고 힘겨운 월요일, 잠시 머리 식히실 겸 읽어보세요^^

 

기사 전체를 읽으시려면

하단에 있는 기사 전문 읽기를 누르시면 됩니다^^

 

***

 

틈이 없어 책 못 읽는다는 핑계는 안 먹혀

[시골에서 책읽기] 안건모 <삐딱한 책읽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최종규(함께살기) 님의 기사입니다.

 

 

 

 

 

버스기사로 일하던 안건모 님은 버스를 몰다가 신호에 걸려서 기다려야 할 적에 책을 읽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 본들 책을 얼마나 읽겠느냐고 여길 분이 있을 텐데, 열 권짜리 <태백산맥>을 오직 버스를 모는 동안 한 달 만에 다 읽었다고 해요.

한 달에 열 권쯤 읽기란 대수롭지 않을 수 있을 테지요. 그러나 버스가 신호에 걸리는 작은 틈을 차곡차곡 모으니 한 달 동안 열 권에 이르는 책을 읽는 새로운 길을 연 셈이에요. 우리한테 틈이 없어 책을 못 읽는다기보다, 책을 읽는 틈을 스스로 못 내는 하루라고 할 만하지 싶어요.

 

(중략)

 

그런 책 한 권을 보면 사회를 보는 눈이 트일 텐데 우리 노동자들은 책을 잘 읽지 않는다. 내가 같이 일하던 버스 운전사들을 보면 1년 내내 책 한 권 읽지 않는다. 시간이 없어 못 본다는 핑계는 나한테 먹히지 않는다. "나는 운전하면서 책 읽었어." (112쪽, <전태일>을 읽고)

책읽기를 둘러싸고 가장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은 '바빠서 책 읽을 틈이 없다'입니다. 그러나 틈이 많아서 책을 읽는 사람이 있을 터이나, 없는 틈을 내어 책을 읽는 사람이 제법 많다고 느껴요. 요즈음은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서 책을 읽는 사람이 매우 크게 줄었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버스나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은 꾸준히 있어요. 여행을 가는 길에 비행기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 있어요. 여행을 간 곳에서 다리를 쉬면서 책을 읽는 사람이 있지요. 여행을 간 곳에서 책방을 애써 찾아가서 틈틈이 책을 손에 쥐는 사람이 있고요.

 

(중략)

 

생각해 보면 그렇지요. 애써 틈을 내고, 틈 가운데에서도 아주 작은 쪽틈을 내는데, 아무 책이나 손에 쥘 수 없어요. 스스로 새롭게 거듭나도록 일깨우는 책을 읽으면서 즐거워요. 스스로 새롭게 바라보도록 가르치는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어요. 스스로 새롭게 살림을 짓도록 돕는 책을 읽으면서 사랑스럽습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삐딱한 책읽기란 아직 평등하지 않고 평화롭지 않으며 민주하고 동떨어진 이 나라에서 평등·평화·민주를 찾아내어 가꾸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읽는 모습이나 몸짓일 수 있습니다. 평등·평화·민주하고 엇나가는 나라 흐름을 앞으로는 작은 촛불힘으로 바꾸어 내고 싶은 꿈으로 바지런히 책을 읽습니다.

 

덧붙이는 글 | <삐딱한 책읽기>(안건모 글 / 산지니 펴냄 / 2017.6.19. / 15000원)

 

 

기사 전문 읽기 (오마이뉴스)

Posted by 비회원

 

프렌즈 여러분, 안녕하세요~:)

병아리 편집자입니다^^

 

힘겨운 월요일 다들 잘 이겨내고 계신가요?

 

아침부터 비가 올 것 같아 우산을 챙겼는데

오후가 되니 해가 뜨네요...

시원하게 비라도 쏟아지면 더위가 좀 가실 것 같은데ㅠ.ㅠ

 

산지니 프렌즈 여러분의 힘찬 일주일을 기원하면서!

지난 금요일 저녁에 있었던 안건모 선생님의 강연

<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 후기를 올릴까 합니다:)

 

 

 

6월 23일 금요일 저녁 7시

부산 콘텐츠코리아랩 금정센터에서 강연이 있었답니다.

2017 출판도시 인문학당의 알찬 강연!

아시는 분은 다 아실 거예요^^

 

바로 여기가 강연이 진행된 곳!

옹기종기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에 참 좋을 아담한 공간이죠?

강연자와 청중들을 더 가깝게 엮어주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답니다^^


 

 

강연장 밖에는 이렇게 안건모 선생님의 신작 <삐딱한 책읽기>가 전시되어 있었어요.

저자 선생님께 질문하고 싶은 내용을 적어볼 수도 있었죠.

여기에 적힌 질문들은 강연 말미 질의응답 시간에 선생님께서 모두 읽어주셨답니다!


 

 

안건모 선생님은 월간 <작은책>의 대표분이세요!

그래서 산지니 도서목록 옆에 작은책도 함께 놓였네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7시!

드디어 안건모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강연이 시작됩니다!

 

 

꽤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강연장을 채워주셨어요:)

강연을 시작한 이후에도 몇 분 들어오셨고요^^

 

불금이라 많이들 오실까 걱정했는데

역시 이 현장을 채워주신 프렌즈 여러분!

진정한 책사랑꾼입니다!ㅎㅎㅎ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강연이었어요:)

청중과도 자주 소통하시고 농담도 자주 하셨죠.

위트 넘치게 강연을 진행하셔서 분위기가 정말 좋았답니다^^

 

'왜 글을 쓰는가?'라는 물음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안건모 선생님 본인이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이야기로 진행되었습니다.


 

 

어두운 시대, 격동의 시절을 직접 겪으셨던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살아있는 역사를 보는 것 같았죠.

어쩌면 분위기가 조금 무거워질 수도 있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강연을 재미있게 진행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했답니다:)


 

 

안건모 선생님이 강연 때 하셨던 말씀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어서 여기에 적어봅니다.

 

"역사를 알고 글을 쓰는 것과 역사를 모르고 글을 쓰는 것은 천지 차이다."

 

앞서 이야기하셨던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한 내용 중에

'역사적 충동'이 있었는데요.

어쩌면 역사를 알기에 글을 쓰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그런 사람들이 모여 세상을 움직이는 게 아닐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한창 말씀하실 때는 입 벌리고 듣다가

뒤늦게 받아 적은 내용이라 정확하게 옮긴 건지 모르겠네요ㅠ.ㅠ


 


 

글쓰기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시면서

'좋은 글'에 대해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어요.

 

남에게 보여주려는 글

예쁘게 보이려는 글

착하게 보이려는 글

 

이런 것보다도

 

솔직한 글

일상 그대로의 글

보고 느낀 그대로의 글

 

이런 글들이 정말 좋은 글이고

좋은 글쓰기라는 것.

 

알고 있으면서도 은근히 실천하기 힘든 이야기죠ㅎㅎ

언제부턴가 글을 쓸 때면

'사람들이 이걸 읽으면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괜한 걱정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생각하지 말고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글쓰기

프렌즈 여러분, 우리 함께 실천해볼까요?^^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답니다.

프렌즈 여러분이 정성껏 작성해서 붙여주신 질문지들을

안건모 작가님께서 하나 하나 모두 확인해주셨죠~(감동)


 



 


질문지가 꽤 많이 붙어 있었는데도

하나도 빠짐없이 답변해주신 안건모 선생님♡

청중과 소통하시는 모습 너무 보기 좋았답니다^^

 

이 날 강연은 훈훈하게 잘 마무리되었답니다:)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이런 뜻깊은 자리가

앞으로도 자주 마련되면 정말 좋겠죠?^^

 

안건모 선생님, 좋은 강연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든든하게 자리를 채워주신 산지니 프렌즈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비회원

독서론에 관한 책 3권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왜 독서를 해야 하며,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은 무엇인가.

저마다 딱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는 질문은 아니겠지만, 이것은 독서가라면 누구나 가슴에 품고 사는 물음일 듯하다. 최근 서점가에는 애서가(愛書家)를 자처하는 명사들의 책이 잇달아 출간됐는데, 저 질문에 답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부분이 적지 않다. 독서의 즐거움을 전하면서 책읽기의 방법론까지 설명해주는 신간들을 한 데 모아봤다. 

 

(중략)

 

노동자의 눈으로 읽고 쓰다  

월간 ‘작은책’ 대표인 안건모(59)가 펴낸 서평집 ‘삐딱한 책읽기’(산지니)는 저자의 독특한 이력에 먼저 눈길이 가는 책이다. 저자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열두 살 때부터 공장에서 일했고, 군 제대 후인 1985년부터 2004년까지는 서울에서 시내버스를 몰며 밥벌이를 했다.

버스를 운전하면서 청춘을 보낸 그에게 책은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이자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해준 스승이었다. ‘삐딱한 책읽기’의 첫머리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일까요.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첫째, 이 세상을 보여주는 책, 둘째, 이 세상을 이해하는 책, 셋째, 이 세상을 변혁하는 책입니다. 저는 한 가지 더 추가합니다. 재미있는 책입니다. …(이 서평집에서) 제가 소개하는 책이 그런 책입니다.” 

그가 탐독한 60여권에 대한 서평을 모았다. 책과 함께 보낸 저자의 인생 스토리가 녹아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령 박노해의 시집 ‘노동의 새벽’을 읽었을 때를 회상하면서 그는 이렇게 적었다. “그 시를 쓴 박노해는 경기도 어디쯤에 있던 버스회사 정비사 일을 했던 사람이었다. 노동을 해본 사람만이 쓸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시를 처음 봤다.” 

