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목의 무덤기행 '가네코 후미코의 무덤을 찾다'에 산지니 펴낸 『나는 나』의 내용이 인용되었습니다. 이 책은 조선의 독립운동가 박열의 아내이자 일본의 젊은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1903~1926)가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쓴 수기입니다. 그녀는 일본과 조선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하여 조선인 무정부주의자 박열과 같이 생활하고 옥중에서 결혼하였으며, 천황과 황태자의 암살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아 수감되어 있던 중 23살의 나이로 우쓰노미야 형무소에서 목을 매어 자살하였습니다.

 

박열과 가네코의 다정했던 한 때.

 자주와 자치…모든 사람이 주인이 되는 사회

최근 오슬로 대학에서 온 박노자 교수를 만났다. 마침 영화 ‘박열’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는 “나는 일본인을 미워하지 않는다. 일본 제국을 미워한다.”는 박열의 대사 한 토막을 기억해냈다.

가네코의『옥중수기』를 보면, 박열을 만나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대목이 나온다. 가네코가 “저기…. 난 일본인이에요. 그러나 조선에 특별한 편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그런데 당신은 나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나요?”라고 물었다. 가네코는 “조선인이 일본인을 대할 때 가지는 감정을 대략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그것을 확인할 필요”에서였다. 그러자 박열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오. 내가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일본의 권력계급이오. 일반 민중은 아니오. 특히나 당시과 같이 편견이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오히려 친근감마저 가지고 있소.” 다시 가네코가 박열에게 말한다: “당신은 민족운동가인가요? 사실 난 조선에 오랫동안 살았던 적이 있어요. 그 때문인지 민족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조선인이 아니라서 그들처럼 일본으로부터 억압받은 일이 없으니, 조선인들과 함께 조선을 위한 독립운동을 할 마음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군요. 그러니까 당신이 만약 독립운동가라면 유감스럽지만 당신과 함께할 수 없어요.”

(조정민 옮김, 『나는 나』, 337쪽).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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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코 후미코가 살았던 부강리 집의 현재 모습.

학대와 불운에서 ‘나 자신’을 찾다

가네코는 학대와 불운에서 ‘나 자신’을 확립한다. 그렇게 ‘나 자신’이란 인간을 찾을 수 있게 한 모든 불행한 운명, 학대에 대해, 그녀는 감사한다. 조선에서 일본으로 돌아간 뒤, 도쿄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며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불행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요코하마에서, 야마나시에서, 조선에서, 하마마쓰에서, 나는 줄곧 학대당했다. 나는 ‘자신’이라는 것을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모든 과거에 감사한다. 나의 아버지에게도, 어머니에게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에게도, 외삼촌에게도, 이모에게도. 아니, 내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않고, 가는 곳마다 모든 환경 속에서 학대받을 만큼 학대받은 나의 운명에 감사한다. 왜냐하면 만약 내가 나의 아버지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다면, 아마 나는 내가 그토록 혐오하고 경멸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성격, 생활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에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조정민 옮김, 『나는 나: 가네코 후미코 옥중수기』, 238쪽) 

 

‘부강’ 체험①: ‘개’에게로 연결된 ‘동포’ 의식

가네코가 조선의 부강에서 체험한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여기서는 우선 주요한 것만 언급해두기로 한다.

먼저 그녀의 ‘부강’ 체험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개’에게서 느낀 ‘동포’ 의식이다.

부강을 떠나 일본의 야마나시에 있는 외가로 다시 갔을 때, 외삼촌이 키우는 개를 데리고 주변을 산책하면서 그녀는 이런 회상을 한다.


“문득 조선의 고모네가 기르던 개가 떠올랐다. 그 춥고 추운 조선의 겨울밤에, 멍석 하나 없이 밖에서 잠자던 개가 생각났다. 내가 배곯고 집 밖으로 쫓겨났을 때, 마치 나의 고통과 슬픔을 알기라도 하는 듯 꼬리를 흔들거나 고개를 떨어뜨리고 콧소리를 내며 나에게 다가오던 개가 떠올랐다. 그때 내가 개의 목을 꼭 붙들고 껴안으며 혼자 소리 죽여 울던 것도, 그리고 밤에 몰래 나가 개에게 멍석을 깔아주었던 일도 또 어릴 적, 아버지에게 찔려 죽은 가여운 개의 죽음도./조선에 있었을 때 나는 나와 개를 항상 연결 지어 생각했다. 우리 둘 모두 학대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가장 딱한 동포라는 생각까지 했다.”(조정민 옮김, 같은 책, 183쪽)


가네코의 『옥중수기』에는, 부강 시절 할머니에게 쫓겨나서 어린 그녀가 “만주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눈과 모래가 섞여 가차 없이 얼굴과 다리를 때리는” 춥고 추운 조선의 겨울밤을 지새우는 장면이 나온다(조정민 옮김, 같은 책, 104쪽). 쫓겨난 그녀와 함께 밤을 지새운 따스한 개. 그 개보다 못한 차디 찬 ‘할머니=일본인’이 그녀의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가난-반감-반항심-동정심’에서 ‘사회주의사상’으로  

조선에서 체험한 것은 위의 ①∼③ 외에도 고리대금업 등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을 목도하면서 가네코는 조선인들이 불쌍하게 ‘억압당하고, 고통받고, 착취당하는’ 것에 한없이 동정심을 갖는다. 그리고 ‘지금까지 겪어오면서 느낀 감정들이 정당하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해줄’ ‘사회주의/사상’에 접하면서 ‘불이 붙는다’.


