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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다시 시작하는 끝』조갑상 작가와 함께한 문학 톡! 톡! 현장을 다녀오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7. 31.

 

 

25년 만에 재출간된 조갑상 작가의 『다시 시작하는 끝』

 

소설의 지나온 세월의 시간만큼 혹은 재출간을 기다린 시간만큼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자리가 간절했을텐데요.

 

지난 27일(월) 조갑상 선생님과 독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뜻깊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제27회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 톡!톡! - 조갑상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

( 행사를 알리는 포스팅도 했었지요 : D ) 

 

 

퇴근 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자유바다 소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입구부터 오늘의 행사를 알리고 있더라고요.

이 행사의 주인공 『다시 시작하는 끝』과 조갑상 선생님의 얼굴도 보이네요.

 

 

입구의 포스터가 너무 작다고요?

짜잔! 소극장 한 켠에 이렇게 큰 POP물이 걸려 있네요 : )

 

오늘의 행사는

1부- 저자와의 만남

2부 -「살아 있는 사람들」을 각색한 연극 관람으로

진행됐습니다.

 

 

행사는

장편소설『번개와 천둥』, 소설집『치우』의 저자이신 

이규정 선생님의 축사로 시작됐습니다.

 

 

▶ 이규정 작가의 작품이 궁금하다면?

 

번개와 천둥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치우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이어 김만석 평론가와 배길남 소설가의 진행으로 

문학 톡!톡! 행사가 진행됐는데요,

 

이번 진행을 맡은 김만석 평론가와 배길남 소설가는

조갑상 선생님과 사제지간이여서 더 의미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만석 평론가(이하 김)

25년 만에『다시 시작하는 끝』을 재출간 하신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조갑상 작가(이하 조)

80년대 등단을 해서 90년대 첫 소설집을 냈습니다. 많이 늦은 편이죠. 그렇게 심사숙고하여 낸 책이었는데, 절판이 되고 도서관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산지니 출판사의 재출간 권유를 받게 됐고, 소설의 제목처럼 25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끝』을 내게 됐습니다. 다시 책을 내기 위해 제 예전 작품들을 찬찬히 읽어보며 지난 시간들을 다시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뭐, 책이 나온 기분이야 뭐... (웃음)

 

배길남 작가(이하 배)

두 번째 소설집『길에서 형님을 잃다』는 강의 교재였기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읽었는데 (웃음) 농담이고요, 이번 소설집을 읽으면서 한 권에 17편의 소설을 담는, 그 모습에 경외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소설들을 찬찬히 읽다보니 대부분의 소설들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표제작인 「다시 시작하는 끝」에는 어머니가 등장하고, 소설의 주요한 인물로 나옵니다. 

 

계기가 있거나 의식을 하고 쓴 것은 아닙니다. 「다시 시작하는 끝」의 주인공은 '고아'이고, 자신을 양딸로 데려다 키운 것이 엄마일 뿐이지 이 소설이 '어머니의 이야기'라고는 생각하진 않습니다.

 

계속해서 소설집 속의 작품 이야기를 해볼까요? 선생님의 첫 소설집에는 부부 관계(혹은 유사 관계)의 불안이, 두 번째 소설집에서는 부부 관계의 안정적인 모습이 보입니다. 그 이유가 있는지요?

 

제 소설에 부부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은 것 같은데… 그렇게 보였나요? 「사육」에서 보이는 남녀의 관계는 대단히 불안해 보이겠군요. 이 소설은 70년대 국내 작품부터 외국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하며 그 시절 제가 느낀 감정들이 응축되어 나온 소설입니다. 소설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소재가 다가오는 느낌이 있는데, 이 작품 역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제 작품들 속에서 불안을 느꼈다면 그것은 의도가 아니라 제가 가진 감정들이 자연스레 녹아났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소설들 속에 신문, 라디오와 같은 매체들이 참 많이 나오는데요, 이와 동시에 운송수단은 버스를 주로 이용하더라고요. 