 

(하략)

 

국민일보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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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역사상 어떤 권력도 순순히 그들의 권력을 내려놓은 적이 없다. 기득권 세력이 쳐놓은 ‘가두리 양식장’을 넘어서야 진정한 자유의 바다로 갈 수 있음은 분명하다. 역사는 또다시 ‘미완의 혁명’을 원치 않는다. 그러기에는 민중의 피와 땀, 한숨과 좌절이 깊고도 깊다. 박근혜 퇴진 이후가 더 문제다. 우리사회 보이지 않는 곳의 적폐는 심각하다. 사회 총체적 모순의 실체와 실상을 바로보고, 고치려는 노력이 ‘혁명’의 시작이다. 안건모 서평집 『삐딱한 책읽기』는 그 길을 안내한다.

 

박근혜 정권이 무너졌다. 재벌 체제도 잇달을 것이다. 촛불이 밝힌 세계의 밤. 인류 역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평화 명예혁명의 길. 거기에 이르는 징검돌 가운데 안건모도 끼어 있다. 이제 모두가 이 책을 눈여겨보아야 할 때다. 하나 하나가 깊은 울림을 지닌 소중한 글이다. 재미도 있다. _ 농부철학자 윤구병(추천하는 글)

 

 

▶ 삐딱하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안건모의 서평은 솔직하다. 지식인의 언어유희도 없다. 그는 노동자로 살아오면서 일하는 사람들의 시각으로 책을 읽고 책을 쓴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 1장 민주와 민주주의, 2장 노동의 가치, 노동자의 눈, 3장 우리말·글 바로쓰기, 4장 만화의 힘, 예술의 힘, 5장 과거와 현재의 대화, 6장 국가란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소개한다. 무뎌진 우리의 감각을 벼리는 책. 저자는 책에 있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기울고 엇나가는 삐딱한 시각을 요청한다.

 

 

▶ 책을 통해 바뀐 생각, 다른 세상을 꿈꾸다!

책을 잘 몰랐던 시절, 안건모는 열심히 일만 하면 돈을 벌 수 있고, 잘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책들을 통해 사회 구조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태일 열사의 책을 보며 노동자들이 그렇게 지독하게 일을 하고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됐다. 광주 학살을 다룬 책을 만나면서 전두환, 노태우가 저지른 악행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저자는 좋은 책으로 세상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좋은 책이란 어떤 책일까? 첫째, 이 세상을 보여 주는 책. 둘째, 이 세상을 이해하는 책. 셋째, 이 세상을 변혁하는 책. 저자는 한 가지를 더 추가한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책에서 세상까지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소개하는 책이 그런 책입니다.”

 

 

▶ 노동자의 눈으로 ‘책을 읽고, 책을 쓴다’

안건모는 학교, 노동조합, 생협 등 여러 단체에 글쓰기 강연을 하러 다닌다. 58년 개띠. 그에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건 신명나는 일이다. 그 재미와 신명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한다. 노동의 가치를 깨닫고 일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는 길, 스스로 먼저 읽은 책들에서 그 이정표를 제시한다.

버스운전 노동자 시절, 안건모는 차가 신호에 멈춘 순간, 순간 책을 집어 들었다. 운전을 하면서 『태백산맥』을 봤고, 『노동의 새벽』에 공감했다. 책을 볼수록 이 세상은 기존에 저자가 알던 인식과 달랐음을 알게 됐다. 우리 역사와 현실이 엄청나게 뒤틀려 있음도 깨달았다. 그는 세상을 바로 보고자 집요하게 책을 파고들었다. 읽고 싶은 책,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책, 재미있을 만한 책, 꼭 봐야 할 책 등 눈길이 가고 손길이 가면 지갑을 과감히 열었다. 그렇게 사서 본 책이 쌓이고 쌓여, 집이며 창고며 사무실이며 책들로 가득하다.

 

“그때는 내가 버스를 운전할 때라 책을 볼 시간이 별로 없어 버스 운전을 하면서 봤다. 사거리나 횡단보도에서 빨간 신호가 들어오면 버스를 세우는 동시에 책을 집어 들어 본다. 그럼 신기하게도 아까 본 그 자리에 눈이 꽂힌다. 그 당시에 시민들과 학생들이 데모를 하면 20~30분 길에 서 있을 때가 많아 책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보면 얼마나 볼 수 있냐고? 열 권짜리였던 『태백산맥』을 버스 운전대에서만 봤는데도 한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_ p.111, 「내 책 편력과 『전태일』」중에서

 

:: 저자 소개 ::

 

 

안건모

1958년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열두 살 때부터 공장에서 일했다. 1974년 중학교 학력졸업 검정고시를 본 뒤 서울 한양공고를 들어갔다. 2학년 1학기에 중퇴했다. 학비도 없었고 공부도 배울 게 없었다.

1979년 7월 19일 군대에 입대했다. 어영부영 복무하다 1982년에 제대했다. 제대한 뒤 각종 노가다를 전전하다 운전면허증을 땄다. 자가용 운전사, 화물차 운전을 하다가 1985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에서 시내버스와 좌석버스 운전을 20년 동안 했다.

열심히 일만 하면 돈을 벌 수 있고, 잘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인문학 책을 보면서 사회 구조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고, 1995년에 창간한 월간 <작은책>을 보면서 글쓰기를 배웠다. 1996년부터 <작은책〉에 글을 연재했다. ‘시내버스를 정년까지’라는 글로 제7회 전태일 문학상 생활글 부문에서 우수상을 탔다. 2000년 무렵 〈한겨레〉에 1년 동안 칼럼을 연재했다. 그 뒤 2005년 8월부터 현재까지 <작은책> 대표이자 발행인으로 일하면서 여러 매체에 글을 써 왔다.

2014년 8월, 중학교졸업 학력 검정고시를 본 지 41년 만에 고등학교졸업학력 검정고시를 보았다.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2015년 방송대 문화교양학과를 들어갔다. 현재 3학년 재학 중이다. 펴낸 책으로 전태일 문학상 수상집 『굵어야 할 것이 있다』(1997, 공저), 『거꾸로 가는 시내버스』(2006),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2007, 공저), 『결혼 전 물어야 할 한 가지』(2007, 공저), 『삐딱한 글쓰기』(2014) 등이 있다.

(주)도서출판 작은책 02-326-1621 bbus8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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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한 책읽기

안건모 지음 | 280쪽 | 15,000원 | 2017년 6월 19일 출간

 

1장 민주와 민주주의, 2장 노동의 가치, 노동자의 눈, 3장 우리말·글 바로쓰기, 4장 만화의 힘, 예술의 힘, 5장 과거와 현재의 대화, 6장 국가란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소개한다. 무뎌진 우리의 감각을 벼리는 책. 저자는 책에 있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기울고 엇나가는 삐딱한 시각을 요청한다.

 

 

 

삐딱한 책읽기 - 10점
안건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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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완두입니다. 두 번째 글을 올리게 됐네요. 춥지만 화창한 어느 겨울, 박정선 작가님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탁 트인 송정 바다가 보이는 조용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시작했는데요. 겨울 바다를 등 뒤로 하고 진행된 인터뷰는 매우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볕이 잘 드는 창가는 따뜻한 분위기를 조성해줬는데요. 그 인터뷰,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Q. 다양한 글쓰기를 하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작가님은 시조로 등단을 하신 뒤 소설도 쓰시고, 시나 수필, 평론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시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각 장르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마디로 요약해서, 문학은 하나로 통한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중국계 프랑스인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오싱 젠이 있어요. 가오싱 젠이 다섯 장르를 했어요. 그분 말이 참 재밌어요. “문학은 결국은 한 정점에서, 다 모여든 정점에서 소설로 집약된다.” 제가 시조를 맨 먼저 했어요. 제가 처음 문학정신에서 시조로 등단한 뒤에 아무 것도 안 하고 15년 동안 시조만 했어요. 근데 시조는 정형시이다 보니까, 정형의 리듬을 가지는 것은 습관화되면 벗어나기 힘들어요. 나는 처음부터 소설을 쓰고 싶었어요. 그런데 오래 쓰다 보니까, 다른 수필이나 소설을 쓰려고 하면 시조를 쓰고 있더라고요. 심각하죠. 근데 그게 잘못됐다라는 거라기보다, 습관화된 리듬성이라는 거죠. 그거를 뛰어넘기가 굉장히 힘들었어요. 한 쪽으로 굳어진 근육을 이완시키는 게 힘들잖아요. 근데 그게 극복이 되니까 전 장르를 넘어다니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지금 소설 쓰다가도 시조 쓰고, 시도 쓰고. 그러다 다시 소설도 쓰고 그래요.