“사회주의는 나에게 특별히 새로운 것을 제공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겪어오면서 느낀 감정들이 정당하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해줄 뿐이었다. 나는 가난했고 지금도 가난하다. 그 때문에 나는 돈을 가진 자로부터 혹사당하고 괴롭힘을 받았으며 들볶였고 억압당했다. 또한 자유를 빼앗겼으며 착취당하고 지배당했다. 이런 나는 힘을 가진 자들에 대해 항상 마음속 깊이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동시에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진심으로 동정했다. 조선의 할머니 집 하인 고씨를 동정했던 것도, 불쌍한 개마저 동지처럼 느꼈던 것도 그 외에 이 수기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할머니 주위에서 일어난 많은 일에서 억압당하고 고통받고 착취당하는 불쌍한 조선인에 대해 한없이 동정했던 것도 이러한 마음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내 마음속에 타오르고 있던 반항심과 동정심은 순식간에 사회주의 사상에 의해 불이 붙어버렸다./아아, (중략) 우리와 같은 불쌍한 계급을 위해, 나의 모든 목숨을 희생해서라도 투쟁하고 싶다.//그렇지만 여전히 나는 어떻게 이러한 정신을 살려갈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나는 무력했다. 무언가를 하고 싶어도, 그에 대한 준비도 단서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그저 불평, 불만, 반항심만 가득한 일개 반항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조정민 옮김, 앞의 책, 300쪽)


가네코는 ‘가난→반감→반항심→동정심→사회주의사상’의 경로를 밟으며 이곳까지 왔다. ‘불평, 불만, 반항심만 가득한 일개 반항아’가 사회주의/사상에 이론화되어 투쟁심을 기른다. 그런데 그녀는 과연 사회주의에 대해 어떤 ‘믿음’과 ‘거리’를 갖고 있었을까. 일본인에 대한 ‘반항심’과 조선인에 대한 ‘동정심’이 국가・권력에 대한 ‘회의’를 거쳐, ‘위안 없는 사유’ 아나키즘으로 나아가는 길목이 사뭇 궁금해진다.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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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코 후미코에게 나라와 민족의 구분은 중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착취하는 계급과 착취당하는 계급, 억압하는 계급과 억압받는 계급만이 유의미한 차이였습니다. 그렇기에 그녀가 돕고자 노력한 대상은 일본인에 의해 고통받는 조선인뿐 아니라, 세계의 고통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녀의 삶은, 조선인이든 일본인이든 상관없이 자유를 빼앗기고 혹사당한 모든 이들을 위한 투쟁이었습니다.  이데올로기와 민족을 넘어서 '사람과 삶' '인류와 인권'을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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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9.04.22 14: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 글 읽었어요. 정말 흥미로운 글입니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의 저자 윤성근 선생님께서 11월 10일에 일본 진보쵸에 있는 CHEKCCORI에서 북토크를 엽니다! 일본 문화청에서 초청받아 멀리 일본까지 출장을 가신답니다! 정오부터 시작해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가량 진행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혹시라도) 일본에 계신 분들은 들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날 북토크는 일본 문화청에서 주최하는 국제문예페스티발에서 진행하는 행사입니다. 일본에서 처음 개최는 행사이기에 많은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한국 작가들의 강연이 눈에 띄는데요, 윤성근 선생님의 강연이 많이 궁금해지네요! 주제는 <최근 한국 서점의 사정>이라고 합니다. 헌책방 주인으로 10년간 버텨온 윤성근 선생님의 견해를 생생히 들을 수 있는 강연입니다!

 

 

▲ 국제문예페스티발TOKYO 홈페이지에 올라온 윤성근 선생님 강연 안내 (http://ifltokyo.jp/2018/11/10/480/)

 

 

참가비는 음료 한 잔을 포함해 2000엔(약 이만 원)이고, 선착순 30명만 모집 받는다고 합니다. 참여를 바라시는 분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 신청하시면 됩니다.

 

 

 

일   시: 2018년 11월 10일 12시

장   소: CHEKCCORI(일본 도쿄도 치요다구 칸다칸보쵸 1-7-3 산코도 빌딩 3층,

진보쵸 역A5 A7 출구 도보1분)

참가비: 2000엔(약 이만 원)

정   원: 30명

 

참가신청 하러가기

 

 

 

 

 

 

 

국제문예페스트발도쿄 올해 1회를 맞은 일본 문화청 주최행사로 국내외 문예 작품의 매력을 소개하고 문학 작품 제작을 격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사입니다. 문학버스투어, 북토크, 독서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참여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페스티발은 11월 22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되고, 개최 전 행사도 여러가지 있으니, 일정 확인하셔서 관심있는 이벤트에 참여하시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에 들려 확인해주세요!

 

 

 국제문예페스티발TOKYO 공식홈페이지 바로가기

 

 

 

 

 

 

 

윤성근 선생님이 강연을 할 장소인 CHEKCCORI는 일본 진보쵸에 있는 한국책 전문 책방입니다. CHEKCCORI를 발음나는대로 읽으면 '책거리'가 된답니다! 이곳에선 다양한 한국 작가님을 초청하여, 북토크를 엽니다. 윤성근 작가님은 2년 전에도 책거리에서 강연하신 적이 있다고 하네요. 일본 도심에서 만나는 한국책이라니, 어쩐지 낭만이 느껴집니다. 책거리 대표님은 한국 분이시니, 일본에 계신다면 부담없이 들려보세요! 

