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탐방②] <교보문고> 변화 속에 미래의 서점을 상상하다
"사람과 책을 잇다"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며칠 강추위로 밖에 나가는 일이 무섭네요. 이러다가 온 세상이 추위로 꽁꽁 얼지 않을까 하는 무서운 상상이 듭니다. 그러다 문득 영화 <투모로우>가 떠올랐어요.
지구의 이상변화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결국 지구 전체가 빙하로 덮이는 재난영화입니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재난을 피해 뉴욕으로 가는데, 마지막으로 간 곳이 도서관이지요. 추위를 이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도서관 벽난로에 앉아 도서관에 있는 책을 하나씩 불 태웁니다. 어쩌면 인류의 마지막 책이 될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책을 태울 때마다 가슴 아파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를 보면서 만약 빙하기가 오면, 인류의 남게 될 마지막 책은 무엇일까 하며 혼자 추측했던 생각이 납니다.
빙하까지는 아니지만 강추위를 피해 도서관이 아닌 서점으로 갔습니다. 사람이 머무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새롭게 단장한 광화문고 <교보문고>에 다녀왔습니다. 리뉴얼을 하기 전부터 화제가 되었고,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익숙한 공간이라 미처 살펴보지 못했는데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35년되었다고 하네요. 우리도 100년 서점이 많아지기를 기약할 수 있을까요.
35년 된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한국을 대표하는 서점이다. 교보문고 전국 14개점 총 매출 5000억원 가운데 광화문점이 750억~800억원(16%)을 올린다. 리모델링은 1991년, 2010년에 이어 세 번째. 통로 구석구석에 1인용 테이블을 놓았고 서가와 서가 사이 폭을 30~50㎝ 넓혔다. 남성호 점장은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와 고객 요구에 부응하려고 했다"며 "제목이 잘 보이게 서가마다 자체 조명을 넣었고 카운터를 포함해 벽면 곳곳을 생화(生花)로 장식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도 만들어 문화 체험의 폭을 넓혔다.
<교보문고> 새 단장 이후 많은 사람들 입에서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오르락내리락했습니다.
가장 주목받은 점은 책 읽는 공간이었지요. 서점인가 도서관인가 할 정도로 책 읽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옛날에는 약속 장소를 서점으로 많이 잡았고, 서서 책 읽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지요. 요즘은 그냥 서점에 가는 일도 어려워진 것 같네요.
앉을 수 있는 공간이 구석구석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공간의 힘은 대단하네요.
이제는 <교보문고>의 상징이 된 소나무 책상. 평일 낮인데도 빼곡하게 사람들이 앉아 있습니다. 특히 중년 남성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분들은 어떤 독자일까요. 책 읽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네요.
이달의 책, 주목 이 책, 내일이 기대되는 좋은 책 등 베스트셀러도 다양하게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큐레이션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책 진열과 함께 MD 분들의 추천 책을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컬리링북입니다.
한눈에 볼 수 있게 배치해두었네요.
이것만으로도 요즘 어떤 책이 인기를 끌고 있는지 바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잡지 코너 뒤에는 만화 코너가 넓게 자리잡고 있어요. 스타워즈 시리즈도 있네요. 종이책이 아니더라도 웹툰으로 만화를 볼 수 있죠. 그래도 좋아하는 웹툰이 만화책으로 나오면 전권은 아니더라도 한두 권은 꼭 사게 됩니다. 특히 1권...
아이들은 장남감 구경하느라 정신 없네요.
직원 분들이 고객을 응대할 수 있는 자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책 위치를 확인하고도 책 찾기가 어려울 때 멀리 있는 직원 분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겠네요. 나이 드신 어른분들이 이용하기 좋을 것 같아요.
서가와 서가 사이의 폭이 넓어 평대가 아니어도 책 찾기가 쉬었습니다.
전 여행 코너에 한참을 있었네요.
<교보문고> 새 단장과 함께 주목받은 서점이 일본의 <츠타야 TSUTAYA> 서점입니다. 음반과 비디오를 대여하고, 책과 잡지도 판매하면서 성장한 서점입니다. 그전에는 대여하는 곳과 판매하는 곳이 따로였다고 하네요. 물론 우리도 서점과 대여점도 구분되어 있었지요.
현재 <츠타야> 서점은 판매보다는 제안에 집중을 둔다고 합니다. '세상에 모든 책이 여기에 있다'는 방식보다는 고객의 취향에 맞게 진열 방식을 선택했다고 하네요. 책 판매와 응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개인이 원하는 책을 제안할 수 있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해 상품에 대해 조언할 수 있게 했다고 하네요.
만약 단 한 권의 책이 아니라, 단 하나의 서점만 남게 된다면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요. 책을 통해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거나 개인의 다양한 삶을 존중하는 책들로 서가가 채워지지 않을까요.
<교보문고> 응원하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새로운 책방에서 만나요.
재밌게 읽었다면 하트!
지적자본론 -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이정환 옮김/민음사 |
서점은 죽지 않는다 - 이시바시 다케후미 지음, 백원근 옮김/시대의창 |
은근슬쩍 홍보:)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 강수걸 외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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