장르 구분이 서양에는 없어요. 우리나라에는 특별히 장르 구분이 있어요. 소설가면 소설만 써야한다 생각해요. 사람들은 나보고 "장르를 넘나들지 말고, 한우물만 파야지." 이런식으로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해요. 하지만 한우물이라는 말과 장르라는 것에서는 상당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각각의 장점들을 서로 교류할 수 있고, 시의 장점을 소설에 가져올 수 있어요. 예를 들면 가수가 배우가 됐다고 생각해봐요. 드라마에서 가수 역할을 한다든지 할 때 아주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죠. 이것처럼 문학도 마찬가지로 소설을 쓰면서 시적인 언어의 조탁이 굉장히 필요합니다. 또 소설도 리듬이 있어요. 이 문장을 얼마나 세련되게 할 것인가는 쓰면 쓸수록 고민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시조와 자유시는 리듬이 달라요. 자유시는 개인적 리듬이고 시조는 정형된, 그 누구도 범할 수 없는 정형된 리듬을 가지고 있지요. 이것들을 적절히 조화시키면 아주 아름다운 문장이 나와요. 그러니까 이것들을 다 소설로 적용시키는 거죠. 수필은 산문이니까 소설과 통하죠. 시와 소설이 가장 특징적인 경계니까 앞에서 시 얘기를 한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장르를 넘나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좀 문학을 한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게 한 우물 파는 거와는 상당히 다른 거예요.

 

하고 싶은 바를 표현하고자 할 때, 형식은 형식일 뿐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죠. 여러 장점들만 모이게 되는 거죠.

 

 

(바다가 훤히 보이는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 겨울 느낌이 물씬 나네요.)

 

 

Q. 소설에서 꽃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는데요. 석환을 보기로 한 아침 승연이 자신 스스로를 성숙하게 만개한 장미로 비유한 것처럼 꽃이라는 소재를 통해 비유를 탁월하게 하셨는데, 이처럼 꽃을 소설의 주요 소재로 삼으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가장 여성을 나타내기 좋은 소재로 꽃을 삼은 거예요. 꽃은 자연과 연결되고 여성성의 상징성이 가장 강하잖아요. 그래서 꽃을 파는 근로 여성, 노동하는 여성에서 꽃꽂이 작가로 신분 상승을 시킨 것으로 미적인 효과를 가장 많이 낼 수 있겠다 생각했죠. 그리고 작품 세계를 표현할 때도 여성이 가지고 있는 심적 표현에 대해서 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어요.

 

 

Q. 석환과 남편의 묘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슷한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다릅니다. 예를 들면 목소리가 좋고, 과묵한 편이지요. 하지만 석환은 목소리와 어울리지만 남편은 어울리지 않고, 과묵도 남편은 자신의 삶에 순응적이지만 석환은 카리스마가 있는 편이라는 것처럼요. 두 남자의 성격을 이렇게 설정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안타깝게도, 능력을 가졌는데 그걸 발휘되지 못한 것이 불행하더라.’ 난 그걸 보여주고 싶었죠. 남편은 아나운서나 성악가가 되면 좋았을텐데 승연이 볼 때는 그건 어떻게 보면 안타까움이에요. 석환은 연구자니까 남 앞에서 브리핑이나 발표를 해야하고, 그랬을 때 좋은 목소리는 설득력이 있어요. 아나운서나 정치가도 좋은 목소리의 덕을 많이 보는 것처럼요. 석환은 자신의 능력을 잘 살린 거죠. 그러니까, 자기가 가진 능력은 거기에 알맞게 직업을 가질 때 최상이 된다, 그런 이야기가 되겠죠.

 

아, 그 뜻이 석환은 자신의 능력에 맞는 직업을 찾았는데 남편은 그러지 못하고 적성에 맞지 않는 화원을 하는 것으로 표현된 건가요?

 

그렇죠. 그래서 전혀 빛이 나지 않고. 그래서 인간은 석환처럼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그래서 더 프리미엄을 받는 거죠. 그렇게 되어야 해요. 남편의 목소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죠. 인간이 지닌 능력들이 자기가 무얼 어떻게, 그리고 어떤 장점을 지니고 있는지를 빨리 개발을 해서 나아가야 한다는 것도 숨어져있겠죠. 이렇게 이 소설은 여러 의미를 다 가지고 있어요. 묘한 이야기가 숨어있다고 볼 수 있죠.

 

Q. 소설 속에 아이러니의 유머가 여러 번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남편은 매우 무뚝뚝하고 무드 없는 사람인데, 로맨틱함의 대명사인 꽃을 파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요. 마지막에는 에이런과 알라존을 언급하며 직접적으로 아이러니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이처럼 아이러니의 반복을 통해서 재치를 보여주는데, 아이러니라는 상황을 통해 특히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우리 인간은 나르시시즘에 자꾸 사로잡혀요. 자기 도취에, 자기 세계에 만족해버리는. 어떻게 보면 매너리즘이에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퇴보하게 되죠.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승연이라는 인물이 남편이라는 존재를 상당히 무능한 사람으로 보고, 자기가 완벽하게 속였다고 알고 있죠. 그러나 나중에 보면 그게 아니죠. 이처럼 인간은 자기 스스로에게 자기가 자기를 속이면서 살고 있다는 거죠. 그거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정말 인간은 삶에서 성공할 수 없어요. 현재 정부, 정치인들도 그런 나르시시즘에 젖어있어요. 나르키소스가 어떻게 죽었습니까? 우물에 빠져 죽었잖아요. 자기의 나르시시즘 때문에, 자기가 자기에게 함몰되는 거예요. 이 작품도 그런 걸 상징적으로 말하고 싶었던 거예요이걸 우리가 깨닫는다는 것은 자기를 벗어나려는 사고 없이는 힘들어요. 자기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죠.

 

그럼, 승연은 석환을 통해 자기 감정이 깨어났고 그 감정으로 인한 자기 도취에 빠져있다가 마지막의 친구의 전화를 받고 그 도취에서 깨어났다고도 볼 수 있을까요?

 

그런 것 보단, 승연은 석환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자기 발견을 하죠. 여성으로서 자기 발견이란 것은 미적 차원, 예술적 차원이라고 보시면 좋을 거예요. 승연은 꽃꽂이 작가인데, 주변에서 무시하면서 얘기하죠. 꽃을 뭘 꽂냐고. 그게 뭐 대수냐고. 하지만 승연은 꽃 자체는 자연이고, 그걸 재료로 하나의 다른 세계에 작품을 만들어내는 인물입니다. 꽃은 자연이지만 꽃꽂이는 예술인 거예요. 자연과 예술을 구분을 못하는 타인들과는 다르죠. 자연 상태의 승연이라는 존재에서 석환이라는 바람이라는 존재를 만나서 한 여성이 변화되는 것을 그리고 싶었어요.

 

바람이라는 게 이중적인 의미네요.

 

 

그렇죠. 새로운 자기로 태어나는.

 

 

Q. 소설의 주인공이 중년 여성이어서 용기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사회는 중년 여성의 가정 외의 욕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승연을 통해 이런 사회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었다면요?

 

제가 작가의 말에서도 밝혔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일명 간통죄라는 것이 있었죠. 간통죄는 남자 때문에 만들어진 거죠.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했을 때, 최고 징역형이 8개월인가 살아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배우자를 징역을 살게 하려면 이혼을 해야 해요. 그래서 보통은 간통죄를 합의를 하더라고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든지, 그런 식으로 약속을 하고요저는 배우자를 혼내가면서 같이 산다는 건 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이면 모를까 어떻게 남편을 혼내가면서 같이 살게 하느냐는 거죠. 이미 가족의 교유가 끊어진 상태니까요.

가정의 민감한 문젠데 이게, 유럽에서도 매일 문제였죠. 미래학자 조르주 바타이유는 금기를 위반한 성적 행위가 창작을 유도할 수 있는 엄청난 에너지를 준다. 성적 에로티시즘은 몸이 아니라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어요. 이게 놀라운 이야긴데, 여성과 남성의 결합은 정신적으로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예를 들면 부부 사이에서도 남성의 원할 때는 언제든지 부인을 취하는 경우가 많아요. 일방적인 관계가 80%래요. 이거 참 기가 막힌 이야기예요. 우리 사회가 조선시대 때부터 여성을 완전히 지배하는, 지배구조였죠. 가부장제니까. 남성이 가문을 잇고, 남성혈통주의로 여성은 순종해야하고, 여성은 남성에게 소속된 소유물이었죠.

 

하지만 인간은 평등해요. 민주주의 국가이기도 하고. 그런데 왜 성은 민주주의 밖이어야 하는 거죠? 성도 민주주의 안으로 들어와야죠. 간통죄가 없어진 것은 여성의 인권 상승이에요. 법에게 나를 지켜 달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있게 된 거죠. 과거엔 남성이 경제권을 모두 쥐고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여성이 직업을 갖고,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면서 평준화됐잖아요. 그럼 자연히 성적 문제도 평준화되겠죠. 여성은 남자가 요구할 때, 아내니까 응해줘야 하는 그런 게 아니라, 자신의 의사 결정에 따라 당당해질 수 있는. 나는 성적 민주주의를 말하고 싶었어요. 이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는데.

 

비유하자면, 성적 유리천장을 깬다?

 

 

그렇죠, 그렇게 볼 수 있죠. 우리는 아직도 지배구조 하에 있어요. 승연이처럼 자아 발견을 했을 때 자신을 만들어가려고 하죠. 가시적인 몸부터 지적 수준까지 만들려고 하잖아요. 자기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가려는. 여성들도 나이에 한정되어서 멈춰있지 말고,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만들어가려고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은 여성다운 면이 있기 전에 인간이잖아요. 여성은 아름다운 곡선과 부드러움을 갖고 있어요. 이것을 여성의 특성으로, 순수한 미로 봐야지 남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되죠.

 

여성은 존재하기에 존재할 뿐, 남성을 위한 유흥적 감상 대상이 아니란 말씀이시네요.