 

 

 

 

윤성근

 

어릴 때부터 헌책방 주인이 되는 것을 꿈꿨지만 벤처열풍이 불던 시절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고 오랫동안 IT회사를 다녔다. 서른 즈음에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와 헌책방 직원으로 일하다 2007년에 ‘이상한나라의헌책방’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열어 지금까지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보고 들어서 이해하는 것보다는 몸으로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좋아하는 학자 이반 일리치의 사상을 이해하고자 헌책방에서 생활하며 실천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심야책방』, 『헌 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 이렇게 읽습니다』 등이 있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윤성근ㅣ산지니ㅣ256쪽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장이 이반 일리치의 책을 읽고 자신의 삶과 책방 운영에 적용해본 흥미로운 실천기가 담겨 있다. 더불어 11년 동안 헌책방을 운명하면서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와 일본 헌책방 고수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저자는 헌책방을 운영하기 전 IT기업에서 일했는데 일상화된 야근과 개인 시간 없이 오로지 일에 매여 살아야 했다. 과도한 체중 증가와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몸의 균형은 헝클어졌고, 급기야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다. 방황하던 끝에 우연히 만난 이반 일리치의 책들을 읽고 '생활'의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멀리 떠나지 않고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 시스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자립할 수 있을지 궁리하며 자신만의 생활 리듬을 만들어 간다. 저자가 행한 이반 일리치의 사상은 일상이 파괴되고 몸의 리듬을 무시한 채 일에 매달려 사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된다. '삶'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우리의 생활을 점검하고 자립할 수 있게 궁극적인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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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습니다. 날이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고 느끼는 414.입니다.

 지난 목요일, 저는 서면 영광도서에서 이뤄진 "제70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마르타』"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다양한 분들이 참석해 자리를 메워 주시는 것을 보며, 행사에 대한 왠지 모를 기대감이 부풀었습니다. 학춤 공연과 함께 시작된 행사는 짧지만 다채롭게 진행되었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자리가 차는 모습을 보며 긴장한 듯 보이는 장정렬 번역가가 보입니다. 제가 들어섰을 때는 이미 분주하게 행사가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세 줄로 짝을 맞춰 늘어선 탁상과 의자, 그리고 뒤편에는 많은 의자가 배치된 행사장은 마치 커다란 강의실 같았습니다. 양옆의 액자에는 이곳에서 저자의 만남을 한 작가들의 사진이 걸려있는 듯했습니다. 

 행사는 박소산 선생님의 학춤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학춤의 화려한 입장.





입장부터 화려하게 비상한 이 모습은 정말 '학' 같았습니다.





덩실덩실






 공연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인사말과 함께 다시 멋지게 퇴장하셨습니다. 공연 잠깐잠깐 크게 무언갈 외치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신 박소산 선생님.






 학춤이 끝난 후엔 오기숙 '한국 에스페란토협회 부산·경남지부장'께서 축사를 해주셨습니다. 에스페란토로 한 번, 한국어로 한 번 해주셨는데, 처음 육성으로 듣는 에스페란토라 그런지 신기하고 또 새로웠습니다. 에스페란토를 읊으실 땐, 준비를 많이 하신 게 느껴졌습니다.

스페란토는 살아있는 언어임을 알려주신 장정렬 번역가께 감사합니다.





축사 이후에 드디어 "저자와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장정렬 번역가와 함께, 박연수 박사님께서 나오셔서 당시 폴란드의 사회상과 경제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위 사진에서는 장정렬 번역가가 『마르타』를 만나게 된 사연과 줄거리를 말씀해주시고 계십니다. 


르타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는 소식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죠.


 장정렬 번역가는 행사 중간중간에도 끊임없이 독자와의 소통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많은 분이 독서활동을 많이 하였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책의 신' 이야기와 함께 말입니다.





장정렬 번역가 한 말씀.




 사회자께서 마르타』에 대한 짧은 감상평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을 읽어주시기도 했습니다. 질문을 위해 읽어주신 것이었지만, 저는 읽어주신 구절이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들이 남자들이니까 그렇지요.



 그리고 시대상을 보여주는 구절이 많은 마르타』에 대해 가장 주요한 구절이 어떤 곳인지도 여쭤보았습니다. 장정렬 번역가는 공간적 배경이었던 바르샤바의 1870년대가 잘 드러난 204-205페이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장정렬 번역가가 읽어주시는 것을 들으니, 저도 시대상이 잘 나타났던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두 달치 집세 사십오 즈워티도 내야되고… 가게엔 이십 즈워티의 외상이 있고… 지난 번 모피 옷은 백 즈워티에 팔았는데… 육십… 지금 사십이 남아 있고… 얀치아 신발을 꼭 사줘야 하고, …내 것도 이미 떨어졌는걸 땔감도 구해야 하고… 저 아인 언제나 추위에 떨며 지내고…….

(마르타』 180쪽 중에서)




 박연수 박사께서는 폴란드 시대상과 당시의 경제상에 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일본과 같은 다른 나라의 시대상까지 곁들여 말씀해주셨습니다. 역사와 경제학을 한꺼번에 알아가는 듯한 기분입니다. 이득이네요.


은 작품을 읽는다 해도 그 배경을 알고 읽으면, 느끼는 것이 달라지죠.




 장정렬 번역가, 박연수 박사와 여러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독자들께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시거나, 짧은 감상평을 남겨주시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독자 한 말씀



 장정렬 번역가는 찬찬히 감상평을 들어보시곤,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메일로 받았던 감상평을 언급하셨습니다. 


