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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봄이다!

by 산지니북 2009. 4. 15.

봄이다. 아주 따뜻한 봄이다. 아니 초여름 같다.

벌써 혈기가 넘치는 젊은이 몇몇은 반팔을 입고 돌아다닌다.

여기 저기 연둣빛 새싹이 올라오고 꽃비가 흩날린다. 나도 덩달아 봄처녀가 된 것 같다.

너도나도 봄을 느끼기 위해 산으로 들로 바다로 나간다. 왠지 나가고 싶고 나가야 될 것 같다.

나도 지난주에 금정산에 다녀왔다.

우리 두 꼬맹이와 낭군님. 나 이렇게 넷이서 조촐한 가족 산행을 했다.

동문에서 북문까지 4킬로미터. 왕복 8킬로미터를 걸었다. 북문에 도착하면 석빙고를 사주마 하고 꼬드기면서. 설마 4월에 석빙고 장사를 할리 없다고 굳게 믿으며 뻥을 쳤다.

그런데 망루를 넘어서니 석빙고 아줌마가 떡하니 있었다. 약속을 안 지킬 수도 없고, 에이 거기다가 가격까지 1,000원으로 올라 있었다. 나도 주말에는 여기서 아이스크림 장사나 할까. 수입 짭짤하겠다.ㅎㅎ

그러나 저러나 봄이라서 다 용서가 된다,

여기 저기 연둣빛 새순도 올라오고 진달래꽃도 진분홍색을 뽐내며 흐드러지고...

어느 정도 올라가니 부산 시내와 멀리 바다까지 다 보인다.

간만에 너무 무리해서 걸었더니 다리가 지 마음대로이다. 핑계 겸 앉아서 바다의 운치를 감상했다.

멀리 보이는 바다는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이 난다. 멀리 바다를 보니 바다에도 가고 싶다.


나는 산을 좋아해서 산으로 가자하고 우리 낭군은 바다를 좋아해서 바다로 가자한다.

이번에는 산을 왔지만 다음주에는 바다에 가야 할 것 같다. 바다에 관련된 책을 한 권 들고서...

부산에는 조금만 가면 어디서나 바다를 만날 수 있다. 그래서 바다의 소중함이나 의미에 대해서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이번에 편집한 『그는 바다로 갔다』는 부산소설가 협회 회장인 문성수 샘의 소설집인데 4편이 바다를 소재로 하고 있다. 바다를 단지 추상적 공간이 아닌 우리 삶의 일부로서 형상화하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바다가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바다가 삶의 터전인 사람들에게는 바다가 낭만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바다’가 추상적 공간이 아닌 구체적 삶의 공간으로 의미화 될 때, 그 바다는 두려움과 고통스런 삶의 현장이 되기도 할 것 같다. 『그는 바다로 갔다』에서는 우리가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바다의 공간적 의미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작품이다.

좀은 무겁지만 인생이 가끔은 진지한 맛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번 주말에는 바다에 관련된 책을 한 권씩 들고 바다에 가보면 어떨까. 기왕이면 『그는 바다로 갔다』를 들고서^^

그는 바다로 갔다 - 10점
문성수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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