 

 

그렇죠. 어떤 학자도 그랬어요. 여성은 남성을 위해 존재한다고. 이게 얼마나 여성에게 모욕적인 언사에요? 그러니까 여성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성적 표현이나 직업 같은, 자신의 표현을 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성에 의해서가 아니라요. 남편은 동반자일 뿐이니까요. 여성 스스로가 이 제도에 묶이지 말자. 그런 말을 하고 싶었어요. 이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남성은 여성편력이 심해도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나는 앞으로 여자가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사회가 오지 않겠나. 오면 좋겠다. 뭐 이런 생각이죠.

 

 

결혼 제도라는 게 참, 여성을 남성 아래로 복속시키려는 장치로써 작용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호주제도 폐지 됐지만 그랬었고. 인권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아직도 조명 받지 못하는 면이 많은 것 같아요.

 

 

그렇죠. 제도라는 게 참 그러네요.

 

 

 

 

Q. 애국적인 삶을 살다 간 이회영 독립운동가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나, 독도를 향한 서사시를 쓰시는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작품을 많이 쓰셨는데요. 이번 작품은 불륜이라는 민감하고 자극적인 소재를 이야기 주제로 삼아서 작품을 쓰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제나 논란이 되는 소재니까요. 이런 소재를 택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혹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요?

 

 

어려움보다는 걱정스러움이 있었죠. 불륜을 미화하려한다는 오해를 하지 않을까. 동기는 작가의 말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어느 여성이 나를 찾아왔는데, 내 동의를 구하려고 왔다가 내가 동의를 해주지 않자 나를 가르치고 가죠. 나는 처음에 굉장히 화가 났었어요. 그런데 그 분이 나는 화장실을 갈 때도 휴대폰을 가지고 간다.’라고 말했었어요. 전화가 그 사이에 올까봐. 간절한 기다림이죠. 그 간절한 기다림에 내가 감동했어요. 이 기다림과 떨림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가. 이걸 그냥 흘려보내면 아깝겠다. 그런 생각을 했죠. 그래서 이런 세계를 파헤쳐보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거죠.

 

Q. 13일자 국제신문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작가님은 중년의 사랑을 다뤘지만 근본적으로 인간 욕망에 관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욕망이 없으면 사회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며, 근본적 본질인 욕망을 제거하면 인간은 사물화 될 것이라고도 하셨습니다. 곧 사회의 혼란을 막기 위한 제도·질서와,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내면에 자리한 솔직대담한 욕망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사회에서 사라지면 안 될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뜻이죠. 그렇다면 사회의 질서와 인간의 욕망, 이 두 가지 중 작가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회적 질서와 인간의 욕망, 이 둘은 밥과 찬이라고 생각해요. 뭐가 밥이고 뭐가 찬이라고 할 수 없어요. 밥만 먹으면서 살아갈 순 있어요. 하지만 영양을 생각하면 하나만 먹을 순 없죠. 어느 게 더 주가 되어야 한다, 이런 거라기 보단 조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사회주의 체제가 몰락한 것은 제도를 강력하게 사람들에게 요구하고 정책을 실현시켰기 때문에 인간이 사물화 되고 표현이 사라졌기 때문이죠. 그러나 자유가 너무나 느슨하게 되면 방임이 되잖아요. 그러니까 교육이 필요한 거예요. 자신 스스로를 컨트롤할 능력을 갖추게 해야죠. 욕망은 중요한 거예요. 욕망은 씨앗이 땅을 헤치고 나오려는 에너지로 비유할 수 있어요. 땅을 밟으면 싹은 죽어버리겠죠. 이게 반복되면 땅 위는 삭막하게 될 거예요. 인간의 욕망을 제재하고 막아버린다면 사회는 발전할 수 없어요. 욕망으로 인해서 무언가를 이루니까요. 욕망 속에서는 물론 좋지 않은 것도 있어요. 세상은 부정과 긍정이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부정이 있기 때문에 이 부정을 누르기 위해 긍정이 발전하잖아요.

 

헤겔의 변증법처럼요? 정반합과 비슷하네요.

 

 

그렇죠. 헤겔의 변증법처럼요. 서로 발전시키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와 욕망의 조화가 필요하죠.

 

 

Q. 마지막 작가의 말을 보면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상들이 등장합니다. 철학서를 방불케 하는 방대한 지식이었는데요. 욕망에 대해서 매우 깊게 탐구하신 것 같은데, 이를 보면 작가님이 인간의 욕망에 대해서 깊이 말씀하시고 싶으신 바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소설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읽혀졌으면 하는지 궁금합니다.

 

 

나무 뿌리가 200m 아래로 물을 찾기 위해 바위를 뚫고 내려가는 힘, 그런 진지함. '이런 정신이 살아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살려고 애썼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해요. 저는 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욕망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상적인 욕망을 꿈꾸면서 살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해요. 근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많이 없을 거예요. 사물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획일화되어 있잖아요. 자기 안에 모두 갇혀있어요. 그러니까 여기서 깨고 나오려는, 일종의 부화적인 의미를 지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을의 유머라는 작품의 제목을 짓기 전에 '부화'라는 제목을 생각하기도 했었어요.

 

Q. 다음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친일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어요. 친일을 어쩌자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제대로 이해하자. 미래에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사고를 청산하자. 이걸 제대로 정립해서 남기자. 이런 의미에서 쓰는 겁니다. 여기에는 위안부 문제도 있고요. 크게 두 축으로 쓰고 있어요. 독립 운동가의 가문은 가난이 대물림되고, 친일파의 가문은 권력이 세습되는 현실에 주목했습니다. 나오면 두 갈래로 반응이 나뉠 것 같아요. 또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도 쓰고 있어요.

 

 

Q. 최상의 작품을 쓸 것이라고 작가의 말을 마무리하셨는데, 최상의 작품이라면 어떤 작품일까요?

 

 

O. 헨리의 작품 마지막 잎새를 보면 노화가 베어맨이 아픈 소녀를 위해 매일 담장에 잎을 그리죠. 베어맨의 인생 최고의 작품인 거잖아요. 한 생명을 살렸으니까. 저도 이런 작품을 쓰고 싶다, 그런 생각은 하죠. 작가의 말 마지막에 보면, “최상의 작품을 창작하리라는 욕망이 나를 이끌어 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했는데, ‘이 욕망으로 나는 계속 쓸 것이다’. 그런 말이에요. 저는 그렇습니다. 작품을 끝내고 나면, “, 오늘도 실패했다.” 이 실패가 나를 채근해요. “빨리 제대로 해 봐.” “진짜 잘 해봐, 한 번.” 이런 채찍이 힘이 되더라고요. 실패가 채근하는 새로운 시작을 향해 다시 바다로 항해를 떠난다. 이런 말을 자주 하죠.

 

욕망처럼 이루고 나면 최상의 대상이 다시 나타나는 것처럼요?

 

 

. 그것과 비슷하죠.

 


 

구체적이고 학문적인 대답이 두 시간 가량 이어져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제 미흡한 질문에도 매우 성실히 답변해주셔서 감동을 받았었어요. 함께 오신 작가 선생님도 매우 친절하셔서 아무런 불편함 없이 인터뷰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귀한 시간 내어주신 작가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가을의 유머 표지/누르면 링크 이동)

 

이런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품을 읽으면 더욱 흥미롭고, 생각할 점이 많을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이번 주에는 가을의 유머 정독이 어떨까요? 그럼 이만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첫 서평을 올리게 됐습니다. 2017년 1월 한 달 인턴으로 산지니에 출근하고 있는 완두라고 합니다. 사실 완두라는 이름은 임시로 붙인 거였는데 수정이 안 되어서 그냥 완두가 되었네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완두콩을 좋아하니까요!

오늘 처음으로 책 소개를 하게 됐는데요. 오늘 제가 이야기할 책은 박정선 작가님의 장편소설, 가을의 유머인데요. 제가 단숨에 읽었던 만큼 여러분들도 흥미롭게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가을의 유머 표지/누르면 링크 이동)

 

 

한국에서 배제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중년 여성입니다. 한국 사회에서의 다수의 중년 여성은 여성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성도 아닙니다. 어머니입니다. 아이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자비로움을 베풀어야 함과 동시에 남편의 뒷바라지와 시어머니의 만족을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어머니의 역할론이 강조되면서 그렇게 중년 여성은 주체이지만 주체의 모습을 잃고, 또 다른 주체의 부속물로 살게 됩니다. 이는 곧 중년 여성의 욕망을 이야기하는 것을 제재하는, 보이지 않는 사슬로써 작용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중년 여성이 자신이 품고 있는 사랑에 대한 욕망이나 성적 욕구를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사회에 대한 커다란 도전임과 동시에 반항입니다. 가을의 유머는 그런 의미에서, 용기 있는 책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3세 여성 승연의 가슴 떨리고도 저릿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까요.

 

두 여자는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과 똑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남편은 언제나 배설하는 사람이고 나는 받아내어 주어야 하는 입장이라는 것, 남편은 가정의 가장이니까, 아정이 아빠니까, 나는 인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데, 나만 그렇게 살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자 반가웠다. (p. 60)

 

 

승연은 무뚝뚝한 남편과의 사이에서 권태를 느끼고 있는 43세 여성입니다. 남편은 승연에게 무관심하고, 사랑한다는 표현도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당연한 것인 줄 알고, 또 그럴 거라 믿어 의심치 않던 승연은 어느 날 석환이라는 남자를 만납니다. 석환은 남편과는 다른 매력을 지녔습니다. 표현에 인색하지 않는, 승연의 남편과는 다른 종류의 남자입니다. 승연은 그런 석환에게 서서히 빠져들고, 어느새 그녀의 하루의 중심은 석환이 됩니다.

