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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의 진실과 실체 밝힌 '다시 시월 197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10. 8.

부마항쟁의 진실과 실체 밝힌 '다시 시월 1979'

10·16부마항쟁연구소, 기록·증언집 첫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청년학도여! 지금 너희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꼭 40년 전인 1979년 10월 16일 오전 9시 40분, 당시 부산대 경제학과 2학년생이던 정광민 씨가 유신헌법 철폐와 박정희 대통령 하야 등을 요구하는 유인물을 뿌려 부산대 시위를 촉발했다.

"소위 유신헌법을 보라! 그것은 법이 아니다. 그것은 국민을 위한 법이라기보다는 한 개인의 무모한 정치욕을 충족시키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 선언문은 식어가는 정열, 잊혀가는 희미한 진실, 그리고 이성을 다시 한번 뜨겁게 불태우자며 청년학도들에게 분연히 진리와 자유의 횃불을 밝히자고 역설했다.

부산대 학생들의 교내 시위의 불쏘시개가 된 이날 선언은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 학생과 시민이 합세하며 민주화 운동의 용광로가 됐다. 불꽃은 급기야 부산을 넘어 마산으로 퍼져나가 부마민주항쟁으로 확산했다. 항쟁 시작 열흘 뒤엔 10·26사태가 발생해 유신정권의 종말을 가져왔다.

닷새 동안 진행된 부마민주항쟁은 1960년의 4·19혁명, 1980년의 5·18광주민주화운동, 1987년의 6·10민주항쟁과 더불어 우리나라 현대사를 장식한 4대 민주항쟁으로 꼽힌다. 하지만 역사적 평가, 제도적 기반, 관련자 예우라는 측면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안타까웠다.

4대 민주항쟁 중 유일하게 국가기념일에서 제외되던 10·16부마항쟁은 그 40주년인 올해 들어 공식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그리고 오는 16일에는 정부 주관으로 경남 창원시에서 '부마1979, 위대한 민주여정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첫 공식 기념식이 개최된다. 만시지탄이자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부산 시위 모습(사진 =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제공)

 

지난 9월 24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열린 부마항쟁 국가기념일 지정 축하식
지난 9월 24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열린 부마항쟁 국가기념일 지정 축하식

 

역사적인 부마민주항쟁 40주년과 공식 국가기념일 지정을 맞아 항쟁 주역들의 목소리를 한데 담은 기록과 증언집 '다시 시월 1979'가 출간됐다. 부마항쟁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날의 사건과 진실을 밝히는 최초의 책이다.

10·16부마항쟁연구소가 엮은 이 기념도서에는 항쟁을 증언하는 목소리는 물론 항쟁기념사업의 현안까지 꼼꼼히 수록됐다. 부마항쟁 관련자와 시민사회 각계 인사들이 항쟁과 민주정신을 계승키 위해 설립한 이 연구소는 10·16 국가기념일 제정운동에도 앞장섰다.

연구소 이사장은 항쟁의 단초를 마련한 정광민 씨. 이 연구소는 부마항쟁기념관 건립과 10·16 조례 제정 등도 추진하고 있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됐다. 제1부 '그날의 기억과 기록'은 정 이사장을 비롯해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항쟁을 앞장서 이끈 주역들의 인터뷰를 통해 항쟁 발발과 이후 닷새 동안의 사건 흐름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그리고 2부 '회고와 증언'은 당시 거리로 뛰쳐나와 독재정권에 맞선 10명의 증언이 담겼다.

제3부 '1016 부마항쟁과 한국의 민주화'는 문화사적으로 본 부마항쟁사 연구, 재판기록을 통해 본 항쟁의 의의를 탐색한다. 특히 자발적 학생들의 저항운동에 도시 주변부 빈민, 노동자, 자영업자 등 민중이 자연스럽게 동참해 범시민운동으로 발전했음을 강조한다.

이와 관련해 구모룡 한국해양대 교수(항쟁 당시 부산대 국어교육과 77학번 학생)는 "부마항쟁은 어떠한 지도부가 있거나 조직이나 단일한 주체가 뒷받침한 항쟁으로 보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지역적 코뮌을 형성한 1980년 광주항쟁과 시민이 주동한 1987년 6월항쟁, 그리고 이어진 노동자 대투쟁과 구별된다"고 말한다.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항쟁 40년 만에 정부가 공식 국가기념일을 지정하고 정부 주최 첫 기념식이 개최하게 돼 정말 다행스럽다"며 "역사는 과거가 아니고 현재이자 미래이다. 부산과 마산의 자랑스러운 민주화 전통과 역사, 그 정신이 시민 모두의 일상 속에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판 기념회는 오는 15일 오후 6시 30분 부산대 10·16기념관에서 저자인 증언자와 기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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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월 1979

 

10·16부마항쟁연구소 엮음 382쪽 148*210
20,000원 2019년 10월 15일
978-89-6545-626-1 03910


 

부마민주항쟁 기념도서. 이 책은 부마민주항쟁의 새로운 증언과 의미를 담은 책으로 부마민주항쟁과 ‘그날’ 이후 40주년을 기록했다. 부마민주항쟁 주역들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함께 모여 직접 증언하고 기록한 최초의 책인 것이다. 특히 오랜 세월 끝에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부마민주항쟁의 40주년에 맞추어 출간되어 더욱 뜻깊다. 책 속에는 항쟁을 증언하는 새로운 목소리와 함께 부마민주항쟁 기념사업의 현안까지, 부마민주항쟁의 과거·현재·미래가 꼼꼼히 다뤄진다.

 

다시 시월 1979 - 10점
10·16부마항쟁연구소 엮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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