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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박선미 선생님과 초등 1학년 아이들의 알콩달콩 교실 이야기

by 산지니북 2011. 1. 10.

숨을 가다듬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들어가는 종 치면 들어오랬잖아요. 종소리!"
"종 안 쳤어요."
서로 마주 보며 뭔가 이상하다는 얼굴이지, 잘못했구나 하는 빛은 없다.
그러구러 마칠 종이 울린다.
"저 소리 말이에요?"
기창이가 대뜸 한마디 하는데 머리를 '딱!' 한 대 맞는 기분이다.
"저게 종소리냐? 딩 동 댕 대앵. 벨소리지."

그제서야 잊고 있었던 1학년 아이들이 다시 살아난다. 책 찾아 펴는 것부터 오른쪽 왼쪽 가리키는 것까지 일일이 몸으로 해 보고 부딪쳐야 한다는 것을.
"학습지에 이름 쓰세요." 하면, 성은 빼고 이름만 쓴다는 것을.
"육학년 일반 교실에 갖다 드리세요." 하면,
"육 빼기 일은 있는데 육학년 일반 교실은 없어요."
하는 아이들이란 것을.


- <학교 참 좋다 선생님 참 좋다> 본문 중에서, 보리출판사



박선미 선생님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해마다 1학년 아이들과 생활하며 썼던 교단일기를 모은 책입니다. 선생님의 글 중간중간에 아이들의 글이 실려 있는데,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이들의 글은 띄어쓰기만 고치고 틀린 맞춤법과 입말을 그대로 살려 놓아 더 생생합니다.

책을 쓰신 박선미 선생님은 부산에서 초등학교 아이들과 살아온 지 스무 해가 훌쩍 넘으셨다네요. 책 본문에도 선생님과 아이들의 사투리가 그대로 나옵니다. 부산 사람인 저는 이 사투리들이 늘 쓰는 생활용어라 너무 편하고 재밌었지만, 다른 지역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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