 

 

승연은 석환을 기다리며 자신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끼게 됩니다. 보통 날과 다르지 않을 며칠의 시간이 더디고도 더디게 가는 것, 그를 만난다는 사실 하나로도 세상 모든 일이 특별하게 보이는 것! 그 모든 것이 석환을 만나고 난 뒤 승연이 알게 된 새로운 것들입니다. 그녀는 석환을 기다리는 자신을 보며 만개한 장미를 떠올립니다. 성숙하고 아름다운 향기를 내뿜는 장미가 자신과 비슷하다 생각이 들기 때문이지요. 과거엔 거울을 보는 것도 두려워했던 그녀가 석환으로 인해 완전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꽃에 물을 주면 꽃이 피어나듯, 매우 자연스럽게요.

 

 

거실을 수십 번 돌고 난 다음 쇠붙이가 자석을 찾아가듯 거울 앞으로 다가가 나를 비춰 본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라고 한 것은 얼마나 적절한 표현인가라고 감탄한다. 거울 속의 내 얼굴에 이제 막 물을 올려 준 장미처럼 싱싱하고 따뜻한 피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꽃잎을 피우기 시작한 장미가 후끈 뿜어내는 뜨거운 열기와도 같다. 꽃이 개화하는 순간을 아세요?’라고 누군가에게 묻고 싶다. (p. 27)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이라는 소재입니다. 승연은 과거에는 남편과 함께 꽃집을 하다 꽃꽂이 작가로 전향을 했는데, 그녀의 직업 덕분에 꽃이라는 소재에 빗대어 비유를 하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저는 꽃을 잘 알지 못하지만, 생생한 묘사 덕분에 그들의 감정선과 여러 상황들이 꽃으로 그려지는 듯했습니다. 이를 위해 작가님이 얼마나 꼼꼼하게 꽃과 나무에 대해 조사하셨을지, 읽으면서 꼼꼼한 지식에 감탄했습니다.

 

한 가지 더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소설 속에 철학이 매우 자연스럽게 녹아져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욕망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논의되는 문제입니다. 욕망은 어디에서 오고, 왜 자꾸만 생겨나는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욕망이란 소재를 이 소설은 자연스럽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데에 쓰인 소재가 바로 차나무 뿌리입니다.

 

 

 

차나무 뿌리는 물을 찾아 땅속 깊이 내려가면서 층층이 물을 만나지만 자기가 원하는 물을 만날 때까지는 결코 다른 물에 입을 대지 않는 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나무의 모든 뿌리들은 처음에 벌레들이 사는 흙을 지나 다시 모래가 섞인 흙을 지나면서부터 물을 만나게 되고 대부분 뿌리들은 그쯤에서 입을 대고 물을 빨며 안주하고 말았다. 차나무 뿌리는 줄기차게 계속 내려갔다.

(……중략.)

 

자갈을 지나면 주먹보다 큰 돌들이 나오면서 물은 더욱 많아지고 차나무 뿌리는 더 많은 유혹을 받게 되지만 차나무 뿌리가 만나야 할 물은 그 물도 아니었다. 그런 돌들을 지나면 넓적한 암반 같은 바위들이 나오고 거기서부터 물과의 만남을 위해 차나무는 뿌리를 정결하게 다듬기 시작했다. 뿌리는 점점 가늘어지면서 색깔도 표백하듯 하얗게 변했다. 하얀 전깃줄처럼 가늘어지고 투명해진 뿌리가 암반을 바로 뚫거나 암반과 암반 사이를 뚫고 물을 향해 내려갔다. 거기에 자기가 원하는 물이 감춰져 있었다. 그쯤에서 서늘한 물이 뿌리를 끌어당겼다. 견우와 직녀의 만남처럼 드디어 차나무 뿌리와 물이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평생,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나아갑니다. 누구나 욕망의 대상은 다를 테지만 그 대상을 원하는 마음은 비슷할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대상을 성취하면 다른 대상을 원하게 되고, 그 대상을 성취하면 또 다른 대상을 욕망하게 됩니다. 차나무 뿌리가 물을 찾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원하는 물이 아니면 입을 대지 않고 묵묵히 뿌리를 내리던 차나무 뿌리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물을 찾았지만, 다음번에는 처음 원했던 물이 아닌 또 다른 물을 찾아 저 아래까지 뿌리를 내리겠죠. 이처럼 욕망은 성취한다고 해서 해소되는 것이 아닌 끝없이 진행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 내용은 불륜입니다. 기혼자의 연애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불륜이라는 자극적이고도 도덕적이지 못한 소재를 미화하려는, 옹호하려는 소설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결혼이라는 제도에 묶여 있던 그들은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 책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요? 저는 40대의 여성에게도 사랑의 욕망이 존재함을, ‘사랑이라는 기본적인 감정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님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욕망, 그 중에서도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욕망은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거죠. 왜냐하면 인간은 언제나 최상의 욕망을 추구하고, 최상의 대상을 찾기 때문입니다.

 

가을의 유머는 이런 시선으로 바라볼 때, 욕망에 대해서 한 번 깊이 탐구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들었던 궁금증은 제목에 대한 의문이었습니다. 가을의 유머라니, 도대체 무슨 뜻일까! 저처럼 이런 호기심이 드는 분들도 있으리라 보는데요. 제목의 의미를 알고 싶으신 분들도 이 책을 읽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이상, 차디찬 겨울 속에서 만난 가을의 유머에 대한 서평을 마칩니다.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판다입니다!

 

 오늘도 밖은 나가기 무서울 정도로 후덥지근하네요. 정말 에어컨 빵빵한 방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날입니다. 저는 지난 27일, 수요일 쨍쨍한 햇볕을 받으며 회사가 아닌 보수동에서 오후를 맞이했는데요.

 

 

 

 

 부푼 기대감을 가지고 처음 찾았던 책방골목이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정말 추운 날이었는데, 책 냄새에 취해서 추위도 몰랐었던 적이 있었어요. 오랜만에 찾은 보수동 책방골목은 여전히 책 향기로 가득했습니다. 수많은 책 사이를 걷다 저는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요. 제가 어디를 다녀왔는지 궁금하시죠?

 

 

 

 

 계단을 올라갈 생각에 앞이 막막했지만, 어느 정도 마음을 놓고 올라가니 그렇게 멀진 않았습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예쁜 색을 입은 벽이 저를 반겨주네요. 그리고 저는 이 계단의 끝에서 쉼터를 만났습니다. 바고 그곳은! 보수동에 위치한 '산복도로 북살롱'이었습니다.

 

 북카페는 많이 들어보셨어도 북살롱은 생소하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이곳 '산복도로 북살롱'은 가볍게 맥주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대표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곳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보시면서 '북살롱'에 빠져 보시죠.

 

 

 

 

 

 

 

 Q. '산복도로 북살롱'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A. 맘 편하게 들려서 책 한 권, 맥주 한잔 할 수 있는 서점이에요. 

그리고 서점이라고 되어는 있지만, 살롱이라는 이름에서 보다시피

책 판매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문화 소통을 하는 공간이에요.

 

 

Q. '산복도로 북살롱'이라고 이름은 어떻게 지으신 건가요?

 

A. 처음에 제가 살롱을 한다고 하니까, 학원 학생들이 저보고

"선생님, 헤어살롱도 아니고 그게 뭐예요?" 라고 한 게 기억이 나네요.

 

제가 부산 토박이지만 산복도로 쪽은 차 타고 지나갈 때 말고는

온 적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서울에 아는 분이 산복도로의 야경을 보시고는

너무 예쁘다고, 부산의 숨은 진주 같은 곳이라고 말씀해주셔서

한 번 돌아봤는데, 밤에 야경이 정말 좋더라구요.

그래서 이곳에서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면서 

이름에 산복도로를 사용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살롱은 제가 찾아보니까 유럽 쪽이나 영국 쪽에서는

다들 모여서 하는 문화 예술 활동을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제목에도 북살롱이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Q. 사실 부산에서 '북살롱'처음인 만큼 생소한 테마인데요.

어떻게 북살롱을 하시게 되었나요?

 

A. 저도 사실 서점에 술을 넣는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어요.

이제 저도 머리가 굳어가는 세대이니까요.

서점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서울을 올라갔는데,

그곳은 이미 술과 책을 접목해서 하고 있는 곳이 있더라구요.

찾아볼수록 '아, 나도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도하게 되었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사람들과 모여서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술 한 잔 마시고 서로 간에 편해지는 분위기를 좋아해요.

그래서 '북살롱'을 하게 되었어요.

 

 

Q. '북살롱'을 준비하시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7월에 오픈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공사를 일찍 시작하게 되어서

5월과 6월에 주말에만 잠깐씩 문을 열었었거든요.

책도 그냥 천천히 넣고 있었구요.

 

그런데 제가 이곳에 나오고 공간을 쓰면서 조금 불편한 점들이 있어서

추가 인테리어 공사를 하게 되었어요.

사실 공사 기간이 긴 편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볼 때는 문이 닫혀 있고 공사만 하고 있으니까

이상해 보였나봐요.

