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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일기

[저자와의 인터뷰] 『골목상인 분투기』의 이정식 저자님 인터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1. 17.

 

 

안녕하세요 산지니 인턴 허성일입니다. 지난번에 골목상인 분투기를 읽고 쓴 서평에 이어서 저자님의 인터뷰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저자님께 연락을 드렸지만 바쁘신 와중에도 흔쾌히 인터뷰 요청을 수락해주셔서, 저자님이 계신 중소상공인 살리기 협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님께 인터뷰를 하면서도 인생의 선배로서 많은 이야기도 해주셨는데요. 인터뷰를 하러 갔다가 오히려 더 많이 배우고 왔다고 느꼈습니다. 저자님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함께 보실까요? : )

 

    

 

Q. 반갑습니다 ! 간단하게 저자님의 소개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A. 나이로는 만 55, 우리나라로는 56세인 자영업을 약 22년 하다가 지금은 중소상공인 살리기 협회의 상근회장을 맡고 있는 이정식입니다. 중소상공인 살리기 협회는 부산에 있는 전통시장이라든지, 소매업체, 슈퍼나 카페뿐만 아니라 납품하시는 분들, 제조업체에 운영하거나 근무를 하시는 분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회원들이 들어와 있는 단체입니다. 협회는 대기업으로부터 골목상권을 지키고 관련된 입법안을 마련하고 중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만들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는 단체입니다.

 

Q. 중소상공인 살리기 협회에서는 대기업에 맞서 싸우는 상인들의 입장들을 위한 단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이 들어오는 것이 더 편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A. 신도시라든지 신흥 상가에 점포가 들어올 때 편리하고 다양한 구색을 갖춰 소비자에게 유익한 부분을 가져다주는 부분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지역 상인들의 이야기로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편리한데 왜 들어오면 안 될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흔히 기업형 슈퍼마켓이라고 불리는 SSM이 운영을 하면 직원은 5명만 있어도 됩니다, 하지만 개인 슈퍼마켓을 운영하려면 30명은 필요합니다. 기업은 효율의 극대화를 하기 위해 적은 인원만 고용합니다. 마트 운영에서 가장 많이 드는 부분이 인건비이고 이를 아끼기 위해서 개인 슈퍼는 사람을 줄일 수밖에 없다. 결국 자기 일자리를 걷어차는 꼴입니다. 이는 멀리 보면 결국 부산 인구가 빠져나가는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기업형 슈퍼마켓에서는 부산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성장하지 못하고 다른 도시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판매됨. 나 편하게 하자고 했다가 내일 자리 내 지역을 죽이는 꼴이 됩니다.

 

Q. 서울의 망리단길을 시작으로 부산 수영구 망미동의 망미단길, 해운대의 해리단길, 범어사의 범리단길 같은 곳이나 서면의 전포카페거리, 혹은 보수동 책방 골목, 초량 이바구길뿐만 아니라 서동의 미로 시장, 부평의 깡통시장처럼 골목의 상권에 이름을 붙이고 다 같이 힘을 합쳐 테마를 조성하여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홍보 방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많은 생각들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도시의 미래는 상인은 물론 행정가들도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인들끼리만 해서 구역을 형성하면 결국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대기업이 다 가져갑니다. 기존 점포로 형성되어있는 전통 상점가나 전통시장은 한계가 있습니다. 개성이 있는 시장으로 발전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전통시장 안에 상인 대학이라든지 상인들의 의식교육을 하지만 그분들에게만 맡기면 너무 어렵습니다. 해리단길 같은 곳 또한 행정으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결국 행정적인 부분과 합쳐 어느 정도 계획을 통해야만 더욱 성공적인 발전이 있을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제가 학교에서 2018년에 부산경제진흥원에서 추진했던 '우리 동네 골목 활력 증진 지원사업'으로 부산 중구 대청로 99번 길을 알리는 활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아무래도 연령대가 좀 있는 지역 상권 자영업자들과 젊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많이 가지고 있는 대학생들과 같이하는 활동 하여 상권을 알릴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을 추가하는 것과 같은 일은 혹시 해보신 적이 있으신지, 없으시다면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A. 해본 적이 있습니다. 협동 조합을할 때 부경대 학생들과 함께 두리누리라는 이름으로 개인적으로는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과 같이 만든 고양이가 훔쳐 간 생생어묵이라는 제품도 만들어서 여러 가지 이벤트도 해봤고 생각지도 못한 문화를 공유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산학협력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젊은 친구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상당히 바람직하고,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자영업자의 입장에서 체험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 같다. 협회에서도 동의대학교, 부경대학교와 관련된 내용은 계속 얘기 중입니다. 직접 경험을 해보고도 고민을 못 했던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책에서는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OECD 주요 회원국 중 매우 높은 편이다. 전체 취업자 중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8월 기준, 25.5%OECD 평균인 15.9%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되어있었고, 이처럼 많은 회사원이 퇴직 이후 진입장벽이 낮아 보이는 자영업에 많이 뛰어듭니다. 이처럼 새로 시작하는 자영업자들에게 해주실 수 있는 조언 한마디가 있을까요?