, 그런 생각을 했다. 1800년대 폴란드의 한 여성이 비참하게 사라져 가는 모습을 2016년 이 순간, 이 편한 세상에서 공감하는 것이 몹시 아이러니하다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행사가 마무리된 후에는 장정렬 번역가의 사인회가 있었습니다. 장정렬 번역가는 한분 한분 정성스레 사인을 해드리고, 악수하셨습니다.

 







사인에 열중하는 장정렬 번역가.






사인에 열중하는 장정렬 번역가2.







사인왕 장정렬 번역가. 짧은 글귀도 남겨주셨습니다.










마르타 저자와의 만남 기념사진.



행사는 기념사진 촬영으로 정말로 끝이 났습니다. "저자와의 만남"이 처음인 저에게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도 학춤이 잊히지 않습니다.

덩실덩실



그럼 마지막으로 학춤 영상 짧게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두근두근















마르타 - 10점
엘리자 오제슈코바 지음, 장정렬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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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엘뤼에르 2016.02.22 1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동래학춤의 모습의 동영상으로 보니 더 실감나고 좋네요 :) 책 내용 뿐만 아니라 에스페란토 언어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

  2. BlogIcon 잠홍 2016.02.22 15: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춤 공연으로 <마르타> 출간을 축하해주신 박소선 선생님께서는 장정렬 번역가님으로부터 에스페란토어를 배우셨다고 하셨죠^^ 많고 많은 출판 행사 중 군계일학 이었다고 감히 말해봅니다ㅋㅋ <마르타>의 번역 과정이나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도 듣는 좋은 자리였어요. 정성들인 포스팅에 감동!

  3. BlogIcon Emillia 2016.02.23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춤 동영상에 움짤까지 만드시다니 대단하세요~ 정말 실감나게 잘찍으셨어요. 육성으로 처음 들은 에스페란토어도 잊혀지지않네요...<마르타>에 대한 장정렬선생님의 말씀도 놓치지않고 잘 정리해주신거 같아요. 수고하셨어요^^

  4. BlogIcon 단디SJ 2016.02.23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말로만 듣던 움짤 >.< 수고 많으셨어요! 그날의 행사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주신 것 같아요!

  5. 권디자이너 2016.02.23 2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스페란토어 들어보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안녕하세요. 단디SJ 편집자입니다.

요즘, 저는 『차와 선』이라는 책을 작업 중입니다.

 

 

『차와 선』은 제목 그대로 일본의 차 문화와 역사, 선의 수행을 다룬 교양서인데요,

저자는 이토 고칸(伊藤古鑑)으로 일본에서 1966년 발행 이후 2004년 춘추사에서 다시 출간을 한 책입니다.

 

오전 근무시간을 후다닥 바쁘게 보내고,

좀 차분한 마음으로 『차와 선』교정지를 꺼냈는데요,

 

 

이런, 한자와 일어가 저를 덮치네요. (걱정 말아요~ 우리에겐 '검색'이 있으니까요!)

그래도, 역자 선생님께 교정지가 한 번 왔다가 온 상태라서

1교에 비해서 많이 수월해진 것 같습니다.

 

왠지 이 책을 작업할 때는 꼭 '차'를 마셔야 할 것 같아서,

커피를 좋아하는 저지만, 말린 국화를 동동 띄운 국화차를 한 잔 하고 있습니다.

 

 

 

책에 나오는 것처럼

다실에서 차를 즐기는 것도 아니고, 차도구를 갖춘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차가 주는 향과 맛 덕분에 지치기 쉬운 오후 근무시간을 수월하게(?) 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늘 휘핑크림이 듬뿍 올라가 있고,

화려한 장식을 더한 달달한 커피나 다른 음료들을 즐겨 마셨는데요,

올해는 마음까지 차분하게 정화시켜주는 차를 가까이 해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다도의 덕에는 모름지기 검소함을 지키는 것을 으뜸으로 해야만 한다. (중략) 미려(美麗)함을 좋아하지 말라. 믿음을 가지고 사귀지 않으면 다우(茶友)가 아니고, 오로지 내면에 힘쓰며, 바깥을 치장하는 일을 하지 말지어다. (중략) 실의(實義)가 없는 말을 하지 말며, 업은 심신을 떠나게 하지 말지어다.

 

『차와 선』 본문 중에서 새해에 전하면 좋을 것 같은 구절을 가지고 왔습니다.

 

책 속에 더 좋은 구절들이 많지만,

『차와 선』이 세상에 나오는 올 봄까지는 꾹~ 참아주세요!

만약, 책이 나오기까지 기다리기가 너무~ 힘들다면,

『차와 선』이 나오기 전에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 한 권을 추천해드릴께요

 

책소개 『차의 책』

:: 100년 전에 쓰인 차(茶)의 고전  http://sanzinibook.tistory.com/71

 

차의 책 - 10점
오카쿠라 텐신 지음, 정천구 옮김/산지니

 

『차의 책』은 100여 년 전, 동양 문화의 아름다움을 서양에 전한 책으로 다도를 통해 일본의 전통문화를 재미있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차와 선』에도 자주 인용되곤 한답니다(^^) 

저 역시도『차와 선』을 작업하기 전에 『차의 책』을 먼저 읽어보았는데요,

제게는 생소했던 일본 문화와 다도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조금 어려운 원고였던 『차의 선』을 작업하는 데도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차와 선』, 『차의 책』

두 권 모두 일본의 전통 문화와 다도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는,

참 은은한 향이 있는 책이에요.

 

올 봄에 만날 『차와 선』도 많이 기대해주시고요,

『차의 책』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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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디자이너 2016.01.14 17: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6송이 띄운 국화차는 어떤 맛일까 궁금하네요.
    저는 한 송이만 띄워도 향이 강하던데.^^
    저는 요즘 무우말랭이 차에 푹 빠져 있답니다.

