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민도서관에서 '캘리그라피' 강좌 첫수업을 들었습니다.
무료강좌이며 여러 강좌가 개설되는데, 내용에 따라서 재료비가 드는 것도 있으며 선착순 신청이므로 인기강좌는 빨리 마감됩니다.


첫수업부터 지각하면 안되겠기에 서둘렀더니
30분이나 일찍 도서관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걱정할 건 없습니다.
어문학실에 들러 새로 나온 신간들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수업 5분전이었습니다.
수업을 듣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조금 두근거렸습니다.

 

'캘리그라피(calligraphia)'는 그리스어랍니다.

캘(call)은 아름다움, 그라피(graphi)는 필법.
쉽게 말하면 '아름답게 글씨 쓰기'란 말이죠.
출판 업계에서는 '손으로 쓴 글씨'를 말하며
책표지를 디자인할 때 제목을 캘리그라피로 하는 게 요즘 유행입니다.
컴퓨터 서체와 달리 자연스럽고 개성이 넘치는 게 장점이지만
유행이 그렇듯이 너무 많이 쓰이고 있어 좀 식상한 느낌도 있습니다.
출판 이외 다른 업종에서는 상품 브랜드명에 캘리가 많이 쓰입니다.
영화 포스터, 드라마 제목 등에도 쓰이구요.

캘리그라피의 기본은 '서예'라고 합니다. 무엇이든 기초가 중요한 법이죠.



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선생님이 갑자기 이쑤시개통을 꺼내셨습니다.
각자 필체를 보기 위한 것이니 이쑤시개에 먹물을 묻혀 아무 글이나 써보라시네요.
캘리는 보통 붓으로 쓰지만 그 외에도 먹이나 물감을 묻혀 쓸 수 있는 도구면 아무거나 오케이랍니다. 상상력이 필요한 작업이네요.
어떤 도구, 어떤 종이를 쓰느냐에 따라 글씨의 느낌도 달라질테니까요.

옆자리 수강생에게 종이 한 장을 빌렸습니다.
한시간을 A4 한장으로 버텨야 하므로 종이를 무척 아껴가며 썼습니다.
이쑤시개가 너무 뾰족해 글이 써질까 의아했는데
종이가 찢어지지도 않고 의외로 잘 써졌습니다.


계속 쓰다보니 이쑤시개 끝이 뭉텅해져 선이 굵어졌습니다. 이쑤시개 하나로 다양한 선이 나옵니다.


이쑤시개로 쓰기 연습을 왠만큼 하고 난 후
'우리 연애할래요?'라는 문구를 각자의 필체로 써내라고 하셨습니다.
주의사항은 '대상을 머릿속에 상상하며 마음을 담아 쓰기'

원래 필체도 안좋은데다 
쓰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주의사항을 흘려듣고
생각 없이 글씨를 써서 그런지 영 마음에 안드네요.

선생님께서 각자 써낸 글을 한장한장 보시며
"글씨체를 보면 그 사람이 조금은 보인다"고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같은 내용을 썼지만 정말 다들 글씨가 다르더군요.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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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새움 2011.11.29 0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엇. 평소에 캘리그라피 배워보고 싶었는데, 이 글 보니 수업들을 곳 한번 알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BlogIcon 산지니북 2011.11.29 1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첫 수업이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새 3달 과정이 끝났네요. 12월엔 작품 전시도 한답니다.(작품이라고 하기 좀 민망하지만요^^)
      도서관 문화강좌도 맛보기 정도로는 괜찮은 것 같아요.
      도구 사용법, 붓 잡는 법 등등을 배웠으니
      나머지는 본인하기 달린 것 같습니다.