 

저한테는 아무 말도 안 하시다가 인테리어 기사님한테

할머니분들이 "요는 장사 안 하고 맨날 공사만 하고 있냐" 면서 그러셨다더라구요.

또 어떤 분은 어디 지원 받아 하는 사회적 기업이라고 생각하셨데요.

 

 

 

 

 

 

 

 

 

Q. 책장의 꽂힌 책들을 보면 책들이 내용이 어렵지 않고,

마음이 따듯해지는 책 위주로 되어있는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지금 꽂힌 책들은 제가 좋아하는 책들이에요.

저는 너무 무거운 책보다는 가볍게 그냥 읽을 수 있고,

읽고 나면 마음이 따듯해지는 책들을 좋아하거든요.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책장도

서점 주인의 책장보다는 저의 책장처럼 되어버렸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조금 변화를 줄 생각이에요.

유명한 책이나 저도 읽고 싶거나 아니면 읽었던 책들은

대형서점이나 인터넷에서 구입을 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앞으로는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특징이 있는 책들로

좀 바꾸려고 노력 중이구요.

 

 

 

 

 

 

 

Q. 독서를 꾸준히 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혹시 최근에 읽으신 책 중에 추천하시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아무래도 최근에 읽었던 책들이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남해의 봄날에서 나온 『제주에서 뭐 하고 살지?』

얼마 전 북콘서트를 했던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님의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가 가장 기억에 남아서 추천하고 싶어요.  

 

 

Q. '북살롱'인 만큼 대표님께서 생각하시기에

맥주와 가장 어울리는 책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제가 한동안 빠져있었던 책이 추리소설이었어요.

맥주는 이런 책과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정유정씨 『종의 기원』『28』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 책들이라면 맥주 한 박스는 먹어도 되겠더라구요.

 

제가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기는 한데 한 번은 책을 읽고

죽도로 울었던 적이 있었어요. 울고 나니까 부끄러웠는데,

그때 생각해보니까 책도 결국에는 다른 사람이 하는 얘기더라구요.

술이 한 잔 되어서 경계심이 풀어지거나 이럴 때는

다른 사람 얘기 들으면 더 공감하게 되잖아요.

책도 조금 경계심이 풀어지고 이런 상태에서 읽으니까

이 사람의 이야기가 내 친구 이야기 같고 해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거구나 생각이 되었어요.

 

술 마실 것 같으면 술집을 가야 하지만,

책을 읽고 싶은데 조금 여유롭게 읽고 싶으면

여기서 한 잔 정도 하면서 읽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Q. '산지니'의 SNS를 통해 '산복도로 북살롱'에 대해 알 수 있었어요.

종종 '좋아요'를 눌러주시기도 하고, 댓글도 남겨주신 것도 보았습니다.

'산지니'에 대한 애정이 있으신 듯 보였는데요.

 

A. 제가 이걸 준비하면서 서울을 2번 정도 다녀왔는데요.

그러면서 든 생각이 서점을 부산에서 할 건데,

잘 맞지도 않은 서울에서 서점을 보고 있으니

자존심도 좀 상하고 아쉬움이 많았어요.

그리고 한 편으로는 부산에도 이러한 출판사나 서점이 있지 않을까도

생각이 되었지만, 제가 찾을 줄을 몰랐거든요.

 

그러다가 우연히 부산, 경남지역 출판사가 모여서 모임을 했다는 걸 봤어요.

그래서 전화를 통해서 알아보다가 '산지니'를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 혼자 '산지니' 책을 넣어야지,

나중에 인지도가 생기면 뭘 해야지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북페어'를 통해서 인사를 드리게 되었고,

짧은 시간인데도 강수걸 대표님께서 깨알 정보도 주시고 하셨었어요.

 

'감천문화마을'책도 안 팔리더라도 서점에 가지고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 달 동안 부산사람보다는 외지 사람이 더 많이 찾아와 주셨거든요.

그래서 관광객분들은 감천마을은 다 아시니까

제가 가지고만 있어도 괜찮겠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표지 선택에도 댓글을 남기고 했었어요.

 

 

 

 

 

 

 

 

Q. 이번 달 초 '수안동 아줌마들의 독서모임'이 진행된 것을 보았습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로 진행하셨던데, 결론이 나지 않은 채로 끝이 나지 않음을 보고

굉장히 열정적이셨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A. 저희 애들 친구 엄마들, 학부모 엄마들이

어떻게 하다가 단톡방이 만들어졌었어요.

그리고 제가 행사할 때마다 정신 못 차리고 있으면

와서 도와주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러다 여기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독서모임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냥 왔다 갔다 하지 말고 독서모임을 만들자구요.

굳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읽자 하고 시작했는데,

저도 사실 놀라웠어요.

 

저희가 관심을 가지니까 자연스레 남편들도 책을 읽고,

직장 동료들도 저희의 독서모임을 부러워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 서점이니까 문화행사도 다양해야 하지만

책 읽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를 시작으로 독서모임이 희지부지 되지 않게

지속해 나가려고 생각 중이에요.

특히나 서점이라는 공간이 있으니 좋더라구요.

 

 

 

Q. 지금까지 북콘서트에 포크 음악인 김일두, 가수 겸 작사가 조동희,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 바이맘 대표 김민욱 대표까지 자리를 빛내주셨는데요.

섭외는 어떻게 하나요?

 

A. 정말 섭외하기 힘들었어요. 거절도 당했구요.

그런데 사실 섭외부터 지금까지 제 힘으로 된 건 별로 없어요.

준비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고 엮여있었는지 몰라요.

학원을 할 때는 절대로 못 느꼈던 것들을 느꼈어요.

 

오마이 뉴스 대표님도 정말 딸 덕분에 어떻게 하다가 강연을 듣고

따로 연락도 드리고 했었거든요.

대표님께 제가 작은 서점을 열었으니 번개미팅도 괜찮으시다면

지나가시는 길에 들려서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을 드렸는데,

그 날 바로 연락이 왔었어요.

다음 날 진주에 가실 일이 있었는데 일정을 바꿔서 와주셨더라구요.

그래서 덕분에 번개만남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좋은 의미의 인맥이 필요하구나 하고 느꼈던 것 같아요.

 

 

 

Q. 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계신 것이 있으세요?

 

A. 저는 제 나름대로 문화행사의 키워드를 정해놨거든요.

요즘 젊은 사람들, 청년들 사이에 핫한 게 취업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이번에는 취업, 사회적 기업, 창업 등 창업 키워드를 다루고 있어요.

 

그리고 다음 달부터는 문화,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NGO 웰던 프로젝트나 태국의 '리수족'의 기부 관련한 행사나

아니면 일본 쪽으로 '술'에 대한 행사같이

'세계 속의 부산'이라는 주제로 진행될 것 같아요.

 

그리고 나중에 인지도가 조금 생기고 나면 금요일에 '심야책방'도 해보고 싶어요.

한 새벽 2시까지로 해서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더라구요.

만약 한다면 그때 놀러 오세요.

 

 

 

 

 

 

 

Q. '책이 사람의 이야기가 되고, 사람과 끈이 되는 북살롱'이라는 말이

저는 인상 깊었습니다. '산복도로 북살롱'만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우리끼리 이야기하자면 '술'이지 않을까요.

문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도를 내비치고는 있지만,

여기서 일을 해보니까

옛날부터 묵묵하게 문화 예술을 지키고 있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감히 문화 소통까지는 못하더라도

사람들이 와서 편하게 그냥 책 들고 읽고 가시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굳이 맥주를 안 마셔도 되니까요.

밤에 여기 앉아 있으면 굳이 말 한마디 안 해도 한 시간은 버틸 수 있거든요.

이런 게 자랑이지 않을까요.

 

 

 

Q. 문을 여신지도 3달 정도가 지났는데,

앞으로 어떤 수식어를 담은 서점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궁금합니다.

 

A. 여러 가지가 떠오르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큰 그림이 있다면,

사람들이 이곳을 나갈 때, 마음이 후련해지고 눈이 빨개지는?

그런 건데요.

제일 처음 북콘서트에서 김일두씨가 공연하면서

'내일 살아갈 위로를 얻어갈 수 있는 서점, 공간' 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저도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여러 가지 행사를 통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기도 하구요.

뭐, 엄마 밥상 같은 서점 그런 것도 괜찮은 것 같네요.

 

 

 

 

 

Q. 앞으로 '산복도로 북살롱'에 찾아주실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A. 찾아만 와주시면 감사하죠.

예전에 오신 분 중에 한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저 내년에 올 때 없어지면 안 돼요.'

자기가 봐도 장사가 안되게 생겼거든요. 그 손님의 말이 떠오르네요.

열심히 자리 지키고 있을 테니까

여기에 오신 분들이 내년에도 또 오시고 그러셨으면 좋겠어요.

안 없어지고 버티고 있겠습니다.

 

 

 

 

 

 

 

 

 

아담한 곳이었지만, 그 어느 곳보다 푸근한 곳이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여러분들도 이곳에서 책맥 한 잔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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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도서정가제 개정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한 적이 있다. 나날이 어려워져만 가는 출판 현실에 대하여 한국출판인회의 등 출판계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목소리를 내는 릴레이 시위였다. 영하 15도의 맹추위에 발이 꽁꽁 얼었지만 개인적으로 출판 현안을 더 고민하게 되는 작은 계기가 되었다. 