    • BlogIcon 단디SJ 2016.01.15 1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처음에 한두송이를 띄웠는데, 물 온도가 낮았는지, 잘 안 우러나서 이후로는 좀 많이 넣는답니다 : ) 저도 무우말랭이 차를 종종 애용하는데, 아침을 안 먹고 온 날에 팀장님의 무우말랭이 차를 마시면 참 좋더라고요!

    • BlogIcon 온수 2016.01.15 1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저도 집에서 국화차를 먹는데! 무우말랭이 차도 있군요. 무-우할 때 발음이 좋네요ㅎㅎ

  2. BlogIcon 잠홍 2016.01.15 0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커피를 못 마시는 저는 꼭 차를 마시면서 교정을 보게 돼요. 단디 편집자님이 가져오신 국화차, 권디자이너님이 가져오신 무우말랭이 차 둘 다 애용하고 있습니다 :) 차를 마시는 행위에서 '선' 정신이 어떻게 실천되는지 궁금하네요. 어서 책이 나오기를!

  3. 날아라 2016.01.17 1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화차, 저도 마시고 싶어요. 교정보느라 애쓰시는 편집자들 파이팅입니다~

 

 

  지난 11월 18일(수) 부산 누리마루에서 열린'2015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은 '미-일 신동맹시대, 동아시아 평화질서와 한반도'라는 주제로 18일, 19일 양일간 이어졌는데요. 저는 첫째날인 18일에 참석해 각 주제에 맞는 발표와 토론을 들었습니다. (아래의 일정표를 참고해주세요 :-D )

 

1일차 회의 "동아시아의 편화를 위한 동아시아의 제안"

 

기조연설 

동아시아의 평화를 동아시아가 할 일 - 자오치정 (중국인민외교학회 고문)

 

주제연설 

동아시아의 3중 패러독스와 그 극복을 지향하며 - 김준형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제1세션 

미-일 신동맹 강화 움직임과 동아시아의 선택 - 사회 :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발표 : 새로운 세계의 출현 : 과연 좋은 소식인가? -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 

         중국의 부상과 한미일 동맹 - 원동욱 (동아대 국제학부 중국학 전공 교수)

 

제2세션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새로운 남북 관계론 - 사회 : 박순성(동아대 북한학과 교수)

 

 발표 : 독일 통일의 교훈 - 기외르기 스첼(독일 오스나브뤼크대학교 명예교수) 

          중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와 새로운 남북관계 건설 - 진창이(옌벤대 국제정치연구소 소장)

          한시적 두 국가 해법과 동북아에 미치는 영향

           - 토니 남궁 (전 미 UC버클리대 초대 동아시아연구소 부소장)

          남북관계 개선과 동아시아 평화 : 우선 순위의 전략적 재설정 - 길정우(새누리당 국회의원)

          한반도를 넘어 유라시아로 :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북방경제협력

           - 홍익표(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현 시기 바람직한 통일론의 조건 - 박창식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상임이사)

 

2일차 회의 "해양으로부터의 평화"

 

제3세션 

부산 항만도시의 재발견 - 사회 : 김춘선(인하대 교수, 전 인천항만공사 사장)

 

발표 : 오래된 배, 메리로즈호에서 탄생한 새로운 박물관 - 알렉스 힐드레드(영국 메리로즈 박물관 큐레이터)

         항만 재생의 미래 - 김정후 (유니버시티 칼라지 런던 교수, JHK도시건축정책연구소장)

         공생공존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북항재개발 : 시민은 어떻게 참여하는가?

           - 김태만 (한국해양대 국제대학 학장)

         북항의 신 활력, 그 가능성 찾기 - 강동진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제4세션

광복 70년, 해양 질서의 변화와 동아시아 평화 - 사회 : 이석용(한남대 법과대학 교수)

 

발표 : 전후 동북아 해양질서의 전개 : 지역 협력의 진전과 향후 전망

         - 이창위(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동북아 해양경제력의 변화와 전망 - 손재학(국립해양박물관장)

        중국의 남중국해 정책과 지역협력 - 이정태(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러시아의 동아시아 해양 정책 - 안드레이 시도로프(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 교수)

 

   한국, 중국, 일본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상호의존관계가 높은 3대 경제 체제로 지금까지 서로의 교류를 통해 모두 막대한 이익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제사회의 새로운 질서와 정책에 극심한 차이를 보이며 평화로운 국제 관계에 적신호가 켜졌는데요, 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중국의 부상

  탈냉전 이후 국력 강화에 수반되는 중국의 영토적 자아정체성과 핵심 이익관의 확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구축된 기존의 동아시아 질서 구도를 동요시키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전개되고 있는 글로벌 차원에서의 협력증대와 갈등 심화의 역설적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다시 말해 거시적 차원에서 양국 간 상호 협력의 필요성은 공유되고 있지만, 지정학적 요충지 및 전략적 거점을 둘러싼 구체적 사안과 관련해서는 상호 경쟁 및 대립이 존재할 뿐 아니라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두번째, 미-일 신(新)동맹

  최근 아시아 국가들의 역사와 영토를 둘러싼 마찰은 물론이고 역내국 간의 세력 재편에 따른 갈등에다가 국내 정치적 이유로 말미암은 외교적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더욱 가중시킨 것은 일본 아베정부의 군사대국화 행보와 우경화 드라이브입니다. 지난 4월 28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개정했는데요, 이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유사삼각세력 패러독스를 야기하며 한, 중, 미, 일의 관계에 긴장을 증가시키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세번째, 한반도의 긴장과 대결의 심화

  탈냉전이 도래했고, 남북한의 국력은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음에도 통일이나 평화 공조의 가능성은 오히려 멀어지고 한반도는 여전히 대결과 긴장이 심화되면서 냉전의 분단시대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는 미-중 및 아시아 패러독스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는데요, 즉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한-미동맹에 있어 군사적 요소가 지배하고 있으며 남북은 물론이고 동북아 전체의 안보 딜레마와 군비 경쟁이 초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앞에서 거론한 동아시아 평화를 저해하는 두 가지 요소들을 강화하는 악순환을 일어나게 합니다.

