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북투어 여행기]
2018년 2월 8일(목)~ 2월 11일(일) 진행된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북투어
비 오는 타이베이를 걸으며
산지니 어둠 여행단을 보고 느끼고 나눴던
그 시간들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5화
타이베이를 걷는 새로운 여행
책 속 글과 사진으로 만나는 북투어
책 속 밑줄 긋고 사진으로 만나는 북투어
▲ 탕부 제당공장 창고와 종류별로 심어놓은 사탕수수.
“용산사 지하철 역에서 출발해 다리가大理街를 따라 아이아이원愛愛院을 끼고 돈다. 시끌벅적한 도심 속, 사람의 키보다 높게 자란 사탕수수 숲이 보인다. 여기가 바로 탕부糖廍, 제당공장공원과 세 동의 창고 유적이다.”
“설탕 창고가 고적으로 지정된 후 현지의 인문, 역사 관련 활동이 왕성해졌다. 주민들은 구술사, 향토교육, 설탕공예 전승 활동 등을 통해 제당시대의 생활모습을 복원하고 탕부를 향토문화전승의 거점으로 발전시키려 했다.”
(p20, p22)
▲ 정신질환자 치료를 위해 설립된 런지요양원의 모습.
“탕부문화특구에서 몇 걸음 되지 않는 곳, 교통량이 많은 맹갑대로와는 당최 어울리지 않는 삼각형의 녹지. 여기에 1922년 설립된 런지仁濟요양원이 있다. 런지요양원은 타이완 최초로 설립된 정신질환자 전문 수용 요양원이다.”
“제1병동 안에는 런지요양원 사진자료와 관련 역사문물을 전시해 타이완 정신질환 의료사의 산 증거로 활용한다.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이 일대를 완화 청초차 거리의 기존 이미지와 연동해 ‘화평청초원’으로 개명했다. 청초차는 아열대 지역에서 즐겨 마시는 차로 해열에 좋다.”
(p23-p24)
▲ 랴오슝초등학교와 시간을 멈춘 듯한 보피랴오에서 영화 촬영이 진행되는 모습.
“1940년대 일본인은 보피랴오를 랴오슝(노송) 공학교(오늘날의 랴오슝초등학교) 부지로 선정했고, 전후 국민당 정부까지 장기간 개발이 금지됐다. 보피랴오는 마치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청대와 일제시대의 가옥과 거리를 유지했다.”
“대도정大槄埕의 ‘생생한 보존’과 비교하면 보피랴오는 박제된 표본에 가깝다. 사람들의 생활은 텅 빈 거리 가운데 멈췄다. 가옥은 남았지만 사람은 남지 않았다. 주민들은 떠났고 문화는 가파르게 쇠락했다. (중략) 완화지역 조직폭력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맹갑>이 히트를 쳤다. (중략) 보피랴오에서는 공간을 보존하기 위해 생활하는 주민들을 쫓아냈고, 그 빈 공간에 여러 상업화된 문화창작활동을 채워 넣었다. 사람들은 이곳을 참관하는 동시에 정부의 빈곤한 문화적 상상을 추모한다.”
(p35, p37)
▲ 설 명절을 앞둔 디화가의 야시장 풍경.
“디화가迪化街를 오갈 때면 코로는 한약 냄새를 맡고, 귀로는 긴 세월을 머금은 거리가 내뱉는 역사의 소리를 듣는다. 기루騎樓를 따라 나 있는 회랑을 걸을 때면 양옆으로 가득 진열된 각종 잡화들이 보인다. 가끔 인파를 피해 큰길 가로 나가 고개를 들면 눈에 담기는 2, 3층의 서양식 건물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과거를 회상하게 만든다.”
기루騎樓 : 아열대 지역의 특수한 건축 형태로 건물 1층 바깥으로 비와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아케이드를 말한다. - p29 -
(p48)
▲ 타이베이 속 작은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는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
“작은 인도네시아는 2000년 무렵부터 발전한 구역이다. 인도네시아계 상점은 베이핑서로北平西路 일대로 이전했다. 베이핑서로는 도로망이 분할되면서 발생한 좁다란 공간이다. 이곳에 동남아 잡화점, 가라오케와 결합한 인도네시아식 식당, 은행, 미용원 등이 들어서 있다. 휴일이면 평소 좀처럼 휴식하기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들이 각지에서 이 일대의 상점들로 모여든다.”
(p63)
▲ 야외 벼룩시장, 라이브 음악 감상, 예술영화 소극장 공연, 식당, 카페 등등.
화산문화창의공원은 일제시대 공장을 재활용해 도심의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
“화산문화창의공원은 원래 일제 시기의 일본방양주식회사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타이베이 양조장으로 개명했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도시확장 때문에 이 양조장은 점점 중심가의 고층 건물로 포위됐다. 이어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1980년대에 양조장 이전이 결정됐고 기존 공장 부지는 중앙행정합동청사 또는 입법원 기관 부지로 할당됐다. 그 전까진 마을 주민들이 주차장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타이완 문화창의산업은 문창文創으로 줄여 부르며 2000년대 초반부터 사용되어온 단어다. 해당 용어는 1997년 영국의 토니 블레어 집권 당시 제창된 창의산업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에서는 IMF 이후 김대중 정부에 의해 추진된 문화콘텐츠산업으로 사용된다. 타이완 문창산업은 2002년부터 경기침체를 벗어날 하나의 대안으로 여겨졌지만, 그 실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p74 - P75)
▲ “타이완은 오로지 타이완이다” 대만 독립의식을 고취시키는 대규모 시위.
2014년 태양화 운동 시위대의 모습. (사진 제공: 곽규환)
“타이완본토의식은 타이완 본토화 운동Taiwanization에서 비롯된 것이다. 타이완 고유의 역사, 지리, 문화, 언어, 주체의식을 강조한다. 이는 국민당의 대중국 논리와 반대되는 것으로 타이완독립 주장의 사상적 기반이다.”
(p98)
▲ 융캉가의 망고빙수 가게 (핫 플레이스)
“융캉공원의 기획설계 과정에서 공원일대의 노점상과 부랑자들은 배제됐다. 기획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충안을 찾아내려 했지만 지역사회 다수 주민들은 노점상과 노숙인들을 끝끝내 거부했다. 주민들은 이들이 가급적 빨리 이곳을 떠나길 원했다.”
(p120)
▲ 린이슝 가족 가택살인사건의 현장. 지금은 의광교회가 인수해 사용하고 있다.
“이 사건은 여전히 미제로 남아있다. 당사자인 린이슝과 팡쑤민(아내)이 슬픔과 괴로움에서 벗어났고, 요행히 화를 면해 목숨을 부지한 린환쥔(장녀)도 이미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됐다. 하지만, 이 비인간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은 타이완 민주화 과정과 배후의 얼룩진 혈흔으로 남겨진 증언이다.”
(p123)
>> 6화에서 계속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 왕즈홍 외 지음, 곽규환 외 옮김/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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