도서정가제, 책 사재기, 그리고 하루키 


당시 출판계 요구를 반영하여 올 1월에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이 도서정가제를 강화하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4월에는 국회에서 도서정가제 법제화를 위한 공청회가 열렸지만, 7월 현재 법안 심사를 포함한 후속 일정은 불투명한 상태다. 만약 9월 정기국회에서 이 법안이 입법화에 실패한다면, 출판시장 경색과 유통질서 혼란은 더욱 가속이 될 게 뻔하다.


지난 5월, 한 방송사는 명백한 불법행위인 책 사재기의 실태를 파헤친 바 있다. 방송을 통해 몇몇 출판사 실명이 거론되었고 논란의 중심에 선 황석영 작가는 해당 책에 대하여 절판을 선언하면서 명예훼손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황석영 작가의 기자회견으로 언론의 관심은 책을 쓰고 팔고 구입하는 모든 주체를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정작 사재기의 주체가 다시는 사재기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의 큰 처벌을 받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지난 7월 1일,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출시되자마자 수많은 팬들이 책을 구입하기 위해 서점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유독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강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이 책의 선인세는 천정부지로 올라 있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약 16억 원 이상이라고 하니, 그의 엄청난 이름값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2008년 한·미 FTA, 2011년 한·EU FTA 발효에 맞춰 개정된 저작권법 중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 조항이 2013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국내외 저작자의 저작권 보호기간이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크게 늘어났다. 한·미 FTA에 따라 향후 20년간 출판물과 관련해 추가 지불해야 하는 저작권료는 연평균 31억 6천만 원, 한·EU FTA에 따른 추가 저작권료는 21억 3천만 원이다. 둘을 합하면 연평균 52억 9천만 원, 20년간 총 1천58억 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FTA 수혜품목인 자동차, 전기전자와 달리 출판은 피해업종이다. 그런데 정부는 2017년까지 농어업을 위해 24조 원의 재정지원 계획을 수립하였지만 출판 산업에 대한 지원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상으로 사재기 처벌이 불가능한 구조, 사상 최고액에 이른 외국 작가의 선인세 갱신, 그리고 FTA 실행에 따라 위기에 처한 출판 산업의 모습을 대략적이나마 그려 보았다. 좋은 책을 출판하는 출판사와 좋은 책을 읽는 선순환 구조가 붕괴되고 있는 한국 출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


좋은 책, 좋은 출판은 보호되어야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을 여덟 살 막내아들한테 소리 내 읽어주면서 행복한 책읽기란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아마도 가장 적극적인 독서 행위는 무언가에 맞서는 책 읽기일 것이다. 모든 독서는 저마다 무언가에 대한 저항 행위이다. 우리가 처한 사회적, 경제적, 사상적, 문화적 상황에 맞서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무엇보다도 죽음에 맞서 책을 읽는다. 카프카는 아버지의 바람을 거역하면서 책을 읽었고 신문 기자였던 카우프만은 베이루트 감옥에 갇혀 '전쟁과 평화'를 책장이 닳도록 읽고 또 읽었다. 


책 읽기는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무상의 행위다. 인류의 진보와 발전은 고난의 역사임을 다양한 책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 책을 읽는 행위는 개인의 내밀한 경험이면서 또한 공동체와 연대하는 행위이다. 만약 우리 사회가 돈이 되는 출판에만 매달린다면, 출판은 공공성을 잃고 출판생태계의 종 다양성은 사라져 버리지 않겠는가. 또한 삶의 공간에서 다양한 책 읽기가 사라진다면 우리의 공동체는 삼풍백화점처럼 급속한 붕괴에 직면할 것이다.



산지니 대표

강수걸

Posted by 산지니북

작은도서관에서 찾은 '꿈' 이야기


  책 좀 읽어라 책! 이라는 말을 한 번이라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청소년의 경우에는 독서 인증제까지 생겨서 책을 꼭! 반드시! 읽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책을 잘 읽지 않는데 필요할 때마다 사볼 수는 없다. 빌리자니 책 대여점이라고 쓰인 곳엔 장르소설이나 베스트셀러 정도만 대여할 수 있다. 게다가 유료.

  부모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싶은데 그때마다 책을 사주자니 금액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책을 빌리러 가자니 책을 빌릴 공공도서관은 너무 멀고 험난하다. 왜 공공도서관은 내가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가.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이제는 작은도서관이 생겼으니까. 2006년 이후 문화관광부에서 주요정책과제로 세운 "마을마다 작은도서관 만들기" 사업이 선정 된 이후, 내가 사는 근처에는 나도 모르는 작은도서관이 있을 수 있다. 우리 동네에 작은도서관이 위치해 있는지 아닌지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아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출구를 나와 걷다보면 커피숍이 나온다. 커피숍 왼쪽으로 나있는 골목으로 빠져 앞으로 계속 걷다보면 작은도서관이 나온다.

  작은도서관으로 향하는 동안 태양이 아주 뜨거웠다. 작은도서관 입구에 다다랐을 때는 이미 내 등짝은 땀으로 범벅이었다. 인터뷰를 할 몰골이 아니었다. 작은도서관 입구에 마련된 쉼터에 앉아 잠시 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혔다. 근처에 있는 슈퍼에 들러 캔음료수도 샀다. 나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작은도서관 입구를 지났다.  지난주 금요일(7/12) 연제구 거제 2동에 위치한 "거제 2동 새마을문고 작은도서관"(이하 거제 2동 작은도서관)에 다녀왔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계신 정명선 사서님께 전화를 드려 인터뷰 허락을 받은 이후 총알처럼 시간이 가버렸다. 막상 당일이 되니 얼빠진 사람처럼 있다가 작은도서관으로 향했다. 한쪽에는 카메라가방을 메고 한 손으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지도를 보면서. 처음엔 작은도서관이 어떤 곳이고 어떻게 운영되는지, 또 사서가 하는 일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진 사람들을 대신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웬걸, 의외의 응원을 듣고 오는 힘이 되었다.



작은도서관 정경작은도서관 명패


  작은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경로당이었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은 2층만 쓰고 있었다. 이를테면 복지회관 건물의 2층을 빌린 셈이다. 계단을 오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왠지 작은도서관의 주된 이용층이 어린아이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에 아기자기하게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혹시라도 몰라볼까 세심하게 걸려있는 작은 명패도 보기 좋았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에 들어서자 우선 신발을 벗어야 했다. 당연히 신발을 신고 있을 줄 알았는데, 도서관 내부는 모두 장판이 깔려있었고 방문객을 위한 슬리퍼도 준비되어 있었다. 자동문을 지나 도서관 내부로 들어서자 귀여운 책상과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활용이 돋보였다.

  사서님께서 나를 보더니 인사를 건네며 먼저 도서관을 둘러보겠느냐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러겠습니다 하고 잠시간 둘러보다가 이내 먼저 인터뷰를 하고 나중에 도서관을 더 둘러보겠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고 도서관을 둘러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


걸터앉거나 누울 수 있는 공간창가에서 내려다 본 작은도서관

아기자기한 소품들책장 위에 놓인 소품들

  조금이나마 둘러본 거제2동 작은도서관은 자유롭게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에 중점을 두어 인테리어 되었다. 창가에도 앉을 수 있도록 쿠션이 달려 있었고 밖에서 바람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창이 컸다. 차양막이 되어 있어 눈이 부셔 책을 읽지 못하는 경우는 없을 것 같았으며, 또한 창문을 아이들이 넘어 갈 수 없도록 안전바도 잘 설치되어 있었다.

  사서님은 아이들이 바닥에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은 의외로 더 좋아한다면서, 맘편히 누워서, 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읽을 수 있도록 인테리어 되어 있으며 겨울이 되면 바닥에 보일러가 들어와 따뜻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인터뷰를 한 열람실

  인터뷰를 한 장소는 도서관에서 구분되어 있는 열람실이었다. 열람실 내부에도 일반인들이 볼 수 있는 책들이 방을 둘러싸고 있었다. 막상 자리에 앉으니 괜스레 마음이 움츠러들었다. 인터뷰를 예전에 한 번 해본 기억이 났지만, 그것보다도 훨씬 떨렸다. 개인적인 일보다는 아무래도 더 공적인 자리였기에 더 그런듯했다.

  떨리는 마음을 안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사서님은 작은도서관이 되기 이전 새마을문고였을 때부터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으셨다고 했다. 작은도서관으로 국비를 지원받아 구조 변경을 하고 난 이후에 사서를 신청하여 지금까지 일을 하고 계셨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책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어요. 그때만 하더라도 동화책을 구해 보는 것이 지금과는 다르게 매우 힘들었습니다."

  사서님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동화책을 직접 찾아 읽으면서 책에 대한 관심을 키우셨다고 하셨습니다. "책과 아이들"이라는 서점을 직접 찾아가 동화책을 사오셨다고 하셨어요.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 또 그때부터 책 읽는 모임에 들어가 현재까지도 모임을 유지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참 열정이 대단하시다, 하는 생각을 했다.

  사서님이 이십 대에는 어떤 일을 하고 싶으셨나요, 하는 물음에 사서님은 "내가 이십 대에는 서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하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책들에게 둘러싸인 그 기분이 좋았다며 웃었다. 생각해보면, 서점이나 작은도서관이나 책과 관련된, 책에 둘러싸인 일이니 그것도 좋지 않나 싶다.

  새마을문고 자원봉사를 하시면서 나중에 문헌정보학을 배우기 시작하셔서 지금의 사서까지 오신 모습을 보니,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늦었다는 것은 없다는 걸 새삼 느꼈다.