 

  18일에 있었던 세션들은 위의 세가지의 현상들을 바탕으로 현 동아시아의 정세와 극복방안, 한국의 대응전략, 남북의 새로운 관계 설정 등의 발표로 이어졌습니다.       

 

 

 심포지엄은 자오지청(중국인민외교학회 고문)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후쿠아마 신고(포럼 평화, 인권, 환경 공동대표)와 김준형(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의 주제연설로 이어졌습니다. 각각 동아시아의 평화라는 큰 주제를 바탕으로 동아시아의 일, 아베정권의 방향과 일본 내 평화운동, 동아시아의 3중 패러독스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연설하였습니다. 

 

 

  제1세션에서는 이장희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의 사회로 미-일 신동맹 강화 움직임과 동아시아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는 지역 패권국가(가 될 가능성이 큰) 중국과 한-미 동맹의 불확실한 미래, 한국의 통일 문제를 거론하며 동아시아 공동체와 평화에 대해 이야기했는데요,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공격적인 국수주의와 역사적 통계에 입각해 다소 비관적인 결론을 제시했습니다. 이어 원동욱 동아대학교 국제학부 중국학전공 교수는 중국의 부상과 한미일 동맹의 구조적 배경과 각 나라들의 인식에 대한 관점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중국의 부상,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조합, 동아시아의 질서를 키워드로 이 속에서 한국만이 할 수 있는 균형자(혹은 중립자), 적극적 소통자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설했습니다. 

 

 

  제2세션에서는 박순성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의 사회로 남북의  관계 개선과 이를 바탕으로 한 동아시아의 평화에 대한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독일의 통일 사례를 통한 한국의 통일을 위한 준비(기외르기 스첼 독일 오스나브뤼트대학교 명예교수), 중미 전략게임 속에서 짚어본 한반도 문제와 남북의 새로운 관계 모색(진창이 옌벤대학교 국제정치연구소 소장),  남한과 북한의 한시적인 통일의 해법과 동북아에 미치는 영향(토니 남궁 전 미 UC버클리대학교 초대 동아시아연구소 부소장),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한 우선순위와 재구성(길정우 새누리당 국회위원), 한국경제 현실과 남북경협의 필요성 그리고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언론의 시각에서 본 현 시기의 통일론의 조건(박창식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상인이사)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이후, 발표와 토론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습니다. 몇 개의 질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어느 고교생의 질문이었는데요, 내용은 대략 이러합니다.

 

"오늘 하루종일 동아시아의 평화, 남북문제에 대한 국제관계와 외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머리가 복잡해졌다. 곧 동아시아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이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공부와 경험이 필요한가?"

 

  제2세션 토론자 6분과 사회자는 이 당찬 청소년의 질문에 미소를 보이시며 "국내외 신문 읽기와 독서"를 권해주셨는데요, 다소 진지하고 딱딱하게만 흘러갈 수 있었던 심포지엄에서 엄마 미소()를 띄울 수 있게 했답니다.

 

  끝으로, 이 질문을 했던 친구를 비롯해 '차세대 글로벌 리더'인 청소년(및 청년)들에게 산지니 책 몇 권을 권해드립니다.  

 

 

글로벌 차이나 - 10점
이종민 지음/산지니

 

 

이데올로기와 미국 외교 - 10점
마이클 헌트 지음, 권용립.이현휘 옮김/산지니

 

추락하는 제국 - 10점
워렌 코헨 지음, 김기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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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 2015.11.26 0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잘 읽었어요^^

  2. BlogIcon 엘뤼에르 2015.11.26 1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녀오신다고 수고 많으셨어요^^ 외교문제라는 게 자칫 지루할 법도 한데, 고생 많으셨네요...ㅎㅎ
    정리도 깔끔하고 읽기 편하네요.

  3. BlogIcon 잠홍 2015.11.30 15: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마어마한 주제의 포럼, 질문도 걸맞은 스케일인데요. 도서 추천에서 역시 단디 편집자님의 센스가 드러납니다 :)

“규슈? 잘 모르겠어? 괜찮아, 겁먹지 말고 페이지를 넘겨 봐.”

 

 

『규슈, 백년의 맛』저자는 마치 그렇게 제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250여 페이지에 알맞게 자리하고 있는 도톰한 이 책이 어떤 이야기를 펼쳐낼지, 출판사 인턴 첫 날이 얼떨떨한 저는『규슈, 백년의 맛』책을 읽기 전, 생전 처음 와보는 일본 요리점에 앉아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음식점에 앉았지만 정작 주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우물쭈물 대는 그런 손님 말입니다. 하지만 곧 저는『규슈, 백년의 맛』속의 재밌는 이야기와 다양한 음식에 매력을 느끼고 책에 푹 빠져들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규슈, 백년의 맛』은 굉장히 ‘맛있게’ 잘 읽히는 책입니다.

