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부터 저는 학교에서 신청한 근로장학생으로 이곳 산지니출판사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기 전에 출판사에는 무슨 일들을 하는 걸까, 내가 이곳에서 과연 무슨 일을 하는걸까 굉장히 궁금했었는데요,

 먼저 출판사에서 하는 일들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책을 출간하는 데에만 있어서도 저자와 먼저 여러가지를 논의해야했고, 출간하는 일뿐만 아니라 책의 홍보, 책의 판매 등 다양한 일들을 출판사에서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 산지니에 와서 처음 맡은 일이 이동순 시인의 시선집을 타이핑하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시인 한 분과 평론가 두 분께서 추려주신 시들을 빈도별로 간추리고, 연도별, 시집별 등등으로 모아서 목차가 만들어지면 그 목차를 가지고 시를 타이핑하는 작업이었는데요, 처음하는 일이고, 제가 학기중에는 하루에 두시간, 세시간 씩밖에 일을 하지 못했어서 너무 급하게 작업을 했었나봅니다.. 편집장님께서 " 좀 바빴나보네"라고 하셨거든요... 오타가 좀 많았는지.. 책이 출간된 것은 제가 타이핑하고 나서도 한 2개월정도 후인 것 같습니다. 


숲의 정신-이동순 시선
  산지니 시선 1

아 정말 감격이었습니다. 
제가 타이핑은 했지만 표지나 안은 어떻게 되는지 몰랐거든요,
정말 너무너무 예뻤습니다. 시선집의 제목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표지의 그림이며 색감이 선물 주시지 않았더라도 저는 꼭 샀을 것이에요 !

 
이렇게 감격의 순간도 잠시 저는 곧 고려대 동양사학과 교수이신 이춘식교수님의 사대주의라는 책을 타이핑하게 되었습니다. 아... 정말 ! 처음엔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 책이 원래 만들어진지가 꽤 된 책이라고 하시는데 안의 내용을 보면 한글이 반, 한자가 반이었습니다... 그것도 어찌 그리 어려운 한자들만 나오는지... ㅜㅜ

작업을 시작한지 첫 날에는 4시간에 2페이지밖에 못 쳤던 것 같습니다..    그게 한 일주일, 점점 속력이 나긴했지만 결국 한달이상이 걸려버린.. 
 한자들이 음이 없이 한자만 나와있어서 한자에 취약한 저로써는 인터넷 검색을 이용해서 하나하나 찾아서 타이핑했습니다..

옆의 책이 사대주의라는 책인데요, 8월 초 드디어 작업이 끝난 사대주의는 아쉽게도 나오려면 아직 한참이 걸린다고 합니다.. 안에 있는 한자가 음이 없이 되있어서 이번에 산지니에서는 음이 있게 하여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신다고 합니다. 이 책도 얼른 출간이 된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정말 이 책은 나오기만 한다면 꼭 살 것 같습니다..

 이렇게 두 권의 책을 타이핑하고 저는 이제 산지니에서 나온 책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칼럼모음집인 '왜사느냐고 묻거든', 연설모음집인 '들어라!미국이여', 화첩모음집인 '브라보 내 인생',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마을혁명', '서른살에 떠난 세계일주' 등등 하루에 거의 한권씩 읽게 되었는데요, 읽고 나서 느낀점 등도 썼답니다. 이 작업을 하면서 저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 읽는 것도 요즘에는 괜히 학과 공부다 뭐다해서 한달에 두권도 채 읽지 않고 있던 제가 책을 꼬박꼬박 읽고 느낀점을 쓰고 하면서 처음에는 역시나 안읽다 읽어서 그런지 읽는 것도 느리고, 칼럼모음집이니 연설모음집이니 제가 잘 접하지 않았던 책들을 읽는 것도 왠지 지루해보였는데요, 이게 이게 딱 일주일만 해보니 '아 책 읽는 즐거움이 이런 거구나 !'하고 저는 느끼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없니 책을 읽을 곳이 없니 이런 저런 핑계를 댔던 제가 이제 제발로 책을 빌려 스스로 독후감도 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얻은 것이 아주 많은 산지니에서의 5개월 반이라는 짧고도 길었던 만남이 이제 끝나려 합니다.
 출판사라는 곳에서 처음 일해보는 저에게 친절히 대해주신 이곳 산지니 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구,  제가 보기에도 우리 대학생들만해도 책을 보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게 보이는데요 예전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라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처럼 우리 모두 책읽는 즐거움을 발견해서 모두들 책을 많이 많이 읽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gyug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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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