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딸아이가 집에 와서 이럽니다.
"엄마, 우리 선생님 완전 착하데이~"
"그래? 왜?"
"응 우리 반에서 대청소를 하는데, 선생님이 손수 양동이에 물 떠와가지고 걸레도 다 빨아주고, 직접 앉아서 닦고, 그런다."
"정말?"
"응. 걸레도 정말 잘 빨더라"
"와~. 선생님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데?"
"한 40정도?"
"그 나이에 남자 선생님이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하시네."
"우리 선생님, 책도 많이 읽으시는 것 같더라"
"그래?"
"응. 그래서 이번 스승의 날 책 선물할 거야."
"말만 해라. 엄마가 출판사 책 다 갖다 줄게"
"ㅋㅋㅋ 한 다섯 권만 갖다 드릴까?"
"그러든지."
딸아이는 담임선생님한테 완전 감동 먹은 거 같습니다.
이전에는 담임선생님한테 엄마가 만든 책이라고, 책 선물을 하라고 권유를 해도 필요 없다면서 가져가지 않았는데 인제 스스로 선물을 생각하네요. ㅎㅎ
담임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요구르트도 만들어 먹입니다.
아니, 아이들과 같이 만들어 먹기로 했다네요.
물론 만드는 것은 아이들 몫입니다. 이렇게 생긴 요구르트 제조기 있지 않습니까. 우유와 요구르트, 딸기잼을 사서 만들고 영수증을 선생님께 드리면 비용을 주신다고 하네요.
여러 담임선생님을 만나보았지만 호주머니를 털어서 아이들에게 요구르트 만들어 먹이는 선생님은 처음입니다. 아이들도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재료 사러 가야 하고, 만들고, 설겆이하고 좀 귀찮기는 하지만 그것도 다 재미지요. 이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거리를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그걸 만들어주는 선생님이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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