 

콩의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고안한 가와시마의 소쿠리두부

 

부산일보 기자인 저자들은 일본 후쿠오카에서 돈코츠라멘을 맛보고 우리나라의 돼지국밥을 떠올립니다. 돼지 사골 육수와 돼지고기를 올려주는 것에서 두 나라 음식문화 속의 닮은 점을 찾고, 작은 가게도 백년 넘게 대를 이어가는 일본의 음식점에서 놀라움을 느끼며 본격적인 규슈 맛집 여행을 시작하는 것인데요. 이 책에서는 규슈의 오랜 맛집을 중심으로 '맛', '고집', '이야기', '지역', '생각' 의 다섯 가지 파트를 나누어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읽다보면 깔끔하고 속이 꽉찬 요리를 코스별로 맛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배부르지만 맛이 없는 음식, 맛은 있지만 속이 허전한 음식, 건강에는 좋지만 잘 안 먹히는 음식 등등, 다양한 음식 중에서도『규슈, 백년의 맛』을 음식에 비유하자면, 정말 맛있게 배부른 음식이 아닐까 합니다!

 

     술 마시고 난 후 먹는다는 속풀이용 우동으로 담백하고 부드러운 면이 자랑이라는 도가쿠시

     

이 책은 규슈의 맛집 소개서일 뿐만 아니라 일본과 한국 사이에 오고간 문화적 교류가 어떻게 각 나라의 음식을 발전시켰는지 숨은 비화도 넌지시 알려줘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하기도 합니다. 책을 읽기 전까지 저는 우리가 라면, 과자와 같은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한국의 명란젓이 일본에서 멘타이코가 되고, 돌솥에 내장과 채소를 넣고 끓이는 모쯔나베는 정말 뜨뜻한 곱창전골을 떠올리게 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으니까요.

 

고급 레스토랑에서 최고급 요리를 만드는 마음가짐으로 만든다는 작은 과자 쇼로만쥬

 

또한 이 책에 소개된 규슈의 음식, 그리고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그들의 따뜻한 음식 철학이 깃들어 있습니다. ‘백년의 맛’이라는 제목답게 지역과 더불어 대를 이어 내려왔기 때문에 작은 음식 하나하나에도 그 가문의 전통과 신념,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인데요. 요즘은 모든 것이 너무 빨리 생겨났다가 사라져버려서, 미처 우리가 기억하고 추억할 겨를도 없이 많은 것을 놓치게 되는 것 같아 씁쓸할 때가 있습니다. 오래된 것일수록 사람들의 추억을 가득 품고 있을 텐데요. 규슈의 오랜 가게들이 아버지에서 아들로, 어머니에게서 딸로 이어지며 함께 나이 드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고 부러웠습니다.

 

새로운 조합의 시도로 탄생한 딸기 밤 크림치즈의 난자고라 다이후쿠 (제일 먹어보고 싶어요, 크림치즈 ㅠㅠ)

 

책을 읽으면서 제가 살고 있는 영도에는 이런 오랜 맛집이 없을까 생각해봤는데, 한 번에 떠오르는 가게가 잘 없더군요. 프랜차이즈 카페와 음식점, 빵집은 정말 손쉽게 찾을 수 있는데, 정작 우리 동네를 오래 지켜준 작은 맛집들은 꽁꽁 숨어버린 듯해서 안타깝습니다. 우리 주위에도 그렇게 추억을 가득 품으며 오래도록 함께 나이 들어가는 가게가 많으면 참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끼며,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저 스스로 지역의 맛집들을 먼저 살펴봐야 하겠죠.

 

“가업을 이어가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창업자 할아버지의 ‘공생하라, 남들과 경쟁하지 말라’는 말씀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 우리 집이 후쿠오카 사람들에게 마음의 고향이 되었으면 좋겠다.”

 

1905년부터 100년 넘게 빵집을 이어오는 '만세이도 빵집'의 오랜 경영철학에서 ‘백년의 맛’이 가지는 그 고유의 가치를 조금 알 것도 같았습니다.『규슈, 백년의 맛』속의 수많은 가게들도 위기가 있었지만, 그 가치를 인정하고 지키려는 사람들과 함께 위기를 우직하고 현명하게 극복해 냈습니다. 문득, 영도 봉래시장 골목에 있는 돼지국밥집에 뜨끈한 국물과 말캉말캉한 순대가 생각이 납니다! 오늘 집으로 가는 저녁 길에는, 제가 꽤 오래 살고 있는 영도의 '맛'을 좀 돌아봐야겠습니다.

 

 

 

규슈, 백년의 맛 - 10점
박종호.김종열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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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온수입니까 2013.12.30 1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순대국밥처럼 따끈하고 든든한 리뷰, 저 역시 맛있게 잘 읽었습니다. 방학 동안 산지니에서 이것저것 배우며 거제리의 '맛'을 느껴 보아요.

  2. 전복라면 2014.01.02 0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 잘 읽었어요! 책도 재미있지만 글도 맛나게 읽히는데요? 여담이지만 저도 국밥 정말 좋아해요...

역사적 기록과 살아있는 이야기

-『화염의 탑』을 읽고

가을하늘


  이 작품은 2011년 부산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한·중·일 포럼에서 논의된 이후에 나온 번역본이다. 부산 시와 시모노세키 시는 그간 자매도시로서 오랜 문화교류를 해왔으나 그동안 문학적 교류는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이번에 출간 된 『화염의 탑』은 한국과 일본, 부산과 시모노세키의 자매도시로서 문학적 교류의 결과물이다.


