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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벌써 일곱 번째 4월 16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1. 4. 16.

예쁘게 흐드러지던 벚꽃잎이 벌써 흔적도 보이지 않게 되고

새 잎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요즘입니다.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것 같은 이 시기가 되면 잊을 수 없는 그날이 돌아옵니다.

 

 

수많은 항구들 중 하나일 뿐 특별할 것 없는

그 작은 항구에 마음 둔 적 없었습니다

그 작은 항구를

어린 딸아이의 손을 잡고 마냥 걸었습니다

노란 리본이 달린 등대와 하늘나라 우체통이 있는

부둣가 저 멀리, 자맥질하는 갈매기만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애써 슬픈 척, 애써 아픈 척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사람들이 되어

한 장의 사진으로 남은 영정 앞에서

무릎 꿇고 절을 하는 나에게

딸아이는 물었습니다 아빠 지금 뭐해?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해 주지 못했습니다

딸아이의 손을 잡고 마냥 걷기만 했습니다

- 이근영 <팽목항> 중에서

 

여러분은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낼 예정이신가요?

저는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보내고 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원고를 보고, 또 이렇게 블로그에 글도 쓰고 있죠.

그래도 오늘은 유난히 하늘을 자주 바라보게 되네요.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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