열람실 내부의 도서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래서인지 거제 2동 작은도서관에는 다양한 동화책들이 많았다. 십여 년 동안 수많은 동화책들을 읽어오면서 생긴 안목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동화책을 직접 선별해서 구매하신다. 동화책을 구매하면서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동화책은 배제하신다는 말을 덧붙이셨다.

  작은도서관에는 전문 사서가 모두 있는 것은 아니다. 연제구에 있는 작은도서관은 그 환경이 좋은 편에 속한다. 연제구가 평생교육특성화지역으로 선포되어 있고, 구의원의 관심도도 높은 편이라 작은도서관이 잘 운영되고 있다.

  작은도서관의 예산으로 구매하는 도서는 사서님이 직접 선별하고 기존의 새마을문고 운영위원들이 승인을 하는 방식으로 책을 구매한다. 혹은 시민들이 요청하는 책들을 사서님이 검토하여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의 주된 이용층은 영유아와 함께 오시는 부모님과, 초·중등 학생들인 것을 감안하면 거제 2동 작은도서관에 놓인 책이 분류가 일반 도서관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성인들이 읽을 수 있는 도서가 전혀 없거나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또 작은도서관 한편에 원북원부산 도서도 놓여있었다.


작은도서관 도서들


  사서가 하는 일이란 무엇이 있을까. 사서님은 천천히 내 물음에 대답해주셨다. 앞서 말했듯 책을 구매하는 일이 있다. 그래서 작은도서관마다 방향성이 조금은 다를 수 있는데, 바로 이런 점이 작은도서관만의 매력이지 않을까. 평생교육과 소속의 사서로써 해야하는 행정적인 일, 독서지도나 사서와 관련된 간담회나 행사에 참석해야하는 것, 대출 반납된 도서 정리, 연체자 관리,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행사를 관리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계셨다.

  이어서 여쭤본 것은 사서로서 일 할 때 번거롭거나 힘든 점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곰곰이 생각하시던 사서님은 먼저 아까 말했던 일들을 대부분 혼자 처리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에는 사서님과 공익근무요원, 총 2명이서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의 환경정리라는 문제는 공익근무요원이 처리할 수 있겠지만, 다른 운영적인 문제에서는 사서님이 모두 처리해야한다는 점에서 조금은 힘들 것 같았다. 그러면서 제일 불편한 점이라면, 거제 2동 작은도서관에는 행정망이 없어 평생교육과로 기획이나 안건을 보고 하려면 서면으로 직접 찾아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전자결재가 되지 않아 직접 발로 뛰는 행정을 군대에서 해봤기 때문에 그 불편함에 크게 공감했다.)

  "작은도서관 사서로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 바로 소통이죠"

  사서님이 이야기 한 소통의 문제는 크고 원대한 것이 아니었다. 작은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과의 소통, 이 소통은 서로 함께 이용하는 도서관이 될 수 있도록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을 말했다. 이를테면 책을 빌리러 온 사람에게 이 책은 어땠는지 물어보거나, 도서 대출한 목록을 보고 다른 책을 추천한다던지, 또는 어떤 책이 보고 싶은데 책을 들일 수 있는 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소소하면서도 이용하는 시민과 모두 소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이 된다는 것이 작은도서관만의 특성이자 사서님이 추구하는 작은도서관이라 말씀하셨다.

회원신청서, 대출기간은 일주일이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을 이용하려면 새로 등록을 해야한다. 작은도서관은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통합된 서버는 현재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도서검색이 되지 않는 작은도서관이 많다고 이야기 하셨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은 "연제구평생학습센터"에 접속하면 네트워크란에서 도서검색을 할 수 있다.

(http://smlib.dibrary.net/D26008/Index.do 이 링크를 가면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의 도서를 검색할 수 있다.)

  시에서 운영하는 공공도서관과 교육청 주관(학교 내 도서관)의 도서관도 각자 다른 서버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통합도서회원증으로 대출이 안되는 것처럼 작은도서관도 개별적이라 보면 된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은 연제구에서 운영하는 구립도서관이라고 볼 수 있다.

(*도서 대출에 관한 부분은 각 지자체마다 모두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모든 작은도서관이 도서대출회원증이 공유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 또한 부산시에서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은 하나의 통합도서회원증으로 자료대출이 가능합니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에서 운영중인 프로그램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이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있냐는 물음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여는 장소로써 기능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이번 년에는 독서토론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초·중반과 성인반으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지만 참여도가 조금 떨어진다는 것이 약간의 문제라면 문제다. 이번에 인디고서원의 박용준 팀장을 초청하여 독서토론회를 기획하셨다며 많은 참석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의 장점은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생활공간 근처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큰 메리트가 있다. 다른 작은도서관에도 이와 같은 장점이 있다. 거제 2동만의 특별한 장점이라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빛그림'이라는 특별한 프로그램 또한 있다.

  '빛그림'은 동화책을 스캔하여 프레젠테이션을 이용하여 큰 화면으로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사서님은 수고스럽겠지만 아이들에게는 호응도가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도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했다.


즐거웠습니다. ^_^사서님이 선물해주신 책가방


  인터뷰를 마치고 책을 빌렸다. 책을 마땅히 담아갈 것이 없었는데 사서님이 작은 선물을 주셨다. (감사합니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은 부산시민이라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고 부산 시민이 아니라면 소재지가 적혀있는 서류가 있으면 타지역에 사는 분들도 이용할 수 있다.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거나 자주 선물해주는 친구에게, "책은 그릇"이라는 말을 언젠가 들었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책을 읽으면 그릇에 예쁜 음식이 채워지는데,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그릇에는 아주 맛있는 음식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 책을(음식을)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지 않겠는가.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그런 예쁘고 맛깔나는 음식이 담긴 책을 발견하기 위해서, 도서관에 가는 게 어떨까.

이용시간 안내계단에 그려진 벽화

거제 2동 작은도서관 찾아가는 방법

인터뷰에 응해주신 사서님 감사합니다. ^_^


Posted by 비회원

아침저녁으로 이제는 제법 쌀랑합니다. 아직까지 반팔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더러 보이지만 왠지 추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죠. 여기저기 콜록콜록 기침하는 소리도 제법 들립니다. 우리 사무실도 앞에서 콜록콜록 하는 소리가 계속 들리네요.
이런 환절기에는 건강관리를 잘 해야지 아니면 감기가 금방 친구하자고 붙지요.^^

여름이 왔나 했더니 어느새 가을도 막바지입니다. 산에는 벌써 알록달록 단풍이 들고 억새도 장관을 이루고 있더라구요. 지난 주말에는 승학산에 다녀왔는데 정말 장관이더군요. 승학산은 억새로 유명한 건 다 아시죠.

10월이라 그런지 부산에는 특히 행사가 많네요. 부산국제영화제도 열리고 부산불꽃축제도 벌써 내일로 다가왔네요. 아참! 부산자갈치축제도 지금 열리고 있네요. 국제적인 행사들이라 부산은 북적북적한답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누가 그러더군요. 그런데 요즘은 이런 행사도 많고, 놀거리 볼거리가 많아서인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별로 실감이 나지 않네요. 책 주문량이 별로 늘지 않았답니다.^^ 시끌벅적한 축제도 즐겁지만 마음에 드는 책을 읽는 맛에 비할 바는 아니죠.
오늘 저녁 따뜻한 허브 차나 녹차 한 잔을 옆에 두고 독서의 매력에 빠져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림 그려지시죠.^^

산지니 출간도서 두 권 소개해드릴게요.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늘 폐막되네요. 영화제의 아쉬움을 이 책으로 지워보면 어떨까요.
『무중풍경』이라는 책인데요. 현대 중국영화사와 영화비평에 관한 책이랍니다. 대부분 중국 영화에 대한 분석의 글은 영미권(혹은 아메리칸-차이니즈) 학자들을 통해서만 다가갈 수 있었는데 이 책은 중국인 학자가 쓴 책이라 반가움을 더해주고 있는 책이랍니다.


1999년에 다이진화가 쓴 책으로 이미 ‘현대영화사의 고전’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중요한 저서로 평가받고 있답니다. 중국 내 영화계 종사자들은 물론, 우리나라 중국문학, 영화 전공자들에게도 중요한 필독서로 꼽히고 있죠.
문화 전반에 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기술되어 있어 여타 영화사 혹은 비평서와는 다르답니다. 이 책을 통해 중국영화사 전문가가 한번 돼보시면 어떨까요.

두 번째는 『와인39』랍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이 아니라 와인 한 잔과 더불어 읽으면 더 좋겠죠(?). 요즘은 와인이 대중화되었다는 느낌을 곳곳에서 감지할 수 있는데요. 이 책은 차고 넘치는 와인 정보들 중에서 꼭 알아야만 되는 정보만을 선별하여 내용의 집중도를 높인 책이랍니다.

저자는 <뱅가람>이라는 와인 카페를 운영하며 사회교육원의 와인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분이죠. 와인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와인 초보자들이나 와인 애호가들과 접하면서 그들이 가장 궁금해 했던 부분들을 39가지 테마별로 나누어 강의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담아낸 책이에요.

늘 곁에 두고 참고할 수 있는 핵심적인 정보들로 기본에서 고급 이론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어 와인 초보자의 입문서로서도, 좀 더 깊은 와인의 세계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죠. 이 가을 와인 전문가가 한번 되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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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