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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탐방

우연히 들른 책방 심다

by 아니카 2020. 3. 29.

모처럼 날씨가 화창한 주말, 곧 장편소설을 출간하게 될 저자 분을 만나 뵈러 남도에 다녀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인간은 일상을 잃고 허둥거리는데, 자연은 무심한 듯 시간에 맞추어 꽃을 피우고 산빛깔과 물색을 바꾸고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커피 한 잔을 마시러 순천에 들렀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서점, <책방심다>입니다.

순천역 근처에 있었습니다. 작년 출판사분들과 순천 팸투어를 할 때 기차시간이 늦어 역 근처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때웠었는데, 그때 알았더라면... 여기서 시간을 보냈을 텐데요.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 그런지 이런 작은 서점들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들어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는데요, 도심 구석구석, 혹은 여행지, 산골이나 바닷가 시골 마을에도 예쁜 서점 공간을 만들어 운영하는 사람들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리고 부디 운영이 잘되어 문 닫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정말 운영자에 따라서 서점에 대한 인상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이 서점 분은 친절하게도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우리한테 날씨가 쌀쌀하니 안으로 들어와 앉아 계시라며 의자까지 내주셨습니다. 일전에 남해에 있는 시골 마을의 작은 책방에 들렀다가 불쾌한 기억을 안고 돌아온 적이 있는데요, 여러 명이 아이들까지 데리고 들어가서 책구경을 하는 게 직원 분은 싫었던 모양입니다. 우리 때문에 다른 손님들이 그냥 간다는 둥, 여러 사람이 올 거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는 둥(단체라고 할 것도 없는 숫자였는데...), 아이들을 잘 돌보라는 둥(노키즈라고 써 붙이던가...) 싫은 소리만 잔뜩 듣고는 다시는 안 와야지..’ 했었는데, 오늘 만난 이 서점은 분위기가 참 좋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인테리어가 좋아. 책방 구석구석 섬세한 주인장의 마음가짐이 느껴졌는데요, 특히 조명이 예술이네요. 책방하고 참 잘 어울려요. 

작은 서점에 가면 책 한 권은 꼭 집어 오는 편입니다. 서점이 오래 이 자리에 있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요... 오늘 제가 고른 책은 바로 이겁니다. 작은 서점답게 독립출판물을 많이 전시하고 있었는데요, 이 책은 어디선가 기사에서 한 번 본 적 있는 책인데 여기서 만나니 반갑더라고요...

 

책 이야기는 다음에 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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