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가서 매주 수요일 책을 읽어주기로 했습니다.
세 살, 네 살, 다섯 살 꼬맹이들한테 무슨 책을 읽어줘야 하나... 부터 시작해서 쌀짝 고민도 되고, 약간 설레기도 하고...
시립도서관에 가서 그림책만 7권을 빌려놓고 고민했죠.
어느 게 좋을까?
그런데 제 고민에 앞서 우리 원서 주문이 막 들어오네요. 이 책, 저 책 읽어달라고...
지금까지 민영엄마가 책을 읽어줬었는데, 대신 엄마가 읽어줄 거라니 우리 원서 신이 났습니다.
월요일부터 "엄마 수요일에 읽어줄 거지?" 하더니 어제는 "내일 읽어주는 날이지?" 하고 기다립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 가르쳐주네요.
"먼저 엄마, 책은 안 보이게 숨겨가지고 와야 돼. 그리고 무슨 책일까? 물어보고 짜잔~ 하면서 꺼내는 거야. 민영이 엄마처럼..."
"민영 엄마가 그렇게 했어?"
"응. 그리고 다 읽으면 '다음에 또 읽어줄게' 해야 돼." ㅎㅎ
"알았어 알았어"
드디어 오늘 첫날입니다.
시간 맞춰 어린이집에 가니 선생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며 따끈한 커피까지 타 주십니다.
드디어 친구들이 다 모였습니다.10명 남짓입니다.원서는 엄마 무릎을 떠나지 않고 있다가 친구들과 함께 앉으라니 맨 앞자리를 차지합니다.
먼저 <엄마를 잃어버렸어요>를 꺼내들었습니다.
순간 아이들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조용~ 해집니다.
제목을 읽어주니 초현이가 대뜸 "우리 수현이 언니도 엄마를 잃어버린 적 있는데..." 합니다.
"그래? 그럼 이 책에는 누가 엄마를 잃어버렸는지 한번 보자" 하고 시작했습니다.
부엉이 아기가 나무에서 졸다가 떨어져서 엄마를 잃어버리는 내용인데 아이들이 흥미진진하게 바라봅니다.
지나가던 다람쥐 아줌마가 엄마를 찾아주려고 묻습니다.
"너네 엄마 어떻게 생겼는데?"
"덩치가 아주 커요. 이만큼요." 하고 양팔을 쫙 벌려 보이빈다.
아이 눈에는 엄마가 다 아주~ 커보이죠.
다람쥐 아줌마는 알겠다 하면서 아이를 데리고 갑니다.
"엄마 저기 있네?"
하고 가리킨 것은????
바로 '곰'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아이들에게 "엄마 맞아?" 하고 물어보니 재밌다는 듯 웃으면서 도리도리 고개를 젓습니다.
"우리 엄마 귀가 쫑긋쫑긋해요."라는 아기의 말에 토끼한테 데려가고,
"우리 엄마 눈이 부리부리해요" 하는 말에는 개구리한테 데려갑니다.
아이들은 연신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 흥미진진하게 책을 들여다봅니다.
마지막으로 개구리가 "너네 엄마가 너 찾고 있더라" 하면서 엄마를 찾아주었을 때는 안도감에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마지막 장면이 재밌습니다.
부엉이 엄마가 고맙다는 표시로 개구리, 다람쥐를 불러 차를 대접합니다.
그런에 우리 부엉이 아기,
옆에서 또 꾸벅꾸벅 졸고 있네요.
다 읽고 나니 초현이의 감탄사가 나옵니다. "야 ~ 재미있다~"
재미있게 들어줘서 아줌마가 더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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