  처음 『화염의 탑』을 봤을 때, 로맨틱한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다. 표지는 분홍빛에 벚꽃이 눈처럼 흩날리고 있는 바탕 위로 하얀 탑이 우뚝 서 있다. 물론, 제목 까지 보고 나서는 조금은 역동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화염의 탑』을 처음 손에 잡았을 때, 문득 나는 역사소설을 꽤나 편식해서 읽는 편이구나 싶었다. 사실 역사소설이랍시고 읽은 것은 『칼의 노래』정도 밖에는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드문드문 『칼의 노래』가 떠올랐다.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처음 보는 인물을 다룬 『화염의 탑』과는 괴리가 있지만 anyway, 같은 역사소설이니까…….


  후루카와 가오루의 『화염의 탑』은 일본 역사 소설이다. 역사 소설을 읽을 때 힘든 점이라면, 소설 전반의 시대적 배경을 잘 알지 못하면 흥미가 떨어지기 쉬운 점이다. 그런 면에서 역사 소설은 초반부를 뛰어넘지 못하면 책을 끝까지 힘든 점이 있지만, 역사적인 맥락만 숙지한 이후에는 소설 주인공과 함께 역사를 함께 읽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칼의 노래』의 경우라면 모르는 사람이 더 이상할 정도이긴 하지만)


  『화염의 탑』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일본 역사에 취약한 나로서는 초반 한 챕터를 읽는 시간과 나머지 부분을 읽는 시간이 비슷할 정도였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초반의 역사적 맥락을 숙지한 이후로는 몹시 빠르게 책을 읽어 나갈 수 있었다.(그만큼 흡인력이 높았다.) 『화염의 탑』은 ‘오우치 요시히로’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270여 쪽의 단행본이지만 그의 삶을 조명하는 부분과 역사적인 맥락을 설명하는 부분이 조화롭게 풀어져 있었다. 나같이 일본 역사에 대해서 무지한 사람이더라도 요시히로가 살고 있는 삶의 배경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이 되어있는 탓이다.


  인물에 대해서 이야기를 더 해보자면, 『화염의 탑』에 나오는 ‘오우치 요시히로’라는 인물은 아주 생소한 인물이었지만 그의 선조가 백제 왕족의 후손이라는 언급이 나온다. 요시히로는 자신이 백제의 시조인 고 씨 자손이라 호언한다. 이러한 부분은 작가가 소설적인 재미로 추가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부산과 가까운 야마구치 현에 본거지를 두고 활동한 기록과 정종에게 보낸 서신이 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또한 막부라는 중앙권력과 충돌한 ‘오에이의 난’을 대비하면서 조선이라는 국외에 망명을 계획한 인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특별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특이점 때문일까, 소설 속 등장하는 요시히로라는 인물에게 쉽게 정이 갔다. 그의 삶은 어떠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렇게 시작한 요시히로의 삶은 이제 막 청년이 된 시기부터 소설은 시작한다. 첫 전장에서부터 그의 삶, 그가 살아온 기록이 소설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낱 글자에 불과했던 그는 후루카와 가오루라는 작가를 만나 하나의 인물로 육화되었다.


  『화염의 탑』에서 전쟁에 대한 묘사 부분은 간결하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했다. 16살의 나이로 전장을 나가기 시작한 요시히로는 2척 8촌의 검과 3척 1촌의 언월도를 휘두르며 전장에서 살아남은 그의 일대기는 박진감이 넘친다. 또한 그의 인간적인 고민까지도 담아내고 있다. 아버지가 꿈꾸는 삶과 자신의 꿈꾸는 삶을 살아가면서 나타나는 갈등이 과거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조금 색다르게 다가왔다. 그러면서도 역사적인 기록에는 이 인물이 어떻게 기록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일종의 상상력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의문도 들었다.



  그의 삶은 다사다난 했지만, 자신이 하고자하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내 좌우명은 ‘용기를 내서,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하나의 문장이다. 그러면서도 가끔씩 되는 대로 살아가는 대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생긴다. 그리고 그러한 순간을 스스로 깨달았을 때만큼 스스로에게 창피한 순간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계속 후회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화염의 탑』을 읽으면서 내 좌우명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어서 더 좋았다. 그러면서 나의 삶도 이처럼 하나의 역사 소설이 되는 건 어떨까. 때때로 상상하면 즐겁지만, 혹은 그저 잊히는 삶을 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든다. 하지만 조금 이른 걱정이라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다.


  책을 다 읽고난 후, 일본 무사의 일생이란 이런 삶이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막부의 시대가 어땠는지,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일본 무사의 삶의 정신은 어떠한지 알 수 있었다. 전쟁의 시대에서 어떤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라던가, 그 시대의 분위기와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는 부분, 또 당시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어떠했는지도 유추해보는 재미도 있었다. 한 편의 재미난 역사 설명을 요시히로라는 인물에게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일본의 남북조 시대를 살아가는 무사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화염의 탑』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화염의 탑 - 10점
후루카와 가오루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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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복라면 2013.07.05 1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면지함에서 잘못 인쇄된 원고 몇 장을 우연히 읽었다가 푹 빠져서 제 업무를 잠시 잊었던 적이... ANYWAY 주변에서 워낙 재미있다고 입소문이 흥미진진한 책이죠. 특히 아버님과 남성 독자님들의 사랑을 한 몸에~

  2. 권 디자이너 2013.07.08 2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디자인하느라 <화염의 탑> 초고를 집에 가져가 단숨에 읽은 게 벌써 3달 전 일이네요. 예전에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편과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쓰>를 읽으면서 일본 중세 역사를 좀 알게 되었는데 그게 <화염의 탑>을 재밌게 읽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