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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일기

김민주 작가의 에세이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 를 읽고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1. 9.

김민주 작가의 에세이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를 읽고

김민주 저산지니2019.12.20222



[저자소개]


 90년대 수많은 아사자를 낳은 북한의 식량난은 그녀에게 체제와 이념을 넘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의 저자인 김민주 작가는 통일부 사회문화교류 과와 유엔세계식량계획(UNWFP) 민간협력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난의 행군시절 성장기를 보낸 북한 주민들의 영양결핍에 대한 논문을 썼고, 개성공단 영양사 구인공고를 본 그녀는 석사를 졸업한 그달 휴전선을 넘어 개성 땅으로 향한다.

개성공단의 누리미 공장동 외에 공단 내 버스사업소 등 북한 노동자 3,000여 명을 위한 급식 식자재 반·출입 및 북한 직원 관리 총괄 업무 등을 하며 그들의 점장 선생으로 사계절을 함께 보냈다. 개성공단의 급작스러운 폐쇄 이후에도, 그녀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정착지원 업무를 하며 다양한 지역에서 온 각계각층의 북한 이탈 주민을 만나 북한에 대한 시야를 넓혔다.



[책 소개]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에는 2016년 개성공단이 폐쇄되기 전, 저자가 1년간 개성공단 공장동에서 영양사로 일을 하며 만난 북한과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는 봉사활동을 위해 찾아간 파키스탄에서 무너진 건물들 사이로 밥을 얻으러 다니는 아이들을 만난 기억이 있다. 그 모습에서 분단된 조국과 그 땅에서 일어났던 한국전쟁을 떠올리고는 북한과 통일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기아 문제로 고통받는 북한의 어린이들을 위해 일하기로 하고, 영양전문가가 되기 위한 공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북한 사람 혼자 있으면 순박하게 웃으며 함께 고개를 꾸벅하고 인사를 하고, 북한 사람 둘 이상이 있으면 눈을 내리깔고 무표정으로 지나친다. 북한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혼자일 때는 입을 손으로 가리며 수줍게 웃으며 부끄러워했지만, 여럿이 있을 때는 무표정으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이들 체제에서 공화국에서 정해둔 규정을 어기게 되면 남한에서 상상할 수 있는 징계와는 차원이 다른 처벌이 뒤따를 테니까. 누가 곁에 있든 마음껏 반가워하고 웃을 수도 있는 자유가 빨리 오기를 바란다. " (91)

  개성공단에서 북측사람들과 4계절을 함께 지내면서 글쓴이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을 이 책에 녹여 놓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1층 여자 화장실에 가니 그 도도한 면세점 직원이 남한 사람들이 쓰고 버린 페트병에 면세점에서 팔던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를 담아 와서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고 있었다. 고개를 들던 그녀와 눈이 딱 마주쳤다." (178)

  이처럼 북한인들이 남한사람들에게 겉으로는 도도하고 북한의 상품이 우수하다고 광고하지만, 본인들은 우수한 품질의 남한 물건들을 사용하며 서로 곤란했던 에피소드도 담겨 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북한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왔다.


 6·25전쟁, 도끼만행사건, 핵 도발과 같은 우리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지만 100년도 안 된 시간일 뿐, 오랫동안 우리말을 같이 사용하고 역사를 같이 써 내려왔다. 이념을 달리한 채 반세기 조금 넘게 분단되어 사는 상황이다.

냉전 시대의 특수성과 김일성 일가를 필두로 한 독재, 그리고 공산당원 간부들의 체제적 모순이 남한과 북한의 사이를 갈라놓았다고 생각할 뿐, 그 안에서 사는 일반 시민들은 이 책에 나와 있는 바와 같이 자식들을 사랑하고, 남을 위하려고 하며, 같이 기뻐해 주는. 남한 사람들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궁금해하는 매우 순수한 사람들이다. 다만 체제의 감시 속에 있어 표현의 자유가 없을 뿐이다.


비슷하지만 너무나 다른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우리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지내왔는지 그들과 대화하고 싶은 나에게 조금이나마 그런 갈증들을 해소해 주는 단비 같은 책이다.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 - 10점
김민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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