A. 책에서 보면 홈플러스의 이사이자 본부장이었던 분이 회사를 나오고 카페를 차렸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지금 그분께 카페를 차리려고 했던 시점으로 돌아가면 다시 카페를 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안 한다고 했답니다. 그만큼 창업은 어떻게 보면 회사를 운영하는 전문가라고도 할 수 있는 사람이 해도 힘든 것이 창업입니다. 진입장벽이 낮아 쉽게 창업을 할 수 있지만, 창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생각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자 기본적으로 자영업에 뛰어들려는 사람은 빚을 내서 창업을 하면 절대 안됩니다. 돈을 가지고도 자영업이 쉽지 않은데 빚을 내서 하면 그 부담감을 이기기 힘들 겁니다. 

 

Q. 책 안에서 보면 저자님의 아드님이 여자친구분과 창업을 계획했었던 부분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도 한마디만 해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A. 요즘 정부에서나 학교에서 창업을 지원을 많이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무턱대고 창업을 권하는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인가 생각이 듭니다. 창업하지 않아도 내 능력을 발전시키고 개발하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무조건 창업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생각하기에는 창업하려면 창업을 할 만한 나만의 기술이나 적성에 맞는 역량을 가지고 있거나, 창업 아이템이 보인다면 그 업종에서 일정한 일을 부분의 배우고 나서 가늠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보고 무턱대고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기업과 관련된 업종은 더욱 하지 말아야 합니다. 대기업이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곳으로 창업 아이템을 생각해야 합니다.

 

Q. 가끔씩 골목시장이나 전통시장의 대표가 대기업으로부터 기금을 받고 권리를 내어주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처음에는 왜 상인들이 대기업에 맞서 싸우다가 음성적인 돈을 받고 해결하려고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결과는 상인들이 한계점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은 마트나 SSM이 편리한데 왜 막냐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인들은 위축이 됩니다. 그리고 상인들이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걸 알아서 돈이라도 받는 것이 차선책이라 생각합니다. ‘이러다가 아무것도 못 받는 것보다는 돈이라도 받자라는 생각으로 돈을 받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습니다.

 

Q. 책을 쓰면서 느낀 점 같은 것이 있을까요?

A. 이 책을 쓰면서 그리고 상인운동을 하면서 세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미안함, 고마움, 깨달음입니다. 첫 번째 미안한 마음은 가족들에게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못한 미안함을 담아내고 싶었고, 그리고 제가 권력이나 자본을 가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소상공인 살리기 협회의 회원들에게 무언가 해줄 수 없는 미안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초창기의 회원들은 희생을 많이 당했습니다. 그 분들에게 무언가 해드릴 수 없는 미안함. 그 어려움들을 드러내어 이 책을 쓸 수 있게 도와준 것에 대한 것이 두번째인 고마움입니다. 그리고 가족에게 고마운 것도 있고, 책에 있지만 지역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해준 것에 고마운 것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퍼지는 언론에 저희 이야기가 다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조금이라도 정치적인 내용이 들어가야 쉽게 다루어 집니다. 그래서 지역의 언론에서 도와주는 것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깨달음을 얻은 것이 있습니다. 얼마나 내 가족이 소중하고, 지역을 지키기 위한 연대의식을 가져야한다는 것, 그리고 상도정신을 갖고 나의 생존권을 넘어서 넓은 마음을 가지고 나보다 어려운 사람도 껴안고,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다같이 만들어 봐야한다는 깨달음을 느꼈습니다.