 

저는 운전을 늦게 배웠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요, 그래서 '버스'라는 공간은 일상적이면서도 생각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매체들을 많이 다루는 것은 제 생활의 범위가 협소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삶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매체들에 매여 있는 것도 있고요. 「살아 있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신문을 보다가 소재를 얻은 경우 입니다. 그 당시는 신문에서 사람을 찾는 광고가 많았는데요, 그런 부분들을 착안해서 제가 알고 있었던 소재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병들의 공화국」, 「동생의 3년」등의 작품을 보면 고립의 끝은 '군인'으로 설정되어 있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군대에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30개월 복무하고 상병 제대 했으니까 그 고생을 정말... (웃음) 전투도 많이 하고, 전출·전입이 많았기 때문에 군대에서 느낀 고립감이 컸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때 당시의 느낌들이 작품 속에 녹아나지 않았을까 싶네요. 군대를 다녀온 남자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군대는 소재로 써볼 만한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또 한편으로는 누구나 다 겪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어윤중 이야기」를 읽으면서 중단편 소설이라는 느낌보다는 장편 소설을 읽는 것 같았습니다. 주인공이 역사적 스펙트럼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는데요. 분량이 아니라 소설 자체가 두껍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장편으로서의 욕심은 없으신지요? 혹은 「혼자 웃기」를 「은경동 86번지」로 확장시킨 것과 같은 작업을 생각하진 않으셨나요? 

 

「어윤중 이야기」의 소재를 만났을 때 장편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작품을 투고할 때는 단편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고, 그것에 충실 했던 것 같습니다. 「혼자 웃기」,「은경동 86번지」와 같은 작품은 처음부터 기획한 것이 아니라 제가 살아온 동네,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넓혀 보고 싶은 마음이 계속 남아 있었고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라진 사흘」, 「폭염」과 같은 작품을 보면 근현대사의 결함이 엿보입니다.

 

「사라진 사흘」의 이산가족을 통해 시대적 상처와, 사회적 상실이라는 부분을 제가 가진 여러가지 생각들을 녹여 환기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폭염」과 같은 경우는 80년대의 모습과 그 전의 이야기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80년대 대학생으로서 민주화 운동을 하지 않은 죄책감 같은 것이 남아 작품에 녹아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쯤에서 관객석에서 질문을 받아보겠습니다.

 

Q1. 선생님께서 소설가가 된 이유와 선생님께 소설은 무엇입니까?

 

국민학교 다닐 때 그런 걸 해서… 그렇게… 이렇게… (소설가가) 된 거죠. (웃음) 그리고 제게 소설은 여전히 '힘듬'입니다.  

 

 

Q2. 『다시 시작하는 끝』의 첫 출간과 현재 재출간이 작품에 있어 다른 점이 있습니까?

 

등단 후 두 번째로 발표한 소설 「방화」가 수록 되었습니다. (「방화」가 수록되어 「혼자 웃기」,「은경동 86번지」와 함께 은경동 3부작을 이룸) 이외에 작품의 문장들을 부분적으로 다듬은 것 말고는 첫 출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Q3. 작품을 읽으면서 필요없는 문장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소설을 운용하는데 필요한 것들로만 구성한다는 느낌이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 성격 탓인지, 소설에 대한 저의 생각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소설은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보니 그렇게 표현된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제가 다작을 하지 못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웃음)

 

Q4. 재출간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단순합니다. 다시 읽을 수 있다는 것. 책이 절판 됐었고, 찾아보기 힘든 작품들이었는데 이제 다시 독자들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가 되겠지요.

 

 

 

그녀는 걷어찬 막내의 이불을 다시 다독거리며 희미해져 가는 발짝소리를 지우며, 창을 울리는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렸다. 어차피 다시 시작해야 할 시간들이 저 바람 속 어딘가에 잠겨 있을 것만 같아 그녀의 가슴은 천천히 두근거렸다. _ 「다시 시작하는 끝」p.193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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