 

Q. 노동 운동은 많이 들어봤지만, 상인 운동은 저한테 좀 생소합니다. 이 책이 상인 운동의 기록이라고 하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A. 일반적으로 노동자의 투쟁은 다 아는데 상인의 투쟁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자는 내 일자리 지키기 위해 노조랑 싸움하는데, 다 어떻게든 해결이 됩니다. 상인 운동은 나의 주변이 어떻게 보면 주변 경쟁업체이기 때문에 모두 적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합하기도 어렵고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조직도 너무 많아 정치적으로 흔들리기도 쉽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상인들의 리더들이 많은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상인 스스로가 상인계층임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인은 규모가 커도 대기업성을 가지긴 어렵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이 대표하여 기록을 남기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상인끼리 투쟁하는 과정을 적어놓기 위해 책을 썼습니다. 부끄러운 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상인들의 특성이 폐쇄적이고 자신들의 부끄러움을 안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힘들어하면 어떤 누가 돈이라도 꾸어주겠습니까? 돈이라도 꾸려면 사람들이 내 매출도 많고, 내가 잘 갚고, 돈이 많은 줄 알아야 돈을 꿀 수라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교가 되기 싫기 때문에 보수적이다. 하지만 자신의 힘든 부분들이든, 못난 역사든, 잘못된 과오든, 또 어떤 음성 적을 받는 그런 투쟁이라도 이런 책들이 계속 나와야 노동 계층 정도의 투쟁 동력을 통해 정책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직 상인운동은 아직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내 호주머니밖에 못 챙기지만 좀 더 넓게 바라봐야 합니다. 겪고 있는 희생을 발판삼아 좀 더 키워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나의 터전 나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인들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책 안에는 전국의 많은 자영업자들의 아픈 사연들이 있었는데, 어떤 사연이 가장 힘들었습니까? 

A. 모두 힘들지 않은 부분이 없지만, 가장 힘들었던 사연은 스크린 골프존 사연입니다. 스크린 골프가 어디 가서 대리점 사장, 슈퍼 사장 이런 식으로 하면 괜찮게 봅니다. 그런데 스크린 골프장 연습장 사장이라 하면 사회적으로 보면 좀 여유 있어 보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어디를 가도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들어주지 않습니다. 당신 먹고살 만하지 않냐는 식으로 생각을 합니다. 이런 부분은 너무 힘들고 법적인 부분도 너무 복잡하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없는 사연이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Q. 추가로 새로 계획하시고 계신 책 같은 걸 낼 계획이 있으십니까? 있으시다면 어떤 책을 내실 계획이십니까?

A.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실패를 해도 좋은 디딤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책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책을 쓴다면 현재 부경대 경영 컨설팅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논문을 적고 난 후 연구와 관련하여 책을 써보고 싶습니다. 우리들의 조그만 힘을 결속력을 통해 크게 만들어 대기업과 제대로 협상을 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기 위해 책을 많이 안 팔리는 부분들은 조심스럽지만, 사업조정제도 같은 기술적인 부분을 책으로 만드는 걸 생각 중이긴 합니다. 협상의 기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협상에서 어떤 걸 갖추고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대기업은 상대하는 상인의 상권, 특성, 집단의 구성원까지 다 알고 오는데 상인들은 상대를 아무것도 모르고 오기 때문에 협상을 잘해나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체계화된 제도로 운영 할 수 있게끔 하는 게 꿈이긴 한데 너무 전문 분야라 많은 사람이 읽지 않을까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Q. 인터뷰를 마무리하려고 하는 데 추가적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A. 책에 나온 구절 중에 고슴도치 딜레마라는 게 있습니다. 서로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상대의 가시에 찔리고, 찔려서 멀어지면 다시 온기를 나누기 위해 다시 가까이 다가가려 합니다. 고슴도치 딜레마가 지금 상인들과 같다. 참 어려운 환경에 자영업자들이 놓여있다. 사람과 어떤 온전한 관계가 형성되면 도와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돕는다는 것은 비가 올 때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고, 함께 맞아주면서 고민하는 것이라는 글을 신영복 시인의 함께 맞는 비를 가져와서 써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님은 인생 선배로서 인터뷰하면서도 보고 싶었던 것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감할 수 있고, 서로 고개 끄덕이며 생각할 수 있다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공감하지 않는 정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니라도 언제든지 궁금한 게 있으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 찾아와도 좋다는 말씀까지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직접 그 자리에서 친필 사인까지 해주시며 『골목상인 분투기』 책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이정식 저자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선물도 받고, 오히려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은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골목상인 분투기 - 10점
이정식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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